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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문화_

영화 밀양 용서하는 것 그리고 용서받은 것에 대하여< >, ,

김 혜 경위스콘신주립대그린베이( )

철학과 부교수

영화 밀양〈 〉은 사실상 별로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다 대.

부분 종교나 신앙의 문제는 영

화에서 피상적으로 다루어져

있기 때문이고 또 대부분의 영,

화계 사람들이 반 기독교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종교적 주제

를 다루는 영화들에 별로 새로

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

로 전도연 씨가 최고 여배우 상

을 탔다는 사실도 이러한 나에

게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일

으키지 못했다 깐느영화제는 .

명망이 있는 영화제이기는 하

나 어느 영화제이건 영화제 심,

새길논단 열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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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들은 대부분 반미 반 기독교 반 자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 한 영화가 , , ,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 영화가 영화제 심사원들의 정치적 취향에 맞았다던

가 아니면 다른 고려가 예를 들면 제 세계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든가 아니면 , 3 ,

그 동안 너무 서구의 영화가 상을 받았다던가 하는 것이 영향을 끼칠 수도 있

기 때문이다 또한 비록 그 영화로 인하여 전도연 씨가 상을 받았다 할지라도. ,

그 상은 배우의 연기에 주는 상이지 영화 자체에 주는 상은 아니다.

내가 장황하게 밀양〈 〉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를 늘어놓는 까닭은 이

런 선입관에도 불구하고 내가 영화 밀양, 〈 〉을 즐기면서 보았다는 사실을 말하

고 싶어서이다 또 나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이 영화가 상투적인 반 기독교적인 .

영화도 아니었다 이 영화는 한 가냘픈 여인이 기독교인이 되지만 개인의 존. ,

엄성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의 신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실존적 가

치를 긍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의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시각에서 .

이 영화의 주제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

인지 정확하지도 않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극히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

것 같다 우리가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를 보여주고 기독교 하나님 사랑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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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논리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라고 충고하고 있는 듯도 하다 사실상 이 .

불분명성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이 영화 제작자가 의도한 것인가 .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

있는가하는 것이다 영화 밀양은 기독교에서의 용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

있다 우리 모두가 거의 매일 매일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용서해라 난 . . “ .” “

용서할 수 없어 용서를 해 주세요 또는 우리는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 “ .” “

용서해야 해.”

우리에게 용서란 무엇인가 여 주인공 신애는 자신의 어린 아들이 무참히 ?

살해된 후 기독교인이 되고 그 아들을 죽인 남자를 용서하려 한다 그 남자를 , .

직접 만나 자신의 용서를 알려 주고 기독교의 구원의 메시지를 알려 주려 하,

나 그 남자 역시 기독교인이 되어 이미 용서 받고 구원 받았음을 고백한다.

신애는 자신이 해야만 하는 용서를 신이 이미 한 것에 격분하고 기독교의 신을

무엇이 이 영화 제작자가 의도한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 이 영화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영화 밀양은 기독교에서. 의 용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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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한다 신애의 격분은 타당한 것일까 정말로 기독교 교리는 우리가 우리에. ?

게 죄진 자를 용서하라고 가르치며 동시에 죄인에 대한 우리의 용서를 무용지

물로 만드는가 신애의 경우처럼 나의 아들이 살해당하고 나의 인생이 파괴되 ?

었을 때 아들을 죽인 살인자는 나의 고통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님에

의해 용서되고 구원되는가 만약 그러하다면 과연 우리는 인형극의 인형들에 ?

불과한가?

영화 밀양〈 〉은 이런 중요한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리고 한 .

인간의 선택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이제 영화 밀양. 〈 〉과 함께 이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영화에서 신애 아들의 살인자가 신애를 만나 자신의 죄가 하나님에 의해

용서되었음을 평화스럽고 기쁜 얼굴로 고백할 때 나는 신애가 느낀 역겨움을 ,

같이 느꼈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가슴속으로부터 느꼈다 무엇이 잘못. .

되었는가 신애는 그 살인자가 자신의 용서함 없이 하나님에 의해 용서되었음?

에 격분한다 하나님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이 있. .

다 어쩌면 그 살인자의 말이 거짓이거나 오류일 수도 있다 거짓이 아닐지라. .

도 오류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나님은 그 살인자를 용서하지 않을 수도 .

있다 하지만 신애는 처음부터 하나님을 탓한다 이때 그녀의 주위에 있는 기. .

독교인들의 태도가 신애의 판단을 확고히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 살.

인자의 고백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또 하나의 죄인이 구원받은 것에 그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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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기뻐한다 신애가 이러한 판단을 한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신애의 기독교.

관에 의한다 처음부터 신애는 하나님을 그저 좀 능력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

그녀는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연애관계로 표현한다 연애는 평등한 관계.

에서 만 가능하다 신애는 연애 라는 말로 자신의 신앙의 격렬함을 표현하고. “ ”

자 하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가슴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자신의 고통을 경감시,

키고 자신을 도와주는 힘이 쎈 남자친구로 여긴 듯하다 그런 하나님이 자신이 .

하고자 하는 일 즉 용서를 무용하게 만드는 그런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쉽게 , ,

생각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하나님을 정말 완벽한 선과 사랑을 지닌 절대적 .

존재로 생각한다면 분노하기에 앞서 하나님을 탓하기에 앞서 과연 그 살인자, ,

가 하나님에 의해 용서되었는지 과연 자신의 고통과 용서가 하나님에게 아무 ,

의미가 없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는가?

용서에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용서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 ,

용서를 받은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하고 또 우리가 지은 .

죄에 대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먼저 용서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보편적 기독교적 용서가 있다 비. .

록 우리에게 죄 지은 자들이 우리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독교

인으로써 우리는 용서를 해야만 한다 비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가해진 부정한 .

고통과 해의 원인이 아닐지라도 그 고통과 해를 허락하신 것에 완전히 순종하,

는 의미에서의 용서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용서에서 우리는 분노와 좌절을 .

희망과 순종으로 변화시키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 이러한 용서를 통해 .

우리에게 죄 지은 자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기도할 때 우리는 기독교적 사랑

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비록 이러한 신앙적 용서를 한다고 할지라도. ,

그 살인자는 신애에게 자신의 구원의 소식을 알리기에 급급하다 여기서 신애의 . 고통에 아무 배려도 없는 자신에게 굴러온 구원이라는 행운에 만족해 있는 여전, , 히 이기적인 살인자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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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나에게 죄진 자가 용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좀 더 완벽한 용서함은 죄 지은 자가 용서되는 그러한 용서함이

다 신애는 살인자를 만나서 용서를 하고자 한다 용서한다는 것은 먼저 나에. .

게 가해진 악행을 악으로 인식하고 그러나 악을 가한 가해자에 더 이상 그 ,

악행에 대해 책임이 있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래서 가해자에 대해 더 이상 분,

노심을 갖지 않는 과정을 말한다 아들이 살해된 비극을 악으로 인식하지만. ,

더 이상 그 살인자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 바로 용서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용.

서를 하기 위해서는 살인자는 피해자로부터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 살인자는 .

자신이 행한 살인의 악함을 인정하고 살인행위에서 자신을 분리시켜 피해자,

의 편에서 살인을 비판하고 살인에서 야기된 모든 악과 고통이 일어나지 않았,

기를 그리고 그 악과 고통이 조금이라도 경감되기를 염원해야 한다 이때 피, .

해자는 살인 행위와 살인자의 고리가 끊어짐을 인지하고 살인자를 향한 분노,

를 지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살인자와 피해자의 고통이 같이 경감된다. .

이러한 용서를 하고 싶어 하는 신애를 이해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 죄 지은 .

자를 용서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우리가 진 죄에 대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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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는 가르침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며 악의 유혹에 쉽게 .

빠질 수 있다 이 악에 대항하기 위해 좀 더 선을 이루기 위해 용서함과 용서 .

받음이 동시에 필요하다 신애가 살인자를 만나 용서하려 했을 때 신애는 살인.

자로부터의 용서 구함을 기대한 듯하다 그리고 그 기대는 당연하다. .

그러나 그 살인자는 신애에게 자신의 구원의 소식을 알리기에 급급하다.

여기서 신애의 고통에 아무 배려도 없는 자신에게 굴러온 구원이라는 행운에 ,

만족해 있는 여전히 이기적인 살인자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그 살인자는 신, .

애에게서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 신애의 용서함이 자신의 용서 받음에 중요하.

지 않은 것이다 이미 하나님에게서 용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신애에게서의 용. .

서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는 .

것이 왜 중요한가 우리 자신의 존엄성을 느끼기 위해 우리 자신의 가치에 ? ,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하나님이 만든 인형극 놀이인가?

이제 하나님에게서 용서를 받는 것이 무엇인지 보자 살인자는 자신의 살.

인행위가 크나큰 악의 행위임을 고백해야 한다 살인행위는 먼저 인간에게 고.

통을 초래하므로 그래서 하나님의 법을 파괴하는 행위이므로 악하다 즉 하나,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용서는 그러므로 무용지물이 아니다 용서를 통해 평화와 정의. 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죄 지은 자들로. 부터 용서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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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악이 행해져서 하나님이 상처를 받고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기 때문에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다 하나님께 .

용서를 받기 위해서 살인자가 살인을 악의 행위로 고백하고 자신을 그 행위, ,

로부터 분리시키고 그 행위를 비판하며 그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기를 갈망하, ,

고 그 살인으로 피해자에게 야기된 고통을 경감시키고 치유하기를 열망해야 ,

한다 단지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가 아니라 가슴으로 살인행위의 죄악. “ .” ,

성을 느껴야 하고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경감하고자 해야 한다, .

신애에게 용서를 구하고 신애와 함께 살인행위의 죄악성을 비판할 때 살인자,

에 대한 신애의 분노가 사라질 수 있으며 신애에게 평안이 올 수 있는 것이다, .

따라서 신애에게 용서를 구하려는 행위나 의도 없이 자신이 행한 악을 치유하

고자 하는 노력 없이 그 살인자는 진정으로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수 없는 것

이다 살인행위의 죄악성을 조금이라도 인지한다면 신애에게 자신의 구원의 . ,

소식을 알리기에 급급해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살인자는 신애를 만나 용서를 .

구하고자 스스로 노력했을 것이며 신애와의 만남을 그렇게 헛되이 만들지 않

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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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 살인자는 진실히 하나님께 용서를 구한 것이 아니며 용서를

구함 없이 용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살인자가 자신의 구원의 소식을 신애에.

게 알릴 때 신애는 격분하기보다는 냉철히 생각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

님의 정의를 믿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또 하나의 가능성이 있다 영화에. .

서는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이 살인자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신애로부터 용서,

함을 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할 경우 신애의 용서함 없이 이 살인자가 하. ,

나님의 용서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신애가 용서하기를 거부해도 그 살인자는 . ,

진정한 회개를 통해 하나님에게서 용서받을 수도 있으리라 신애가 이것도 받.

아들일 수 없는지도 모른다 신애는 자신의 용서 없이는 그 누구도 참회하는 .

살인자를 용서할 수 없다고 외칠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용서를 약자에 .

대한 강자의 횡포라고 분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용서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살인자가 진실로 참회하며 ?

자신이 행한 악행과 자신과의 고리를 끊고 새 사람이 될 때 악행의 주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워하고 분노할 대상이 이미 사라졌다 이때 하나님의 . .

용서함은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가 아닌 정의의 회복이다 신애가 언젠가 .

무지의 베일을 벗고 하나님과 만나게 될 때 고통에 눈먼 자신을 발견하고 하,

나님의 사랑과 공평함에 감사할 것이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용서는 그러므로 무용지물이 아니다 용서를 통해 평.

화와 정의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

죄 지은 자들로부터 용서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 하여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

의 의지와 다르게 참회하는 죄인을 용서하실 때 우리의 삶과 우리가 경험하는 ,

고통을 알고 참여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보게 된다 이 사랑과 정의로 .

인간의 인간에 대한 용서는 그러므로 무용지물이 아니다 용서를 통해 평화와 정의. 가 회복되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죄 지은 자들로. 부터 용서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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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 우리 인간은 진정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므로 신애가 .

선택한 삶 극히도 불완전한 자신을 절대자로 택한 그 삶에 연민의 눈길을 보, ,

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