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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들들들 나나 들들들들 §5.1 ∼§5.3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 ,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 나나나나나 . 나나 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commercialism)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4 나나나 나나 1997 나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 나나 100 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16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1 ,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GM 나나 6 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10 나나 1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2 ,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31 나'나 나나(?)나나 나 3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 나나나나 나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 Edited by Jeff Son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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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

나는 영어유감 §5.1 ∼§5.3 에서 우리나라가 영어의 늪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구조적인' 처방-즉, 학교의 영어 프로그램, 기업의 고용관행, 정부의 세계화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살펴보았다. 사실 이 처방에서 제시한 변화가 일어나 주기만 하면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영어의 늪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된 학교의 영어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누구나 실용영어를 적절히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기업과 정부는 (실용영어와 함께) 전문지식을 탄탄히 갖춘 고급인력들을 산업현장과 국가경영에 배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진정한 세계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필자가 제시한 '구조적' 처방은 조만간 실현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대학과 기업과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세계화를 외치고 강한 개혁의지를 표명해 왔지만, 핵심적인 체제와 제도는 변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론 아직도 많은 대학교수들과 기업주들과 정부관료들은 현재의 불합리한 체제와 제도하에서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과 혜택을 양보할 의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외적인 요인에 의하여 학교와 기업과 정부가 변화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정치권은 한보 게이트라는 초대형 부정부패의 늪에 빠져 그 자신이 구조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비리를 준엄하게 심판해야 하는 법조계는 떡값과 뇌물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불신 속에 그 자신이 심판의 대상이 되어 버렸으며, 국민들에게 공정한 보도와 건전한 가치관을 제공하여야 하는 언론은 센세이셔널리즘과 상업주의(commercialism)에 빠져 정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고,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서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교회마저도 멀쩡한 건물을 허물고 수백억 원짜리 초대형 교회당을 짓는 비기독교적인 '사업'에 빠져 그 자신이 구원의 대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우리를 영어의 늪에서 구해내 줄 것을 희망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든 집단들이 저마다 다른 늪에 빠져 헤매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세계화를 시작한지 4년여가 지난 1997년 현재, 우리 대학의 간판이라는 서울대학교가 전 세계 100개 대학에도 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아주(亞洲) 대학들 가운데서도 하위권(16위)으로 평가받는 수모를 당하고1, 우리 기업의 간판격인 삼성전자는 미국 GM사의 6배나 되는 임원들을 갖고도 매출액은 10분의 1밖에 안되는 비효율적인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2, 우리의 숙원이었던 '문민정부'가 이끄는 대한민국은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필리핀에도 뒤지는 '국가경쟁력 31위'를 자랑(?)하게 된3 작금의 현실은 이러한 비관론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현 상황으로 볼 때 우리의 대학과 기업과 정부가 자발적으로 개혁하여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국민을 영어의 늪으로부터 건져내 줄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설령,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사회를 전반적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필자가 제시한 처방이 부분적으로나마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우리가 영어의 늪에서 곧 벗어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영어학습자 개개인이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영어가 무엇이고 영어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면 여전히 영어의 늪에서 헤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구비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개개인에게 올바른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식견이 없고 선택한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지식이 없으면 궁극적으로 배운 것이 별로 없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영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학습자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주(註)>1. 홍콩에서 발행되는 Asia Week지가 1997년 5월에 실시한 아시아와 대양주 유명 대학 평가에 따르면 서울대가 16위, 연세대가 18위, 고려대가 31위에 각각 랭크되었다. 아주 10대 명문대학에 한국의 대학은 하나도 끼지 못한 것이다.

2. 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가 1997년 4월 발표한 국내외 주요 기업 임원수 비교에 따르면, 94년 기준 미국 GM의 매출액은 1백 24조 1천억에 임원수는 20명이었고,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1조 5천억에 임원수 118명이었다. 참고로, 일본 도요다 자동차의 경우 매출액은 70조에 임원수는 60명이었다.

3. 1997년 3월 25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한국경제연구원에 보내 온 자료에 따르면 97년 3월말 현재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평가 대상 46개국 중 31위로서 3위의 홍콩, 11위의 일본, 16위의 말레이지아, 24위의 대만, 27위의 중국, 28위의 태국은 물론 필리핀에도 뒤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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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의 '숲'을 보아야

어느 분야를 공부하든지 현명하게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공부하려고 하는 분야의 '숲'을 먼저 파악하고 그 다음 중요한 '나무'들을 하나씩 체계적으로 공부해 나간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먼저 지도를 보고 목적지와 경로를 파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상식대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영어의 숲을 올바로 보여주는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학습자가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 '숲'은 영문법과 영미문화의 상관관계이다. 언어에서 문법과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올바로 이해해야만 비로소 현명한 목표설정과 균형 있는 영어공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어 = 영문법 + 영미문화

영어라는 언어를 하나의 숲으로 비유하고 영어의 개별 표현들-즉, 단어, 구, 문장, 문단 등-을 숲을 이루는 크고 작은 나무들에 비유하자면, 문법과 문화는 각각 나무의 줄기(stems)와 잎사귀(leaves)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문법은 모든 표현들의 틀(frame)을 이루고 문화는 그 틀에 들어가는 내용(content)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나무가 나무답기 위해서는 줄기도 잘 갖추어져야 하고 잎사귀도 푸르러야 하듯이, 영어 표현이 영어 표현답기 위해서는 문법의 틀에 맞아야 하고 문화도 올바로 담고 있어야 한다. 줄기와 잎사귀가 상호 보완적으로 나무를 이루듯이, 문법과 문화도 상호 보완적으로 언어를 이룬다.

영어공부 = 영문법 공부 + 영미문화 공부

영어를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영문법과 영미문화를 모두 알아야 한다. 영어를 배우는 과정을 어린아기의 성장과정에 비유하자면, 문법규칙들을 배우는 과정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 문화를 배우는 과정은 살이 붙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어능력이 건실하게 향상되기 위해서는 영문법이 탄탄하게 축적되어야 하고 영미문화에 대한 지식도 비례해서 늘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아이에게 있어서 뼈의 발달과 살이 붙는 과정은 늘 '동시에' 진행되듯이, 건강한 영어공부에 있어서 문법과 문화의 습득은 늘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잘못된 영어공부

영문법과 영미문화를 '균형 있게' 갖추고 있지 못한 사람은 영어로 균형 있게 기능할 수 없다. 뼈와 살이 고르게 발달되지 어린이가 사람으로서 제 기능을 완전히 발휘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먼저, 영문법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지만 영미문화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은 미국인에게 관심 있는 말을 잘 못할 수밖에 없다. 문법적인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 뼈대)은 있지만 미국사람들이 늘상 이야기하는 '내용'(= 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영미문화에 대한 지식은 꽤 있지만 영문법이 갖추어지지 못한 사람은 말은 이럭저럭 주워 삼키지만 실은 엉터리 영어가 대부분이다. 말할 내용(= 살)은 많아도 문법적이고 정확한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 능력)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즉, 문법만 있는 사람은 아예 말을 못해서 문제이고, 문화만 있는 사람은 엉터리로 말을 해서 문제인 것이다.

올바른 영어공부

따라서, 영어를 효율적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문법과 문화를 고르게 섭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즉, 문법적인 문장과 정확한 문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문법규칙을 매일 조금씩 공부해야 하는 동시에, 영미문화의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을 매일 조금씩 익혀야 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실용적인 '문법'책을 통하여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법적인 문장을 만들어 쓸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동시에, 자신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문화'책('상황별 회화책들'이 여기에 포함됨)을 통하여 영미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영어 표현들을 익혀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문법과 문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게 필요한' 문법과 문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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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영문법을 알아야

영문법을 안다는 것은 영어의 규칙들이 최소한 다음 3분야의 규칙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따라서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 하겠다. 어떠한 문장이든지 듣고(listen), 말하고(speak), 읽고(read), 쓰기(write) 위해서는 이 세 분야의 규칙들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영문법의 3대 분야 규칙들

① 구문규칙 : 문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규칙들② 음운규칙 : 발음을 하는 데 사용되는 규칙들③ 어휘규칙 : 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규칙들

첫째,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을 만드는 '구문규칙'들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사의 의미론적 분류에 따른 다양한 '단순구문 규칙'들을 공부하고, 단순구문을 복잡한 구문으로 만들어 주는 다양한 '변형구문 규칙'들도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전치구문, 후치구문, 도치구문, 생략구문, 종속구문, 반복구문 등등의 구조와 의미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어떤 문장을 보더라도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구문들 가운데 하나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각 구문의 정확한 의미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단어와 구와 문장의 발음을 관장하는 '음운규칙'들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listening/speaking 상황을 통하여 발음규칙들을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영어는 우리말처럼 syllable time language-즉,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음절수에 달려 있는 언어-가 아니라 stress time language-즉, 말하는 시간이 '악센트를 받는 음절' 수에 달려 있는 언어-라는 것을 기억하고 speaking 연습을 하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문장을 듣더라도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음운규칙들을 사용하여 개별단어로 해독(decode)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되는 '어휘규칙'들을 알아야 한다. 영어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깨닫듯이 우리는 늘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생략어법(Clipping), 혼성어법(Blending), 전환어법(Conversion), 접사어법(Affixation), 복합어법(Compounding), 부분대치어법(Misanalysis), 탈고유명사어법(Antonomasia), 역성어법(Back Formation), 통사구 축약어법(Syntactic Word), 두문자어법(Acronomy) 등의 단어생성 규칙들을 알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단어라도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어휘규칙들을 사용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고 추측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서 어휘규칙들을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생생하게 만들어 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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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영미문화를 알아야

영미문화를 안다는 것은 영미문화에 대한 '원근감각'(cultural per-spective)과, 각 문화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cultural knowledge)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바탕이 없을 경우, 문법적인 문장은 구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미인들에게 흥미있는 이야기나 의미있는 이야기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영미문화에 대한 '원근감각'(cultural perspective)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영미인들의 삶 가운데 어떤 영역이 '공통문화'에 속하고, 어떤 영역이 '개인문화'에 속하며, 어떤 영역이 이 두 문화의 중간('집단문화')에 위치해 있는지에 대한 현실감각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대다수 영미인들이 일상적인 삶의 일부로서 이야기하는 문화와 일부 영미인들만이 이야기되는 문화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물론, 영미인들과 우리들의 공통문화는 겹치는 부분도 많다. 예컨대, 식생활이나 가족생활, 학교생활, 직장생활과 같은 영역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통문화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만 공통문화에 속하는 영역들도 많은데, 그 예로서 자동차 문화와 파티 문화를 들 수 있다. 미국에서 자가용을 타고 다니고 파티를 하는 것은 누구나가 하는 활동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의 화제로 늘 등장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공통문화에 속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문화-또는 '(특수)집단문화'-에 속하는 영역들도 있다. 그 예로서, 대학입시 문화와 아파트 문화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대학입시와 내집 마련을 위하여 누구나가 고민하고 일상적으로 이야기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소수 사람들에게만 화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둘째, 일단 영미문화에 대한 원근감각을 갖추고 나면 중요한 문화 하나 하나에 대하여 '실용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즉, 각 문화상황에서 영미인들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그 관심사가 어떠한 표현들로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영미인들의 공통문화인 식사문화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을 갖춘다는 것은 식탁에 등장하는 도구들뿐만 아니라, 이들이 주로 먹는 음식, 식탁에서의 대화, 기본적인 요리법 등에 대한 표현들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영미인들의 공통문화에 대한 지식도 개인차가 클 수 있다. 점심으로 햄버거를 주로 먹는 중산층의 식사문화와 고급 불란서요리를 즐기는 상류층의 식사문화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미문화에 관한 지식을 습득할 때에는 중산층 Anglo-Saxon 미국인들의 문화부터 습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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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계별로 필요한 공부를 알아야

어느 분야를 공부하든지 현명하게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단계적으로 나아간다. 목표가 분명하지 못할 경우 엉뚱한 책을 갖고 씨름할 수밖에 없고, 단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을 경우 우회도로에서 헤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단계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각 단계별 공부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영어공부의 1단계: 초급영어 ("기능적 의사소통")

목 표 : 외국인과의 기초회화

훈련영역 : ① '초급' 구동사

② '전형적인' 상황별 회화표현

영어공부의 1차적인 목표는 외국인과의 '기능적인(functional)' 대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학습자는 다음 2가지를 집중적으로 훈련하여야 한다.

첫째, '기초회화' 능력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서는 쉬운 구동사(phrasal verb)를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문장을 만드는 데에는 다양한 품사의 단어들이 사용되지만, 문장의 '틀(frame)'은 동사에 의하여 결정되고, 쉬운 문장들에는 구동사가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사실,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come, go, take와 같은 '핵심동사' 30여 개와 20여 개의 전치사와 부사만 가지고도 하고 싶은 말을 어느 정도-즉, 기능적으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어린이들도 encounter, suffer, retract와 같은 '배움말' 표현을 사용하기 전 단계에서는 come across, go through, take back과 같은 쉬운 표현들을 사용한다.

둘째, '기초회화' 능력의 살을 붙이기 위하여는 제한된 숫자의 '전형적인' 상황별 회화표현들을 공부해야 한다. 즉, 초급 회화책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15∼20개의 대화 상황에서 전형적으로 쓰이는 표현들을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구동사 활용능력이 갖추어져 있으면 자신의 생각은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지만, '상황별' 표현들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영미인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상투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은 구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문법규칙이나 다양한 어휘는 없어도 전형적인 상황별 표현만 잘 알고 있으면 큰 불편함 없이 '기능적인' 의사소통은 할 수 있다.

물론, 구동사를 활용하여 기본문장을 만들고 상황별 표현을 익히는 연습을 할 때에는 테이프에 녹음된 native speaker의 발음을 반복해서 (필요하면 수십 번) 따라해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혼자 연습하는' 과정 없이는 외국인과의 실제 회화 상황에서 들리지도 않고 말도 안 나올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초급영어 단계에서 영문법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초보적인 문장들을 듣고 말하는 데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영문법 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능적인 회화'를 목표로 공부하거나 영어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복잡한 구문규칙이나 어휘규칙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쉬운 구동사 표현들과 자신의 수준에 맞는 상황별 회화표현들을 '듣고 따라해' 보는 데 치중해야 한다. 이것은 물론 모든 자연언어 습득의 순서-즉, 듣기/말하기/읽기/쓰기-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영어공부의 2단계: 중급영어 ("의미있는 의사소통")

목 표 : 외국인과의 중급회화 및 중급독해

훈련영역 : ① '중급' 구동사

② '다양한' 상황별 회화표현

③ 중급 영문법

④ 일간신문의 어휘와 표현

⑤ 발음 규칙

영어공부의 2단계 목표는 외국인과의 '틀에 박힌' 대화 수준을 넘어 비교적 '의미있는(meaningful)' 대화를 할 수 있고 일간신문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학습자는 무엇보다도 다음 다섯 가지를 집중적으로 훈련하여야 한다.

첫째, '중급회화' 능력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서는 '중급' 수준의 구동사(phrasal verb)를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come, go, take와 같은 '핵심동사'의 수준을 넘어 carry, pick, try와 같은 '기본동사' 200여 개에 적절한 전치사와 부사를 붙여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사실, 핵심동사와 기본동사 250여 개에 근거한 구동사 표현들의 기초만 잘 되어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을 꽤 정확하고 쉬운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

둘째, '중급회화' 능력의 살을 붙이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상황별 회화표현들을 익혀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한' 상황은 객관적인 정의가 불가능하지만, 중급(또는 고급) 회화책에 등장하는 그러한 회화상황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초급회화의 '상투적인' 표현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상황을 접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상황별 표현들을 공부할 때에는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상황부터 우선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중급독해' 능력의 뼈대를 붙이기 위해서는 영문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장을 구성하는 어휘들의 의미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장의 틀(= 구문)의 의미를 아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영어를 '우리말로 매끄럽게' 번역하고 '일견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꽤 있지만,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넷째, '중급독해' 능력의 살을 붙이기 위해서는-그리고 동시에 '중급회화' 능력에 무게를 실어 주기 위해서는-다양한 '일상적인' 글을 통하여 중급 수준의 어휘와 표현들을 배워야 한다. 이 목적으로 가장 무난한 매체는 New York Times와 같은 일간신문이나 미국대학에서 발간되는 교내 신문이다. 물론, 전자의 경우 일부 칼럼은 난해하고 '보도성' 기사들은 신문에만 쓰이는 어휘와 표현만을 사용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은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어휘와 표현들을 사용하여 쓰여지고, 그 내용 또한 '보통사람들'의 관심사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다섯째, 중급 수준의 회화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발음규칙도 별도로 체계적으로 공부하여야 한다. 우선 상대방이 정상적인 속도로 하는 말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중요한 발음규칙들은 모두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규칙들은 '회화'용 책을 통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어느 정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기 위해서도 발음규칙을 적용하는 연습을 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연습도 미국인과의 실제 회화를 통하여 배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용적인 이유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제 2단계를 최종 목표로 삼고 공부하면 된다. 외국인과 '의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고, 미국 사람이면 누구나 읽는 일간신문을 읽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영어공부의 3단계: 고급영어 ("자유로운 의사소통")

목 표 : 외국인과의 고급회화 및 고급독해

훈련영역 : ① '고급' 문법

② 전문 잡지/매체

영어공부의 최종 목표는 외국인과의 '의미있는' 대화 수준을 넘어 '자유로운'(uninhibited) 대화를 할 수 있고, 수준있는 글들을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모든 non-native speaker들에게 이 단계는 하나의 목표로 존재할 뿐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목표에 얼마나 근접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이 목표를 설정한 학습자들을 위하여 공부해야 할 것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급독해' 능력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서는 영문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난해한 문장은 종종 함축성이 높은 문장을 의미하고 함축성이 높은 문장은 복잡정교한 구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급독해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구문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구문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것은 동사구문이다. 즉, 동사가 요구하는 문장의 틀-주어, 목적어, 보어등등-에 어떤 구문이 쓰이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문장의 틀에 들어갈 다양한 명사구, 전치사구, 형용사/부사구의 구문적 의미와 기본문장을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규칙들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공부하여야 한다. ([5.4.1.1] 참조)

둘째, '고급독해' 능력의 살을 붙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글을 통하여 고급영어에 쓰이는 어휘와 표현들을 익혀야 한다. 이 목적을 위해서는 Time이나 Newsweek와 같은 시사잡지를 권할 만 하다. 이들 잡지의 기사는 종종 문장력이 좋은 전문 기자들에 의하여 쓰여지고 '교육받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루는 내용도 대부분 '세계인'들의 관심사이고 누구나 쉽게 구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급회화' 능력의 뼈대와 살을 붙이기 위하여 '고급독해'와 별도로 특별히 공부해야 할 것은 많지 않다. 영어가 고급 수준에 근접한 사람들은 독해에 사용되는 많은 표현들과 문법규칙들을 그대로 회화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어로 쓰여진 글들을 많이 읽고, TV나 radio를 통하여 많이 듣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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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도(正道)를 걸어야

영어를 공부하기 전에 영어의 숲을 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실제로 공부하는 데 있어서 정도를 걷는 것이라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흥미위주 공부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이 해야 할 몫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3.1. 흥미위주 공부의 유혹을 뿌리쳐야

필자가 교육방송 [TOEFL 강좌]를 6년동안 진행하면서 독자들로부터 끊임없이 받은 요청 가운데 하나는 교재를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구성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교재 속에 팝송, 스크린 영어, 속담, Time지 기사 등 다양한 소재의 글을 포함시키고 보다 시각적으로 편집해 달라는 것이다. 영어 '책'보다는 영어 '잡지'가 더 많이 읽히고, 원칙을 다루는 책들보다는 잡문(雜文)이나 만화 형식의 책들이 더 많이 읽히는 요즈음의 세태와 일맥상통하는 요청이겠다.

물론, 영어공부의 소재를 다양화하는 것은 일부 학습자들에게 좋은 동기(motivation)를 부여할 수도 있다. 문법책이나 회화책을 통한 전통적인 영어공부는 싫어하지만 팝송을 통한 영어공부는 좋아한다면 팝송 영어를 통해서라도 영어공부에 취미를 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적 부담을 주지 않고 술술 읽히거나 시각적으로 재미있는 책들도 전반적인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두뇌도 가끔은 쉬게 하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팝송 영어나 스크린 영어와 같은 소재는 영어의 '살'을 붙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뼈대'를 세우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 노래의 가사와 영화의 대사에 사용되는 '구문'의 종류는 대단히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구문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속담 영어도 영어의 '뼈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속담은 종종 격언적인 성격을 띠고 따라서 재미는 있지만, 속담에 예시된 구문의 종류는 극도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속담을 통하여 영어의 뼈대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나마 팝송 영어와 스크린 영어가 영어의 '살'을 붙이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고급영어 단계에 있어야 한다. 즉, 중급영어를 구사하는 데 필요한 중급 영문법 규칙들과 영미문화 표현은 이미 다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결국, 초급영어나 중급영어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습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다.

모든 공부에서 그러하듯이, 영어공부에서도 가장 빠른 길은 정도를 걷는 것이고 정도를 걷는 것은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다. 특히, 실용영어의 기초를 다지는 단계에 있는 사람은 흥미의 유혹을 뿌리치고 '초급' 구동사를 활용하고 '전형적인' 상황별 회화표현을 익히는 데 치중하여야 한다. 중급영어 단계에 있는 사람도 한눈 팔지 말고 중급단계에서 필요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여야 한다. 물론, 기분전환이나 심심풀이로 팝송 영어나 스크린 영어, 속담 영어와 같은 것들을 공부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아직 중급영어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 팝송 영어나 스크린 영어, 속담/격언 책에 매달리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2.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야

필자는 매학기 영문법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교수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리고 영문법 책이 아무리 좋아도) 학생들의 '실질적인' 실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몫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학생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즉, 학생이 매일 1시간씩 듣는 수업이 의미있기 위해서는 집에서 3∼4시간씩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일상적인 공부는 학습자가 과제를 갖고 씨름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진정한 깨달음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수업을 통하여 해결받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필자는 이것을 굳게 믿기 때문에 1시간짜리 영문법 수업은 늘 5∼7분짜리 퀴즈로 시작하고 20∼30분 동안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진다. 물론,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몫 80%를 집에서 하고 수업에 임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을 통하여 배우는 나머지 20%는 대단히 가치 있고,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말하는 '80-20' 원칙은 영어의 중요한 규칙들을 배우는 영문법 공부뿐만 아니라 영미문화의 일상적 표현들을 배우는 영어회화 공부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자신의 몫 80%'를 하는 사람에게는 미국인과의 회화수업이 목표 100%을 완성하는 귀한 기회가 되지만, 자신의 몫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저 목표의 20%를 채우는 비싼 기회밖에는 되지 않는다.

'80-20' 원칙은 어학연수에도 적용된다. 한국에서 자신이 해야 하는 영어공부의 몫 80%를 다한 사람이 영어권 국가에 가서 6개월이나 1년을 지낼 때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기초가 안되어 있는 사람이 어학연수를 가는 것은 실제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럴듯한 '어학연수'의 껍데기를 벗겨 보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학원공부를 비싼 경비를 들여 외국에 가서 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어-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필요로 하는 초급영어-의 기초를 잘 닦기 위해서는 수백만 원을 들여 어학연수를 떠날 필요도 없고, 수십만 원을 내고 회화학원에 다녀야 할 필요도 없으며, 비싼 어학 테이프를 구입하여 비싼 기계에 돌려야 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주된 이유는 환경 때문도 아니고, 강사 때문도 아니며, 교재나 도구 때문도 아니다. 모두가 스스로가 해야 할 몫을 안했기 때문인 것이다.

영어공부의 정도를 걷고자 하는 사람은 외적(外的)인 도움에 의존하기 전에 자신의 몫을 충실히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회화 강사를 만나기 전에, 그리고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에, 자신이 해야 할 몫 80%를 다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급회화를 목표로 공부하는 사람은 기초 회화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표현들을 외워서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핵심적인 구동사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이러한 기초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생각될 때 비로소 외국인과 만나 대화하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80-20' 방법이 처음에는 너무나 괴롭고, 비효율적이고, 느린 것처럼 느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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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

요즈음 영어교재의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여 수십 종류의 영어책들이 매달 쏟아져 나오지만, 독자들에게 영어공부의 정도를 제시하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헛된 희망과 잘못된 영어관을 심어 주는 책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을 본다. 언어학을 제대로 공부한 유능한 학자들은 대부분 언어학 '이론'에 매달려서 영어 '현실'에 대한 책은 집필하지 않고(또는 못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언어학 배경이 없는 자칭 영어 전문가들과 출판사 편집부 직원들이 대부분의 영어책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책들은 공통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캐치프레이즈(catch phrase)를 내건다. "○ 일 만에 귀가 뚫린다"부터 시작하여, "○ 주일에 영어회화를 완벽하게", "영문법 ○ 달 완성"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을 현혹하는 책 제목들의 리스트는 끝이 없다. 이들 대부분은 독자들의 냉철한 이성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안타까움에 호소하고, 동시에 독자들의 호주머니를 겨냥한 책들이다. 물론, 몇 일 만에 Listening이 될 리 없고, 몇 주일 만에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할 수준에 이를 수도 없으며, 몇 달 만에 영문법이 완성될 턱이 없다. 언어는 인간이 감당해야 하는 논리체계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체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잘못된 영어관을 심어 주는 책들은 한결같이 영어공부의 핵심은 비껴가고 주변적인 것들을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포장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책들이 주장하는 잘못된 영어관의 대표적인 것들 중에는 다음 다섯 가지가 포함된다.

첫째, 나는 문법은 잘 아는데 회화를 못한다.둘째, 영어회화가 안되는 것은 영미문화를 모르기 때문이다.셋째, 어학연수는 영어 향상에 필수적이다.넷째, 영어는 역시 실생활에서 부딪쳐서 배워야 한다.다섯째, 영어는 많이 읽고 외워야 한다.(이러한 주장들의 허와 실에 대해서는 필자의「글맥 Vocabulary 1」을 참조할 것.)

독자에게 지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체계적인 지식'을 제시하는 책은 쓰기도 어렵거니와 잘 팔리지도 않는 반면, 흥미위주의 '잡다한 쪽지식'을 짜깁기해 놓은 책들은 만들기도 쉽고 오히려 잘 팔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비본질적인 것들이 판을 치게 된 현실의 밑바탕에는 머리에 부담을 주는 것-즉,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고, 영어공부의 '마약'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독자들의 허황된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헛된 희망과 잘못된 언어관을 심어 주는 책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는 교수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여는 비본질적인 것들에 가리워서 잘 보이지 않는 언어의 본질적인 속성들을 밝혀 줌으로써, 영어를 올바로 이해하고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길잡이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는 언어의 세 가지 속성은 영어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늘 명심해야 하는 중요한 속성이기에, 이 책에서는 감히 '영어공부의 3대 진리'로 제시하고자 한다.

영 어 공 부 의 3 대 진 리

제 1 진리: 언어는 규칙적(systematic)이다.제 2 진리: 형태(form)가 다르면 의미(meaning)가 다르다.제 3 진리: 의미(meaning)가 형태(form)를 결정한다.

이 세 가지 '진리'는 일차적으로는 영문법을 공부하는 데 적용되는 진리이지만, 넓게는 영어공부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진리들이다. 이러한 진리들을 늘 명심한다면, 어둠 속에서도 빛이 보이고 미로 속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또한 이 세 가지 진리는 시중에 나와 있는 무수히 많은 영문법 책들 가운데, 어느 것이 옥(玉)이고 어느 것이 석(石)인지 가려낼 수 있는 유용한 판단 기준을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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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진리: 언어는 규칙적이다

언어의 많은 속성들 가운데 우리들-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가장 명심해야 하는 속성은 '규칙성'이다. 즉, 언어는 철저하게 규칙에 의하여 생성되고 이해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단어(words)와 구(phrases)와 문장(sentences)은 모두 규칙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이해된다. 만일, 언어가 규칙적이 아니고 제멋대로라면, 그래서 누구나 마음대로 단어를 나열하여 구와 문장을 만들고 마음 내키는 대로 발음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언어의 규칙성은 모든 언어 사용의 대전제인 것이다.

외국어를 ('수동적으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부해 본 사람-외국어를 그저 '듣고, 읽어서' 이해하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글을 '쓰고, 말하는' 차원에서 공부해 본 사람-은 누구나 이 진리를 잘 깨닫고 있다. 언어의 규칙들을 모르면 아무리 단순한 문장도 쓸(write) 수 없고 말할(speak) 수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하여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바로 영어도 철저하게 규칙적(rule-governed)이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규칙들(rules)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배우고, 이 규칙들을 구체적으로 사용하여 문장을 만들고 말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1.1 영어공부의 핵심은 규칙을 발견하는 것

효율적인 바둑공부의 첫 단계는 다양한 '정석'들-예를 들면, 포석, 행마의 규칙들-을 잘 익히는 것이다. 기본적인 정석을 많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만 실제 대국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상황에 자신 있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둑 규칙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대국을 두어도 바둑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바둑을 두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상식에 속한다. 미술과 피아노 공부도 마찬가지다.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그림을 그리고 아무리 오랫동안 피아노를 쳐도 어느 수준을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직·간접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다. 언어공부도 마찬가지다. 단지, 다루는 주제가 다를 뿐이다.

사실,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과 못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차이는 언어의 규칙들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많은 규칙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분명하고 자신 있게 말을 하지만, 엉터리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소수의 규칙들만을, 그것도 부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유창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늘 불분명하고 자신없이 말을 하는 것이다. 바로 영어를 외국어로 구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 볼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궁극적으로 A, B 학점을 받는 학생들-과 못하는 학생들-궁극적으로 C, D 학점을 받는 학생들-의 차이도 바로 영어공부의 제1진리, 즉, '언어는 규칙적이다'라는 개념을 얼마나 잘 깨닫고 있느냐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의 정관사 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라고 했을 때, C, D 학생은 막연한 소리만 하는 반면, A, B 학생은 몇 가지 규칙이라도 나열하고 구체적인 예문을 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전치사 on의 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라고 했을 때, C, D 학생은 그저 '~의 위'가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A, B 학생은 '접촉(contact)'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고 접촉을 예시하는 예문(ex. The fly is on the ceiling)도 들 수 있는 것이다. [정관사 the와 전치사 on의 의미에 대해서는 제 3부를 볼 것.]

혹시 독자들 가운데 자신은 규칙들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정관사 the와 전치사 on이 쓰인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수동적인 해석능력'만을 갖춘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하거나 작문을 해야 할 경우, 여지없이 관사를 잘못 사용하고 전치사 on을 틀리게 사용하는 것과 함께,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종종 부정확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자신의 문제를 못 느끼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규칙을 정확 하게 알고 있어야만 언어를 '능동적이고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영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영어를 올바로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영어는 철저하게 규칙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또한 자신에게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여야 할 것이다.

영어공부의 핵심질문 1: What are the RULES here?

우리는 영어의 모든 중요한 현상 하나 하나에 대하여 '여기서 규칙이 무엇이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영어에 관한 어떤 책을 읽든지, 한 문단을 읽은 후에 또는 한 절(節)을 읽은 후에, '여기서 요점이 무엇이지 ?'라는 질문을 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영어공부에 쏟아 부었어도 공부한 내용이 머릿속에 규칙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한 것이나 다름없다. 요점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것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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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단편적인 규칙들 :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

우리는 앞에서 영어공부의 핵심은 규칙들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규칙들이란 어떠한 규칙들인가?

우리가 일차적으로 배워야 하는, 그리고 대부분의 문법책을 통하여 이미 제법 알고 있는 규칙들은 '형태(form)에 근거한 규칙'들이다. 즉, '어떤 형태 다음에는 어떤 형태가 와야 한다/올 수 있다/올 수 없다'는 유형의 규칙들이다. 독자들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현상에한 규칙들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

RULE Set #1·규칙 1 : '사역' 동사 make 다음에는 원형부정사가 쓰인다.·규칙 2 : '지각' 동사 see 다음에는 원형부정사가 쓰인다.·규칙 3 : '허락' 동사 let 다음에는 원형부정사가 쓰인다.·규칙 4 : '준'조 동사 help 다음에는 원형부정사가 쓰일 수 있다.

RULE Set #2·규칙 5 : '의도' 동사 intend 다음에는 to-부정사가 쓰인다. ·규칙 6 : '욕망' 동사 want 다음에는 to-부정사가 쓰인다.·규칙 7 : '허락' 동사 allow 다음에는 to-부정사가 쓰인다.·규칙 8 : '시도' 동사 try 다음에는 to-부정사가 쓰일 수 있다.

RULE Set #3·규칙 9 : hair에는 복수어미 -s가 쓰이지 않는다.·규칙 10 : rice에는 복수어미 -s가 쓰이지 않는다.·규칙 11 : furniture에는 복수어미 -s가 쓰이지 않는다.·규칙 12 : book에도 복수어미 -s가 쓰이지 않을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영어의 규칙들은 모두 '의미(meaning)'에 근거한 기술이 아니라 '형태(form)'에 근거한 기술이다. 규칙 1∼4는 make, see, let, help라는 단어 형태와 원형부정사라는 형태의 양립가능성(compatibility)-즉, 같이 쓰일 수 있는지 여부-을 기술하고 있고, 규칙 5∼8은 intend, want, allow, try라는 단어 형태와 to-부정사라는 형태 사이의 양립가능성을 기술하고 있으며, 규칙 9∼12는 hair, rice, furniture, book이라는 단어 형태와 -s라는 복수어미 형태 사이의 양립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form)'에 근거한 규칙들은 '설명(explanation)'보다는 '기술(description)'의 성격을 띤 규칙들이다. 즉, '무엇이 어떠하다'는 내용에 관한 것이지 '왜 그러한가 ?'에 관한 것이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영어의 what은 다루지만 why는 다루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설명이 배제된 이러한 규칙들은 임의적(arbitrary)이고 단편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규칙들에 관한 지식은 필연적으로 체계적인 지식이 못되고 쪽지식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앞서 예시된 것과 같은 단편적인 규칙들만 많이 (그리고, 올바로) 알아도 실용영어를 구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예를 들어, see 다음에는 왜 원형부정사가 쓰이고 enjoy 다음에는 왜 동명사가 쓰이는지 모르더라도 이들 동사를 올바로 사용할 줄만 알면, 목적-문법적인 문장을 만드는 것-은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 나라 현실-기본적인 영어회화(conversation)가 안된다고 법석을 떠는 상황-에서 규칙들의 존재 이유까지 따지고 있는 것은 너무 현학적이고 따라서 불필요한 일이라고까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초보적인 영어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이러한 '형태'에 근거한 단편적인 규칙들만 가지고는 중급이나 고급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

첫째, 언어를 구성하는 표현들은 무한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규칙들-소수의 표현들만을 생성하는 규칙들-을 외워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10,000개째 규칙을 외웠다고 하더라도 10,001개째 규칙은 또 외워야 하고, 이렇게 외워야 하는 단편적인 규칙들은 무한하게 많기 때문이다. 설령, 그 숫자가 유한하다고 치더라도, 우리들에게는 그 많은 영어의 단편적인 규칙들을 다 외우는 데 필요한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물론 만사 제쳐놓고 영어만 공부한다면, 중·고급 수준의 실용영어를 구사하는 데 필요한 단편적인 규칙들을 어느 정도 습득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너무나도 비경제적이고 실용적이지 못한 것이다.

둘째,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은 외웠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가면 곧 잊혀지기 쉽다. 외운 규칙들의 숫자가 많아질 수록 특히 그러한데, 이 문제는 '의미'가 배제된 모든 규칙들, 즉, 무조건적으로 암기한 규칙들의 근원적인 문제점이다. 규칙을 외우는 것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hard disk)에 file로 저장하는 것에 비유하여 이 문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단편적인 규칙들-'의미' 별로 정리되지 않은 규칙들-을 머릿속에 기억시키는 것은, 분할되지 않은-'기능' 별로 분류되지 않은-하드디스크에 file들을 저장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놓은 file들의 숫자가 적을 경우 원하는 file을 찾는 것이 문제가 안 되듯이, 머릿속에 저장해 놓은 단편적인 규칙들의 숫자가 많지 않을 때에는 쉽게 기억해 내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규칙들의 숫자가 수 천, 수 만 개에 이르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분류되어 있지 않은 수많은 file들이 쌓여 있는 하드디스크에서 원하는 file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의미'로 분류되어 있지 않은 수많은 규칙들이 쌓여 있는 기억영역 속에서 원하는 규칙을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단편적인 규칙들은 예전에 분명히 공부해서 외웠지만, '의미'에 따라 보다 일반적인 규칙으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영역 속에 저장되어 있어도 찾아 쓸 수가 없고, 따라서 매번 다시 공부하여 외워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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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규칙다운 규칙들 :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

따라서, 영어를 현명하게 공부하는 사람은 '형태(form)'에 근거한 규칙들보다는 '의미(meaning)'에 근거한 규칙들을 공부하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은 단편적이어서 외워야 하는 숫자가 너무나 많을 뿐만 아니라 의미없는 공식에 불과한 이유로 잘 기억되지 않는 반면,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은 훨씬 일반적(general)이어서 기억해야 하는 숫자가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이치에 닿으므로(They make sense!)'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다.

사실, A(학점) 학생과 B(학점) 학생의 차이점도 어떤 규칙을 공부하느냐로 설명할 수 있다. B 학생은 (종종 의미없는)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을 공부하는 데 그치는 반면, A 학생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을 추구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B 학생은 '기술(記述)'의 성격을 띤 단편적인 규칙들을 외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A 학생은 '설명'의 성격을 띤 일반적인 규칙들을 찾는 데 또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물론, A 학생은 영어공부를 할 때마다 늘 다음 질문을 한다.

영어공부의 핵심질문 II: Why are the rules what they are?

즉, 영어의 모든 단편적인 규칙 하나 하나에 대하여 '왜 이러한 규칙이 존재하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문법책을 읽든지 제시된 규칙에 대하여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서 개별 규칙들을 외웠어도 이러한 규칙들이 (의미에 근거한) 보다 일반적인 규칙들로 수렴되어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잊혀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깨어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규칙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들을 하여야 한다.

깨어있는 학습자들이 하는 질문

RULE Set #1

·질문 1 :

make, see, let, (help)는 도대체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모두 원형부정사를 취하는가?

·질문 2 :

원형부정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RULE Set #2

·질문 1 :

intend, want, allow, (try)는 도대체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모두 to-부정사를 취하는가?

·질문 2 :

to-부정사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RULE Set #3

·질문 1 :

hair, rice, furniture, (book)은 도대체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모두 -s를 취할 수 없는가?

·질문 2 :

-s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이와 같이 why(왜?)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다음의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과 설명에 도달하게 된다. [이 규칙들에 대한 자세한, 개별적인 논의는 제 3부를 볼 것.]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

RULE Set #1

·규칙 1 :

원형부정사는 '현재(실현)'를 의미한다.

·설명 1 :

make, see, let, (help)는 모두 '현재지향적' 의미를 갖거나 가질 수 있다. 즉, '~하게 만들다', '~하는 것을 보다/허용하다/돕다'는 모두 '지금 이 순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make, see, let, (help)가 원형부정사와 결합하는 것은 당연하다.

RULE Set #2

·규칙 2 :

to-부정사는 '미래(실현)'를 의미한다.

·설명 2 :

intend, want, allow, (try)는 모두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거나 가질 수 있다. 즉, '~할 작정이다', '~하기를 원하다', '~하는 것을 허용하다', '~할 것을 시도하다'는 모두 '앞으로 할' 행동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intend, want, allow, (try)가 to-부정사와 결합하는 것은 당연하다.

RULE Set #3

·규칙 3 :

-s는 '복수'를 의미하고 '복수'는 '가산(可算)'을 전제로 한다.

·설명 3 :

hair, rice, furniture, (book)은 모두 불가산명사로 사용되거나 사용될 수 있다. 즉, '머리카락', '쌀', '가구', '책'은 모두 셀 수 없거나 셀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hair, rice, furniture, (book)이 -s와 결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앞에서 제시한 '의미'에 근거한 규칙들과 [1.2]에서 제시한 '형태'에 근거한 규칙들을 비교해 봄으로써 전자를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의미'에 근거한 일반적인 규칙 3개-원형부정사, to-부정사, -s의 의미-만 알면 (그리고, 어차피 알아야 하는 개별 동사 및 명사의 의미만 알면), '형태'에 근거한 규칙 12개를 개별적으로 외워야 할 필요가 없다. 즉, 원형부정사를 취하는 동사들과, to-부정사를 취하는 수많은 동사들, 그리고 복수어미를 취하지 않는 수많은 명사들을 별도로 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어공부에 '정도'가 있다면 그것은 영어의 구문, 발음, 단어에 대한 중요한 규칙들을 하나 하나 배워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규칙공부에 '지름길'이 있다면, 그것은 '형태(form)'에 근거한 규칙들보다는 '의미(meaning)'에 근거한 규칙들에 치중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나머지는 다 주변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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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진리: 의미가 형태를 결정한다

어느 언어에나 가능한 표현과 불가능한 표현이 있다. 아래 표는 그 대표적인 예를 든 것으로서 겉으로 보면 비슷한 의미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한 표현은 가능하고 다른 표현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가능한 표현

불가능한 표현

books

   

*furnitures

have a yawn

*take a yawn

To wait would be a mistake

*To wait was a mistake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림퍼즐 게임의 비유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림퍼즐은 수많은 다른 그림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견 대단히 복잡하게 보이지만 결합의 원칙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인접한 두 개의 조각은 '서로 이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조각과 B라는 조각이 있을 때, 이들의 '이가 맞으면' 결합하여 [A + B]라는 더 큰 조각을 이루고, 이가 맞지 않으면 결합할 수 없다. 물론, [A + B]라는 조각은 다른 [C + D]라는 조각과 결합하여 ('이가 맞을 경우') 더 큰 그림을 이루게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언어활동의 기본단위라고 할 수 있는 문장도 다양한 부류와 기능의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견 대단히 복잡하게 보이지만 결합의 원칙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인접한 두 표현은 '서로 의미가 맞아야(compatible)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표현과 B라는 표현이 있을 때 이들의 의미가 맞으면 결합하여 [A + B]라는 더 큰 표현을 이루고, 의미가 맞지 않으면 결합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A + B]라는 표현은 다른 [C + D]라는 표현과 결합하여 ('의미가 맞을 경우') 더 긴 표현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하나의 온전한, 문법적인 문장을 이룬다.

필자가 [의미(meaning)가 형태(form)를 결정한다]는 진리를 통하여 의미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A와 B라는 '형태'가 있을 때, A와 B의 '의미'가 맞으면 [A + B]라는 형태(= 표현)는 존재하고, A와 B의 의미가 맞지 않으면 [A + B]라는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형태는 언어의 모든 구성단위-단어, 구, 문장, 대화-를 모두 포함한다.

1. 의미가 맞아야 단어도 가능하다

문장을 이루는 최소단위는 단어(word)이지만, 단어도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아래 예에서 보듯이, 단어는 하나의 의미단위-즉, 어근-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지만, 여러 개의 의미단위-즉, 어근과 여러 개의 접두사/접미사들-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단어 구성의 예

· winterv

winter

(*springv)

· books

book+s

(*furnitures)

· unspeakable   

un+speak+able   

(*untalkable)

주: ( ) 안의 표현은 비문

중요한 것은, 이들 접두사와 접미사가 어근과 결합하여 단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의미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어근이 특정 접두사나 접미사와 결합할 수 없다는 것은 곧 이들의 '의미가 서로 맞지 않는다(incompatible)'는 것을 의미한다.

평이한 예를 들면, 영어에서 books, tables와 같은 형태(= 표현)가 가능한 이유는 book, desk의 의미와 -s의 의미-즉, 복수-가 서로 맞기 때문이다. '책'과 '책상'은 누가 보아도 셀 수 있고, 따라서 복수를 의미하는 -s와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에게는 이러한 상식이 결여되어 있다. 왜냐하면 똑같은 상식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furnitures나 *hairs와 같은 표현들이 왜 불가능한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불가능한 이유는 furniture의 의미와 hair의 의미가 -s의 의미와 양립할 수 없기(incompatible) 때문이다.

먼저, furniture(가구)는 침대, 책상, 소파, 식탁과 같은 '서로 다른 물체들'의 집합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애당초 가산명사가 아니고 따라서 복수형과 결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연필, 노트, 라디오, 시계와 같이 서로 다른 물체들을 놓고 '모두 몇 개냐'라고 묻는 것-가산성(可算性 countability)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 hair(사람의 '머리카락')는 보통 사람의 경우 너무나 많아서 셀 수가 없기 때문에-그리고 셀 필요가 없기 때문에-복수형 어미 -s와 결합하지 않는다. 즉, 이론적으로는 가산성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실용적인 이유로 불가산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제 3부「명사의 수 이야기」를 참조할 것.]

[의미가 형태를 결정한다]는 진리는 winterv와 같이 접사(affix) 없이 명사에서 동사로 '전환되어' 사용되는 단어에도 적용된다.

47-a.

These birds winter in Korea and return to Siberia in spring.(= spend the winter '겨울을 나다/지내다')

47-b.

Prof. Zwicky always winters in San Francisco.

47-c.

*Mary springs/falls in Miami.

(47-a,b)와 (47-c)의 대비가 보여주듯이 winter는 동사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spring이나 fall은 불가능한데, 이러한 동사들의 가능성도 '의미'로 설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겨울이라는 계절은 지내기가 어렵고, 따라서 '겨울을 나다'라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활동'-즉, 동사-이 될 수 있지만, 봄이나 가을은 인간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기 때문에 '봄을 나다/가을을 나다'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spring과 fall은 동사로 쓰이지 않는 것이다. 한편, 여름의 경우 winter보다는 덜 쓰이지만 동사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데(ex. John summers in Alaska '존은 알래스카에서 여름을 난다'), 그 이유는 여름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지내기 어려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사실, 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그리고 부사, 접속사, 전치사까지-도 동사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 때에 중요한 조건은 (최소한 영미문화권의 관점에서 볼 때에) 중요한 '활동'이나 '사건'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동사는 활동이나 사건을 표현하는 일차적인 수단이고, 표현할 의미가 있으면 형태는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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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미가 맞아야 구도 가능하다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여 구(句; phrase)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단어들의 의미가 서로 맞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구는 물론 모든 품사-명사구, 형용사구, 동사구, 전치사구 등등-와 모든 계층-2단어 구, 3단어 구, 4단어 구 등등-을 다 포함한다. 어떤 종류의 구이건 얼마나 복잡한 구이건 상관없이, 그 구를 구성하는 단어들은 모두 의미가 서로 양립가능(compatible)해야 한다는 말이다.

2.1. 명사구의 예

먼저 전형적인 명사구 가운데 하나인 [한정사 + 명사]를 예로 들어 [의미(meaning)가 맞아야 구(phrase)도 가능하다]는 진리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누구나 these books는 문법적이지만 *this books는 비문법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후자가 비문법적인 이유도 바로 this의 의미와 books의 의미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books는 '하나 이상'의 책을 가리키는 반면, books를 한정해 주는 this는 '하나'의 물체만을 가리키기 때문에 의미가 맞지 않는(incompatible) 것이다. 다시 말해서, this가 도대체 어떤 책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정사) + 형용사 + 명사]로 구성된 명사구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문법책을 통하여 a handsome person은 문법적인 반면 *an asleep person은 비문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들 사이의 문법성의 차이도 형용사 의미와 명사 의미의 양립가능성(compatibility)으로 쉽게 설명이 된다. 먼저 형용사의 위치에 따른 의미차이를 알아야 한다.

형용사의 한정용법

형용사는 쓰이는 위치에 따라 그 의미-정확하게는 '기능'-가 다르다. 먼저, 명사 앞에 쓰인 형용사-한정용법으로 쓰인 형용사-의 일차적인 기능은 (명사가 갖는 영구적인 속성을 하나 밝힘으로써) 명사가 가리키는 사람이나 사물의 정체성(identity)을 밝히는 것을 돕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에 남녀가 각각 10명씩 있고, 남자 중에서 2명은 키가 크며, 그 중 한 명은 미남이라고 하자. 이러한 상황에서 a man이라는 표현은 지시범위가 너무 넓어서 10명의 남자 중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지만, a tall man은 남자 가운데 '키가 큰' 속성을 갖고 있는 두 사람으로 지시범위를 좁혀 준다. 물론, a tall hand- some man이라고 할 경우, 이 표현이 지시하는 사람은 한 명으로 한정된다. 이렇게 형용사는 자신이 수식하는 명사의 지시대상의 폭을 좁혀 줌으로써, 명사가 가리키는 사람이나 사물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돕는 것이다. 물론, tall과 handsome은 '남자'가 항구적으로 가질 수 있는 속성들이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

형용사의 서술용법

한편, 술어로 쓰인 형용사-서술용법으로 쓰인 형용사-는 (이미 정체가 밝혀진) 사람이나 사물이 가질 수 있는 속성을 한 가지 서술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John is tall/asleep에서 tall과 asleep의 역할은 (이미 정체가 알려져 있는) John이 가질 수 있는 속성 가운데 하나-'키가 큰'과 '자고 있는'-를 각각 기술하는 것이다. 물론, tall은 항구적인 속성의 하나이고 asleep는 한시적인(= 잠정적인) 속성 가운데 하나인데, 서술형용사는 이 두 가지 속성을 모두 허용한다.

이제 독자는 왜 *an asleep person이 비문법적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명사의 앞 자리에 쓰인-즉, 한정적으로 쓰인-형용사는 '(보다) 영구적인' 의미를 가져야 하는데, asleep는 '한시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계속) 잠을 자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이렇게 형용사와 명사가 결합하고, 한정사와 명사가 결합하여 명사구를 이루기 위해서는 의미가 맞아야 한다. 의미가 형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2.2. 동사구의 예

[의미(meaning)가 맞아야 구(phrase)도 가능하다]는 진리는 동사구에도 물론 적용된다. 예를 들어, [동사 + 목적어 + (목적보어)]의 표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들 간의 의미가 '맞아야' 하는 것이다.

먼저, [동사 + 목적어 + (목적보어)]의 예를 살펴보자. 영어에서 타동사 다음에는 다양한 구문-명사구, to-부정사, 원형부정사, 동명사, that-절 등등-이 올 수 있다. 그러나 개별동사는 특정 구문(들)만을 목적어로 취하고 다른 구문(들)은 목적어로 취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단어와 단어가 결합하기 위해서는 의미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로서 다음 예문들을 보자.

48-a. *John enjoys to sing.48-b. *John saw Mary to sing.

49-a. John enjoys singing.49-b. John saw Mary sing.

위에서 (48)의 문장들은 비문(非文)인 반면 (49)의 문장들은 문법적인데, 그 이유는 enjoy와 see가 to와 결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enjoy와 see의 '현재지향적' 의미와 to의 '미래지향적' 의미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무엇을 즐기고(enjoy), 보는(see) 활동은 바로 지금 전개되어야 하는데, to는 뒤따르는 동사의 활동이 '미래'에 전개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49)의 문장들이 문법적인 이유는 ing의 '동시성' 의미와 원형부정사의 '현재지향적' 의미가 enjoy, see의 의미와 맞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동사가 부정사나 동명사를 목적어로 취하기 위해서는 동사의 의미가 to(또는 원형)나 ing의 의미와 맞아야 하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제 3부「동사의 보어 이야기」를 볼 것.]

물론, 본동사의 의미가 to(또는 원형)나 ing의 의미와 맞는다고 [동사 + 부정사], [동사 + 동명사] 표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to(또는 원형)나 ing와 결합하는 동사 자체의 의미도 본동사의 의미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예문 (50)이 비문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50-a. *He decided to be tall.50-b. *He remembered to know the solution.

51-a. He decided to go there.51-b. He remembered to solve the problem.

먼저, (50)에서 decide, remember와 to의 결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51)의 예문들이 모두 문법적이라는 사실이 입증해 준다. decide와 remember는 모두 '미래지향적'-'앞으로 할 것'을 결정하고, '앞으로 할 것'을 기억한다는-의미를 갖고 있고 to도 '미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는 to 다음에 뒤따르는 동사의 의미가 본동사의 의미와 맞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50-a)가 비문인 이유는 '키가 큰(be tall)' 것은 그가 '결정해서(decide)' 이루어질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고, (50-b)가 비문인 이유는 단지 (해야겠다고) '기억한다(remember)'고 해서 '(어떤 해결책을) 아는(know)'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be tall과 같은 '상태' 동사나 know와 같은 '피동' 인지동사는 decide나 remember와 같은 '의지'를 내포하는 동사와는 원천적으로 결합할 수 없는 것이다.

동사구의 마지막 예로서 이번에는 [take/have a V] 구문의 예를 들어보자[2.2.2 참조]. 다음 예문에서 (a) 문장과 (b) 문장의 대비도 [의미가 맞아야 구(句)도 가능하다]는 진리로 설명할 수 있다.

52-a. *We took a yawn.52-b. We had a yawn.

(52-a)가 허용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take의 의미와 yawn의 의미가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2.2.2]에서 언급되었듯이, take는 (신체적) '노력'을 의미하는데, yawn(하품)은 노력과는 무관하게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신체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52-b)의 경우, have는 피동적인 경험을 의미하기 때문에 yawn과 결합하는 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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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미가 맞아야 문장도 가능하다

문장 단위의 표현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문장의 주요 구성성분들의 의미가 서로 맞아야 한다. 주어와 술어도 의미가 맞아야 결합할 수 있고, 절과 절을 수식하는 부사구도 의미가 맞아야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3.1. [주어 + 술어]의 예

다음 예문 중 (53-a)와 (54-a)가 비문인 이유는 모두 주어의 의미와 술어의 의미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53-a. *To wait for another chance was a mistake.53-b.   To wait for another chance will be a mistake.

54-a. *Every student gathered in the hall.54-b.   All (the) students gathered in the hall.

(53-a)의 문제는 주어로 쓰인 to-부정사의 '미래지향적' 의미와 술어 was의 '과거' 의미가 충돌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즉, '실수였다'는 술어는 '미래'를 의미하는 to-부정사 주어와는 결합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to wait를 waiting으로 바꾸어 주면 문제가 없다. (54-a)의 문제는 주어에 쓰인 every의 '개별(distributive)' 의미가 술어동사 gather의 '집합' 의미와 충돌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즉, '모이다'라는 술어는 복수개체들을 전제로 하는데, 주어 every는 단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3.2. [부사구 + 절]의 예

대부분의 부사구는 문장의 필수 구성성분은 아니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첨가되지만, 이들도 문장의 절과 의미가 맞아야 첨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55)의 두 문장은 모두 완벽한 영어 문장이고 거의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56)에서 보듯이 한 문장만 in my job이라는 부사구와 결합할 수 있다.

55-a. I must write a lot of reports.55-b. I have to write a lot of reports.

56-a. *In my job I must write a lot of reports.56-b.   In my job I have to write a lot of reports.

(55-a)와 (55-b)는 둘 다 '의무'-내가 많은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것-를 표현하고 있지만 정확한 의미는 다르다. must는 '주관적' 의무-화자가 자신의 권위로 부여하는 의무-를 의미하고 have to는 '객관적' 의무-규칙이나 업무 등에 따른 의무-를 의미한다. 따라서 (56-a)의 비문법성은 must의 '주관성'과 in my job의 '객관성'의 충돌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자세한 논의는 제 3부「조동사 이야기」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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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학관 교수(홍익대)

전치사(I): at, in, on 의 의미

1. at  의 핵심의미2. on 의 핵심의미3. in  의 핵심의미4. The squirrels are on/in the grass의 의미차이는?5. There's a truck on/in the road의 의미차이는?6. 왜 on the bus는 되고 on the car는 안되나?

언어는 물리적인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물들(things)을 있는 그대로 가리키는-지시(指示)하는-표현들을 제공해 준다. John, chair와 같은 명사들이 바로 그것이다. 언어는 또한 이러한 사물들을 실체와 다르게 다양하게 개념화하는 수단들도 제공해 준다. at, in, on과 같은 전치사들이 바로 그러한 수단들이다. 즉, 전치사는 명사 '앞에 놓여서'-즉, 전치(前置)되어서-명사가 가리키는 사물을 화자(話者)가 어떻게 개념화하는가를 나타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명사의 앞에 쓰인 전치사는 세상을 보는 안경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색깔의 안경을 쓰는가에 따라서 이 세상을 다르게-또는 이 세상의 다른 면을 (부각시켜)-볼 수 있듯이, 화자는 어떤 전치사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뒤에 나오는 명사를 다르게-또는 다른 면을 (부각시켜)-개념화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세 문장에 쓰인 chair는 모두 같은 '의자'이지만 앞에 쓰인 전치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개념화되는 것이다.

1-a. John is at the chair. (X at Y)1-b. John is on the chair. (X on Y)1-c. John is in the chair. (X in Y)

이 장에서는 영어의 가장 중요한 공간 전치사-즉, '공간(space)' 관계를 나타내는 전치사-인 at, on, in, over의 핵심 의미를 살펴본다.

1. At  의 핵심의미

Point 1

at는 그 목적어를 0차원으로 개념화한다-즉, '점(point)'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X at Y]는 X가 Y와 '일치(coincide)'한다-같은 지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a. Chulsoo is now at the library.2-b. Chulsoo is now at the City Hall.

at Y : Y는 '점(0차원 개념)'

'도서관'과 '시청'은 일상적으로는 3차원 물체로 인식되고 사용되지만, 우리가 원하면 얼마든지 점(point)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를 타고 충분히 높이 올라가면 이 3차원 구조물들은 모두 하나의 점으로 보인다. Library와 City Hall 앞에 전치사 at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실 (2)의 문장들은 철수의 현재 '위치(location)'를 이야기 할 때 전형적으로 사용되는데, 그 이유는 '위치'는 전형적으로 '점(point)'으로 개념화되고 점은 at로 표현되기 때문이다(location ⇒ point ⇒ at)

X at Y: X와 Y가 '일치(Coincidence)'

[X at Y]는 X가 Y라는 점에 '일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일치'라는 개념은 기하학적인, '정확한 일치'를 의미하기보다는 막연한 일치를 의미한다. 그저 'X의 위치가 Y의 위치와 막연히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2-b)는 막연하게 철수가 (예를 들어 청와대가 아니라) 시청에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구체적으로 시청 건물 안에 있는지, 중앙 출입구 계단에 있는지, 앞 전철 입구에 있는지, 옆 골목에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시청 자체가 점(point)으로 개념화되기 때문에 시청의 수백 분의 1 크기도 안되는 철수와 시청 간의 정확한 공간 관계는 논외가 되는 것이다.

다음의 예문들은 X와 점(point)으로 개념화된 Y가 물리적인 세계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구체적인 공간 관계를 예시해 준다.

3-a. Long's bookstore is at the corner of Third and High.(= around)3-b. Mary is at the gate. (= next to/by)3-c. The runners are at the starting line. (= along)3-d. John stood at the door. (= in front of)3-e. We landed at Sokcho Airport. (= on)

(3-a)는 Long's 서점이 3번가와 High Street의 교차지점을 이루는 길 모서리 4군데 중 하나의 '주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3-b)는 Mary가 문 '옆'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3-c)는 달리기 선수들이 출발선을 '따라' 위치해 있고, (3-d)는 John이 문 '앞'에 서 있고, (3-e)는 우리가 속초 공항의 활주로 '위'에 착륙한 것을 의미한다.

물론 [X at Y]에서 X가 꼭 사물-즉, 명사-일 필요는 없다. X는 어떤 '활동'이나 '사건', '상태'를 의미할 수도 있는데, 이 때에는 그러한 '활동', '사건', '상태'가 Y 지점에서 일어나고 존재함을 의미한다.

4-a. John did his homework at Mary's house.4-b. The meeting was at Mary's house.4-c. Everything was quiet at Mary's house.

(4)의 문장들은 John이 숙제 하는 활동을 하고, 회의라는 사건이 일어나고, 모든 것이 조용한 상황이 존재하는 장소가 모두 Mary의 집과 일치한다-즉, Mary의 집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선(線)상의 '점'도 at

지금까지 우리가 본 at의 '점(point)'의 개념은 모두 2차원 평면상의 '점'-전형적으로 지도상의 한 지점-이었다. 그러나 at는 1차원 선(線)상의 '점'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되고, 선(線)으로 개념화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특정 지점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된다.

5-a. John always gets up at five.5-b. Shakespeare died at the age of 52.5-c. The airplane was cruising at 10,000 feet.5-d. The diver worked at a depth of 300 feet.

(5-a)는 John이 늘 일어나는 시점이 24등분되어 있는 '시간'이라는 선(線)상에서 '5' 표시가 되어 있는 지점과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5-b)는 Shakespeare가 죽은 시점이 '나이'라는 선(線)상에서 '52' 표시가 되어 있는 지점과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5-c)는 비행기가 '고도'라는 선(線)상에서 기준점으로부터 10,000 feet 지점에서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5-d)는 잠수부가 '해심'이라는 선(線)상에서 기준점으로부터 300 feet 지점에서 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① at Y는 Y를 하나의 '점(point)'으로 개념화한다-즉, 화자에게 중요한 것은 Y의 '위치(location)'이다-는 것을 의미하고(위치는 전형적으로 점으로 개념화되기 때문에), ② [X at Y]는 X가 Y 지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Point 2

(X가 사람이고 Y가 기관일 때) [X at Y]는 X가 Y에 소속(= 관련)되어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사실 X가 사람이고 Y가 어떤 기관(institution)일 때 [X at Y]가 '소속'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외울 성질의 것이 못된다. 우리말에서도 그렇듯이 누가 '어느 기관에(at) 있다'라는 표현은 그가 '그 기관에 소속되어 있다' 또는 '그 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늘 쓰이기 때문이다. 즉 at의 '소속' 의미는 문법의 일부가 아니라 은유체계의 일부인 것이다.

At가 은유적인 '소속'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문자 그대로 '위치'를 의미하는지는 대개 문맥을 통해서 알 수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6-c).

6-a. Mr. Dowty's son is at Ohio State University.6-b. Several hundred workers at the factory are on strike.6-c. Prof. Zwicky is now at Stanford University.

(6-a)는 말하는 순간에 Dowty 씨의 아들이 여하한 자격-교수, 학생, 직원, 등-으로든지 오하이오 주립대학에 소속되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6-b)의 workers는 별 이야기가 없는 한, 그 공장에 소속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6-c)와 같은 문장은 그 의미가 모호할 수 있다. Zwicky 교수가 학교를 옮겨서 지금은 스탠포드 대학에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소속은 오하이오 주립 대학이지만 지금-예를 들어 안식년을 맞아-스탠포드 대학에 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다.

Point 3

   

(X가 사람이고 Y가 기물일 때) [X at Y]는 X가 Y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X가 사람이고 Y가 일상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생활용품(artifact)일 때 [X at Y]는 'X가 Y의 전형적인 기능을 사용/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는데, at의 이러한 은유적 의미도 전혀 임의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말에서도 '철수는 책상에 앉기를 싫어해'라고 말할 때 '책상에 앉다'라는 표현은 곧 '공부를 하다'를 의미하는데, 그것은 책상의 일차적인 기능이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7-a. Ken is at the desk.(= studying)7-b. Mary is at the table.(= eating)7-c. John is at the typewriter.(= typing)7-d. Susan is at the telephone.(= telephoning)

(7-b)도 마찬가지로 Mary가 식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쓰일 수 있는데-물론, 그저 식탁에 있다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지만-이것 또한 식탁의 일차적인 기능은 식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7-c)와 (7-d)도 각각 John과 Susan이 타이프와 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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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n 의 핵심의미

   

on은 그 목적어를 2차원 물체로 개념화한다-즉, 평면(surface)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X on Y]는 X와 Y가 물리적으로 '접촉(contact)'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8-a. John is on the chair.8-b. John is in the chair.

on Y : Y는 '평면(2차원 개념)'

Chair(의자)라는 단어는 듣는 사람에 따라 두 가지 다른 상(image)을 연상시킬 수 있다. 대기업체의 사장과 같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높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그리고 안락한) 의자를 우선 떠올릴 것이다. 따라서 사장님이 의자에 앉아 있다면 상식적으로 The boss is in the chair라고 말하는 것이 예상되는데-즉, 3차원 공간 전치사 in을 사용 할 텐데-그 이유는 사장은 보통 '앉는 부분', '팔걸이', '등받이'에 의하여 정의되는 가상의 3차원 공간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chair라는 단어가 술집의 bartender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자를 연상시킬 수 있다. 즉, 긴 다리에 동그란 seat만 있고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의자(bar stool)가 그것이다. 또한 똑같은 '의자'라는 단어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낮은 등받이만 있고 팔걸이가 없는 의자를 연상시킬 수 있다. 이렇게 팔걸이나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John이 앉아 있을 때 우리는 John is on the chair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이러한 의자는 'seat'만이 부각되어 2차원 평면체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X on Y : X와 Y가 '접촉(Contact)'

[X on Y]는 X가 Y라는 평면에 '접촉'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X와 Y의 상대적인 위치는 다양할 수 있다. (9)에서 보듯이 파리(X)가 책상(Y)의 '위'에 있을 수도 있고, 천장(Y)의 '밑'에 있을 수도 있고, 벽(Y)의 '측면'에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Y의 '평면' 의미가 관건이라는 것과) X가 Y라는 평면과 '접촉하고 있다(contact)'는 것이다.

9-a. There is a fly on the desk.9-b. There is a fly on the ceiling.9-c. There is a fly on the wall.

On이 의미하는 '접촉'의 개념은 사실 매우 광범위하다. 다음 예문에서 보듯이 [X on Y]는 다양한 '접촉' 관계를 의미할 수 있는 것이다.

10-a. A beautiful carpet was on the floor.(= cover)10-b. John put the poster on the wall.(= attachment)10-c. There are still apples on the tree.(= suspension)10-d. John has an ugly scar on his face.(= unification)10-e. The picture on the cover of the book is well known.(= part of)10-f. The house on the lake is reserved. (= contiguity)

(10-a)에서는 카페트가 마루 위를 '덮어' 접촉하고 있고, (10-b)에서는 포스터가 벽에 '달라붙어' 접촉하고 있고, (10-c)에서는 사과가 나무(가지)에 '매달려서' 접촉하고 있고, (10-d)에서는 흉터가 얼굴에 '패여서' 접촉하고 있고, (10-e)에서는 그림이 책 표지의 '일부'로서 접촉하고 있고, (10-g)에서는 집이 호수와 '연접하여' 접촉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on의 핵심 의미는 '공간' 의미인데, 모든 공간전치사가 그러하듯이 on도 은유법에 의하여 '시간' 영역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어 쓰일 수 있다.

Point 2

   

(X, Y가 '활동'을 의미할 때) [X on Y]는 X와 Y가 시간적으로 접촉(contact)하고 있다-즉, 연속적으로 /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11-a. We demand cash on delivery.        '우리는 배달과 동시에 현금을 요구합니다.'11-b. On getting his telegram, I set off immediately for London.        '나는 전보를 받자마자 즉시 London으로 출발했다.'11-c. On boarding the train, people rushed for seats.        '기차를 타자마자 사람들은 자리를 찾아 뛰었다.'

(11-a)는 우리가 돈을 요구한 때와 물건을 배달한 때가 접촉해서-즉, '곧 뒤이어'-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11-b)는 내가 전보를 받은 때와 London으로 출발한 때가 접촉해서-즉, '곧 이어서' 또는 '거의 동시에'-일어났으며, (11-c)는 사람들이 기차에 승차한 때와 자리를 찾아 달려간 때가 접촉해서-'곧 이어서'-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Point 3

   

Y가 집합명사(e.g., committee, staff, board, jury, etc.)일 때 [X on Y]는 X가 Y의 '일원(member)'임을 의미한다

[X on Y]가 나타내는 다양한 의미 가운데에는 'X is part of Y'가 있다. 그 예로서 'a knob on the door(문에 있는 손잡이)'와 같은 표현을 들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