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삼겹살 배달 서비스와 이베리코 소비 증가 현상 · 송 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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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월호 236 정책&진단 특별기고 구운 삼겹살 배달 서비스와 이베리코 소비 증가 현상 - 제품보다 서비스와 고객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 1. 제품인가 서비스인가? 로켓배송으로 잘 알려진 소셜커머스 회사 ‘쿠팡’은 제조 업체가 아니다. 더구나 최저가로 파는 유통업체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3년 전 10억달 러(약1조1314억원) 투자에 이어 2018년 11월 중 20억달러 (약 2조2500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된 액수 중에 사상 최대금액이다. 쿠팡은 “2014년 3485억원이었던 매출이 2018년 5조원대 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적은 4년 사이 14배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국산 축산물 소비를 유도하는 애국심 마케팅은 오래도록 지속되기는 힘든 캠페인이 될지도 모른다. 품질에는 만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방을 지키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현재 구매자가 느끼는 한돈의 가격 경쟁력은 과연 어떠한지 주변의 소비자 의견을 들어 보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국산 축산물에 대한 홍보는 주로 유명인 모델을 쓰면서 TV를 통해 정해진 예산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형태로 단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실질적인 홍보 효과나 정보전달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미지수이다. 돼지고기는 연중 생산되는데, 삼삼데이 하루 외에 소비자가 인식하는 한돈 이벤트는 없는 것 같다. 지금은 한돈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 제안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먼저 제안할 일을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남 정 윤 대표 고기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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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구운 삼겹살 배달 서비스와 이베리코 소비 증가 현상 · 송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소셜커머스 업계 에서는 ‘티몬’이 슈퍼마트 당일 예약

2019. 1월호236

정책&진단

특별기고

구운 삼겹살 배달 서비스와이베리코 소비 증가 현상- 제품보다 서비스와 고객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1. 제품인가 서비스인가?

로켓배송으로 잘 알려진 소셜커머스 회사 ‘쿠팡’은 제조

업체가 아니다. 더구나 최저가로 파는 유통업체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3년 전 10억달

러(약1조1314억원) 투자에 이어 2018년 11월 중 20억달러

(약 2조2500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된 액수 중에 사상 최대금액이다.

쿠팡은 “2014년 3485억원이었던 매출이 2018년 5조원대

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적은 4년

사이 14배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국산 축산물 소비를 유도하는 애국심 마케팅은 오래도록 지속되기는 힘든

캠페인이 될지도 모른다. 품질에는 만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방을 지키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현재 구매자가 느끼는 한돈의 가격 경쟁력은 과연 어떠한지 주변의 소비자 의견을 들어 보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국산 축산물에 대한 홍보는 주로 유명인 모델을 쓰면서

TV를 통해 정해진 예산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형태로 단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실질적인 홍보 효과나 정보전달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미지수이다.

돼지고기는 연중 생산되는데, 삼삼데이 하루 외에 소비자가 인식하는 한돈 이벤트는

없는 것 같다. 지금은 한돈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 제안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먼저 제안할 일을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남 정 윤 대표

고기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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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쿠팡은 서비스 인프라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쿠팡의 적자는 상당하지만, 미래의 성장 가

능성에 주목한 투자는 세인의 눈길을 끌기에 충

분하다. 미국의 아마존도 배송을 강화한 서비스

로 줄곧 오프라인 강자들을 위협해 오고 있는데,

쿠팡의 미래가 어떨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다

만 쿠팡의 사업은 제품이나 가격이 아닌 고객 서

비스, 특히 로켓배송과 신선배송에 맞춰져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 제품의 기본 기능을 말하지 않게 된 시대

시계를 구매할 때 시간이 잘 맞는지 물어보는

시대가 있었다. 휴대폰 광고를 할 때 잘 터지는 휴대폰이라고 광고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누구도 시계와 휴대폰을 살 때 기능이 좋은지 질문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산품과는 달리 축산제품은 항상 기본이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

다.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해 봐야 한다. 식품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할 수밖에 없다.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기본이 잘 지켜지고 있는 상태를 당연하게 여긴다.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생산농가와 유통사업자의 노고는 한두 건의 관리 소홀 문제로 물거품

이 되기 십상이다. 제품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길 정도로 소비자의

기대 수준 또한 높아졌다. 제품의 기본을 말하지 않는 시대에도 기본에 충실하면서 소

비자에게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축산업계의

숙명과도 같다.

3. 제품 자체보다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 구운 삼겹살 배달 전성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검색하는 네이버의 검색창에 배달 삼겹살을 쳐보면 1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본사 광고가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본인은 약 1년 전 우연한 기

회에 검색을 하다가 영남지역 한 대학가 인근에서 시작된 삼겹살 배달 전문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한 다수의 블로그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얼마 후 삼겹살을 구워서

배달하는 서비스 가맹점이 수도권에도 생기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좌측)과

김범석 쿠팡 대표(우측) 【사진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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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올

들어 삼겹살 배달 전

문점이 배달어플에 입

점하여 가맹사업자들

이 무서운 속도로 증

가하기 시작했다. 그

렇게 새로운 서비스는 배달 플랫폼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본인의 지인은 외식업 매장을 20여년째 경영하고 있는데, 올여름 배달 삼겹살

가맹점을 하나 더 오픈했다. 그 이유는 현재의 매장이 330m2(100평) 정도 되는데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가 너무 올라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찾다가

유망해 보이는 배달 삼겹살 전문점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외식업 경력이 오래되었고, 현재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관계자로부터 신사업으

로 배달 삼겹살 전문점을 택한 이유를 들어보았다.

첫째, 저렴한 매장 임대료이다. 홀이 없는 배달 전문점을 주택가 인근에 차리니

권리금이 없고 임대료가 무척 저렴하다. 두 번째, 광고비 절감이다. 배달 플랫폼에

입점하면 타깃 고객을 위한 최소 수수료만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셋째, 인

건비 절약이다. 배달 건수별로 정산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

고, 가족끼리 운영하는 작고 강한 매장이 가능하다. 넷째, 재료비 절감이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니 수익성이 좋고, 초벌로 구워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빠른

시간 안에 조리가 가능하다.

지인은 수입산 돼지고기 사용으로 재료비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

이라고 했다. 원가가 싸고 소비자가 느끼는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다. 소비자에 따

라서 수입 돼지고기 맛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배달 삼겹살의 경우 음식의 맛보다는 배달 서비스가 우선이 되다 보니 우리가 전

문점에서 먹는 돼지고기 맛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무의미하다. 피자도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먹는 피자가 가장 맛있겠지만, 편하게 배달시켜 먹는 서비스임을 감안하

면 음식의 맛이나 품질이 좀 빠져도 소비자는 음식 품질보다는 편한 서비스를 택하

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거래를 선택한다.

배달 삼겹살은 전문매장에서 직접 구워서 먹는 것과는 분명한 맛과 품질의 차이

가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삼겹살이 먹고 싶은데 배달시켜 먹어야 할 수

▲ 배달삼겹 돼지되지 공식 블로그 사진

【blog.naver.com/deliverypig/22134051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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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야채 준비, 불판 준비, 설거지 문제, 냄새 문제, 외출이 어

려운 개인사정 등 배달 서비스가 꼭 필요한 소비자는 음식의 맛보다는 서비스의 편리함

을 선택한다.

현재 배달 삼겹살 대부분의 재료는 수입 삼겹살이 쓰이고 있다. 물론 한돈 사용을 차

별화 포인트로 삼고 영업을 하는 배달 삼겹살 업체도 있지만, 수입 삼겹살과 가격 차이

가 많이 나서 배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에는 한돈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

이 현실이다.

4. 한돈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근래 모든 사업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제조업체 간의 품질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돈농가 경영자들과 만나보면 요즘은 사료의 품질

차이가 예전같이 뚜렷하지 않다고 한다. 프리미엄 사료와 일반 사료를 사용했을 때 생

산된 고기의 맛과 품질 또한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사료회사들이 농장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점점 발전하고 정교해

지고 있는지 모른다.

축산유통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내산 냉장 돼지고기와 수입 냉동 돼지고

기를 잘 해동한 고기를 구워서 블라인드 맛 테스트를 했는데, 전문가도 그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웠다는 에피소드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많은

양의 고기를 소비하는 구이 전문점이나 배달 삼겹살 식당에서 불경기를 이유로 한돈 대

신 가격이 싼 수입산 돼지고기 사용을 늘려 간다면 한돈의 입지는 좁아질지 모른다.

국산 축산물 소비를 유도하는 애국심 마케팅은 오래도록 지속되기는 힘든 캠페인이

될지도 모른다. 품질에는 만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

방을 지키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국내 시장의 소고기 자급률은 2016년 기준 38.9%

까지 하락하였다. 한돈의 경우 소고기에 비해 자급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는 하지

만 외식산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거시적인 현상을 주목해 봐야 한다. 현재 구매자가

느끼는 한돈의 가격 경쟁력은 과연 어떠한지 주변의 소비자 의견을 들어 보자.

5. 소비자는 어떤 가치에 주목하는가?

한돈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본인은 이베리코

가 막 유통되기 시작할 무렵 축산도매업을 하는 지인들과 이베리코 전문점에 들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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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지인들에게 사전에 스페인산 수입 돼

지고기라는 것 이외의 정보를 주지 않았고

맛을 보자고 했다. 동반자 다수는 별로 특

별할 것 없는 수입 냉동 돼지고기의 맛이라

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베리코라는 흑돼지

고기는 하몽을 만드는 돼지고기이고, 세계

4대 진미라고 알려져 있고, 도토리로 키워

낸다는 정보를 주었다. 오히려 고기를 잘

아는 지인들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그래도 수입 냉동 돼지고기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인 대중은 최근 몇 년

간 외식시장에서 이베리코 돼지고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다. 소비자

들은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가진 이야기에 주목했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스토리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세계 4대 진미, 하몽, 도토리, 걸어 다니는

올리브나무 등 기존에 듣지 못하던 돼지고기에 대한 스토리와 미식 경험을 소비자

들은 원했던 것이다.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가치를 부여했다. 과거에 생산자들이 소비자

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삼원교잡이나 사원교잡에 대한 이야기는 소비자에게 전달

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파생되는 소비자 가치를 부각하기도 힘들었다.

현재 시장에는 스토리를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많다. 누구나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렇게 주장처럼 쉬울까? 진정성과 사실에 기반한 제대로

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마치 흥행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다.

성공한 스토리는 몇 안 되지만, 그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사라져 간 몇 배나 되는

시도들이 많다.

그러한 의미에서 대량 소비시장에서 소외된 어려움을 겪어 내고, 현재 선전하고

있는 버크셔K의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공하지 못한 시도에 대

해서 그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별화되지 않고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빠진 공허한 스토리텔링 시도는 설득력

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브랜드가 시장에 나와 있지만, 세련된 소

비자들의 눈높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제품과 그에 걸맞은 스토리는 별로 없는지도

모른다.

▲ 제이제이미트 홈페이지 사진 【jjmeat.co.kr/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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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식품 배송 서비스

최근 식품이나 식자재를 인터넷으로 유통하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배

송 인프라가 촘촘하게 잘 깔려 있는 국내 배송시장의 특성을 이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

도 인기를 얻고 있다. 손쉬운 식사 준비를 위한 재료를 다듬어서 보내 주는 밀키트 서

비스를 제공하는 ‘프레시지’, 수산물을 현지에서 보내주고 당일배송도 하는 ‘얌테이블’,

주문 당일 회를 집까지 배송해 주는 ‘오늘회’, 프리미엄 반찬을 배송하는 ‘집반찬연구

소’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소비자에게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서비스는 ‘마켓컬리’이다. 주로 프리미엄 식자재

를 판매하는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수도권 지역에는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문 앞에 도착한다. 사업 초창기 마켓컬리의 매출 견인차는 다름 아닌 마장동 한우브랜

드인 ‘본앤브레드’였다. 컬리로부터 촉발된 새벽 배송 시장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수익성과 잠재력이 증명되어 후발주자들이

가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새벽 배송 시장의 규모는 4,000

억원대로 추산된다고 한다. 백화점 중에

서 현대백화점이 최초로 지난 7월 새벽 배

송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소셜커머스 업계

에서는 ‘티몬’이 슈퍼마트 당일 예약 배송을

실시 중이며, 쿠팡은 최근 로켓프레시를 론

칭했고,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시는 새벽

베이커리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롯

데슈퍼는 수도권 김포, 시흥, 광주까지 서

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마트에서 제공하는

식재료 배달 매출에서 축산 제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7. 축산물 전문판매 및 배송 서비스 현황

‘축산물 B2C 서비스’는 초신선 콘셉트를 강조한 돼지고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스

타트업인 ‘정육각’을 필두로 B2C 및 B2B 당일 배송 서비스를 표방하는 ‘육그램’이 있

다. ‘푸드장’은 반조리 축산식품 및 캠핑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하

▲ 새벽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 홈페이지 사진

【www.kurly.com/shop/board/view.

php?id=notice&no=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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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고, ‘미트아울렛’은 수입육에 특화된 매출이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자체 돼

지고기 브랜드와 수입육으로 프랜차이즈 본사 대상 B2B에 특화된 ‘우리미트넷’은

작년에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국내 축산물 B2C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 메이저급으로 분류될 만

한 대표 업체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브랜드 차별화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수

요가 크지 않고 서비스 또한 대동소이하여 아직 시장 개발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국산 축산물에 대한 홍보는 주로 유명인 모델을 쓰면서

TV를 통해 정해진 예산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형태로 단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실질적인 홍보 효과나 정보전달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미지수이다. 한돈을 국산 돼

지고기의 통칭이 아닌 돼지고기의 한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간의 노력이 초점이 없었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8. 소비자 지향의 해외 축산물 유통 사례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 인근에 자리 잡은 ‘부처박스(Butcherbox)’는 매월 필요

한 고기를 정기적으로 보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

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미리 정해진 금액 한도 내에서 보내 주는 서비스인

데, 다양한 부위를 스킨포장하여 보내 주

고 있다. 용도별·부위별 설명을 첨부하

여 소비자의 편익을 더해 주고 있다.

영국의 ‘EBLEX’라는 단체는 정육점이

나 농장이 축산제품 마케팅을 할 수 있도

록 교재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유

통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의 ‘NewYorkPork’라는 생산자단

체는 돼지고기에 대한 조리법을 알리고

교육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요리 사

진이 먼저 나오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소

비자 지향의 자세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미국 ‘월마트’의 정육코너도 엽서 크기

의 레시피 카드를 비치하여 소비자들이 ▲ Butcherbox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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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월호 243

어떤 고기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알려 주고 판매한다.

일본의 정육점에서는 요리 방법별로 필요한 기본 중량표를 붙여 놓아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다. 다양한 해외의 유통 사례를 연구하여 참고하면 마케팅과 유통에 도

움이 될 것이다.

9. 소비자에게 먼저 제안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컨시어지’란 호텔 안내는 물론이고 여행, 쇼핑 등 투숙객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러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일반 기업의 마케팅에 접목된 것

을 컨시어지 마케팅이라고 한다.

국내의 생산자 단체도 정육점이나 마트의 고기코너에서 해외의 사례처럼 레시피

카드나 새로운 요리 제안과 한돈에 대한 소비 촉진 활동을 통해 수입제품과의 경쟁

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뼈등심 커팅 등 소비자의 숨은 욕구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자

는 소량이라 무시하거나 제대로 된 대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새로

운 트렌드의 커팅 방법도 공유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 몰라서 소비하지 못했던 부위와 요리법을 선제적으로 확산시키면 좋겠

다. 그러나 현실은 소비자가 원하는 용도를 구이용, 찜용, 국거리용, 장조림용, 카

레용이라고 먼저 이야기하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대부분의 판매 이벤트가 가격 할인에 집중되어 있고, 한돈의 우수성을 홍보

하는 마케팅 또한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해외 축산 마케팅 사례

를 참고하여 우리 현실에 맞는 컨시어지 마케팅을 개발하여 진행한다면 소비자와

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야키니쿠 식당들이 연합하여 매월 29일을 니쿠(고기)의 날로 홍보하

며, 공동 프로모션을 펼치며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행사가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고기 소비를 제안하는 일은 판매 일선에 있는 유통사업

자의 일만은 아니다. 한돈 생산단체의 장기적인 마케팅 노력이나 주기적인 프로모

션이 있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연중 생산되는데, 삼삼데이 하루 외에 소비자가 인식하는 한돈 이벤

트는 없는 것 같다. 지금은 한돈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 제안을 하기 위

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먼저 제안할 일을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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