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6
Journal of the Korea Academia-Industrial cooperation Society Vol. 13, No. 1 pp. 425-430, 2012 http://dx.doi.org/10.5762/KAIS.2012.13.1.425 425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이승용 1* 1 목원대학교 건축학부 The Changes of Architectural Design Concept by the Paradigm of Modern Physics Seung-Yong Lee 1* 1 Division of Architecture, Mokwon University 물리학의 이론들은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이론들은 건축에도 영향을 주었다. 본 연구에서는 물리학의 사고가 건축 디자인에 영향을 준 내용을 고찰하고, 상호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연구 내 용을 보면 입자 중심의 사고인 고전물리학은 19세기 초반의 건축에서 균질공간으로 나타나고, 건축의 특징은 절대 공 간 속에서 장소와 관계없이 기하학적이고 건물에 제한된 내용으로 이해하고 세워졌다. 반면 현대 건축은 현대물리학 의 장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상대성 이론 등의 사고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이 영역성, 상호성 및 시간성 등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것의 영향으로 다양하고 비정형 등의 내용으로 건축이 세워지고 있다. 연구 를 통해 건축과 물리학의 사고는 상호 연관이 있으며, 현대건축의 디자인에 나타나는 건축적 사고는 현대물리학의 이 론에서 보여 지고 있는 패러다임 내용이 적용된 것을 알 수 있다. Abstract By the theories of the physics, the phenomena in the world are understood. And also these theories gave the influence to design the architecture. In this research, the contents which the thought of the physics gives a influence a building design is considered, and try to suggest the interrelation between the physics and architectural design. As the result, the architectural design on the influence of classical physics is based on the homogeneous space and the design focus on the style or form of the building with a geometry plan which is not concerned of the place. On the other hand, contemporary architectural design is based on the thought of the modern physics. By this concepts, the architecture is understood as the area contain the conditions of the circumstance and by interaction between buildings and the environment and by various viewpoints like cubism. And the architecture which is settled recently is shown of the diversity and atypical form. Key Words : Physics, Homogeneous, Modern Physics, Area, Interaction, Various Viewpoint * 교신저자 : 이승용([email protected]) 접수일 111102수정일 111124게재확정일 1201051. 서론 근대건축에 있어 고전물리학의 영향은 지대하였다. 1920년대 까지는 균질공간이 출현했고 그 결과 데카르 , 뉴턴의 사고방식처럼, 건축에서 의미의 상징이었던 장식이 급격히 사라져 버리고 보편적이고 균질한 건축개 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건축과 도시 등을 이해하는 경향이 전체에서 부분으로 해체되어 감을 볼 수 있다. 느 부분을 보더라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그 부 분을 설명하는 것이 전체를 설명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1] 이와 같이 20세기의 근대건축은 고전물리학에서의 세계관에 의한 나타난 많은 환상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서구의 기능과 미학의 기준을 가지고 건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인간중심 및 건물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하 는 이원론적 사고가 지배적이었으며, 전체적인 의미에서 건축설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건물이 주변과 분리되어 중 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미로 건축행위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고전물리학의 시각은 현대물

Upload: others

Post on 26-Jan-2020

4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Journal of the Korea Academia-Industrial

cooperation Society

Vol. 13, No. 1 pp. 425-430, 2012

http://dx.doi.org/10.5762/KAIS.2012.13.1.425

425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이승용1*1목원대학교 건축학부

The Changes of Architectural Design Concept

by the Paradigm of Modern Physics

Seung-Yong Lee1*

1Division of Architecture, Mokwon University

요 약 물리학의 이론들은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접한 관계가 있다. 이 이론들은 건축에도 영향을 주었다.

본 연구에서는 물리학의 사고가 건축 디자인에 영향을 준 내용을 고찰하고, 상호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연구 내용을 보면 입자 중심의 사고인 고전물리학은 19세기 초반의 건축에서 균질공간으로 나타나고, 건축의 특징은 절대 공간 속에서 장소와 관계없이 기하학적이고 건물에 제한된 내용으로 이해하고 세워졌다. 반면 현대 건축은 현대물리학의 장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상대성 이론 등의 사고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이 영역성, 상호성 및 시간성 등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것의 영향으로 다양하고 비정형 등의 내용으로 건축이 세워지고 있다. 연구를 통해 건축과 물리학의 사고는 상호 연관이 있으며, 현대건축의 디자인에 나타나는 건축적 사고는 현대물리학의 이론에서 보여 지고 있는 패러다임 내용이 적용된 것을 알 수 있다.

Abstract By the theories of the physics, the phenomena in the world are understood. And also these theories gave the influence to design the architecture. In this research, the contents which the thought of the physics gives a influence a building design is considered, and try to suggest the interrelation between the physics and architectural design. As the result, the architectural design on the influence of classical physics is based on the homogeneous space and the design focus on the style or form of the building with a geometry plan which is not concerned of the place. On the other hand, contemporary architectural design is based on the thought of the modern physics. By this concepts, the architecture is understood as the area contain the conditions of the circumstance and by interaction between buildings and the environment and by various viewpoints like cubism. And the architecture which is settled recently is shown of the diversity and atypical form.

Key Words : Physics, Homogeneous, Modern Physics, Area, Interaction, Various Viewpoint

*교신저자 : 이승용([email protected])접수일 11년 11월 02일 수정일 11년 11월 24일 게재확정일 12년 01월 05일

1. 서론

근대건축에 있어 고전물리학의 영향은 지대하였다. 1920년대 까지는 균질공간이 출현했고 그 결과 데카르트, 뉴턴의 사고방식처럼, 건축에서 의미의 상징이었던 장식이 급격히 사라져 버리고 보편적이고 균질한 건축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건축과 도시 등을 이해하는 경향이 전체에서 부분으로 해체되어 감을 볼 수 있다.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그 부

분을 설명하는 것이 전체를 설명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1] 이와 같이 20세기의 근대건축은 고전물리학에서의 세계관에 의한 나타난 많은 환상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서구의 기능과 미학의 기준을 가지고 건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인간중심 및 건물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이원론적 사고가 지배적이었으며, 전체적인 의미에서 건축설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건물이 주변과 분리되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미로 건축행위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고전물리학의 시각은 현대물

Page 2: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제13권 제1호, 2012

426

리학에 의해 대치되고 있다. 또 하나의 과학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뉴턴의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의해 대치된 사실은 같은 자연 현상에 대한 인간의 관점이 변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뉴턴의 역학보다 더 많은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고, 그러한 사실은 그 이론이 자연 현상을 보다 더 정확히 표상해 주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2]

물리학에서 사고의 관점이 변한 것과 같이 건축을 이해하는 관점도 변하고 있다. 특히 과학에서 나타난 시공간 개념은 예술계 및 건축가에게도 영향을 미쳐 건축에서도 이러한 시공간 개념이 나타난다.[3] 그리고 현대건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은 현대물리학의 시공간 개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이것은 시대정신 하에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들이다. 본 연구에서는 현대 물리학의 시공간 개념을 고찰하고 이 개념이 현대 건축 디자인에 적용된 내용을 고찰하여 현대 건축에서 디자인의 방향을 정립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은 현대물리학의 시공간 개념을 물리학의 사고 변화의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 이러한 현대물리학의 개념을 기초로 한 건축에서의 관점을 고찰한다. 그리고 이 개념이 건축에 적용된 내용을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2. 물리학의 변천과 특성

2.1 근대과학의 출현

서양철학은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의 철학은 다양한 학문분과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철학에서는 자연과학의 물음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플라톤은 이데아론을 통해 세계를 설명하고, 자연현상을 기하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의 사물들이 질료와 형상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자연현상을 탐구했으며 우주와 운동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중세는 기독교의 가치에 의해 지배받게 되었고 신앙을 뒷받침해주는 도구로 변질되었다. 이후 르네상스시대에 인간의 이성이 다시 복권되면서 새로운 진리관이 등장하였고, 이것은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근대과학은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된다. 그가 제시한 지동설은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하여 관찰을 통해 증명하려고 했던 갈릴레이와 당시의 수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을 발전시켰다. 새로운 과

학이론들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과학적 방법으로 경험적 방법과 이성적 방법을 채택하게 되었다. 베이컨은 관찰과 실험의 방법인 경험론이라고 주장하였고, 데카르트는 추론과 연역의 방법인 합리론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성에 대한 믿음이 이후의 근대적인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2 고전물리학의 특징

이러한 물리학의 발전은 뉴턴에 의해 완성되었다. 갈릴레이 이후 실험에 의한 검증 등의 방법을 통해 근대적인 새로운 자연 인식의 방법을 수립하였으며, 뉴턴은 대자연 전체를 요약하고 보편화 할 수 있는 단순한 수식을 찾는데 성공하였다. 뉴턴의 우주는 정확한 수학 법칙에 따라 작용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기계적 조직이었고, 그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물리적 현상과는 관계가 없는 빈 그릇인 절대 공간이며, 이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 속에서 움직이는 요소들은 물질의 입자들이다. 그리고 모든 물리적 현상은 상호 인력, 즉 중력에 의해 야기되는 입자의 운동으로 환원된다. 이것으로 우주대자연은 텅 빈 공간 속에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돌덩어리 별들의 구조물로 변모했다.

뉴턴의 운동법칙은 ‘힘’의 논리가 중심이 된다. 힘이란 운동 상태를 변화하게 하는 원인이며, 이때 힘은 상호간에 접촉에 의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제로 되어 있다. 실제로 기계적인 힘의 작용은 모두 접촉에 의해 전달된다. 또한 이것은 물체가 정지해 있다면 외부로부터 어떤 원인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는 한 결코 저절로는 움직이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뉴턴의 법칙에서의 관점이 물질과 물질의 접촉에 의해서만 힘이 전달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물질과 물질사이의 공간에 대해서는 비어있고 물리현상에 직접적으로 작용을 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2.3 현대물리학의 특성

2.3.1 뉴턴물리학의 한계

19세기 말에 이르러 뉴턴의 역학은 자연 현상의 기본적 이론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다. 맥스웰(Maxwell)의 전기 역학과 전기력의 발견으로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특정한 작용을 일으키는 일회적 힘 말고, 모든 공간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힘의 장(field of force)'이라는 새 개념이 도입되었다. 즉 ‘장’이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물리적 실체라는 것은 뉴턴 물리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과 대치되는 개념인 것이다.[4]

Page 3: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427

2.3.2 현대물리학의 이론 고찰

1) 장이론공간의 어떤 영역에 걸쳐 분포해 있는 물리량을 통틀

어 생각하는 것이 장이다. 물리학에서의 장은 시공간 내에서 관찰 가능한 어떤 양의 연속적인 분포로 정의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은 입자에 관하여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였다. 공간이 더 이상 비어있지 않으며, 입자들과 공간 사이의 뚜렷한 구별은 사라지고 진공은 아주 중요한 역학적 양으로서 인정받게 되었다. 입자의 개념이 사라지고 에너지의 개념이 들어오고, 에너지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상호관계를 가지고 작용하는 전체의 장으로서의 현상을 파악하는 장이론이 성립되었다.

장이론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과 결합되어 발전하게 된다. 여기서 양자장 즉 양자 또는 입자들의 형태를 취할 수 있는 장의 개념이 성립한다. 양자장은 근본적으로 물리적 실체로 여겨지며 공간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연속적인 매체로 여겨진다. 소립자들은 단지 그 장의 국부적인 응결에 불과하다.[5]

2) 양자역학아원자적 단계에서 고전 물리학의 견고한 물체는 파동

과 같은 확률 모형들로 분해되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모형들은 상호 연관의 확률을 나타낸다. 원자 물리학에 있어서 관찰의 과정을 주의 깊게 분석해 본다면 아원자적 입자는 독립된 실체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험의 준비와 그 다음의 측정 사이에 있는 상호 연관으로서만 단지 이해될 수 있다. 물질을 뚫고 들어가 보면 볼수록 자연은 어떤 독립된 기본적인 구성체를 보여 주지 않고 오히려 전체의 여러 부분들 사이에 있는 복잡한 그물(망)의 관계로서 나타난다. 이러한 관계들은 그 본질적인 면에서 관찰자를 포함한다. 그리하여 현대물리학에서 우주는 본질적으로 항상 관찰자를 포함하는 역동적이며 불가분의 전체로서 체험된다.[6]

3) 상대성 이론아인슈타인이 만든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

을 통틀어 상대성이론이라 부른다. 상대성이론은 자연법칙이 관성계에 대해 불변하고, 시간과 공간이 관측자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이론이다.

1905년 발표된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시간 간격의 측정은 그 측정을 행하는 기준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기준틀에서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다르다. 1916년 발표된 일반상대성이론은 상대방에 대해 서로 가속도 운동하는 기준틀로 확장하여 설명한다. 일반상대성 원리에 의하면 시공간이 중력

에 의해 변화된다. 중력이 강한 곳의 시간은 중력이 약한 곳에 있는 시간보다 느리다.

이와 같이 물리학은 현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현대물리학은 장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상대성 이론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으며, 이것은 사회 전반적인 시각에 영향을 주었다. 공간이 의미가 있으며, 관찰 상황에 따라 이해되어야 하며, 또한 상대성 이론에 의하여 아원자적 소립자는 공간성과 시간성을 갖고 있는 역동적인 모형으로 이해하였다.

3. 현대물리학에 의한 공간의 관점 변화

3.1 고전물리학에서의 시공간개념

현재까지도 일상적인 경험을 쉽게 도상화하기에 매우 유용한 유클리드 기하학은 공간의 성격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정리이다.

데모크리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간은 무한한 것, 시간은 영원하고 지속적이고도 균일한 흐름 속에 있다고 보았다.

중세에 와서도 공간은 무한한 것이라는 믿음이 지속되었다. 근세는 역학의 성과에 기초한 과학적인 공간 개념이 대두되었다. 갈릴레이는 임의의 관성계 속에서 일어나는 공간과 시간의 균질성을 확립하였다. 이후 데카르트는 공간과 물질을 동일시하는 주장을 펼쳤다.

뉴턴은 공간과 시간은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며 절대적 구조를 지닌 것이라고 파악하였다. 따라서 공간은 물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물질의 성질에도 속하지 않는 것으로 물 체계의 운동이 진행되는 무한하고 균질적인 그릇이며, 어떠한 물리적 성질 없이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성격만을 갖는 것이다. 시간에 대해서는 일정하고 순수한 지속으로서 물질세계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일차원적이며 연속적이며 전체 우주를 통해 균일성과 비가역성을 지니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시기의 주된 믿음이었던 물질세계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본 전제하에서 뉴턴은 시간과 공간이 서로 독립적인 실재로서 물질과는 아무런 관련을 맺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이다.

3.2 현대물리학에서의 시공간개념

3.2.1 장이론과 시공간개념

장개념의 도입으로 입자와 공간이 구별되지 않는다. 그리고 공간은 어떠한 성격이 담겨져 있는 것이며 실체

Page 4: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제13권 제1호, 2012

428

인 것이다. 입자는 이러한 성격이 응결되어 있는 것이고, 공간은 그 성격이 산란되어 퍼져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입자와 공간은 입자장으로 통일된다. 즉 일반적으로 비어있고 물체와는 별개의 것으로 이해가 되어 온 공간이 물체와 함께 고려되어 장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응결과 산란으로 구성되어 있는 입자장에서 공간은 장으로서 입자를 중심으로 등위면을 구성하며 퍼지는 영역적 특성이 있다. 그리고 그 영역은 입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입자의 크기와 세기에 비례해서 규정된다.[7]

3.2.2 양자역학과 시공간개념

고전물리학에서는 결과물이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이 표출되는 것으로 어느 곳,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변 및 환경과 관계없이 일정하다고 이해하였다. 양자역학에서는 현상 또는 사물의 이해가 준비과정과 관찰 상황으로 이루어지며, 준비과정과 관찰 상황이 다르면 그 결과도 다르게 이해된다. 결국 현상 또는 사물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며, 그 다양성은 각각의 상호 연결로 구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역학에서의 공간은 주변 환경과 상호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서 공간의 특징은 다양성과 관계성으로 이해된다.

한편 이러한 공간의 구조는 망구조로 이해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결과물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도입할 수 있는 공간 형상이다.

3.2.3 상대성 이론과 시공간개념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공간개념은 균질한 공간 속에 물질이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유동성이 있다는 것과 공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 공간은 일종의 구부러진 공간으로서 유한한 공간이다. 중력장 개념에서 이미 유클리드 기하학의 한계가 나타났고, 물질과 공간, 시간과의 관계에 대한 견해에 있어서 비유클리드 기하학과 상대성 이론에 의해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바뀌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지구의 존재에 의해 공간자체가 구부러져 있다는 기하학적인 표현이 되며, 동시에 시간의 왜곡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물체는 주위 시공의 왜곡을 야기하고, 그 왜곡은 물체의 운동을 규정하는 시공과 물질의 역동적인 기하학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체가 절대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시공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 보는 장소에 따라 사물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리고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도 이전에 보여 지지 않았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에 관하여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상에 살펴본 것과 같이 현대물리학에서 논의되고 이론에 의해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였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 1] 현대물리학에서의 공간개념 특성[Table 1] The Characteristic of Space in Modern Physics

이론 내용 특성 비고

장이론공간과 사물의 구분되지 않음 입자장에

의한 영역일체성,영역성

양자역학

상호 연결된 과정에서의 현상

이해관계로

조직되어있는 망구조

다양성,상호성

상대성 이론

관찰자의 위치,

시간에 따라 사물의 모습은

다양함비유클리드 기하학 구조

시간성,장소성

4. 건축에 현대물리학의 공간개념 적용

4.1 건축의 관점 변화

20세기 전반의 서구의 건축 개념은 이성적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기능과 합리성을 필두로 하여 절대공간과 보편적이고 균질한 건축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은 기하학적 공간을 만들고, 국제적인 건축과 균질한 공간을 주장하게 되었다.

현대물리학에서 논의되는 공간개념으로 건축을 이해하는 방식도 변하였다. 장이론을 통해 건축은 건축물은 주변 공간과 분리하지 않고 영역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양자역학에서 건축물을 주변의 환경 및 건축물 등과 상호 연계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건축을 상황에 의해 연계한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상대성이론에서 보여 지는 시공간의 개념에 의하여 공간도 물체와 같은 변형이 되며, 이것은 곧 역동적인 형상을 이끌어내었다.

이러한 과학으로부터의 새로운 시각은 디자인에서도 새로운 시각을 이끌어냈으며, 일부 현대건축의 동향에서 표현되고 있다.[8]

4.2 건축에서의 현대물리학 공간개념 적용

4.2.1 연속적인 장으로서 데이터스케이프

MVRDV는 현대도시를 메타시티(metacity)로 보았다.

Page 5: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429

[그림 2] 휘트니미술관 증축[Fig. 2] Whitney Museum

Extension

더욱 확장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메타시티의 특성은 연속적이며 거대한 연결체로서 통계적 기술에 기반을 둔 숫자와 데이터만이 파악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하고, 데이터를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와 같이 현대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들은 숨겨진 논리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건축을 제약하는 요소들을 수치나 정보로 파악하고, 이러한 논리적 배경인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스케이프(Datascape)로 이해한다.[9]

데이터스케이프에서 데이터는 건축 이외에 인문․사회적 요소들 모두를 포함하며, 건축 또는 도시계획 등 형상화되어 나타나는 것 이면에는 이러한 요소들의 작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가 형상화하는 데이터스케이프는 데이터들과 이것들의 연속적인 장, 즉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10]

[그림 1] Villa VPRO : 공간조직체[Fig. 1] Villa VPRO : Spatial Organization

4.2.2 양자역학과 리좀적 구조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는 렘 콜하스의 중요한 건축적 개념으로 나타난다. 이질적인 각각의 프로그램을 병치하거나 가변적으로 설정하여 각각의 정보들의 변화에 따라 비선형적방식으로 형태발생이 일어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것은 불확정성으로 현실의 유동성에 따라 혼돈 속에서 비가역적 과정으로

형태가 발생되는 진화적 과정을 표현하게 된다. 콜하스의

작품에서 이러한 불확정성 원리에서 형태가 형성되는 과정이 표현되는 것이 리좀(Rhizome)적 구조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중심이 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열리고, 접속되는 항이 변함에 따라 가변적으로 변하는 가변적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리좀은 무한한 연결과 다양한 차이들의 생성을 만드는 구조이다. 이 개념을 기반으로 하여 콜하스는 하나의 건물 내에 무수히 많은 방식의 동선과 이동방식을 리좀의 형태와 같이 무작위적으로 연결시킨다. 이러한 구성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외형의 형태보다 행위의 흐름과 이에 따른 각각의 독립적인 순환체계 등 하나의 공간 속에 다양한 요소와 기능을 담는다. 그리고 외부형태의 디자인은 내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감싸는 기본적 외피로서 역할을 하며, 더불어 외피에 일련의 흥미를 더해주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한다.[11]

4.2.3 상대성 개념과 역동적 건축

상대성 이론의 공간개념을 통해 어떠한 이미지를 하나의 단일한 시점에서 해방되어 다양한 시점을 보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그 대상자의 다양성을 이해한다. 대상자는 지각과는 상관없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2차원의 캔버스에 고정되어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컴퓨터로 양산된 비물질화 된 정보이다.[12] 건축가들은 역동적인 유영의 시간과 공간이 건축물의 실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이미지 창출은 건축표면에 사용되는 재료의 선택에 의하여 나타나게 된다. 특히 게리는 노출된 기둥, 칠해지지 않은 벽체들, 쉽게 철거 가능한 얼기설기 얽힌 철망들을 가지고 마치 건축공사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외관을 구성하고 있다. 이것은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 실재의 안정성을 해체하여 건축의 움직임을 부여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5. 결론

현대물리학은 현상을 이해하는 시각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그 공간개념은 현대건축의 디자인 개념을 정립하고 설계에 적용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물리학의 장이론을 통해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포함하는 영역으로 이해하는 것과 이에 따른 데이터스케이프의 네트워크로서 장을 적용하였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에서 건축의 이해 및 설계는 과정 중심적 디자인으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상대성 개념을 통해 장소와 시간에 따른 공간과 건축물의 변화율을 고려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공간개념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산업 기술의 발전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컴퓨터의 활용

Page 6: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개념 변화 The Changes of …jkais99.org/journal/v13n1/55/463c/463c.pdf ·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의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제13권 제1호, 2012

430

이 단순히 도면을 그리기 위한 작업에 그치지 않고 사고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이에 병행해서 현대의 건축시공 기술과 장비 등의 발전도 병행해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현대물리학의 공간개념을 응용한 건축 디자인 개념은 기존의 건축 디자인 개념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고 과정을 제안하였으며, 이러한 건축 공간 개념이 구체적인 건축물로 실현되었다. 그러나 물리학의 사고를 건축적으로 적용하는데 있어 논리 전개가 자의적인 부분이 있으며, 또한 구현을 위하여 시공의 기술적 측면이 보완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References

[1] Kim, Byung Yoon, Jin, Kyung Don, "Dialogue Between Contemporary Architecture and Physics", pp. 17-28, Spacetime, 2000.

[2] Park, Yimoon, "What is the Philosophy of Science, pp43~44, Minumsa, 1993.

[3] Lee, Yeon Kyung, “A Study on S. Giedion’s View of Time in Modern Architecture in His Book, Space, Time and Architecture”, Yonsei Univ. Master's thesis, pp.4~5, 2004.

[4] Kim, Jaehee, "Stroll in the New Science", pp51~52, Gimmyoung Publisher, 1994.

[5] Research Council for New Sciece, The Movement of New Science, Pumyangsa, p247, 1986.

[6] F. Capra, "The Tao of Physics", Lee, Sungbum translation, p87, Pumyangsa, 1997.

[7] Kim, Sung Woo, Lee, Seung Yong, The Possibility of Architectural Field Concept and the Understanding of Field in Architecture based on Field Theory,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p11-18, 2003. 5.

[8] Lee, Seung Yong, The Possibility of Application of the Architectural Field Concept to the Design of the Contemporary Architecture,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136, 2011. 9.

[9] Park, Young-Kyung, A Study on analyzing the space of Villa VPRO used datascape design strategy, Journal of the Korean Institute of Interior Design, p152, 2004,6.

[10] Song, Jin Uk, A Study on Architecture Method of Program Organization in the Contemporary Architecture, The professional Graduate School of Techno Design of Kookmin University, p33, 2004.

[11] Kim, Wongap, "The Architecture of Rem Koolhass", Spacetime, 2008.

[12] Jung, Inha, "Contemporary Architecture and Non-Representation", Acanet, p156, 2006.

이 승 용(Seung-Yong Lee) [정회원]

• 1988년 2월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원 건축공학과 (공학석사)

• 2005년 8월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원 건축공학과 (공학박사)

• 1997년 3월 ~ 2002년 2월 : 건양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 2002년 3월 ~ 현재 : 목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관심분야>건축계획, 건축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