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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ihs.korea.ac.kr · 2017-03-24 · 2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Ø ÄÅ J ÒÙÚÀÛTn ÜnÁ-H rtAÝ ÞÓ Î,rßTUrtAÝ JEÌÍà=A n IJ

판관부인에서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

권미선

단독/ 경희대학교

Kwon, Misun(2015), Free Indirect Discourse and Free Direct Discourse

for the Inner Description of Characters in La Regenta, The KoreanJ ournal of Hispanic Studies, 8(2), 1-21.

In this study, we intend to analyze the free indirect discourse and free

direct discourse used in direct description of characters in La Regenta. Thetechnique of free discourses allows Clarín to look into the inner world of the

characters, expressing their thoughts and reflections. For Clarín, the author is

someone who is able to see better what happens inside the mind of the

character than the character himself. The author is omniscient in this case so

that the reader will see everything through the eyes of the writer. The

narrator is above the characters he creates. Therefore, the narrator has the

best perspective, a more extensive field of vision than his characters. And

these views suggest that this use of free discourses almost completes

impersonality and acquires the greatest possible objectivity and reality with an

intense feeling of truth. Besides the omniscient perspective, the narrator takes

on an ‘eco’ aspect, in which the narrator sinks into the character so that it

becomes a mere echo of his feelings, thoughts and words. And these

perspectives are changed and altered at all times, creating two different types

of language. With the use of free discourses, Clarín shows great knowledge of

human psychology.

Key Words: Narrator’s voice/ Character’s voice/ Narrative ambiguity

권미선(2015), 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8(2), 1-21.본 연구에서는 스페인 자연주의 소설로 평가받는 판관부인에서 작가 끌라린

이 보다 직접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해 사용한 자유간접화법

과 자유직접화법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끌라린은 이러한 자유화법을 통해 전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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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인 사실주의 소설에서 주로 사용되던 ‘말하기와 듣기’ 중심의 전지적 서술자에서

인물의 체험과 내면세계를 직접 전달하는 전지적 서술자로, 보다 근대적인 서사기

법으로 발전시켰다 할 수 있다. 마담 보바리에서 플로베르는 다음성적 특징을

지닌 자유간접화법을 통해 인물의 내면세계를 심도있게 표현했으며, 플로베르에게

서 문학적 영향을 받은 끌라린 또한 판관부인에서 이러한 자유간접화법을 시도했다. 끌라린은 이러한 자유간접화법을 ‘잠정적 문체’ 또는 ‘의식에 매몰된 언어’라

고 설명했으며, 그와 함께 대화나 내적독백과 같이 인물의 개인적인 목소리를 발

화부호 없이 직접적으로 구사하는 자유직접화법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인물

의 내면 묘사와 심리 변화를 더욱 다양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했다.

주제어: 서술자의 목소리/ 인물의 목소리/ 서사의 모호성

1. 들어가기

끌라린(Clarín, Leopoldo Alas, 1852-1901)의 대표작 판관부인 La

Regenta은 타인의 왜곡된 시선에 사로잡힌 베뚜스따(Vetusta)라는 지방소도시의 위선적인 사회 분위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그런 사회에 속

한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내면묘사로 19세기 스페인 소설을 대표한다.

프랑스 자연주의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와 에밀 졸라

(Emile Zola)의 영향을 받은 스페인 자연주의 소설1)로도 평가받는 판관부인은 저속한 귀족계급과 탐욕에 찌든 성직자계급, 인간 본능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주변 환경에 대한 치밀한 묘사를 보여주었다.

19세기 중엽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에서 플로베르는 서술자의객관적 의견과 인물의 주관적 의식이 혼재하는 자유간접화법을 본격적으

로 사용하며 인물의 내면세계를 심도있게 표현했다. 여러 담화 유형이 섞

인 가운데 여러 목소리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다음성적 특징을 지닌 자유

간접화법은 텍스트 의미의 장을 확대하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다중적

1) 스페인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에 대한 논쟁은 188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자연주의 소설에 대한 정확한 정의보다는 자유간접화법의 사용을

본격화한 플로베르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연주의 소설로 정의를 내리는 바이다.

판관부인이 출판된 해인 1884년은 프랑스에서 도입된 자연주의 기법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었던 시기로 당시 거의 모든 소설가들의 관심이 자연주의에 집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할 수 있다(Óscar Barrero Pérez(1999), 55; Francisco Caudet Roca(1989),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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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3

이고 복합적인 메시지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며, 문학텍스트에서 문체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

끌라린은 이러한 자유간접화법을 ‘잠정적 문체(estilo latente)’ 또는 ‘의

식에 매몰된 언어(habla soterrada de la consciencia)’2)라고 설명하며 판관부인에서도 인물의 심리묘사에 사용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대화나 내적독백과 같이 인물의 개인적인 목소리를 발화부호 없이 직접적으로 구

사하는 자유직접화법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인물의 내면 묘사와 심

리 변화를 더욱 다양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끌라린은 당시 사실주의에서 널리 사용되던 전지적 서술자의

절대적인 목소리를 인물들에게 내주며 점차 억압적으로 작용하는 현실로

부터 소외되거나 그 현실에 종속되어 버린 인간의 갈등과 내면세계를 서

술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말하기와 듣기’ 중심의 전지적 서술자를 근간으로 하는 전통적 서사에

서 인물의 체험과 내면세계를 직접 전달하는 전지적 서술자로서의 근대

적인 서사기법으로 발전했으며, 이를 위해 자유간접화법과 자유직접화법

과 같은 자유화법을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판관부인에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 베뚜스따 사회가 요구하는 위선을 따르지

못해 결국 그 사회에서 처절하게 외면당하는 여주인공 아나의 내적 갈등

을 묘사하는데 사용된 자유화법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2. 내면묘사를 위한 다성성의 연출: 자유화법

서술자의 목소리는 화법 특징들에 의해 규정될 수 있는데, 작가는 간접

화법(Discurso Indirecto, DI)과 자유간접화법(Discurso Indirecto Libre,

DIL), 직접화법(Discurso Directo, DD)과 자유직접화법(Discurso Directo

Libre, DDL)과 같은 담화 유형에 따라 서사물을 표현할 수 있다. 직접화

법은 다른 발화행위의 말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발화체인 반면, 간접화법

은 그 의미차원에서만 전달담화로 간주할 수 있다. 직접화법과 간접화법

2) María Cruz Toledano García(1989),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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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에서 사용되는 화법의 도입구가 없이 전개되는 자유간접화법은 텍스트

내부에서 서술문과 자유간접화법을 단순히 형태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쉽

지 않다. 인물의 목소리가 서술자의 목소리보다 두드러진 경우에는 맥락

을 통해서 서술문과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서술자의 목소리가 인물의

목소리보다 두드러진 경우에는 서술문과 쉽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유간접화법의 발화주체를 파악하고 다음성적 모호성을 해석하는 역할

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다. 그리고 자유직접화법은 발화부호 없이 구어

체적 문체를 있는 그대로 옮겨, 직접화법의 담화시제, 즉 현재시제로 전

개된다. 자유직접화법 또한 다성성의 연출에 사용되지만 자유간접화법과

는 약간 다르게 전개된다. 자유직접화법이 서술자와 인물의 목소리가 완

전히 합쳐져 인물의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면, 자유간접화법에서는 서술

자와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섞이는 가운데 여전히 서술자의 목소리에 무

게가 실린다 할 수 있다.

DD: -Yo quiero a María.- él dijo.

DI: Él dijo que él quería a María.

DDL: Yo quiero a María.

DIL: Él quería a María.

이야기의 사실성과 객관성, 신빙성을 극대화하는 서사 전략을 구사하는

사실주의 소설에서는 ‘스토리 외적 이종 스토리 서술자’의 ‘제로 초점설정’

과 ‘3인칭 단순과거 시제’가 주로 사용된다.3) 19세기 사실주의 소설 대부

분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 할 수 있는 제로 초점설정에 치중되었다. 그

러나 19세기 말 끌라린과 갈도스는 사실주의에 입각해 현실을 있는 그대

3) 쥬네트의 서사담론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시점과 서술의 문제는 ‘누가 보는가’와 ‘누가 말하는가’의 혼란스러운 문제로, 한 텍스트 안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다양

한 담론의 층위가 형성될 수 있다. 시점은 서술자와 인물의 정보량에 따라 ‘제로 초점 설

정 focalización cero’, ‘내적 초점설정 focalización interna’, ‘외적 초점설정 focalización

externa’로 구분되어 설명되고, 텍스트 안에서 ‘서술하는 목소리’인 서술자는 서술자가 속

하는 서술의 층위, 즉 서술자가 스토리에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스토리 외적 서술자

(narrador extradiegético)’, ‘스토리 내적 서술자(narrador intradiegético)’, ‘메타스토리 서

술자(narrador metadiegético)’로 나뉘고, 스토리의 참여도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서술하는

‘동종 스토리 서술자(narrador homodiegético)’, 남의 스토리를 서술하는 ‘이종 스토리 서

술자(narrador heterodiegético)’로 나뉜다(Gérard Genette(1989), 307-315; 권미선(2012),

210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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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5

로 예술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그 현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적인

시각4)으로 재현하고자 하면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내적 초점설정을

강화했다. 전지적 서술자의 시점에 의한 객관적 사실주의는 현실성이 없

으므로 점차 주관적 사실주의에 의한 시야의 제한이 이야기의 사실성과

신빙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19세기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판관부인에서도 전지적 서술자의 등장이 일반적인 서사기법이지만 끌라린은

자신의 새로운 소설기법을 등장시켜 인물의 내면까지 들여다보고자 했다.

스탕달의 소설을 이미 근대 소설이라 명하면서도 특히나 최근 수십 년

간 이뤄진 소설의 형식적인 발전을 두고 근대소설이라 명하는 것은 문

학예술의 열려있는 육감과 같은 것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

은 인물의 의식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영혼에서 보여준 소설가의 내면

성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내면 연구를 통해[...] 몇몇 소설가들

은 시적 ‘깊이’를 이뤄냈다. 그리고 이러한 깊이는 그 어떤 시대의 예술

심리학도 도달하지 못한 것이었다.5)

이렇게 내면이 그려진 세계에서는 객체와 주체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

서 인물들이 속한 외면 세계와 내면세계가 분리되고, 서술자와 인물의 목

소리가 혼재해서 나타나게 된다. 즉 서술자의 객관적 의견과 인물의 주관

적 의식이 혼재하는 것이다. 작가들은 작품의 신빙성이 묘사의 현실성에

좌우된다고 인식했고, 이야기의 허구성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이야기의 신

빙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물들이 직접 말하는 것 같은 성격을 허구에 부

여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전지전능한 시점에서 보고하는 서술’에서 ‘인

물의 시점에서 묘사하는 서술’로 변화한 것이다.

판관부인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연출하는 자유화법을 통해

꿈과 추억, 독백과 같은, 당시로서는 근대적인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이와

함께 서술대상이 인물의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까지 그 외연이 확장되면

서 서술의 객관화와 함께 내면화도 요구되었다. 즉, 이야기의 신빙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물이 직접 말하는 것과 같은 고백의 성격이 허구에 부

여된 것이다. 소설 내에 독백을 적절히 삽입하여 인물의 내면의 흐름을

4) Julio Rodríguez Puértolas(2001), 1-11.

5) Leopoldo Alas(1892), 29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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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묘사함으로써 한 인물의 숨겨진 내면세계만을 드러내는 제한된 내부묘사

보다는 독자에게 독백 인물의 세계를 체험 가능케 하는 인물의 확장된

내면세계의 묘사까지 중요시한 것이다. 이러한 내적독백은 인물의 사고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물의 직접적인 경험이나 사고의 의식도 함께 보여

주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의식을 전달하는 독백은 서술자의 서술과 인물의 언술이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대화재현의 통사론적 구분에 따라 ‘직접내적독백

(monólogo interior directo)’과 ‘간접내적독백(monólogo interior

indirecto)’, ‘의식의 흐름(corriente de la consciencia)’으로 분류되며, 이는

문체 연구에서 자유직접화법과 자유간접화법이라고도 불린다. 직접내적독

백은 1인칭 현재시제의 서술로 인물의 의식의 흐름을 전하는 자유직접화

법과 일치하고 간접내적독백은 3인칭 불완료과거시제의 서술로 서술자와

인물의 목소리가 혼재하는 자유간접화법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자유

간접화법과 자유직접화법은 다성성의 연출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자유

간접화법은 서술자가 발화 주체로서의 근본적 힘을 강하게 가지고 있고,

자유직접화법은 인물의 목소리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고 할 수 있

다.

그리고 스페인 소설에서 자유화법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한 끌라

린의 경우에는 이러한 자유화법의 모호함을 줄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화법의 발화부호(-)와는 별개로 인용부호(“ ”)를 사용하여 자유

화법과 서술문을 구분하였다. 그러나 아나의 갈등이 고조되어 자유화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판관부인 2부에 가서는 이러한 인용부호 없이 서술문과 뒤섞여 본격적으로 자유화법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1. 자유직접화법

자유직접화법은 남의 말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옮기기보다는 구두점

을 규범 문법에 의거해 사용하지 않고 구어체적 문체를 있는 그대로 옮

겨놓는 형식을 취한다. 때문에 화법이 형태나 내용면에서 무분별하게 섞

이면서 텍스트의 이해에 대한 독자의 몫이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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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7

A dos cosas tenía horror: al magnetismo y al éxtasis. Ni electricidad

ni misticimo! Una vez le había dado una bofetada a un chusco que

le había cogido por la levita, en el gabinete de física de la

Universidad, para hacerle entrar en una corriente eléctrica. Don

Victor había sentido la sacudida, pero acto continuo zas! había

santiguado al gracioso. El magnetismo, en que creía (aunque estaba

en mantilas, según él, esta ciencia), le asustaba también; y en

cuanto a ver a su Divina Majestad, o figurársele, le parecía emoción

superior a sus fuerzas. “Yo no necesito de eso para creer en la

Providencia. Me basta con una buena tronada para reconocer que

hay un más allá y un Juez Supremo. Al que no le convence un

rayo, no le convence nada.”6)

그는 두 가지가 무서웠다. 자력(磁力)과 무아지경이었다. 전기나 신비주

의는 절대 아니었다! 한 번은 대학교의 물리실에서 그에게 전류를 흐르

게 하려고 그의 프록코트를 붙잡고 장난친 사람의 뺨을 때린 적이 있

었다. 돈 빅또르는 전기가 방전되는 느낌을 받았지만 바로 퍽!하고 장

난치는 사람을 후려갈겼다. 그는 자기가 믿고 있는 자력도(그에 의하면

이 학문은 아직 초보 단계에 있었지만) 두려웠다. 그래서 하느님을 보

거나, 하느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힘을 능가하는 감동

이 느껴졌다. 나는 신의 섭리를 믿기 위해 그런 것은 필요 없어. 저기

높은 곳에 최고의 심판관이 있다는 걸 인정하기 위해서는 요란한 천둥

소리만으로도 충분해. 천둥이 설득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 것도 설득하

지 못해(DDL).

돈 빅또르가 신비주의에 빠져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아나의 방문을 여

는 순간의 두려움을 묘사한 장면이다. 그 방에서 그녀는 거의 항상 두 눈

을 감은 채 박살난 세상이 신의 본질 안에 잠기는 상상에 빠져들었다. 그

리고 그런 아내의 모습이 돈 빅또르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여기서

자유직접화법은 발화 시제인 현재 시제, 즉 직접화법의 담화시제로 되어

있으며, 텍스트 문맥 차원에서 파악하면 전후의 발화 주체와는 목소리가

6) Leopoldo Alas(1987), 209. 앞으로는 페이지 수로 인용하며 번역은 필자의 번역이다. 원

문에서는 끌라린이 자유직접화법과 자유간접화법을 서술문과 구분하기 위해 별도의 인

용부호(“ ”)를 사용했지만 원래 자유화법은 별도의 인용부호 없이 사용되고 끌라린 또

한 2부로 가면서는 인용부호를 덜 사용하기 때문에 자유화법의 원래 취지를 살려 번역

시에는 인용부호를 표기하지 않았다. 특히 서술자와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자유간접화법의 경우에는 인용부호가 없어야 자유간접화법의 다음성적 모호성

을 더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번역시 원문에서 표기된 인용부호를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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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하나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앞의 문맥에서는 3인칭 과거 시제이지만

자유직접화법 문맥에서는 1인칭 현재 시제로 목소리의 이동이 인물 쪽으

로 완전히 기운 상태를 보여준다.

자유직접화법 문맥의 경우, 서술의 흔적이 전혀 없는 대화나 직접내적

독백은 누군가가 직접 말하는 듯한 인상을 주며 ‘직접성의 환상’을 가장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것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서술된 것’에

불과하다. 아무리 현재화된 장면일지라도 그 뒤에는 항상 서술자가 존재

하며, 이러한 장면 묘사도 근본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서술자의 서술행위

에 종속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대화나 독백 또한 인물의 언술행위를 재

현하는 서술형태라 할 수 있다.

독백은 인물의 언술이라는 점에서 대화와 같은 화행을 나타낸다. 단지

발화되지 않은 인물의 언술이라는 점에서 대화와 구분된다. 그러나 소설

속의 대화나 독백은 둘 다 전체 서술 속에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서술상황에 따라 그 재현방식이 상이해진다. 즉 서술자의 서술과 인물의

서술이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대화와 독백이 실현된

수 있다. 따라서 인물의 의식을 전달하는 방식은 인물의 언어와 서술자의

언어가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자유직접화법은 주로 주인공의 내면세계와 연상, 예감, 기억, 발화되지

않은 생각들로 이뤄져 있고, 서술대상을 오직 인물의 내면세계에만 국한

시키기 때문에 텍스트의 다성성이 크게 제한되면서 곧 한계가 드러난다.

또 한편 소설이 단순히 의식의 흐름만을 쫓거나 내면의 움직임만을 묘사

한다면 작품의 줄거리가 단조로워지고 내용과 소재가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많은 작가들은 텍스트 전체를 자유직접화법으로 구성하는

극단적인 시도 대신 서술과 독백을 적절하게 삽입하는 유연한 구성을 선

호하게 되었다. 언어적, 문체적 관점에서 서사텍스트에 자유직접화법이

통합됐거나 동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2. 자유간접화법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을 결합한 형태를 취하는 자유간접화법은 인용화

법의 형태가 아닌 서술의 형태로, 인칭대명사와 동사의 시제는 간접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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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9

의 것을 사용하여 서술자의 시점을 유지하는 반면, 구문의 내부에서는 인

물의 시점을 나타내는 직접화법의 지시소나 양태 표현 등을 사용한다. 이

로 인해, 하나의 구문에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림

으로써 누구의 목소리라고 명확하게 구분지울 수 없는 다음성적인 모호

성이 발생하게 된다. 여러 담화 유형이 섞여 여러 목소리가 중첩되어 나

타나는 다음성적 특징을 지닌 자유간접화법의 문맥에서는 이야기책임의

소재가 문제 된다. 서술자는 이야기에 대한 책임을 떠넘김으로써 발화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자 하며,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

지와 연결되어 있다. 즉, 작가는 다음성적 특징이 두드러진 자유간접화법

을 활용해 사회상을 풍자하고,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

냄으로써 독자에게 교훈을 주고 반성을 이끌어내려는 메시지를 담고자

한다. 갈도스는 자유간접화법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인물의 상황에 대한 작가의 성찰 대신, 인물 본인의 성찰과 함께 인물

의 문체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백의 형식이 아니라, 마치 작가

가 인물 안에 들어가 있고 소설이 그 인물의 뇌 속에서 쓰여져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7)

또한 구문 자체로는 그 문장이 인물의 말이나 생각이 재현된 것이라는

판단도 힘들어, 앞, 뒤 문맥을 통해서 가름하게 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느낌표와 근접시간지시소(예를 들어, mañana)가 그대로 남아있어 더욱

직접적이며, 직접화법의 특징인 의문, 감탄, 명령의 서법과 주관성을 표시

하는 부사, 삽입절 구절, 구어적 표현, 미완성의 구문, 생략 문장, 주어와

동사가 없는 축약된 문장, 부정법 구문, 구두점 등이 그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Dirían que un cura le había derrotado. ¡Aquello pedía sangre! Sí,

pero ésta era otra.” Si don Álvaro se figuraba al Magistral vestido

de levita, acudiendo a un duelo a que él le retaba... sentía

escalofríos. Se acordaba de la prueba de fuerza muscular en que el

canónigo le había vencido delante de Ana misma. Aquel valor que él

sentía ante una sotana, por la esperanza irreflexiva de que la

7) Sergio Beser(1972), 23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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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mansedumbre obliga al clérigo a no devolver las bofetadas, aquel

valor desaparecía pensando en los puños de don Fermín. “No había

salida. No había más que acabar con él ayudando a Foja, ayudando

a Glocester, a todos los enemigos del tirano eclesiástico.”

사람들은 그가 일개 신부에게 졌다고 수군거릴 것이다. 피를 봐야할 일

이었다! 그랬다. 하지만 그건 다른 얘기였다.(DDI) 그가 도전하는 결투

에 신부복을 입고 올 설교사제를 상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바로 다

름 아닌 아나 앞에서 신부가 이겼을 때의 강한 근육을 떠올려보았다.

신부가 순해서 뺨을 맞아도 되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헛된 희망으로 그

가 신부복 앞에서 느끼는 용기는, 그 용기는 돈 페르민의 주먹을 떠올

리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포하와 부사제, 그 교

회 폭군의 적들을 모두 도와 결판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DDI)(II-20, 162-163).

위의 예문은 아나의 마음을 유혹하기 위해 돈 알바로가 고군분투하지

만 정작 아나의 고해신부인 돈 페르민 때문에 자기 목적을 쉽게 달성하

지 못하는 돈 알바로의 분노 가득한 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같은 사냥감

을 놓고 서로 먼저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라이벌이, 다른 사람도 아닌 치

마 두른 남자인 성직자라는 것 때문에 돈 알바로는 자존심이 상한다. 게

다가 아나의 마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고 확신하던 차에 아나가 병상에

눕게 되자 고해신부에게는 병문안이 허락되지만 자기에게는 허락되지 않

는 상황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위의 예문에서 보듯 자유간접화법은 전적으로 문맥에 의존하며, 이야기

의 흐름을 단절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간접화법과 서술문이 뒤섞여 나

타난다. 그러면서 앞뒤로 다양한 문체가 제시되는데 이러한 문체상의 변

화가 자유간접화법의 다음성적 현상과 연관되게 된다. 자유간접화법은 문

법적인 면에서 명시적인 도입사가 나타나지 않아 문제의 구문이 서술문

인지, 자유간접화법 문장인지 모호해지고, 자유간접화법인 경우에도 그

구문이 인물의 말인지, 서술자의 말인지, 아니면 두 경우가 중첩된 것인

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위의 자유간접화법

예문을 한국말로 번역할 경우 그 모호성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① 사람들은 내가 일개 신부에게 졌다고 수군거릴 거야. 피를 봐야해!

그래. 하지만 그건 다른 얘기야. 그가 도전하는 결투에 신부복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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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11

올 설교사제를 상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바로 다름 아닌 아나 앞에

서 신부가 이겼을 때의 강한 근육을 떠올려보았다. 신부가 순해서 뺨을

맞아도 되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헛된 희망으로 그가 신부복 앞에서 느

끼는 용기는, 그 용기는 돈 페르민의 주먹을 떠올리는 순간 사라져버렸

다. 출구가 보이지 않아. 포하와 부사제, 그 교회 폭군의 적들을 모두

도와 결판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어.

② 사람들은 일개 신부에게 졌다고 수군거릴 거야. 피를 봐야해! 그래.

하지만 그건 다른 얘기야. 그가 도전하는 결투에 신부복을 입고 올 설

교사제를 상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바로 다름 아닌 아나 앞에서 신

부가 이겼을 때의 강한 근육을 떠올려보았다. 신부가 순해서 뺨을 맞아

도 되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헛된 희망으로 그가 신부복 앞에서 느끼는

용기는, 그 용기는 돈 페르민의 주먹을 떠올리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출구가 보이지 않아. 포하와 부사제, 그 교회 폭군의 적들을 모두 도와

결판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어.

③ 사람들은 자기가 일개 신부에게 졌다고 수군거릴 것이다. 피를 봐야

했다! 그랬다. 하지만 그건 다른 얘기였다. 그가 도전하는 결투에 신부

복을 입고 올 설교사제를 상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바로 다름 아닌

아나 앞에서 신부가 이겼을 때의 강한 근육을 떠올려보았다. 신부가 순

해서 뺨을 맞아도 되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헛된 희망으로 그가 신부복

앞에서 느끼는 용기는, 그 용기는 돈 페르민의 주먹을 떠올리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포하와 부사제, 그 교회 폭군의

적들을 모두 도와 결판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한국어로 번역할 경우 ①과 ②는 인물의 목소리가 강하다고 해석한 것

이며, 이 경우 스페인어로 살릴 수 있는 모호성은 거의 사라진다. ②는

주어를 1인칭으로(인물) 해석할 것이냐, 3인칭으로(서술자) 해석할 것이냐

는 고민 없이 아예 주어를 생략한 경우지만 문체를 구어체로 번역할 경

우에는 인물의 목소리가 강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③은 자유간접구

문의 주어를 3인칭 서술체로 번역하여 모호성을 증가시킨 경우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서술자와 인물의 목소리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자유간접화법

은 보통 직접화법이나 간접화법에서 사용되는 화법의 도입구가 없이 바

로 사용하기 때문에 텍스트 내부에서 서술문과 자유간접화법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문학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문체라 할 수 있는 자유간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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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화법은 늘 앞 문장의 문맥과 해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는 서술자가 서술한 내용일 수도 있고, 인물이 생각하거나 말한 내용일

수도 있고,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양자가 모두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독자의 해석에 따라 ‘열린’ 해석을 유도하게 된다.

3. 아나의 내면세계

판관부인에서 끌라린은 이러한 자유화법을 활용한 ‘의식의 흐름’ 이

나 ‘간접 내적 독백’을 통해 아나의 내면세계를 그려냈다. 아나는 자신이

속한 세계와 쉽게 타협하지 못하는 복잡한 내면세계를 지닌 인물로 등장

한다. 어머니의 이른 죽음과 무정부주의자 아버지의 해외도피로 아나는

편견과 선입관이 가득한 유모의 양육을 받으며 늘 사랑에 결핍을 느끼며

살아간다. 때문에 아나의 삶은 늘 사랑에 굶주려 사랑을 찾아다니는 기나

긴 여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위선적이고 통속적인 베뚜스

따 사회에서 통용되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아나의 사랑과는 상

충되는 개념이다. 그래서 삐뚤어진 어른들의 눈에 비친 어린 소녀의 순수

한 사랑은 천한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일찌감치 되바라진 계집아이의

나쁜 행실로 오해받고, 그러한 선입견이 그녀의 삶을 낙인찍게 된다. 그

리고 그녀 역시 사람들이 자기에게 들이미는 잣대와 평가에 주눅 들어

점차 잘못되고 왜곡된 사랑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아나는 어머니의 따뜻

한 사랑을 찾지만 욕심 많고 음탕한 유모의 중상모략만 돌아오고, 아버지

의 사랑을 찾지만 단순하고 무심한 남편의 무관심만 돌아오고, 하느님의

사랑을 찾지만 야망과 육욕에 눈먼 성직자의 욕정만 돌아와 희생당한다.

그러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아나는 마지막으

로 가장 위험한 돈 알바로의 사랑을 택해 모든 것을 잃고 처절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끌라린은 자유화법을 통해 이러한 아나의 심경과

삶의 변화를 독자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직접적으로 묘사했다. 많은 예문

들이 등장하지만 아나의 불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사건을 예로 들

어보도록 하겠다.

권태로운 삶에 지친 아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모든 것이 끝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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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13

같은 무료한 어느 날”(Ⅱ-16, 26), 말을 타고 늠름한 모습으로 광장에 들

어서는 돈 알바로를 보며 그 무료함과 권태에서 구원받을 것 같은 삶의

활력을 느끼며 위험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다른

선택권이 없는 아나는 돈 알바로의 애정공세를 사랑으로 착각해 자기 합

리화를 통해 불륜의 늪으로 빠지게 되고, 자유간접화법을 통해 그 때의

갈등과 두려움을 더욱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간접

화법은 사건 자체뿐만 아니라 사건에 대한 시선 역시 드러낼 수 있게 하

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Tenía miedo; veía su virtud y su casa bloqueadas, y acababa de ver

al enemigo asomar por una brecha. Si la proximidad del crimen

había despertado el instinto de la inveterada honradez, la proximidad

del amor había dejado un perfume en el alma de la Regenta que

empezaba a infestarse.

“¡Qué fácil era el crimen! Aquella puerta.... la noche... la oscuridad...

Todo se volvía cómplices. Pero ella resistiría. ¡Oh! ¡sí! aquella

tentación fuerte, prometiendo encantos, placeres desconocidos, era un

enemigo digno de ella. Prefería luchar así. La lucha vulgar de la

vida ordinaria, la batalla de todos los días con el hastío, el ridículo,

la prosa, la fatigaban; era una guerra en un subterráneo entre fango.

Pero luchar con un hombre hermoso, que acecha, que se aparece

como un conjuro a un pensamiento; que llama desde la sombra; que

tiene como una aureola, un perfume de amor... esto era algo, esto

era digno de ella. Lucharía.”

Don Víctor volvió del teatro y se dirigió al gabinete de su mujer.

Ana se le arrojó a los brazos, le ciñó con los suyos la cabeza y

lloró abundantemente sobre las solapas de la levita de tricot.

그녀는 두려웠다. 그녀의 정절과 집이 사방으로 포위되었다. 적이 갈라

진 틈새로 고개를 내밀며 막 모습을 드러냈다. 곧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그녀의 오래된 정조관의 본능을 깨웠다면, 곧 사랑이

찾아올 거라는 느낌이 이제 막 감염되기 시작한 판관부인의 영혼에 짙

은 향을 남겼다.

죄를 짓는다는 게 너무나도 쉬웠다! 그 문… 밤… 어둠… 모두가 공범

이었다. 하지만 모두 물리칠 생각이었다. 오! 그랬다! 낯선 매력과 즐거

움을 약속하는 그 강렬한 유혹이야말로 그녀에게 맞는 적이었다. 그렇

게 싸우고 싶었다. 평범한 삶을 살며, 천박한 싸움, 지겨움, 웃음거리,

무미건조함과 매일 싸워야 하는 게 지치게 했다. 진흙탕 속의 지하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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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계에서 싸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를 쫓아다니는 멋진 남자와 싸우

는 것은, 그녀 생각에 주문을 건 듯 나타난 멋진 남자와 싸우는 것은,

어둠에서부터 그녀를 부르는 멋진 남자와 싸우는 것은, 후광처럼 사랑

의 향을 가진 멋진 남자와 싸우는 것은… 그것은 뭔가 가치가 있었다.

싸워볼 생각이었다(DDI).

킨타나르는 공연장에서 돌아와 아내의 방으로 향했다. 아나는 그의 품

에 안겨 양팔로 그의 머리를 감싸 안은 채 트리코트 프록코트의 깃 위

에서 엉엉 울었다(I-10, 381).

서술자가 인물을 묘사할 경우, 처음 소개할 때는 전지적 서술가의 시선

으로 객관적이고 세세하게 묘사하지만, 주요 인물인 경우 그 뒤를 이어

바로 제 2의 서술자가 등장하거나, 아니면 인물이 직접 개입하여 자신의

심리를 묘사하는 자유간접화법으로 제 1서술자의 객관적인 묘사와 대치

되는 이중성을 드러내게 된다. 타자의 말이 이해와 평가의 과정을 거쳐

서술자의 담화로 흡수되는 것이 직접화법이라면, 서술과 직접화법의 중간

양상을 띠는 자유간접화법에는 인물의 목소리가 들어있으면서도 동시에

거리를 두고 논평하는 서술자의 어조도 포함되어 있어, 하나의 구문 속에

엇갈린 어조를 띠는 두 개의 목소리가 드러나며 모호성을 유도하는 것이

다.

이렇게 여러 목소리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다음성적 특징을 지닌 자유

간접화법은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적절하게 사용된다. 한편으로는

서술자의 관점만이 드러나는 간접화법으로는 불가능한, 다른 인물들의 생

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직접화법의 효과를 누리고, 또 다른 한편

으로는 서술하는 서술자와 서술되는 인물이 분리되는 직접화법과 달리

서술자와 인물이 주관성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모호성을 불러일

으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둔한 느낌을 주는 간접화법의 단조로운 반복과

이야기의 흐름을 단절하는 직접화법을 피하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흐

름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서술자의 문맥에 삽입되는 자

유간접화법을 통해 끌라린은 고도의 문체적 효과를 끌어내며 인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Ay si renaciera la fe!¡Si ella pudiese llorar como una Magdalena a

los pies de Jesú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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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15

Y por la vez primera, después de tanto tiempo, sintió dentro de la

cabeza aquel estallido que le parecía siempre voz sobrenatural, sintió

en sus entrañas aquella ascensión de la ternura que subía hasta la

garganta y producía un amago de estrangulación deliciosa... Salieron

lágrimas a los ojos, y sin pensar más, Ana entró en la capilla

oscura donde tantas veces el Magistral le había hablado del cielo y

del amor de las almas.

“¿Quién la había traído allí? No lo sabía. Iba a confesar con

cualquiera y sin saber cómo se encontraba a dos pasos del

confesonario de aquel hermano mayor del alma, a quien había

calumniado el mundo por culpa de ella y a quien ella misma,

aconsejada por los sofismas de la pasión grosera que la había tenido

ciega, había calumniado también pensando que aquel cariño del

sacerdote era amor brutal, amor como el de Álvaro, el infame,

cuando tal vez era puro afecto que ella no había comprendido por

culpa de la propia torpeza.”

“Volver a aquella amistad ¿era un sueño? El impulso que la había

arrojado dentro de la capilla ¿era voz de lo alto o capricho del

histerismo, de aquella maldita enfermedad que a veces era lo más

íntimo de su deseo y de su pensamiento, ella misma?” Ana pidió de

todo corazón a Dios, a quien claramente creía ver en tal instante, le

pidió que fuera voz Suya aquélla, que el Magistral fuera el hermano

del alma en quien tanto tiempo había creído y no el solicitante

lascivo que le había pintato Mesía el infame.[...]

아아! 믿음이 다시 생긴다면! 예수님의 발아래에 엎드린 막달레나처럼

울 수만 있다면!(DIL①)

그리고 그토록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처음으로, 그녀의 머릿속에서 늘

초자연적이라고 느꼈던 폭발이 느껴졌다. 뱃속에서 목구멍까지 다정한

느낌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달콤하게 목을 조르는 두려움

이 들었다.…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고, 아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

고 어두운 예배실로 들어갔다. 설교사제가 그녀에게 하늘과 영혼들의

사랑에 대해 수도 없이 얘기하던 곳이었다.

누가 그녀를 이곳까지 이끌었던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아무에

게나 고해성사를 할 생각이었다. 그녀의 영혼의 형제의 고해실이 두 발

자국 떨어져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는 그녀의 잘못으로 세상에게 욕을

먹었다. 그리고 그녀를 눈멀게 한 무례한 열정의 궤변들에 충고 받아,

그녀도 그를 욕했다. 그녀는 성직자의 사랑이 난폭한 사랑이라고, 파렴

치한 알바로의 사랑과 같은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그 사랑은

그녀가 무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순수한 정일 수도 있었다(D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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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그 우정을 되찾는다는 건 꿈이었을까? 예배실 안으로 그녀를 밀어 넣

은 충동이 저 높은 곳의 목소리이었을까? 아니면 그 빌어먹을 히스테

리가 일으킨 변덕이었을까? 가끔은 그 히스테리가 그녀의 가장 은밀한

욕망이고, 은밀한 생각이고, 그녀 자신이었다(DIL③). 아나는 진심으로

하느님에게 빌었다. 그 순간 아나는 분명하게 하느님을 보았다고 믿었

다. 하느님에게 그 목소리가 그의 목소리이길, 설교사제는 파렴치한 알

바로가 묘사한 음탕한 구애자가 아니라, 오랜 세월 믿었던 영혼의 형제

이길 빌었다(Ⅱ-30; 533-534).

남편인 돈 빅또르가 돈 알바로와의 결투에서 사망 후 아나는 마음의

병을 얻어 생사를 오가며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집밖을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병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아나는 베뚜

스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라도 갇힌 생활을 하게 되지만 조금씩

육체의 건강을 회복하면서 삶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그와 함께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나는 식물인간처럼 살아가며 집밖으로 나가지 않

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했지만 조금씩 그 집이 감옥처럼 여겨졌고, 그렇게

아나가 용기를 내서 처음으로 집밖을 나선 장면이다. 때문에 아나는 심적

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각오, 회한을 느끼며, 그 심정을 표현한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서 서술자와 인물의 발언이나 태도가 단발적이 아

니라 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종종 발화의 주인공을 명확하게 밝히기 힘

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물이나 서술자 둘 다 발화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DIL①의 구문에서는 인물의 목소리가 드러나지만 DIL②의 구문에

서는 서술자와 인물의 목소리 중 누구의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심지어는

자유간접화법구문인지, 서술문인지조차 판단이 모호한 경우로 전후 텍스

트를 읽어야 이해가 가능한 경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DIL③의 구문에

서는 느낌표와 물음표와 같은 직접화법의 효과를 통해 인물의 말과 생각

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자유간접화법은 서술자의 언어에 인물의 내적, 외적 언어를 담

을 수 있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고, 아나

의 갈등이 고조되는 2부에서는 이러한 모호성이 증가한 자유간접화법의

사용이 보다 많아진다. 2부에서는 아나의 갈등과 함께 병세가 깊어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인물의 의식을 그대로 전달하는 서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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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17

과 동시에 냉담하고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각을 부각시키는 자유간접화법

의 사용 빈도수도 높아지고 분량도 점차 많아진다. 즉 인물의 의식이나

지각내용이 서술자의 시점에 의해 변형되거나 채색되는 것이다. 이로 인

해 서술과 시점화는 종종 일치되지 않으며, 따라서 텍스트의 해석에 의존

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인물의 말을 직접 또는 간접의 형식으로 옮기기 보

다는 오히려 구어체 문체를 있는 그대로 옮겨놓는 형식을 취하는 자유직

접화법을 자유간접화법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등장인물의 감정을 극대화

하고 입체화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아래의 예문에서는 감정이 격앙된

상태로 자유간접화법에서 자유직접화법으로 바로 넘어가는 예를 볼 수

있다.

Y se acordó del Magistral. “Oh qué ingrata, ¡qué cruel había sido

con aquel hombre! ¡Qué triste, qué solo le había dejado...! Vetusta le

insultaba, le escarnecía, le despreciaba, después de haberle levantado

un trono de admiración; y ella, ella que le debía su honra, su

religión, lo más precioso, le abandonaba y le olvidaba también... ¿Y

por qué? Tal vez, casi de fijo, por aprensiones de la vanidad y de la

malicia torpe y grosera. Ah, porque ella estaba tocada del gusano

maldito, del amor de los sentidos; porque ella estaba rendida a don

Álvaro si no de hecho, con el deseo -ésta era la verdad-, porque

ella era pecadora ¿había de serlo también el hermano de su alma, el

padre espiritual querido? ¿Qué pruebas tenía ella? ¿No podía ser

aprensión todo, no podía la vanidad haber visto visiones? ¿Cuándo

De Pas se había insinuado de modo que pudiera sospecharse de su

pureza? ¿No habían estado mil veces solos, muy cerca uno de otro,

no se habían tocado, no había ella, tal vez con imprudencia,

aventurado caricias inocentes, someros halagos que hubieran hecho

brotar el fuego si lo hubiera habido allí escondido...? ¡Y está

abandonado!¡Se burlan de él hasta en los periódicos; hasta los

impíos alaban a los misioneros, para rebajar la influencia del

Magistral; la moda y la calumnia le han arrinconado, y yo como el

vulgo miserable, me pongo a gritar también,¡crucifícale,

crucifícale...! ¿Y el sacrificio que había prometido? ¿Aquel gran

sacrificio que yo andaba buscando para pagar lo que debo a ese

hom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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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그러고는 설교사제를 떠올렸다. 오, 그녀가 그 남자에게 얼마나 배은망

덕하고, 얼마나 잔인하게 굴었던가! 그를 얼마나 슬프고, 얼마나 외롭게

했던가!… 베투스타가 그에게 존경의 왕관을 씌어준 후 그를 욕하고,

그를 비웃고, 그를 경멸했다. 그리고 그녀는, 명예와 가장 소중한 종교

를 그에게 빚진 그녀는 그를 저버리고, 그를 잊었다.… 그런데 왜? 어

쩌면, 거의 확실하게, 허영심과 어설프고 무례한 간교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지도 몰랐다. 아아! 왜냐면 그녀가 감각적인 사랑이라는 못된

벌레에 물렸기 때문이었다. 왜냐면 그녀가 실제로는 아니더라도, 욕망

으로라도 돈 알바로에게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왜냐면 그녀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영혼의 형제도, 친애하

는 영적인 아버지도 죄인일까? 무슨 증거라도 있나? 모든 게 두려움은

아닐까? 환영을 본 것은 허영심이 아닐까? 돈 페르민이 언제 순수함이

의심되는 뉘앙스로 얘기한 적이 있었나? 그들은 단 둘이 수천 번도 넘

게 있지 않았나? 서로 꽤 가까이 있었는데도 몸도 닿지 않았고, 무고한

스킨십이라도 경솔하게 시도하지 않았다. 그런 게 그에게 숨어 있었더

라도, 불길이 일어날 수도 있는 단순한 애정표현도 하지 않았다.…

(DIL) 그런데 그가 버림받았어! 신문에서까지 조롱받았어. 믿음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설교사제의 영향력을 끌어내리기 위해 선교사들을 칭찬

하고 있어. 유행과 중상모략이 그를 구석으로 몰아넣었어. 그리고 나

역시 치사한 중생처럼 소리를 지르고 있어. 그를 십자가에 매다시오!

그를 십자가에 매다시오!… 라고. 그런데 그가 약속한 희생은? 내가 그

남자에게 갚기 위해 찾아다니는 그 위대한 희생은?…(DDL)(Ⅱ

-25-335-336).

주로 인물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작가가 하는 성찰을 인물 자신의 성찰

로 대체하게 되며, 인물의 문체를 사용하지만 독백 형식이 아니라, 마치

작가가 인물 속에 들어가 있고, 소설이 인물의 뇌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전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가

혼합되어 인물의 내적 심리 상태에 형식을 부여하는 이 화법은 내적 독

백에 비해 신중하며, 마치 웅얼거림과 같은 기법으로 의식 자체에 점진적

이고 은밀하게 녹아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단적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이중성을 내포하게 한다.

자유간접화법에서 서술자의 역할은 인물의 과거, 진실 등을 모두 아는

전지적 능력을 지닌 권위 있는 전통적인 서술자에서 독자와 함께 인물의

말을 듣는 수령자의 기능으로 제한된다. 그리고 인물은 작가가 묘사하는

대상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심리를 스스로 표출하는 ‘주체’가 된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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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부인에서 인물의 내면묘사를 위한 자유화법⋅권미선 19

또한 능동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서술자가 일러주는 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그 모호성을 해독하고 그 이면에 숨겨

진 인물의 감정과 의도를 해석하여 감춰진 마지막 퍼즐을 스스로 맞추는

능동적인 독자의 역할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다른 어떤 방식으로 기술

된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인물의 감정에 동화되고 그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3. 나가기

인물의 말과 생각을 서술자의 관점에서 서술하며 서술자와 인물이 동

일인물과 같은 효과를 주는 자유간접화법과 인물의 내적독백과 같은 효

과를 주는 자유직접화법은 20세기에 들어서는 흔히 사용되는 문학기법이

지만 19세기 말에 들어서야 비로소 그 기법이 본격화되었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화법은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가 등장인

물로 하여금 더욱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지만 그 생각을

표현하는 문체는 서술자의 문체이기 때문에 보다 객관성과 비개성을 담

보로 한다 할 수 있다. 즉, 인물의 생각을 서술자의 문체로 표현하기 때

문에 서술자는 일어난 사건만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

인물의 시각도 표현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가 혼합되어 등장인물의 내적심리를 보여주는 자유화법은

서술자의 관점만이 드러나는 간접화법으로는 불가능한, 다른 인물들의 생

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직접효과를 누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서술하는 서술자와 서술되는 인물이 분리되는 직접화법과 달리 서술자와

인물이 주관성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모호성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얻게 된다.

인물들이 직접 말하는 것과 같은 성격을 허구 속에 부여하는 이러한

자유화법은 객관화와 내면화가 구체화된 서술기법으로, 끌라린은 이러한

자유화법을 통해 현실을 한층 더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인간의 내면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판관부인에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서도 감정 기복을 가장 심하게 겪은 아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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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 제8권 2호

내면세계를 표현하면서, 끌라린은 아나의 숨겨진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제

한된 묘사보다는 자유화법을 통해 독자들에게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함

으로써 아나의 갈등과 고민에 보다 더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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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1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스페인어과

E-mail: [email protected]

논문접수일: 2015년 10월 15일

심사완료일: 2015년 11월 11일

게재확정일: 2015년 1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