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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 ANTENNA 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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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Page 2: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cover story

전혀 다른 반과 반이 만나서 1 이상의 시너지를 내기도 하고

몰랐던 숨은 반이 벗겨져 나와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기도 한다.

반 이나 했다는 성취감과 반 이나 남았다는 좌절감

그리고 반의 허구와 반의 리얼리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생활

안테나뱃을 벗겨보았더니 진짜 박쥐가 나왔다.

더 이상 디지털이 아니다.

Page 3: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우리의 기원은 억압에 기인한다. 우리가 태어남은 죽음에서 시작

하고 우리가 날개 있는 것들을 동경하는 것도 날 수 없음에서 비

롯된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는 필연적인 일종의 ‘환상’이 존재

한다. 죽음을 상상할 수 있고,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가능성

이 환상에서 태어난다. 일몰처럼 사라져가는 어떤 빛대신에 우리

가 어스름을 택한다면 그것을 지옥, 그것을 불행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해야할 것은, 어떠한

일들도 지지해주는 사람 혹은 응원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언제나

혼자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는 점. 그 혼자 가는 길을 우리가 지

지한다. 당신이라는 가장 커다란 어두움을, 그 어두움이 모였을

때 가장 커다란 빛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

히 우리를 달랠 권한이 있다. 나는 당신의 어둠을 지지한다.

*

나는 / 당신의

어둠을 / 지지한다

Page 4: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Page 5: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반을 보여주려다 반만 먹고 반만 살고 반반해지지 못한 안테나뱃들 이번달 이야기

Page 6: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반전이 필요하다.

우리의 이야기가 닿지 않는 곳에서 반전은 시작된다. 절반의 믿음으로 우리는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

반절이나 지나 온 줄거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애매모호한 지점에서 우리는 지적받아왔다.

0도 아니고 1도 아닌 숫자들의 향연 속에서 무슨 숫자를 도맡을 것인지에 대해서.

제로섬 게임은, 너무 지루하지 않아?

Page 7: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THEME OF THIS MONTH

우리 삶은 양면 색종이 같아서,

절반의 희망과 반절의 절망을 준다.

무엇을 기대며 살 것인가는

각자의 몫으로 갖게 되면서 선택을 해야할 때도 있다.

이것, 아니면 저것. 그것과 어느 것도

우리에게 온전한 1로 찾아오진 않는다.

그그렇기 때문에 살게 되는 것이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월간 <안테나> 두번째 테마는 ‘이분의 일’이다.

창간호를 만들기 전부터 생각해왔던 테마였다.

예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온전함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었다.

절반으로도 하나 이상의 넘치는 파급력을 가진 예술들과,

양면의 이력으로 살아가는 실내와 공간에 대해서.

우리가 서로의 손으로깍지를 끼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지구를 들어올릴 수 있을 수도 우주를 흔들 수도 있다.

삶은 양면 색종이 같아서 모 아니면 도다.

우린 양쪽 모두를 응원한다.

우리가 함께 낀 깍지로

이 여름을 버틸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Page 8: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8 9

1/2; PHOTO

진우

우리의 식물성은 광합성을 하는 동시에, 어떤 그늘들을 간절하게 원하기도 한다.

윤후

미진

‘공기반 소리반’ 을 외치던 가수 박진영이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이젠 ‘감정반 공기반’ 의 자세로 연기했다는데, 기대해봅시다.

모아

야식을 취함에 있어서 1/2이란 없다.

아예 시작을 않던가 빵빵한 배 붙들고 눕거나. 0 또는 1의 불쾌한 야식논리.

얼굴 1/2, 당신이 내 얼굴을 보고 있다면 그건 내 얼굴이 아니여.

그건 그저 빈 껍데기 반쪽일 뿐이여.

Editor

노미진 홍진우

이모아 서윤후

네 마리의 ANTENNABAT이 일상에서 찾은 1/2.

공감대를 만들어 보기 위해 각자 찍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 보았다.

A-PDF Page Cut DEMO: Purchase from www.A-PDF.com to remove the water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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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HOTO

진우

우리의 식물성은 광합성을 하는 동시에, 어떤 그늘들을 간절하게 원하기도 한다.

윤후

미진

‘공기반 소리반’ 을 외치던 가수 박진영이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이젠 ‘감정반 공기반’ 의 자세로 연기했다는데, 기대해봅시다.

모아

야식을 취함에 있어서 1/2이란 없다.

아예 시작을 않던가 빵빵한 배 붙들고 눕거나. 0 또는 1의 불쾌한 야식논리.

얼굴 1/2, 당신이 내 얼굴을 보고 있다면 그건 내 얼굴이 아니여.

그건 그저 빈 껍데기 반쪽일 뿐이여.

Editor

노미진 홍진우

이모아 서윤후

네 마리의 ANTENNABAT이 일상에서 찾은 1/2.

공감대를 만들어 보기 위해 각자 찍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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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11

절반의 형식

소문처럼 비가 다녀갔다. 지난 밤마다 내리고 낮이면 그치

는 비.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겠지만 내일은 어제 비가 왔다

고 이야기할 것이다. 내가 마주치지 못하는 절반의 세계는 항

상 그런 식이다. 절반이 건기라면 나머지 절반은 우기다. 나

의 비대칭 데칼코마니는 도구다. 로르샤흐로 오마주한 반쪽

짜리 낭만이다.

이제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일 년 동안 겪는 계절은 겨울

과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우리는 겨울과 봄을 지나왔

다. 겨울의 감정은 다음 겨울에 다시 돌아올 테니 생각하지 않

기로 한다. 다만 올해의 봄은 끝났다. 절반으로 정확히 갈라지

는 것들은 얼마 없다. 사계절을 절반으로 나누면 둘과 셋으로

나뉜다. 딱 그만큼, 감정도 항상 어느 부분이 남는다. 둘 중 겨

울을 가져가는 사람이 더 외로운 사람이다. 나는 겨울을 좋아

한다. 겨울은 모든 잘려나간 것들의 단면을 닮았다. 단면의 조

건은 이별이다. 하나에서 둘 혹은 그 이상으로 나뉘는 일. 그렇

기에 봄은 겨울의 전개도 쯤 될 것이다. 봄은 항상 겨울보다는

따듯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단 봄이 지나고 펴놓은

전개도를 조립할 때면 본다. 덮고, 깔고, 몸에 둘둘 말고 있던

자리에 새겨진 새로운 주름들을.

다시 주름을 따라 여름에 왔다. 웃음을 닮은 주름과 울음을

닮은 주름은 그 모서리에 차이가 있다. 웃음의 모서리는 눈과

입의 접점에 있다. 울음의 모서리는 미간과 가슴 한 가운데의

접점에 있다. 절반의 자리가 그 자리다. 상실된 것은 없지만 상

실한 것 같은 마음이다. 절반이 남기는 건 절반 그 자체인데.

관계는 용무에서 의무로 발전한다. 필요를 요구하는 관계에

서 요구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 이행된다. 이 관계를 위로할 것

인가, 관계를 변명할 것인가. 후에 너를 너라고 부를 것인가,

나라고 부를 것인가. 아니면 3인칭의 진부한 화자로 남을 것인

가. 나와 너를 호명할 때의 절반은 3인칭이다. 나와 너를 더해

도 3인칭을 다 채우지 못한다. 여기서의 나와 너는 너도 나도

아니다. 절반을 가리킨다는 게 그렇다. 절반은 가리켜지지 않

는다. 물론, 가르쳐지지도.

보통의 결백은 또 용무다. 잘못을 이야기하는 형식이고 잘

못 이후를 지칭하는 말이다. 마주하기가 꿈보다 어려운 사람

이 꿈에서 현실로 도망쳐올 때. 꿈과 현실의 이음새에서 끝없

는 오해가 생기고 현실을 해몽하게 될 때. 우리는 그렇게 누구

나 한번쯤 절반을 산다. 내 등이 누군가의 단면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실한 절반을 느낀다. 절반이 아플 땐 이마를 짚어

도 등을 짚어도 같은 거리로 아프다. 절반은 내게 와서 절반이

아니게 되었다.

이 감정들은 기어코 적도에 모인다. 0°의 가능성을, 한 순간

도 머무를 수 없는 공간을 찾아간다. 감정의 극단을 통해 공간

들을 본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고 빙하기의 시간을 생각한다.

빙하가 가진 유한한 공간성과 녹아가는 시간성이 가진 불가분

의 시대들. 여기서 탈주를 욕망한다. 드디어 저울이 기운다. 나

를 닮지 않은 내 절반의 진심들이 소문으로 인정받는다.

사실 절반은 희망이었다. 절반은 나머지 절반을 지탱해주는

막연한 믿음이다. 우리는 남은 절반이 있다는 추측만으로도

평생을 기대하며 살 수 있다. 가끔은 그 절반이 끝까지 나타나

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니까.

그래도 다시 절반을 기다린다. 우기로 기울어진 생활에 찾아

올 평행을 기다린다. 그 평행선이 다시 위와 아래를 나누는 절

반의 축이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그것은 다가올 희망에 대

한 암시일 뿐이다. 절망과 대칭되지 않는 것은 희망 밖에 없다.

첫 장에 절반을 소비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절반들이 많

다. 오늘은 너무 많은 절반을 이야기했다. 이제 절반을 상

실한다. 절반이 기운 정오다.

대화의 형식

네 이름을 다른 형식으로 꾸민 내가 유리창을 닦는 동안 너는 나를 의무라고 발음했지

이를테면 성경책을 피고 누운 걸인의 바짓단

이 땅에서 자생하는 찬란한 비결이었지

위로와 변명을 고르는 날이면 비가 내렸지

폐부에서 증발하는 물소리는 가끔씩 화상 같아서 귓가를 온통 불사른 구름이 창밖에 서 있었지

발음이 어려운 소문은 밤을 읊다 가는 날이 많았고

꿈보다 만나기 어려운 이름은 만남의 두 번째 형식, 죽은 몽상이 홑창을 두드리고 있었지

지상에도 거대한 저울이 있어 한 생의 반은 우기로 보내는데

도망간 애인처럼 도망쳐 온 그녀의 결백을 나는 용무라 부르기로 하고

변명 없이도 오해는 생겨

밤마다 별자리를 이으면 끈적한 점성이 오역된 연대기처럼 떠올랐지

운명과 행운은 왜 항상 등을 맞대고 앉아있나

통증은 내 몸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증명, 등 돌린 자리마다 흉을 보고

내 이름에도 누군가 급히 지운 흔적 남아있겠지

그녀에게 이름을 선고하고 앓는 성대에 장지를 꾸미고

모든 형식을 넣어 못질을 하면 얇은 나이테로 빙하기를 견뎌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지

이것은 신비한 증오의 또 다른 형식

갖지 못할 이름을 올려도 저울은 평행의 반증

이제 적도에 축대를 세우고

네가 쓴 그녀의 이름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겠지

김종연, <현대시> 2011년 4월호

詩 스물두 살. 시 쓰는 걸 자꾸 글 쓴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음.

나보다 남에게 머무르는 것을 좋아함. 감정이 가진 포즈들을 싫어함.

슬퍼도 슬픈 음악 안 들음. 그런데 더위를 많이 타서 걱정 중.

김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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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11

절반의 형식

소문처럼 비가 다녀갔다. 지난 밤마다 내리고 낮이면 그치

는 비.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겠지만 내일은 어제 비가 왔다

고 이야기할 것이다. 내가 마주치지 못하는 절반의 세계는 항

상 그런 식이다. 절반이 건기라면 나머지 절반은 우기다. 나

의 비대칭 데칼코마니는 도구다. 로르샤흐로 오마주한 반쪽

짜리 낭만이다.

이제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일 년 동안 겪는 계절은 겨울

과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우리는 겨울과 봄을 지나왔

다. 겨울의 감정은 다음 겨울에 다시 돌아올 테니 생각하지 않

기로 한다. 다만 올해의 봄은 끝났다. 절반으로 정확히 갈라지

는 것들은 얼마 없다. 사계절을 절반으로 나누면 둘과 셋으로

나뉜다. 딱 그만큼, 감정도 항상 어느 부분이 남는다. 둘 중 겨

울을 가져가는 사람이 더 외로운 사람이다. 나는 겨울을 좋아

한다. 겨울은 모든 잘려나간 것들의 단면을 닮았다. 단면의 조

건은 이별이다. 하나에서 둘 혹은 그 이상으로 나뉘는 일. 그렇

기에 봄은 겨울의 전개도 쯤 될 것이다. 봄은 항상 겨울보다는

따듯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단 봄이 지나고 펴놓은

전개도를 조립할 때면 본다. 덮고, 깔고, 몸에 둘둘 말고 있던

자리에 새겨진 새로운 주름들을.

다시 주름을 따라 여름에 왔다. 웃음을 닮은 주름과 울음을

닮은 주름은 그 모서리에 차이가 있다. 웃음의 모서리는 눈과

입의 접점에 있다. 울음의 모서리는 미간과 가슴 한 가운데의

접점에 있다. 절반의 자리가 그 자리다. 상실된 것은 없지만 상

실한 것 같은 마음이다. 절반이 남기는 건 절반 그 자체인데.

관계는 용무에서 의무로 발전한다. 필요를 요구하는 관계에

서 요구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 이행된다. 이 관계를 위로할 것

인가, 관계를 변명할 것인가. 후에 너를 너라고 부를 것인가,

나라고 부를 것인가. 아니면 3인칭의 진부한 화자로 남을 것인

가. 나와 너를 호명할 때의 절반은 3인칭이다. 나와 너를 더해

도 3인칭을 다 채우지 못한다. 여기서의 나와 너는 너도 나도

아니다. 절반을 가리킨다는 게 그렇다. 절반은 가리켜지지 않

는다. 물론, 가르쳐지지도.

보통의 결백은 또 용무다. 잘못을 이야기하는 형식이고 잘

못 이후를 지칭하는 말이다. 마주하기가 꿈보다 어려운 사람

이 꿈에서 현실로 도망쳐올 때. 꿈과 현실의 이음새에서 끝없

는 오해가 생기고 현실을 해몽하게 될 때. 우리는 그렇게 누구

나 한번쯤 절반을 산다. 내 등이 누군가의 단면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실한 절반을 느낀다. 절반이 아플 땐 이마를 짚어

도 등을 짚어도 같은 거리로 아프다. 절반은 내게 와서 절반이

아니게 되었다.

이 감정들은 기어코 적도에 모인다. 0°의 가능성을, 한 순간

도 머무를 수 없는 공간을 찾아간다. 감정의 극단을 통해 공간

들을 본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고 빙하기의 시간을 생각한다.

빙하가 가진 유한한 공간성과 녹아가는 시간성이 가진 불가분

의 시대들. 여기서 탈주를 욕망한다. 드디어 저울이 기운다. 나

를 닮지 않은 내 절반의 진심들이 소문으로 인정받는다.

사실 절반은 희망이었다. 절반은 나머지 절반을 지탱해주는

막연한 믿음이다. 우리는 남은 절반이 있다는 추측만으로도

평생을 기대하며 살 수 있다. 가끔은 그 절반이 끝까지 나타나

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니까.

그래도 다시 절반을 기다린다. 우기로 기울어진 생활에 찾아

올 평행을 기다린다. 그 평행선이 다시 위와 아래를 나누는 절

반의 축이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그것은 다가올 희망에 대

한 암시일 뿐이다. 절망과 대칭되지 않는 것은 희망 밖에 없다.

첫 장에 절반을 소비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절반들이 많

다. 오늘은 너무 많은 절반을 이야기했다. 이제 절반을 상

실한다. 절반이 기운 정오다.

대화의 형식

네 이름을 다른 형식으로 꾸민 내가 유리창을 닦는 동안 너는 나를 의무라고 발음했지

이를테면 성경책을 피고 누운 걸인의 바짓단

이 땅에서 자생하는 찬란한 비결이었지

위로와 변명을 고르는 날이면 비가 내렸지

폐부에서 증발하는 물소리는 가끔씩 화상 같아서 귓가를 온통 불사른 구름이 창밖에 서 있었지

발음이 어려운 소문은 밤을 읊다 가는 날이 많았고

꿈보다 만나기 어려운 이름은 만남의 두 번째 형식, 죽은 몽상이 홑창을 두드리고 있었지

지상에도 거대한 저울이 있어 한 생의 반은 우기로 보내는데

도망간 애인처럼 도망쳐 온 그녀의 결백을 나는 용무라 부르기로 하고

변명 없이도 오해는 생겨

밤마다 별자리를 이으면 끈적한 점성이 오역된 연대기처럼 떠올랐지

운명과 행운은 왜 항상 등을 맞대고 앉아있나

통증은 내 몸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증명, 등 돌린 자리마다 흉을 보고

내 이름에도 누군가 급히 지운 흔적 남아있겠지

그녀에게 이름을 선고하고 앓는 성대에 장지를 꾸미고

모든 형식을 넣어 못질을 하면 얇은 나이테로 빙하기를 견뎌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지

이것은 신비한 증오의 또 다른 형식

갖지 못할 이름을 올려도 저울은 평행의 반증

이제 적도에 축대를 세우고

네가 쓴 그녀의 이름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겠지

김종연, <현대시> 2011년 4월호

詩 스물두 살. 시 쓰는 걸 자꾸 글 쓴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음.

나보다 남에게 머무르는 것을 좋아함. 감정이 가진 포즈들을 싫어함.

슬퍼도 슬픈 음악 안 들음. 그런데 더위를 많이 타서 걱정 중.

김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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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반 큰술, 그늘 반 큰술에 싹싹 비벼먹는

서윤후

우리는 과학시간에 오존층을 배웠다. 무슨 역할을 하고, 지금

은 그것이 점점 파괴되어 앞으로 지구상의 환경 문제에 어떻게

대두될지도, 1번부터 5번까지의 보기를 고르는 객관식에서도,

주관식에서도 서술했다. 그런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금은 햇빛

이 무섭지만, 풀밭에 발차기 한 번이면 방아깨비가 이리저리서

튀어나오던 때가 있었다. 내 햇빛 반 큰술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광합성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식물성은 창문으로부터 출발

한다. 활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볕이 좋아서

빨래도 하고 괜히 기분도 좋고 청소도 한다. 아니면 바깥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면서 표백되는 기분, 속죄하는 기분, 깨끗해지

는 기분, 온갖 좋다는 기분들을 만끽하는 경우도 있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아파트 단지별 화단을 휩쓸었

다. 방아깨비도 잡았고, 메뚜기도 잡았고 여치며 사마귀며 곤충

이 무서운 것인 줄도 모르고 잡았다. 나중엔 다 풀어주면서 다

음에 다시 놀자는 의미로 허공에 손짓을 하기도 했다. 해가 지

면 항상 집으로 돌아왔다. 햇빛에 익어 얼굴이 그을려도 상관없

었다. 곤충이 있었고 해가 쨍쨍한 날 밖에서 놀았으니까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은 밖에 나가려면 자외선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를 듬뿍듬뿍 발라서, 자기를 소중히 지키는데 열을 올린다. 곤

충? 파브르에게 미안할 만큼 지금은 방아깨비나 메뚜기 같은 것

들을 쉽게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은 대부분 놀이터에서 소꿉놀이

하는 것을 닌텐도 안에서 배우고 깨우친다. 햇빛은 더 이상 건

강한 것이 아니다. 사진 속에서 미화된 모습으로는 봐줄만 하지

만, 이제 나쁜 것이 되었다. 나쁜 햇빛 때문에 아이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책에서 곤충을 배운다.

낭만은 곧 여유에서 출발한다. 여유로운 대학생이 얼마나 있을

까 싶으면서도 그렇게 사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여자 친구

랑 피크닉 바구니에 샌드위치며 몸에 좋은 유기농 주스며 싸들

고 폴라로이드 카메라 들고서 한강 둔치나 온통 초록인 곳에 누

워 음악 들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환상은 팔 할이 나를 키

웠다. 자외선 페스티벌이 열릴지언정, 광합성을 하고 온통 초록

을 만끽하는 시간들이 딱 반 큰술 필요하다. 바삭바삭 말라가야

또 젖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당장 피크

닉 계획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싱싱한 안테나를 들고서.

햇빛 반 큰술이 넘치다 보면, 우려하던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

사실 나는 제로섬 게임처럼 결국 0으로 돌아오는 것들이 싫다.

그런 것들의 굴레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들기 때

문이다. 계속 햇빛만 드는 세상, 백야가 찾아오고 밤이 실종된

순간에도 우리는 0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런 굴레

에서 살다보니 이런 생각들도 한다. 그늘 반 큰술. 그늘 반 큰술

이 또 필요하다. 그늘은 사전적 의미로 보았을 때 무더울 때 햇

볕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상징적으로 어두운 이미지

를 가지고도 있다. 그늘은 대부분 실내장식으로 많이 굳어졌지

만, 나무 밑에만 가도 그늘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나무 보기가 참

힘들어서 그렇지. 앞서 말한 광합성은 매일 할 수 없다. 날씨는

우리보다 우위에 있고, 설사 매일이 맑음이어도 광합성을 맨날

할 수 있을 만큼의 엽록체가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아르

바이트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공부

도 해야 하니까. 그러나 그늘은 우리가 먼저 다가서기 전에 찾

아온다. 불현듯, 아니면서도 맞는 것처럼 살며시 왔다가 사라진

다. 오래된 그늘은 그늘이 아니다. 그늘은 완전할 수 없다. 햇빛

에 비해서 지구상의 점유율도 사실상 적다. 그늘 반 큰술이 그

래서 필요하다. 나를 낯설게 마주하고 나를 호명하는 일, 어두

운 밤, 방구석에 나와 함께 내가 노는 일. 이 모든 것들. 결국 쉽

게 말해 네 자신을 돌아봐라, 라고 말하는 것인데 사실 그렇게

멋없게 말하고 싶진 않았다. 네 자신을 돌아보는 것보다도, 자

신 안에 있는 무수히 많은 자아들을 쓰다듬어주자는 거지. 마치

나무가 되어서 나무 밑에 나’들’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나무는 불편해질지 몰

라도, 나는 나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늘에서 숨 쉬는 나

2, 나3, 나4 등등이 나에 관한 비정규직 등록을 마칠 것이다. 그

렇기 때문에 돌봐야한다. 그늘 아래서, 그늘 거기, 거기 아래서.

햇빛 반 큰술하고 그늘 반 큰술을 넣고 싹싹 비비면 맛있을까?

햇빛 한 큰 술에 먹는 사람도, 그늘 한 큰 술에 먹는 사람도, 둘

다 넣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니까. 다양하다니까 사

람들의 취향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햇빛 반 큰술은 그렇게 흔하

고 흔한 것들이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찬장에서 찾으니 없는 양

념 같다. 그늘 반 큰술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조금씩 넣다가, 이

제는 한 큰 술로 점점 양이 많아지는 카페인 같고. 맛있다는 맛

을 떠나서 나의 성분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 때, 꼭 더 낮고 작

은 쪽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균형은 필요하다. 필요하기 때

문에 구조적으로도 체계가 유지되어 온 것이고, 그런 것들을 지

배하는 가장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

되는 것 같다. 초점이 맞춰지는 것처럼 반 큰술과 다른 반 큰술

이 공평하게 섞이면, 적어도 우리 동그라미 안에서는 잘 살 수

있다. 나는 과감하게 어떤 반 큰술을 버릴지 고민하고 있다. 1이

된다는 것은 정말 무섭다. 1이 된다는 것은 오로지 1로써 가지

는 1의 기능들을 모두 해야 하니까.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실수

투성의 말로에서 어느 것도 되지 않는 것. 반 큰술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힘. 광합성과 그늘 사이에서 그림자가 자꾸 길어지

는 까닭을 당신도 알고 있는지?

이 햇빛 반 큰술, 그늘 반 큰술에 싹싹 비벼먹는.

Page 13: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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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반 큰술, 그늘 반 큰술에 싹싹 비벼먹는

서윤후

우리는 과학시간에 오존층을 배웠다. 무슨 역할을 하고, 지금

은 그것이 점점 파괴되어 앞으로 지구상의 환경 문제에 어떻게

대두될지도, 1번부터 5번까지의 보기를 고르는 객관식에서도,

주관식에서도 서술했다. 그런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금은 햇빛

이 무섭지만, 풀밭에 발차기 한 번이면 방아깨비가 이리저리서

튀어나오던 때가 있었다. 내 햇빛 반 큰술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광합성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식물성은 창문으로부터 출발

한다. 활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볕이 좋아서

빨래도 하고 괜히 기분도 좋고 청소도 한다. 아니면 바깥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면서 표백되는 기분, 속죄하는 기분, 깨끗해지

는 기분, 온갖 좋다는 기분들을 만끽하는 경우도 있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아파트 단지별 화단을 휩쓸었

다. 방아깨비도 잡았고, 메뚜기도 잡았고 여치며 사마귀며 곤충

이 무서운 것인 줄도 모르고 잡았다. 나중엔 다 풀어주면서 다

음에 다시 놀자는 의미로 허공에 손짓을 하기도 했다. 해가 지

면 항상 집으로 돌아왔다. 햇빛에 익어 얼굴이 그을려도 상관없

었다. 곤충이 있었고 해가 쨍쨍한 날 밖에서 놀았으니까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은 밖에 나가려면 자외선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를 듬뿍듬뿍 발라서, 자기를 소중히 지키는데 열을 올린다. 곤

충? 파브르에게 미안할 만큼 지금은 방아깨비나 메뚜기 같은 것

들을 쉽게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은 대부분 놀이터에서 소꿉놀이

하는 것을 닌텐도 안에서 배우고 깨우친다. 햇빛은 더 이상 건

강한 것이 아니다. 사진 속에서 미화된 모습으로는 봐줄만 하지

만, 이제 나쁜 것이 되었다. 나쁜 햇빛 때문에 아이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책에서 곤충을 배운다.

낭만은 곧 여유에서 출발한다. 여유로운 대학생이 얼마나 있을

까 싶으면서도 그렇게 사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여자 친구

랑 피크닉 바구니에 샌드위치며 몸에 좋은 유기농 주스며 싸들

고 폴라로이드 카메라 들고서 한강 둔치나 온통 초록인 곳에 누

워 음악 들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환상은 팔 할이 나를 키

웠다. 자외선 페스티벌이 열릴지언정, 광합성을 하고 온통 초록

을 만끽하는 시간들이 딱 반 큰술 필요하다. 바삭바삭 말라가야

또 젖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당장 피크

닉 계획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싱싱한 안테나를 들고서.

햇빛 반 큰술이 넘치다 보면, 우려하던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

사실 나는 제로섬 게임처럼 결국 0으로 돌아오는 것들이 싫다.

그런 것들의 굴레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들기 때

문이다. 계속 햇빛만 드는 세상, 백야가 찾아오고 밤이 실종된

순간에도 우리는 0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런 굴레

에서 살다보니 이런 생각들도 한다. 그늘 반 큰술. 그늘 반 큰술

이 또 필요하다. 그늘은 사전적 의미로 보았을 때 무더울 때 햇

볕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상징적으로 어두운 이미지

를 가지고도 있다. 그늘은 대부분 실내장식으로 많이 굳어졌지

만, 나무 밑에만 가도 그늘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나무 보기가 참

힘들어서 그렇지. 앞서 말한 광합성은 매일 할 수 없다. 날씨는

우리보다 우위에 있고, 설사 매일이 맑음이어도 광합성을 맨날

할 수 있을 만큼의 엽록체가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아르

바이트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공부

도 해야 하니까. 그러나 그늘은 우리가 먼저 다가서기 전에 찾

아온다. 불현듯, 아니면서도 맞는 것처럼 살며시 왔다가 사라진

다. 오래된 그늘은 그늘이 아니다. 그늘은 완전할 수 없다. 햇빛

에 비해서 지구상의 점유율도 사실상 적다. 그늘 반 큰술이 그

래서 필요하다. 나를 낯설게 마주하고 나를 호명하는 일, 어두

운 밤, 방구석에 나와 함께 내가 노는 일. 이 모든 것들. 결국 쉽

게 말해 네 자신을 돌아봐라, 라고 말하는 것인데 사실 그렇게

멋없게 말하고 싶진 않았다. 네 자신을 돌아보는 것보다도, 자

신 안에 있는 무수히 많은 자아들을 쓰다듬어주자는 거지. 마치

나무가 되어서 나무 밑에 나’들’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나무는 불편해질지 몰

라도, 나는 나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늘에서 숨 쉬는 나

2, 나3, 나4 등등이 나에 관한 비정규직 등록을 마칠 것이다. 그

렇기 때문에 돌봐야한다. 그늘 아래서, 그늘 거기, 거기 아래서.

햇빛 반 큰술하고 그늘 반 큰술을 넣고 싹싹 비비면 맛있을까?

햇빛 한 큰 술에 먹는 사람도, 그늘 한 큰 술에 먹는 사람도, 둘

다 넣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니까. 다양하다니까 사

람들의 취향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햇빛 반 큰술은 그렇게 흔하

고 흔한 것들이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찬장에서 찾으니 없는 양

념 같다. 그늘 반 큰술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조금씩 넣다가, 이

제는 한 큰 술로 점점 양이 많아지는 카페인 같고. 맛있다는 맛

을 떠나서 나의 성분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 때, 꼭 더 낮고 작

은 쪽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균형은 필요하다. 필요하기 때

문에 구조적으로도 체계가 유지되어 온 것이고, 그런 것들을 지

배하는 가장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

되는 것 같다. 초점이 맞춰지는 것처럼 반 큰술과 다른 반 큰술

이 공평하게 섞이면, 적어도 우리 동그라미 안에서는 잘 살 수

있다. 나는 과감하게 어떤 반 큰술을 버릴지 고민하고 있다. 1이

된다는 것은 정말 무섭다. 1이 된다는 것은 오로지 1로써 가지

는 1의 기능들을 모두 해야 하니까.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실수

투성의 말로에서 어느 것도 되지 않는 것. 반 큰술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힘. 광합성과 그늘 사이에서 그림자가 자꾸 길어지

는 까닭을 당신도 알고 있는지?

이 햇빛 반 큰술, 그늘 반 큰술에 싹싹 비벼먹는.

Page 14: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4 151/2

sunshine;밀양

secret

서바이벌 프로그램 K-POP스타(SBS)에서 JYP는 이렇게 말한다. ‘노래

는 대충 불러야 된다’고. 아마 이런 가수는 임재범 또는 에이미와인하우

스. 어쩌면 그렇게 말한 박진영까지도 실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대충 부

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노래와 달리 연기는 대충 연기하라는 법은 없다. 하

지만 그래도 되는 캐릭터와 연기하는 배우의 노력이 깃들을 때 대충연기

하면 1/2만 보여줘도 1 이상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

한다. 캐릭터와 그 배우의 노련함 또는 노력의 시너지가 합쳐진 것이다.

‘밀양’이 보여주는 세계는 플래시 백(flash back)이나 판타지 장

면 없이 곧바로 흐르며 마디가 분명히 구분된다.(신애가 밀양에

간다-산다-애가 유괴당한다-기독교에 감화되 유괴범을 용서한

다-신에게 분노하고 미친다)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신애(

전도연)와 종찬(송강호)이다. 이창동 감독은 하나의 이야기를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파고들고 스스로 최대한 괴롭히고

배우를 최대한 괴롭혀서 극한까지 밀어붙인 다음에 한 컷 한 컷

찍는 감독이고 그 힘든 과정은 거의 전도연이 연기하는 신애라는

역할에 쏠려있기 때문에 그만큼 송강호의 역할은 연기하는 사람

에 따라 존재감이 좌우 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런 신애는 ‘아이를

유괴당한 엄마’의 전형이 아니라 운명에 특이한 태도로 반응하는

인물이고 극적인 인물을 연기한 덕에 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종찬은 그런 신애를 뒤에서 돌보고 그녀

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웃기기도 한다. 즉 이런 평면적이고 주

인공을 받쳐주는 송강호의 종찬이라는 배역은 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종찬이 신애를 좋아하지만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킨십이 그녀가 병상에 누워있을 때 머리카락에 코를 대고 냄새

를 맡는 정도일정도로 그 역할은 매우 바보 같고 평범한 남자다.

하지만 전도연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연기를 그럴 수 없는 깊

이로 탁월하게 해낸데 비해 송강호는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 있는

연기를 그렇게 했다는 것이 탄복 스럽다.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종찬이 세상이고 신애를 둘러싼 환경이 종

찬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창동 감독 영화에 압도적인 실존적 절

망의 양과 질에 비하면 파리할 정도긴 하지만 분명 희망이 내포

되어 있는데 이런 희망을 마지막에 신애의 머리를 자르는 신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연기의 힘이다. 종찬은 신애의 늘 뒤에 있

기 때문에 신애의 시선으로 보는 종찬의 신이 거의 없을뿐더러 신

애와 종찬의 시선 교환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애와 종찬의

멜로라고 느낄 수 있는 이유 역시 송강호의 연기 아니었으면 느

낄 수 없다. 배우 ‘송강호’하면 보통 주연작 중심으로 기사들이 나

오고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사실 [밀양]같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

를 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운 배우다. 사람들은 송강호가 최고의

배우다 더할 배역이 없다 하지만 그는 확실하게 [밀양]을 기점으

로 영화를 보는 폭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성장했다. 이러한 송

강호의 연기는 ‘연기가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다.’ 라는 것을 말

해준다. 진정한 연기를 하는 배우는 그걸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느낀다.

난 송강호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영화 ‘밀양’ 전까지는.

필모그래피를 보면 ‘밀양’전에는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조폭(우아한 세

계),살인사건을 파헤치려는 시골형사(살인의 추억), 괴물에 맞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괴물) 등 어떤 특정한 명분을 가진 또는 직업을 가

진 연기를 했기에 메소드(method) 연기에는 탁월하지만 생활연기에는

약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연기에 구분을 짓는게 나만의 기준이고

정확하진 않다. 영화를 많이 경험하고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

겠지만 내 연기의 기준은 ‘박찬욱식 연기(형식주의적 영화)’,‘홍상수식

연기(사실주의적 영화)’ 이렇게 둘로 나눈다. 즉 내 기준에 송강호는 지

금까지 ‘박찬욱식 연기’를 했다. 그런데 ‘밀양’을 본 후로 나의 송강호에

대한 편견과 모든 생각은 깨졌다.

연기는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다.

1/2을 보여주고 1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송강호

<MOVIE>

이창훈 | 영화보고 생각 많이 하는 사람

[email protected]

Page 15: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4 151/2

sunshine;밀양

secret

서바이벌 프로그램 K-POP스타(SBS)에서 JYP는 이렇게 말한다. ‘노래

는 대충 불러야 된다’고. 아마 이런 가수는 임재범 또는 에이미와인하우

스. 어쩌면 그렇게 말한 박진영까지도 실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대충 부

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노래와 달리 연기는 대충 연기하라는 법은 없다. 하

지만 그래도 되는 캐릭터와 연기하는 배우의 노력이 깃들을 때 대충연기

하면 1/2만 보여줘도 1 이상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

한다. 캐릭터와 그 배우의 노련함 또는 노력의 시너지가 합쳐진 것이다.

‘밀양’이 보여주는 세계는 플래시 백(flash back)이나 판타지 장

면 없이 곧바로 흐르며 마디가 분명히 구분된다.(신애가 밀양에

간다-산다-애가 유괴당한다-기독교에 감화되 유괴범을 용서한

다-신에게 분노하고 미친다)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신애(

전도연)와 종찬(송강호)이다. 이창동 감독은 하나의 이야기를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파고들고 스스로 최대한 괴롭히고

배우를 최대한 괴롭혀서 극한까지 밀어붙인 다음에 한 컷 한 컷

찍는 감독이고 그 힘든 과정은 거의 전도연이 연기하는 신애라는

역할에 쏠려있기 때문에 그만큼 송강호의 역할은 연기하는 사람

에 따라 존재감이 좌우 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런 신애는 ‘아이를

유괴당한 엄마’의 전형이 아니라 운명에 특이한 태도로 반응하는

인물이고 극적인 인물을 연기한 덕에 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종찬은 그런 신애를 뒤에서 돌보고 그녀

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웃기기도 한다. 즉 이런 평면적이고 주

인공을 받쳐주는 송강호의 종찬이라는 배역은 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종찬이 신애를 좋아하지만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킨십이 그녀가 병상에 누워있을 때 머리카락에 코를 대고 냄새

를 맡는 정도일정도로 그 역할은 매우 바보 같고 평범한 남자다.

하지만 전도연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연기를 그럴 수 없는 깊

이로 탁월하게 해낸데 비해 송강호는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 있는

연기를 그렇게 했다는 것이 탄복 스럽다.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종찬이 세상이고 신애를 둘러싼 환경이 종

찬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창동 감독 영화에 압도적인 실존적 절

망의 양과 질에 비하면 파리할 정도긴 하지만 분명 희망이 내포

되어 있는데 이런 희망을 마지막에 신애의 머리를 자르는 신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연기의 힘이다. 종찬은 신애의 늘 뒤에 있

기 때문에 신애의 시선으로 보는 종찬의 신이 거의 없을뿐더러 신

애와 종찬의 시선 교환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애와 종찬의

멜로라고 느낄 수 있는 이유 역시 송강호의 연기 아니었으면 느

낄 수 없다. 배우 ‘송강호’하면 보통 주연작 중심으로 기사들이 나

오고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사실 [밀양]같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

를 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운 배우다. 사람들은 송강호가 최고의

배우다 더할 배역이 없다 하지만 그는 확실하게 [밀양]을 기점으

로 영화를 보는 폭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성장했다. 이러한 송

강호의 연기는 ‘연기가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다.’ 라는 것을 말

해준다. 진정한 연기를 하는 배우는 그걸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느낀다.

난 송강호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영화 ‘밀양’ 전까지는.

필모그래피를 보면 ‘밀양’전에는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조폭(우아한 세

계),살인사건을 파헤치려는 시골형사(살인의 추억), 괴물에 맞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괴물) 등 어떤 특정한 명분을 가진 또는 직업을 가

진 연기를 했기에 메소드(method) 연기에는 탁월하지만 생활연기에는

약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연기에 구분을 짓는게 나만의 기준이고

정확하진 않다. 영화를 많이 경험하고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

겠지만 내 연기의 기준은 ‘박찬욱식 연기(형식주의적 영화)’,‘홍상수식

연기(사실주의적 영화)’ 이렇게 둘로 나눈다. 즉 내 기준에 송강호는 지

금까지 ‘박찬욱식 연기’를 했다. 그런데 ‘밀양’을 본 후로 나의 송강호에

대한 편견과 모든 생각은 깨졌다.

연기는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다.

1/2을 보여주고 1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송강호

<MOVIE>

이창훈 | 영화보고 생각 많이 하는 사람

[email protected]

Page 16: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6 17

2012년 3월 26일, 각자의 고민 전시는 서로 다른 기표(image, 새로이 전시되는 왜곡된 사진)들이 복제

하는 기의(message, 매일매일 소구하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음’)를 견디지 못해 시작되었다.

RT 서윤후 ‏@leopardtabako

페이스북을 ‘마우스북(mouthbook)’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죄다 먹고 먹는 이야기들, 진짜 음식사진으

로 도배된 담벼락을 보고 있으니 먹고 살만한 세상을 너무나도 명백하게 살아간다는 느낌. 근데 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단 느낌.

https://twitter.com/leopardtabako/status/184051430338998272

TW 이지연어 ‏@delidelic

오히려 너무나 못 살 거 같아서 먹는 얘기만 하는 걸 수도. 커피숍에서 느긋한 시간, 디저트와 말랑한 시

간, 비오는 날 청주로 센치한 시간, 고기를 구우며 왁자지껄한 한 때. 일상에서의 단절된 감각, 관계를 음

식 이미지로라도 신화화 하고 싶은 걸 수도.

https://twitter.com/delidelic/status/184131177890856961

1/2 잘 살고 있음 “나 사진 좀 찍어 줘.”

관계를 엮으며 자신의 의미를 획득하던 이전 세대들과 달리 우리는 스스로 자아를 일구며

살아간다. 자기표현, 이상(理想)자아, 자아실현 등의 단어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찾아야 할 소명과 발굴한 자아를 스스로 소구해야 할 사명이 작금처럼 강력한 때는 없었다.

우리는 충실히 탐색한 자신을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시한다. 과거에 싸이월드가

그랬듯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매체에 우리 모습과 단상 등 일상을 기록

하며 관계를 기다린다. 그렇게 자기다움을 쌓아나간다.

자기다움, 더 정확히는 이상적인 자기다움일 것이다.

다만 기록하는 날들이 언뜻 다르게 보이나 사실 셀카는 비슷한 표정만큼 같은 말을 한다.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음.’

이 메시지는 누구에게 소구하고 있는가? 마주 본 사진기 렌즈에 맺힌 눈부처, 바로 타자화

된 자기 자신의 시선에게 되뇐다.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의 셀카를 볼 때와 마찬가지의 감

상을 듣길 기다린다. 현실보다 아름답게 연출된 자기 자신은 자신의 이상형이다.

하지만 어제 찍은 사진을 오늘과 구분할 길이 없다. 하루하루 여전하다는 말도 맞겠으나

어딘가 모자란다.

1/2 잘 지내고 있음 “잠깐, 먹기 전에 사진 좀 찍고.”

셀카만으로 이상 자아를 전시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셀카에는 배경

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내 얼굴, 하루 중 가장 멋진 순간, 때때로 가장 예쁜 내 친

구들이나 좋은 장소. 이러한 얼굴들이나 장면만으로는 일상을 기록하기 빈약하다. 이때 우

리는 음식 사진이 내포한 식사 시간으로 감정과 배경을 연출한다.

삼겹살에 소주 먹고 싶은 저녁, 치맥하고 싶은 여름 밤, 와인 마셔야 할 기념일, 아이스크

림을 한 통 다 먹고 싶은 기분, 간소한 샐러드를 챙기거나 도시락을 싸고 싶은 날씨.

옷과 머리모양, 얼굴 표정이 말하지 못하는 일상의 기분을 음식 사진은 충실히 해낸다. 특

히 최근의 음식 사진은 셀카와 마찬가지로 배경은 흐릿하고 음식은 생생하게 부각되도록

가까이서 찍는다. 과장하고 싶은 것 외 일상의 다른 배경을 지우는 것이다.

셀카와 비슷하게 먹기 전 찍은 음식 사진은 같은 말을 한다.

‘나 이렇게 잘 지내고 있음.’

연출된 자기 얼굴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시간과 배경, 감정을 얼굴 대신 맛깔나게 표현한

다. 현실보다 맛있게 연출된 시간은 자신의 이상향이다.

자기 전시에서 이상 자아를 구성하는 이상형과 이상향. 이상가치가 두 개로 분절되며 각자

는 스스로를 신화화 한다. 자기 얼굴의 왜곡으로 떨어져 나간 시간들이 왜곡된 절반과 마

찬가지의 크기로 직접 과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욕망으로 분절된 절반들은 각자가 온전한

1 노릇을 하고 있다. 비대해진 1/2들의 전시에는 시작과 끝이 없다. 매체 존재 이래 자기다

운 전시를 지속할 뿐이며 전시의 끝은 존재의 부재가 아닌 비존재다.

자기 자신, 온전한 1로 존재하기 위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어쩌면 자

유롭고 싶지 않은) 절반들의 풍요. 정말 너무나 먹고 살만한 세상이다.

여러분 안녕? 저는 좋은 밥을 지으려 맛있는 글을 지어요. 자발적 가난 위에도 꿈은 지어지던데요.

아, 지금 위태롭고 불안한 건 기분 탓이겠죠. 빙긋, 하고 웃음을 지을게요. 그럼 안녕!

제 2의 셀카, 음식 사진

반복적인 자기 사진의 전시가 잘 살고 있음의 과시라면 음식 사진의 전시는 잘 지내고 있음의 과시다.

이지연 | 요리하고 글 쓰는 사람

Page 17: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6 17

2012년 3월 26일, 각자의 고민 전시는 서로 다른 기표(image, 새로이 전시되는 왜곡된 사진)들이 복제

하는 기의(message, 매일매일 소구하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음’)를 견디지 못해 시작되었다.

RT 서윤후 ‏@leopardtabako

페이스북을 ‘마우스북(mouthbook)’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죄다 먹고 먹는 이야기들, 진짜 음식사진으

로 도배된 담벼락을 보고 있으니 먹고 살만한 세상을 너무나도 명백하게 살아간다는 느낌. 근데 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단 느낌.

https://twitter.com/leopardtabako/status/184051430338998272

TW 이지연어 ‏@delidelic

오히려 너무나 못 살 거 같아서 먹는 얘기만 하는 걸 수도. 커피숍에서 느긋한 시간, 디저트와 말랑한 시

간, 비오는 날 청주로 센치한 시간, 고기를 구우며 왁자지껄한 한 때. 일상에서의 단절된 감각, 관계를 음

식 이미지로라도 신화화 하고 싶은 걸 수도.

https://twitter.com/delidelic/status/184131177890856961

1/2 잘 살고 있음 “나 사진 좀 찍어 줘.”

관계를 엮으며 자신의 의미를 획득하던 이전 세대들과 달리 우리는 스스로 자아를 일구며

살아간다. 자기표현, 이상(理想)자아, 자아실현 등의 단어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찾아야 할 소명과 발굴한 자아를 스스로 소구해야 할 사명이 작금처럼 강력한 때는 없었다.

우리는 충실히 탐색한 자신을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시한다. 과거에 싸이월드가

그랬듯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매체에 우리 모습과 단상 등 일상을 기록

하며 관계를 기다린다. 그렇게 자기다움을 쌓아나간다.

자기다움, 더 정확히는 이상적인 자기다움일 것이다.

다만 기록하는 날들이 언뜻 다르게 보이나 사실 셀카는 비슷한 표정만큼 같은 말을 한다.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음.’

이 메시지는 누구에게 소구하고 있는가? 마주 본 사진기 렌즈에 맺힌 눈부처, 바로 타자화

된 자기 자신의 시선에게 되뇐다.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의 셀카를 볼 때와 마찬가지의 감

상을 듣길 기다린다. 현실보다 아름답게 연출된 자기 자신은 자신의 이상형이다.

하지만 어제 찍은 사진을 오늘과 구분할 길이 없다. 하루하루 여전하다는 말도 맞겠으나

어딘가 모자란다.

1/2 잘 지내고 있음 “잠깐, 먹기 전에 사진 좀 찍고.”

셀카만으로 이상 자아를 전시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셀카에는 배경

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내 얼굴, 하루 중 가장 멋진 순간, 때때로 가장 예쁜 내 친

구들이나 좋은 장소. 이러한 얼굴들이나 장면만으로는 일상을 기록하기 빈약하다. 이때 우

리는 음식 사진이 내포한 식사 시간으로 감정과 배경을 연출한다.

삼겹살에 소주 먹고 싶은 저녁, 치맥하고 싶은 여름 밤, 와인 마셔야 할 기념일, 아이스크

림을 한 통 다 먹고 싶은 기분, 간소한 샐러드를 챙기거나 도시락을 싸고 싶은 날씨.

옷과 머리모양, 얼굴 표정이 말하지 못하는 일상의 기분을 음식 사진은 충실히 해낸다. 특

히 최근의 음식 사진은 셀카와 마찬가지로 배경은 흐릿하고 음식은 생생하게 부각되도록

가까이서 찍는다. 과장하고 싶은 것 외 일상의 다른 배경을 지우는 것이다.

셀카와 비슷하게 먹기 전 찍은 음식 사진은 같은 말을 한다.

‘나 이렇게 잘 지내고 있음.’

연출된 자기 얼굴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시간과 배경, 감정을 얼굴 대신 맛깔나게 표현한

다. 현실보다 맛있게 연출된 시간은 자신의 이상향이다.

자기 전시에서 이상 자아를 구성하는 이상형과 이상향. 이상가치가 두 개로 분절되며 각자

는 스스로를 신화화 한다. 자기 얼굴의 왜곡으로 떨어져 나간 시간들이 왜곡된 절반과 마

찬가지의 크기로 직접 과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욕망으로 분절된 절반들은 각자가 온전한

1 노릇을 하고 있다. 비대해진 1/2들의 전시에는 시작과 끝이 없다. 매체 존재 이래 자기다

운 전시를 지속할 뿐이며 전시의 끝은 존재의 부재가 아닌 비존재다.

자기 자신, 온전한 1로 존재하기 위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어쩌면 자

유롭고 싶지 않은) 절반들의 풍요. 정말 너무나 먹고 살만한 세상이다.

여러분 안녕? 저는 좋은 밥을 지으려 맛있는 글을 지어요. 자발적 가난 위에도 꿈은 지어지던데요.

아, 지금 위태롭고 불안한 건 기분 탓이겠죠. 빙긋, 하고 웃음을 지을게요. 그럼 안녕!

제 2의 셀카, 음식 사진

반복적인 자기 사진의 전시가 잘 살고 있음의 과시라면 음식 사진의 전시는 잘 지내고 있음의 과시다.

이지연 | 요리하고 글 쓰는 사람

Page 18: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8 19

-코르셋 속에 꽁꽁 묶어둔 살집처럼

잠재되있는 당신의 또 다른 반쪽 능력.그것이 자유에서 결박이길 원하던

남자에서 여자이길 원하던

그 무엇이건 선택은 당신의 몫.

일러

스트

/ 이

모아

Page 19: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18 19

-코르셋 속에 꽁꽁 묶어둔 살집처럼

잠재되있는 당신의 또 다른 반쪽 능력.그것이 자유에서 결박이길 원하던

남자에서 여자이길 원하던

그 무엇이건 선택은 당신의 몫.

일러

스트

/ 이

모아

Page 20: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20 21<플레이스>

< #1 MuiMui (무이무이)

깔끔한 규모에 압도당하는 것이 마치 인도코끼리 같다. ‘유일무이’의 무

이에서 따온 무이무이는 한국적인 미를 고즈넉하게 공간과 시간에 녹여

내었다. 이정섭 내촌목공소로부터 들여온 딱 떨어지는 가구들이 배치된

엄청난 층고의 방대한 내부 공간 그리고 비워둠의 철학을 보여주는 초록

의 중정, 18시부터 4시까지 열려있는 2층의 테라스포차의 조합이 인상

깊다. 차와 식사를 제공하는 일층이 전부일 것 마냥 으리으리하게 시선을

끌어놓고는(잘은 발견하기 힘든) 신성한 신세계로의 단절된 계단을 올라

가면 테라스 포차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낮과 밤의 용도로 충분히 24

시간 만족을 제공하는 장소. 사방의 통유리와 중정에 심어진 앵두나무와

야생초 그리고 밤에 빛을 발하는 버섯 모양의 등 밤이든 낮이든 비가 오

든 눈이 오든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압구정동 씨네시티 골

목 미니스톱 근처. 02-515-3981. 가래떡 크림파스타 1만 8천원. 무이무

이 솥밥 7천원-1만 2천원. 빙수 큰 것 1만 4,5천원.

#4 한남볼링센타

길어진 여름 해는 낮과 밤의 구분을 힘들게 한다. 무더운 여름, 야광볼링장에서 마음까지 시원해 질 스트라이크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 원조 야광 볼

링 레일을 자랑하는 유구한 역사의 한남볼링센타를 소개한다. 최근 박재범이 단골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셀럽들에게도 인기 있는 이곳은 서울 유일

의 24시간 오픈 볼링장이며, 밤 9시 30분 이후에는 신나는 클럽 음악과 야광 레일, 반짝이는 조명들로 변신한다. 팁 한 가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색 옷으로 치장하고 온다면 반사광에 당신의 옷은 클럽 못지않게 블링블링 해질 것! 서울 시내 볼링장 중 가장 깔끔하고 오일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다. 웨이팅 중에도 당구대, 오락실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근처 슈퍼가 일찍 문을 닫으니 맥주는 미리 준비하자. 이

외에도 서울의 야광볼링장으로는 삐에로 스트라이크(압구정), 태화볼링장(홍대), 로얄볼링장(영등포), 충암볼링장(서대문) 등이 있다. 용산구 한남동

726-173. 한남초등학교 근처. 02-798-8816. 이용료는 1게임당 1인 3천 6백원(야간 3천 8백원) / 신발 대여료 별도로 천 3백원.

#2 Platoon Kunsthalle (플래툰 쿤스트할레) >

젊은이들의 문화 콤플렉스라고 불리는 아지트 같은 장소. 같은 공간 안에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카멜레온 같은 곳. 플래툰은 독일에 본사를 둔 복

합문화 공간을 칭하는데 서울에는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로 플래툰 쿤스

트할레가 들어서게 되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올려 쌓아 건축적으로

독특한 외관부터 1층의 레스토랑과 뒤쳐지지 않는 파티가 열리는 클럽바,

공연과 전시장 그리고 2층의 오피스와 갤러리 등 다양한 활용가치와 가

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저녁에 술과 음악이 함께하

는 Bling x Platoon 플리마켓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구경거리이자 쇼핑

찬스. 도산공원 사거리 나누리 병원 건너편. 플리마켓은 늦은 다섯시부터.

< #3 Lounge VINILO (라운지 비닐로)

나이트 가득한 곳, 핫하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어 있던 종로가 차츰 변하

고 있다. 종로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라운지 비닐로가 바로

그것. 클럽 옥타곤 인테리어 팀에서 맡은 인테리어와 최상급 바텐더의 서

비스는 웬만한 강남의 유명 라운지클럽 못지않다. 널따란 테라스에서 바

라보는 종로의 빌딩숲은 꽤나 낭만적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술값

외에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종류의 모듬 치즈 안주, 매주 주말에

는 무제한 술이 함께 하는 파티 등 종로의 중심에서 새로운 매력을 느껴

보자. 종로구 관철동 11-13, 2-3F. (구)피아노거리 안쪽 밀러타임 위층.

예약은 010.9793.9897, http://loungevinilo.blog.me/

사람이든 사물이든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 매력은 폭발하기 마련.

공존하기 힘든 ‘반’과 ‘반’이 만나 하나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들을 소개한다.

1

2

day night

노미진 | 홍진우

>

1/2+1/2>1?

반전의매력을 발하는 장소

day

nig

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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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플레이스>

< #1 MuiMui (무이무이)

깔끔한 규모에 압도당하는 것이 마치 인도코끼리 같다. ‘유일무이’의 무

이에서 따온 무이무이는 한국적인 미를 고즈넉하게 공간과 시간에 녹여

내었다. 이정섭 내촌목공소로부터 들여온 딱 떨어지는 가구들이 배치된

엄청난 층고의 방대한 내부 공간 그리고 비워둠의 철학을 보여주는 초록

의 중정, 18시부터 4시까지 열려있는 2층의 테라스포차의 조합이 인상

깊다. 차와 식사를 제공하는 일층이 전부일 것 마냥 으리으리하게 시선을

끌어놓고는(잘은 발견하기 힘든) 신성한 신세계로의 단절된 계단을 올라

가면 테라스 포차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낮과 밤의 용도로 충분히 24

시간 만족을 제공하는 장소. 사방의 통유리와 중정에 심어진 앵두나무와

야생초 그리고 밤에 빛을 발하는 버섯 모양의 등 밤이든 낮이든 비가 오

든 눈이 오든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압구정동 씨네시티 골

목 미니스톱 근처. 02-515-3981. 가래떡 크림파스타 1만 8천원. 무이무

이 솥밥 7천원-1만 2천원. 빙수 큰 것 1만 4,5천원.

#4 한남볼링센타

길어진 여름 해는 낮과 밤의 구분을 힘들게 한다. 무더운 여름, 야광볼링장에서 마음까지 시원해 질 스트라이크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 원조 야광 볼

링 레일을 자랑하는 유구한 역사의 한남볼링센타를 소개한다. 최근 박재범이 단골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셀럽들에게도 인기 있는 이곳은 서울 유일

의 24시간 오픈 볼링장이며, 밤 9시 30분 이후에는 신나는 클럽 음악과 야광 레일, 반짝이는 조명들로 변신한다. 팁 한 가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색 옷으로 치장하고 온다면 반사광에 당신의 옷은 클럽 못지않게 블링블링 해질 것! 서울 시내 볼링장 중 가장 깔끔하고 오일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다. 웨이팅 중에도 당구대, 오락실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근처 슈퍼가 일찍 문을 닫으니 맥주는 미리 준비하자. 이

외에도 서울의 야광볼링장으로는 삐에로 스트라이크(압구정), 태화볼링장(홍대), 로얄볼링장(영등포), 충암볼링장(서대문) 등이 있다. 용산구 한남동

726-173. 한남초등학교 근처. 02-798-8816. 이용료는 1게임당 1인 3천 6백원(야간 3천 8백원) / 신발 대여료 별도로 천 3백원.

#2 Platoon Kunsthalle (플래툰 쿤스트할레) >

젊은이들의 문화 콤플렉스라고 불리는 아지트 같은 장소. 같은 공간 안에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카멜레온 같은 곳. 플래툰은 독일에 본사를 둔 복

합문화 공간을 칭하는데 서울에는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로 플래툰 쿤스

트할레가 들어서게 되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올려 쌓아 건축적으로

독특한 외관부터 1층의 레스토랑과 뒤쳐지지 않는 파티가 열리는 클럽바,

공연과 전시장 그리고 2층의 오피스와 갤러리 등 다양한 활용가치와 가

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저녁에 술과 음악이 함께하

는 Bling x Platoon 플리마켓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구경거리이자 쇼핑

찬스. 도산공원 사거리 나누리 병원 건너편. 플리마켓은 늦은 다섯시부터.

< #3 Lounge VINILO (라운지 비닐로)

나이트 가득한 곳, 핫하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어 있던 종로가 차츰 변하

고 있다. 종로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라운지 비닐로가 바로

그것. 클럽 옥타곤 인테리어 팀에서 맡은 인테리어와 최상급 바텐더의 서

비스는 웬만한 강남의 유명 라운지클럽 못지않다. 널따란 테라스에서 바

라보는 종로의 빌딩숲은 꽤나 낭만적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술값

외에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종류의 모듬 치즈 안주, 매주 주말에

는 무제한 술이 함께 하는 파티 등 종로의 중심에서 새로운 매력을 느껴

보자. 종로구 관철동 11-13, 2-3F. (구)피아노거리 안쪽 밀러타임 위층.

예약은 010.9793.9897, http://loungevinilo.blog.me/

사람이든 사물이든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 매력은 폭발하기 마련.

공존하기 힘든 ‘반’과 ‘반’이 만나 하나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들을 소개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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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진 | 홍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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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1?

반전의매력을 발하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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衣24 <fa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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衣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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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7: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흑과 백의 공존

줄무늬의 새로운 향연

전설의 빠삐용부터 썸머 최강자 마린룩까지

가장 basic함을 지닌과 동시에 가장 unique 하지

진정한 반, 반이 아닐까

Page 28: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Page 29: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Page 30: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Page 31: Monthly Issue ANTENNA 201207

Track#4 화창한 봄날에 (feat. Kuan) _제리케이

마냥 좋기만 한 사랑이 다가 아니다. 미운 정이 더 무

서운 법이고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

는다고 티격태격의 순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남자라면 가사에 백번이고 공감할 힙합 트랙.

사실 남자 입장에서 속마음을 드러내기 더 어려운 것도 없진 않지만

결론은 마지막 부분의 노랫말.

서서로 사랑하며 좋은 말만 하고 살기에도 바쁘다는 것이다.

Track#5 No Air (Duet with Chris Brown)

(Acoustic ver.) _Jordin Sparks

싱거운 어쿠스틱의 반주 위에 깔리는 헐벗은 두 남녀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곡이다.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고 감정을 호소하는 농도가

진하디 진하다. 서로 파트를 주고 받는 게 마치 (뻔히 알면서)

서로의 감정을 재차 확인하려는 유치하지만 부러운 커플의 그것과 같다.

클클라이막스 넘어 후반부의 꼬이고 엇갈리는 Jordin Sparks와

Chris Brown의 애드리브를 듣고 있자면 온몸에 전율이 찌릿찌릿.

공기 없으면 숨 못 쉬고 못 살잖아. 너 없어도 그래.

‘공기=너’라는 진부하고 당사자들’만’ 좋아 죽는 클리셰.

Track#6 When Love Takes Over (feat. Kelly Rowland) _David Guetta

확실하게 너와 나의 심장 박동 주기를 짧게 해 줄 트

랙.

사실 요즘 Rihanna의

We found love와 함께 필자의 연애 감성을 잘 대

변해 주는 노래이다.

런닝화 신고 그냥 편하게 나와. 자전

거 끌고 한강에서 봐. 당장

.

Track#7 Just the Way You Are _Bruno Mars

달달한 노래의 대명사. 떨림과 설렘의 아이콘.

부끄럽지만 필자도 이 트랙을 누군가에게 선사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사랑의 한가운데, 맑은 하늘 아래 태풍의 눈에 서있는 두 사람이라면

불러주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입꼬리가 내려올 겨를이 없다.

특히 노랫말이 정말 정말 진심을 다해서 매력적이고 그 표현력이 확실하다.

진진짜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얼굴을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그저 너 자체로 장난 아니기 때문에 네가 웃기만 하면 세상이 멈추는 것 같은

그런 기분.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Aㅏ.

Track#3 바라만 봐도 좋은데 _노 리플라이

천천히 걷고 싶은 사랑들을 위한 트랙.

지금 이 감정이 너무 소중하다 못해 다 소

비해 버릴까

두렵기도 한 아이러니

한 상황. 말그대로 바라만 봐도 좋아서

감정의 숨김과 드러냄의 선을 잘 찾

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감정의 선이 적당히 수평선이다.

선선선한 날의 커피샵 테라스 같은 보컬 권순관의 목소리가 아주 웰빙이다

.

요즘 같은 날 드

러누워 파란 하늘 바라보며 같이. 이어폰. 하기 딱 좋

은 노래.

안현미 시인의 ‘이별의 재구성’이라는 시집을 읽고

처음으로 이별이라는 것을 정의했었다.

사랑은 커녕 시큰둥하게 나눠버린 마음마저도 잘 모르던 내가

누군가와의 이별을 떠올렸다.

사랑과 이별, 반과 반 사이엔 언제나 내가 있었다.

식상하게도 노래를 들으면서 그것들을 정의했고

정정의한 내용은 다음과도 같다. ‘그럴 수 없음’ / 서윤후.

Track#6 JYP,선예 _대낮에 한 이별

대낮에 이별이라니. 어느 일요일 오후 2시에 카페베네 흡연실에서 원고를 쓰고 있었다.

한 여자가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울면서 어디론가 전화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는지 여자는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헤어질 수 있어?” 햇살이 밝아서 괜찮지 않았다.

Track#7 빅마마 _내 눈을 보아도네 자리는 아직 그대로니까,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내가 변하고 변한 내가 너를 조금씩 잊어가는 것.

내 눈을 보아도 알 수 있을 듯 모를 듯 눈 감은 자리에서 다시 네가 생각나.

Page 32: Monthly Issue ANTENNA 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