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윤리학 - 윤리학과...

응용윤리학 - 생명의료윤리란 무엇인가? -

김남준(충북대학교 윤리교육과)

목차

생명의료윤리학

생명의료윤리의 추론과 판단

생명의료윤리의 네 가지 원칙

1. 생명의료윤리학

1. 생명의료윤리학의 정의

• 학제적(interdisciplinary) 접근

• 구체적인 생명의료윤리 문제에 도덕 이론이나 원리를 적용하여 바람직한 윤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

생명윤리학(bioethics)

의료윤리학(medical ethics)

생명의료윤리학

(biomedical

ethics)


2. 생명의료윤리학의 대두 원인


(1) 의료기술의 발전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간의 선택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생명공학이 발전하지 않은 과거에 부모는 자신의 어린 자녀가 앞으로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종류의 삶을 살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생명공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부모가 자녀의 바람직한 유전적 소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호에 따라 자녀의 유전자를 디자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는 배아에 대해 예방 차원의 유전학적 검사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 절차는 우선 유전적 질병에 걸릴 위험을 피하고 싶은 부모에게 권장된다. 이처럼 착상 전 유전자 검사가 심각한 유전적 질병에 제한되어 실시된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생명공학이 발전하고 유전자 치료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견해는 유전적 질병의 예방을 목적으로 유전적 간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고, 더 나은 능력을 지닌 인간을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허용해야 한다는 극단적 논리로 나아갈 수도 있다. 처음에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간주된 소극적 우생학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유전자를 선택하고 조작하는 적극적 우생학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의 생명을 선택의 목적을 위하여 마음대로 해도 좋은가?”를 물어야 할 것이다. - J. Habermas, 장은주 옮김, 『인간이라는 자연의 미래』, (나남출판, 2003). pp.47-57의 주요 내용 발췌


• 예측에 기초한 조건부 논증의 형식

• A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져올 결과를 근거로 삼는 논증

• A, B, C, …, N 사이에 유의미한 도덕적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논증

• A에서 N에 이르는 것을 방지할 수 없기 때문에 A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증

헌팅턴 질환이나 담낭 섬유증과 같은 심각한 유전적 결함을 가진 태아를 임신한 경우 낙태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만일 임신과정에서 태아의 심각한 유전적 결함이 발견되었을 때 낙태를 허용한다면, 낙태 허용의 기준이 점점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헌팅턴 질환이나 담낭 섬유증이 의심될 경우 낙태가 허용된다면, 당뇨병, 다운증후군도 낙태의 이유가 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근시안, 색맹, Y염색체 이상, 왼손잡이, 종국에는 피부 색깔로까지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는 이것이 태어나지 않은 태아 자신의 미래 이익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처럼 A를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는 B까지도 받아들일 것이고, 이는 곧 우리가 C를 받아들이게 할 것이며, 종국에는 N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미끄러운 경사길의 원리


(2) 사회적 여건의 변화


(3) 도덕적 가치관의 변화

2. 생명의료윤리의 추론과 판단

1. 행위 공리주의와 규칙 공리주의

공리의 원리를 행위에 직접 적용하여, 어떤 행위가 가능한 다른 대안들만큼의 선을 산출하거나 그 이상의 선을 산출할 때 오직 그때에만 그 행위는 옳다.

어떤 행위가 가능한 다른 대안들보다 사회에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규칙들의 집합에 속하는 규칙에 의해 요구되는 행위일 때 그리고 오직 그때에만 그 행위는 옳다.


기껏해야 앞으로 몇 주밖에 살 수 없다고 믿어지는, 심하게 손상된 신생아가 폐렴에 걸렸다. 의사는 아이의 부모와 함께 항생제를 써서 유아의 생명을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 말고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유아를 죽게 내버려두는 것 뿐이다.

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당신의 병은 불치병이 아닙니다’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가?

사례1

사례2


한 생명과학연구자가 동물실험을 통해 특정한 약이 특정한 암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 연구자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에게 적정한 투약량을 정하는 것이다. 많은 양을 투여한 동물에게서 몇 건의 부작용이 관찰되었다. 그 연구자는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자기가 재직하는 대학의 학생들이 위험성이 거의 없는 실험에는 기꺼이 피험자로 나설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실험에 자원하기를 꺼려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때 만약 그 연구자가 피험자들에게 그 실험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직하지 않은 일이다. 그 연구자는 특히 피험자의 30-40%가 장기간 메스꺼움으로 고생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정보를 학생들에게 알린다면 아마도 그는 충분한 숫자의 피험자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례3


2. 칸트의 의무론

• 칸트의 의무론의 관점에서, 앞의 <사례1>, <사례2>, <사례3>에 대해 어떤 도덕 판단을 내릴까?

• 의무이기 때문에 행한 행위만이 도덕적 가치(의미)를 지닌다. • “마치 너의 행위의 준칙이 너의 의지에 의해 보편적 자연법칙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위하라.” • “네가 너 자신의 인격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단지 수단으로만 대우하지 말고,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 대우하라.”

3. 생명의료윤리의 네 가지 원칙


1. 자율성 존중의 원칙 (1) 의미

• 의료 행위에 있어 환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 • 자율적 행위자란 ‘의도적으로’, ‘이해하면서’(행위 능력), ‘자신의 행위를 결정하는 통제적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서’(자유) 행위하는 선택자 • 자율적인 행위자를 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고, 선택을 하며, 그 자신의 개인적 가치와 믿음에 기초해서 행위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


(2) 충분한 설명에 의한 동의(informed consent)

• 의사와 환자 간의 지식의 비대칭성 [한 연구에서 수합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환

자의 93%가 공개된 정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믿었으나, 그들의 동의에 대한 결정에 그

정보를 사용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 의도적인 비공개 [치료상 특권 – 정서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한 환자에게 정보를 누설하

는 것이 잠재적으로 해로울 것이라는 건전한 의학적 판단에 근거하여 의사가 환자에게 정보를 알리지 않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치료 목적의 위약 효과 –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협심증, 기침, 긴장, 우울, 고혈압, 두통, 평범한 감기와 같은 상태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35%가 위약으로 인해 일부 증상이 호전되었는데, 이러한 위약 효과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어떤가?]

충분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의미 있는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구 → 자율성 확보


• 환자의 믿음이 명백히 거짓일 경우, 의료 전문인은 환자와 연구 대상자에게 그렇게 충분한 정보에 의한 결정에 이를 수 있게 했던 그들의 믿음을 포기하도록 강요해야 하는가?

57세의 여성이 둔부 골절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이 환자는 입원기간 동안에 실시한 자궁경부암 검사와 조직검사를 통해 1A 단계의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되었다 . 자궁적출수술로 암이 치료될 수 있음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에 외과 수술이 강력하게 권유되었다 . 그러나 이 환자는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자궁적출술을 거부한다. 그녀는 “암에 걸린 사람은 아프고, 기분이 나쁘고, 체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요.”라고 말하면서, 반면에 자신은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조직검사 결과와 의사의 지속적인 반대 주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계속 주장했다.


(3) 자율성 존중의 원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

• 명시적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때로는 암묵적 동의로도 충분한 것인지? [의대생이나 수련의의 환자 치료에 참여 사례]

• ‘옵트 인’과 ‘옵트 아웃’ 방식 중 무엇을 따를 것인지? [충분한 장기

확보를 위한 옵트 아웃 방식의 동의는 정당한가?]

• 종교적 믿음이나 개인적 가치관에 의거하여 의료적 조치를 거부하는 환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지? [수혈 거부]

• 대부분의 환자는 의료 지식이 부족하고 절박하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는가? [급성 디스크로 등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환자가 과거에 성공

적으로 사용했던 방법인 지지대를 착용하기를 원하지만, 담당 의사는 외과 수술을 확고하고

일관되게 제시할 경우,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4) 대리의사결정을 위한 기준의 틀

2 1 3

선행하는 자율성 사전 의료 지시서

“이 환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면 이 상황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삶의 질 표준


2. 악행 금지의 원칙(해악금지의 원칙) (1) 의미

• 의료 행위에 있어 최소한 환자에게 해악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 • “나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병든 자를 돕는 데 의술을 사용하고 환자를 다치게 하거나 환자가 잘못되게 하는 데 의술을 결코 사용하지 않겠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2) 이중 결과의 원리(the principle of double effect)

우리는 때때로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서는 좋은 일을 할 수 없는 도덕적 갈등, ‘딜레마’에 직면하곤 한다. 이 때문에, 아퀴나스(T. Aquinas)는 이중 결과의 원리를 고안해 냈다. 이중 결과의 원리는 한 행위가 두 가지 결과를 가져오는 모든 도덕적 논쟁을 해결하기 위한 절차를 제공하는 원리이다. 이 원리가 말하는 바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좋은 결과를 낳기 위해서 나쁜 행위를 의도적으로 하는 것은 그르지만, 어떤 선한 행위가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것은 때로 허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원리는 어떤 행위가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기에 앞서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다음 네 가지 조건으로 구성된다.


• 이중 결과의 원리의 정당화 조건

행위의 본성 행위자의 의도 수단과 결과 간의

구분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 간의 비례성

임신한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렸다. 그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궁절제술이 요구되지만 그것은 태아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경우 자궁절제술은 ‘이중 결과의 원리’라는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까?


(3) 죽임(killing)과 죽게 내버려 둠(letting die)의 문제

죽임과 죽게 내버려 두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큰 해악일까?

죽임과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구분될까?


3. 선행의 원칙 (1) 의미

• 환자의 선(이익, 복지)을 적극적으로 증진하라는 원칙 • 선행의 원칙은 해악금지의 원칙과 달리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항상 공평하게 준수될 필요는 없으며, 행위자가 이 원칙을 준수하지 못했을 때 일 반적으로는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 의료 전문인에게 있어서 선행의 원칙은 무엇인가?


(2) 온정적 간섭주의

온정적 간섭주의는 한 사람의 선호나 행위를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타인의 선호나 행위를 무시하는 사람은 자신의 선호나 행위가 무시되는 사람에게 이익을 준다는 목적이나 그 사람에게 발생할 해를 막거나 완화한다는 목적에 호소함으로써 이 행위를 정당화한다.


4. 정의의 원칙 (1) 의미

• 의료 자원을 정의롭게 배분해야 한다는 원칙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형식적 원칙 • 의료 자원의 배분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 정의의 실질적 원칙은 무엇인가? •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2) 정의의 원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

정의의 원칙과 사회적, 의학적 유용성의 원칙?

전장에서 누구를 치료할 것인가?

치료가 더 이상 무의미한 환자를

계속 치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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