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d magazine 2012. 11.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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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물고기 한 마리가 그물에 걸리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그때야 비로소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크리족, 아메리카 원주민 특집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기획 생명평화대행진 통인 정지영 영화감독 2012.11 통권 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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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Magazine of PSPD, 11/2012, no.192 PSPD,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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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물고기 한 마리가

그물에 걸리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그때야 비로소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크리족, 아메리카 원주민

특집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기획 생명평화대행진

통인 정지영 영화감독

2012.11

통권 192호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물고기 한 마리가

그물에 걸리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그때야 비로소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크리족, 아메리카 원주민

특집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기획 생명평화대행진

통인 정지영 영화감독

2012.11

통권 192호

2012 11

ⓒ atopy

영주 부석사의 비밀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아웃사이더의 영화, 그리고 사회

정지영 영화감독

거리의 신화, 시민불복종 - 2000 낙천낙선운동

함께 살자, 함께 걷자 - 2012 생명평화대행진

21세기, 참정권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초보 엄마 펭귄부인의 우당탕탕 육아일기

최현주 참여연대 간사 가족

대선단상③ 대선, 녹색이 빠졌다

항일과 반일 사이

사라진 지식인을 찾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서바이벌 놀이

먹는다는 것

이제는 어머니와 화해하고 싶어요

Try to Remember

참여연대 회원, 대선을 말하다

2012년 제3차 회원모니터단 설문 결과

10~11월의 참여연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김균

임종진

편집팀

박유안

차병직

편집팀

황영민

호모아줌마데스

정태인

김정인

박태근

이명석

김융희

김남훈

고경일

정책홍보팀

여는글

창그림

아참

통인

참여연대史

만남

경제

역사

읽자

놀자

살림

상담

만평

통인뉴스

통인뉴스

투명회계

040607

18

222834

38

4244

4648505253

54

5760

특집

식량 위기, 이대로 좋습니까

농민을 위한 나라는 가능하다

농업은 백년대계

윤병선

장경호

유재흠

091215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살맛

알림

사람

기획

칼럼

사람

4 2012 11

영주 부석사의 비밀김균 참여연대 공동대표

요즘처럼 가을 하늘이 더없이 높은 날에는 부석사가 보고 싶다. 예전부터 나는 부석사를 좋아했

다. 소백산 산행을 하거나 영주 부근을 지나갈 때면 거의 빼놓지 않고 부석사를 들렀다. 제법 가파

른 산비탈을 따라 개방적으로 배열된 절집들. 그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다보면 사람의 마음을 오

히려 정연하게 모아 잡아주는 삼단 석축과 백팔계단. 안양루에서 내려다보는 태백의 산세와 영주

들판의 호쾌한 풍광. 그 유명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근처에서 잠시 머물렀다 다시 무량수전 앞마

당에 서서 왼쪽 아래를 바라보면 가슴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차오르는 백두대간의 청량한 기운. 이

런 것들 때문에 나는 영주 부석사를 좋아했다.

그런데 최근 불교 관련 책을 몇 권 읽으면서 또 다른 차원의 부석사를 만나게 되었다. 오래 전에

불교 철학자 안동대 이 모 선생께서 부석사를 직접 안내해 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많이 배웠

다. 이 분 설명에 의하면 당나라 유학을 한 의상스님은 화엄종을 통일신라에 전파한다. 스님은 부

석사를 비롯하여 범어사, 해인사, 낙산사 등 화엄십찰을 창건하는데, 부석사는 그 중 으뜸가는 화

엄종 본찰이었다. 그런데 부석사는 이상하게도 화엄사상이 아니라 정토사상에 따라 설계되었다.

가령 각기 세 개의 단을 가진 세 개의 석축은 정토사상의 구품왕생을 상징하여 일주문에서 안양루

에 이르기까지 아홉 단, 모두 백팔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은 수행의 정도가 높아짐을 나타내고, 안

양루의 ‘안양’은 극락과 같은 말이며, 무량수전의 ‘무량수’는 정토종의 주불인 아미타 부처를 가리

킨다. 또 남향인 무량수전 안에 들어가 보면 아미타불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앉아 계신다. 아미

타불이 서방 극락정토를 주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부석사의 가람 배치는 완벽하게 아미타불

정토사상을 구현하고 있다. 이런데도 부석사가 화엄종찰이라니…….

이 선생은 이 수수께끼를 이렇게 풀었다. 알다시피 부석사는 남쪽에서 올라온 백두대간이 소백

산 줄기를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다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태백산으로 넘어가는 봉황산 기슭에 자

리 잡고 있다. 따라서 부석사 서쪽으로는 소백산의 봉우리들인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등이 연이

어 솟아있다. 일단 이런 지리적 지식을 염두에 두자. 이제 무량수전 안에서 아미타불께 삼배를 올

린다 치자. 그러면 그것은 아미타불에게 절하는 동시에 부석사 서쪽의 소백산 비로봉을 향해서 절

하는 격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비로봉의 비로는 석가모니불의 법신인 비로자나불을 가리킨다. 이

여는글

5참여사회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주불이다. 또 그 서쪽의 연화봉은 비로자나불이 계신 연화장 세계를 상징

한다. 그러니까 무량수전의 동쪽으로 들어와 서쪽의 아미타불에게 삼배를 올리는 이는 소백산 비

로봉과 연화봉에 계신 비로자나불께도 함께 절을 하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무량수전의 아미타불

을 동향으로 안치한 것은 정토사상과 화엄사상이 하나임을 암암리에 드러내는 상징 장치, 그것도

고도의 지적 기획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부석사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화엄종찰이며 이 모두를

기획·설계한 의상은 천재라는 것이 이 선생의 주장이다.

이 설명이 학계의 정설인지 아니면 한낱 속설에 불과한지 여부는 나 같은 비전문가가 판단할 일이

아니겠지만, 한두 가지 생각나는 바가 없지는 않다. 정토사상에서는 모든 대중은 일심으로 나무아

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외는 염불만 하면 아미타부처님의 염력에 의해 서방극락정토에 왕생하게 된

다. 반면 연기사상을 무한대의 시공간으로 확장한 화엄사상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홀로가 아니고

다른 모든 것과 원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즉 서로 대립되면서도 서로 융합되어 있음을 말

하며, 이를 깨달은 세계가 화엄정토이다. 둘을 비교하면 아미타 정토사상에서는 아미타불의 염력

이라는 타력에 의해 대중은 저승의 극락정토로 왕생하게 되지만, 화엄사상에서는 자력에 의한 깨

달음의 세계가 곧 화엄정토이다. 하지만 그 깨달음의 과정은 지난하다. 그러므로 일반 대중에게

화엄의 교의는 매우 어려울 터이고 그저 염불만 하면 되는 정토사상은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의상은 오랜 전란을 겪은 통일신라 시대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인도할 정토사상, 그리고 새로운

통일 신라를 이끌 시대정신으로 융합의 화엄사상을 제시하고 이 두 사상을 부석사에 형상화했다

고 한다. 또는 대중과 함께 부처가 되겠다는 대승의 보살행 정신이 이 둘을 함께 아우른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의상의 생각대로 화엄정토와 아미타정토는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왜 의상은 부석사

를 정토사상에 따라 설계하였을까?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대중을 화엄정토로 인도하겠다는 대승

적 자비심, 요즘 말로 이타적 사랑이 교리적 부조화에도 불구하고 정토사상을 수용하게 했을까?

천년도 더 된 옛날 사람의 생각과 일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문다. 부석사의 풍광은 그 자체로도 일

품이지만 그 풍광은 이러한 불교적 기호와 의문들과 겹쳐지면서 더 큰 비의적 아름다움을 뿜어내

는 듯하다. 어허, 부석사에 가고 싶다.

6 2012 11

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누군가의 등불이고 싶었습니다

주변 사위가 칠흑 같은 어둠일 때.

외로움에 허덕이는,

또는 고립감에 자신을 내던지는 이와 마주할 때.

그리고,

허위 섞인 세상이 함부로 뉘의 어깨를 누를 때.

그럴 때 누군가의 등불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돌이켜 살펴보니 아니더이다.

온통 암흑으로 어두운 곳은 나의 주변들이고

설익은 외로움에 허우적거리는,

또는 낯선 외길 가운데 서서 고립감에 허둥대는 이.

그리고,

섣부른 상념으로 세상 귀한 영혼들을 함부로 보아온 이.

그게 바로 나더이다.

누군가의 등불이 될 일이 아니라 등불 밝혀줄 누군가가 필요한 이는 바로 나더이다.

7참여사회

대선을 앞두고 많은 말이 쏟아지는 가운데 찾아볼 수 없는 말, 농업을 참여사회가 이야기합니다. 농

민을 위한 나라는 이 땅에 설 자리가 없는 걸까요. <특집>에서 함께 보시지요.

많은 상처를 남긴 우리의 알량한 민주주의, 그 아픔을 함께하자는 정지영 영화감독을 <통인>에서 만

났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참여연대의 투표시간 연장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는 단 한 명, 실

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슈가 아니어서 기삿거리가 되지 않았던 거지요. 2년이

지난 지금, 투표권 보장 운동이 빛을 보는 듯합니다. <기획>에서 다루었습니다.

<경제>는 대선에 왜 녹색 정책은 보이지 않는가를 물었고, <참여연대사>는 부패 정치인을 몰아내기 위

해 시민의 열망이 모였던 2000년 낙천낙선운동을 이야기합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이번 대선을 어

떻게 보는지, 회원모니터단 설문조사 결과를 <통인뉴스>에서 보여드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을 보여줄 기회, 12월 19일 선거입니다.

좋은 선택 하시리라 믿습니다.

『참여사회』 편집팀

아.참.

아참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가

못다한 이야기를 하는

지면입니다.

참여사회 10월호를 함께한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참여사회 어떠세요?

의견을 보내주세요.

좋은 의견 주신 6분을

선정하여 <읽자>에 소개된

도서를 보내드립니다.

의견 보낼 곳

[email protected]

지구를 사랑하는

참여사회는 본문에

재생 종이를 사용하고

표지에 코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문용지 미색 중질지

반무광 80g/m2

표지용지 백색 모조지

180g/m2

1. 이우기

나쁜 놈이 되고싶은 양치기 소년, 2012 생명평

화대행진을 따라 걸으며 좋은 사진을 남겨주시

는 이우기 사진가입니다. <기획>에서 가슴 뭉

클하고도 따뜻한 사진들을 전합니다.

2.. 김균

산사나이 김균 공동대표께서 가을의 영주 부석

사 이야기로 참여사회 11월호를 열어주셨습니

다. 어허, 부석사에 가고 싶군요.

3... 이병렬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미술을 전공하고 사진으로 먹고 사는

싱글족 이병렬 사진가입니다. <만남>의 사진을

맡아주셨습니다.

4.... 유재흠

“맛있게 드시고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힘

써주시기 바랍니다”라며 간사들에게 유기농 쌀

을 보내주신 유재흠 농부님께서 참여사회에 농

업 현장의 이야기를 보내주셨습니다.

5..... 자원활동가들

강경희, 김미진, 이은영, 이한나, 이화경 자원활

동가가 교정교열을, 나무, 황진주 자원활동가

가 일러스트를 도와주셨습니다.

6...... <읽자>의 책들을 협찬해 주셨습니다

책세상에서 『지식인』을,

오월의봄에서 『지식인의 책임』을,

마티에서 『지식인의 표상』을

협찬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2 5431 6

8 2012 11

특집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농민을 위한 나라, 오늘의 이 땅엔 없습니다.

땅을 일구고 먹을 것을 얻는 일에는 경제적 생산성이나 소득 수치만으로는 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시장 논리로 농업을 포기한다면 곡물가격 폭등과 식량자급률 폭락과 같은 수치로 증명되는 위기가 남을 뿐입니다.

위기가 우리를 어떻게 위협할지, 무엇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참여사회 특집 <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이야기합니다.

참여사회 9

싼 먹거리 시대의 종말

식량위기라는 악몽이 또다시 엄습하고 있다. 2008년의

식량위기에 이어서 올해 세계 여러 지역의 기상이변으로

주요 식량 수출국의 곡물 재고량이 위험 수준으로 낮아져

2013년에 중대한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가 높다. 또한 올해는 세계 각지의 고온과 가뭄 등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확량이 감소해 곡물 재고량이 1974년 이래 최저 수준

이라고 한다. 미국의 옥수수 재고율은 30년 만에 최저인

6.5%에 불과하기도 하다.

문제는 식량위기가 상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

년의 세계적 식량위기 이후 ‘값싼 먹거리의 종말The end

of cheap food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곡물 가격이 급

등한 이후 잠깐의 소강상태를 거쳐 현재 곡물 가격은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

래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최고가의 갱신 주기

도 짧아지고 있다. 최근의 식량위기 이전에는 지역 간 불

평등으로 인한 상대적인 식량 부족이 존재하더라도, 전 세

계적으로 볼 때는 식량이 남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

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소비량의 증가를 생산량

이 따라잡지 못하는 절대적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

다. 2000/2001 곡물년도부터 2009/2010 곡물년도까지 10

년간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았던 해는 4년밖에 없었으

며, 나머지 6년간은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은 절대적인

부족이 나타났다. 이를 1990년대와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

게 드러나는데 1990/1991 곡물년도부터 1999/2000 곡물

년도까지 10년간 생산량과 소비량의 차이는 (+)2.5억 톤이

었던 반면, 2000/2001 곡물년도부터 2009/2010 곡물년도

까지 생산량과 소비량의 차이는 (-)2천만 톤으로 절대적

인 생산량 부족이 확인된다. 이에 영향을 받아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경상가격 기준으로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식량위기,이대로 좋습니까

윤병선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특집

국제곡물가격추이($/ton)

자료 : FAO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0

옥수수

대두

10 2012 11

곡물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세력

최근의 식량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식량

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

로 이상기후이다. 실제로 이상기후가 식량공급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부정할 수는 없

다. 문제는 이상기후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사회

경제적인 구조적 원인에 의해서 확대재생산 되

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3세계의 경우, 식량

위기를 항시적으로 겪게 된 과정이 세계 농식품

체계로의 편입과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주

류경제학에서는 국제곡물시장이 극히 과점화되

어 있다는 구조적인 특징에 대한 고려는 없이,

자유로운 시장의 완전한 작동이 이루어져 농산물의 완

전한 자유무역이 이루어진다면 기아문제는 발생하지 않

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자유무역으로 기아문제

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과는 달리 식량부족 상황에 직면

한 많은 곡물수출국은 자국의 국경을 봉쇄하는 조처를 했

고, 자유무역을 통한 식량위기의 해소는 현실에서 불가능

하게 되었다. 오히려 자유무역에 대한 환상이 식량위기를

부추기는 상황을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곡물 사용의 다변화도 식량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곡물을 두고 사람과 가축이 각축을 벌이는 것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농산연료agrofuel의 생산 확대가 수요

에 가세해서 곡물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IFPRI(국

제식량정책연구소)는 2000년부터 2007년에 걸쳐 곡물가

격 상승의 원인 중 식물성 연료의 영향에 의한 것이 옥수

수 39%, 소맥 2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공표하였고,

가디언지가 입수한 세계은행 내부 보고서를 보면 식물

성 연료가 세계 식량위기에 미치는 비중은 이전에 추정했

던 것보다 훨씬 더 큰 75%로 평가되었다. 식물성 연료 사

용과 식량위기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논쟁은 치열하

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세계 곡물재고율이 바

닥에 근접하던 시점에 곡물수출대국 미국에서 식물성 연

료 정책이 계획되었다는 사실과 식량위기가 재점화되고

있는 올해의 상황에서도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옥수수

의 40%에 달하는 양을 150억 갤런의 농산 연료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곡물(옥수수)수출시장에서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은 즉각 국제 곡물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투기자금이 국제곡물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곡

물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

완화정책으로 인한 과잉유동성은 선진국의 저금리정책과

맞물리면서 많은 자금이 곡물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곡

물 선물시장은 금융상품시장이나 자원상품시장과 비교

해 규모가 매우 작다. 따라서 과잉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기자금에 노출되면 국제곡물시장은 쉽게 요동칠 수밖

에 없다. 실제로 2006년 이후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자

본들이 끊임없이 곡물 선물시장에 유입되어 전체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의 입으로 가야 할 곡

물이 투기자본의 사냥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절망의 늪에 빠진 한국의 곡물자급률

국제곡물시장의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우리의 자급력이

높다면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있겠지만, 현실을 보면 전

11참여사회

혀 그렇지 않다. 얼마 전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이 작년

도에 사상 최저인 22.6%를 기록했고, 이는 1년 만에 자급

률 수치가 20%(5%p)나 폭락한 것이다.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자급률도 역사상 최초로 45% 이하로 떨어져 버렸다.

작년만 하더라도 50% 중반을 유지했던 것이 44.5%로 추

락한 것이다. 쌀 자급률은 83%로 추락했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직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구호에 불과한 식량

자급률 목표치를 말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달성 방안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신 자급률 지표가

하락하자, ‘곡물자주율’이라는 희한한 지표를 가지고 현실

을 왜곡할 요량인 듯하다. 국내에서 생산한 곡물뿐만 아

니라, 한국 공·사기업이 국외에서 생산하거나 구매한 곡

물도 포함하려는 곡물자주율이라는 개념은 모든 나라가

자국의 곳간을 챙기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

자에 불과하다.

자급력 향상의 희망은 중소농가에

곡물 자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이 필요하다. 유럽 제1의 농업국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곡

물자급률은 170%를 넘고 있는데, 이처럼 높은 자급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농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의 영

향을 받은 바가 크다. 2005년을 기준으로 보면 농업 수입

에서 농산물 판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

고, 보상지불이 72%, 환경지불과 조건불리지역지불이 각

각 5%에 이른다. 미국도 농업소득의 26%가 직접지불금

(쌀은 58%)이고, 농업 생산액 대비 농업 보조금 지원 규

모(2005년)는 미국 14.6%, EU 22.3%, OECD 국가 평균

15.5%인 반면, 한국은 5.0%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

황에 비추어 볼 때, 농업에 대한 지원이 과대하다는 정부

의 선전은 거짓에 불과하다.

국가 전체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품

목별 자급률뿐만 아니라, 지역별 자급률도 높여야 한다.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동일 지역에 거주

하는 사람들이 먹거리로 이용하게 되면, 유휴농지의 활용

도를 높일 수 있고, 소규모 영농도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의 농식품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

농식품체계local agri-food system 또는 지역먹거리체계local food

system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전업농의 육성에

만 매진해 온 한국 농정은 이제 중소규모의 농가들에 활

력을 줄 수 있는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 전체 농가 가운

데 최저생계비 이하의 농가가 30%에 육박하는 기막힌 농

촌 현실을 극복해 내기 위해서라도, 자급력 향상의 힘을

다수의 중소규모 농가로부터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농정

의 중심축에 중소농가를 두는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 추이(%)

자료: 농림수산식품부

곡물 자급률

곡물자급률 (사료용 제외)

쌀 보리 밀 옥수수 두류 서류

1970년 80.5 86.2 93.1 106.3 15.4 18.9 86.1 100.0

1980년 56.0 69.6 95.1 57.6 4.8 5.9 35.1 100.0

1990년 43.1 70.3 108.3 97.4 0.05 1.9 20.1 95.6

2000년 29.7 55.6 102.9 46.9 0.1 0.9 6.4 99.3

2005년 29.4 55.3 99.4 60.0 0.2 0.9 9.7 98.6

2010년 27.6 54.0 104.6 24.3 0.9 0.9 10.1 98.7

2011년(P) 22.6 44.5 83.0 22.5 1.1 0.8 6.4 97.0

윤병선

건국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건국대학교 글로

컬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 농식품 체계 하에서 나타

나고 있는 농업지배와 그 대안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12 2012 11

농민도 이 나라 국민이다

박근혜가 말하는 국민 행복에 농민의 행복이 포함되어 있

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이명박 정권의 살농殺農

정책을 뼈저리게 겪었던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말한다. 나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안철수와 문재인은 어

떤가? 아직 안철수의 생각에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

이 분명하게 각인되어 있지는 않은 듯하다. 사람이 먼저

라고 외치는 문재인은 지난 10월 18일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을 말하기는 했지만 확실한 믿음을 주기엔 2% 부

족해 보인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에 관한 부분이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대선 후보 중 식량주권

과 먹거리 기본권의 개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핵심과제의 하나인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분명하

게 제시한 것은 이정희가 유일하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는 농민이 이 나라의 국

민으로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

도록 주요 농산물의 가격과 농가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어서 국가의 책

임성을 제도화한 것이다. 그동안 수출

위주 경제성장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

생되어 왔던 농민들이 앞으로

는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정책과 제도를 통해 마련하자는 의미다.

식량주권,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

농업의 위기와 먹거리 위기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불

가분의 관계에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과 농업 구조조정

으로 농업이 몰락함에 따라 식량자급률은 최근 22.6%로

시장 최저치를 기록하여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

급하는 기능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자급률이 낮은 만

큼 국민의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의 3/4 이상을 국외에 의

존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먹거리는 초국

적 자본이 지배하는 글로벌 푸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

고, 중국산 수입 농산물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

문에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도 먹거

리 위험 사회로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그뿐 아니라 국내 농업의 생산·공급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황

불안이 가격의 폭등 혹은 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보다 가격폭등 및

폭락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피해 강

도는 더욱 커졌다. 이러한 가격 불

안은 양극화 사회에서 서민들의

장바구니에 부담을 주고,

나아가 생계유지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한편, 사회의 양극화는 먹거

농민을 위한 나라는 가능하다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특집

13참여사회

리에도 양극화를 불러왔다. 고소득층일수록 안전한 먹거

리를 소비하고 저소득층일수록 위험한 먹거리에 노출되

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득수준에 따른 먹

거리 차별은 결국 건강 및 질병의 격차를 커지게 하고 사

회적 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식량주권이란 먹거리 문제를 개인과 가계의 책임으로 돌

리지 말고,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 먹거리 기본

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첫째, 국민에게 필요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기반을 강화하고 식량자급률

을 높여야 한다. 둘째, 먹거리 안전을 위해 지속가능한 생

태농업의 기반을 확대하고, 이와 연계한 지역먹거리체계

local food system, 공공급식 프로그램 등 사회적 경제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셋째,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과 농산물

의 가격폭등으로부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

요 농산물의 가격안정장치를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 먹거리의 양극화에 따른 건강과 빈곤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의 보편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먹거리와

농업 그리고 복지의 적극적인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

식량주권, 생산자 농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

식량주권은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먹거

리의 생산자인 농민의 기본권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농민이 안심하고 생산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

장 중요한 것이 농산물의 가격정책과 소득정책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복지정책이 중요하다.

이렇게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과 생산자 농민의 인간다

운 삶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 정책은 아래 그림과 같이 포

괄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핵심 정책 과제는 첫째, 식량

자급률 50% 목표 실현, 둘째,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셋

째, 먹거리 복지를 위한 기초농산물 지원 프로그램 등이

다. 또한, 위와 연계된 주요 정책 과제로는 ①중소 가족농

중심의 협동체 육성 ②농지자원의 보존 ③지속가능한 생

태농업 발전 ④먹거리 안전관리 체계 강화 ⑤한반도 공동

식량자급 확대 등이 있다.

농정의 전환,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 농민을 국민으로

기초농산물의 취약한 국내 생산·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식량자급률 50%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생산비를

보장하는 가격 정책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

한 소득 정책이 필수적이다. 또한 농산물 대란 및 가격 폭

등을 방지하고 가격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는 이러한 적극적인 가격 정책

과 소득 정책을 포괄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주요 농산물

을 대상으로 정부의 직접수매, 농협 등 생산자단체를 통

한 약정수매(계약재배) 등과 같은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하고, 생산비를 보장하는 품목별 최저가

격(하한선)과 국민이 수용 가능한 최고가격(상한선)을 설

정하여 기초농산물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

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농 간 소득격차 해소, 농업의 다

원적 기능 유지 등을 위해 직접지불제도를 통한 소득보조

가 병행되도록 한다. 물론 이러한 방식들은 모두 공적 재

원을 활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

1) 가족 단위 중소농 협동체 육성

2) 농지자원의 보전

3) 지속가능한 농업 / 지역 먹거리 체계

4) 먹거리 안전 관리 체계 강화

5) 한반도 공동 식량자급 기반 강화

식량자급률50% 목표

먹거리 복지프로그램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식량주권, 먹거리 기본권

주요 연관 정책 과제

14 2012 11

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도에 대해 몇 가지 오해

가 있는 부분은 별도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세계무

역기구(WTO)하에서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가능하

다. 정부의 직접수매는 총액보조금 한도 내에서 수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농협 등 생산자 단체의 약정수매는

규제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다음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가격 정책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당연히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 미국, EU 등 어느

나라든지 구체적인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농업 정책의

핵심으로 가격 정책과 소득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

의 경우만 가격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상태에서 소득 정

책만 시행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도

록 가격 정책과 소득 정책의 병행을 통해 정상적이고 균

형 잡힌 농업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

는 점이다. 재원 조달 방안은 충분히 제시되었다. 2011년

현재 정부의 가격 및 소득 정책 재원으로 약 3조 원 가량

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이것을 우선 활용하고, 부족한 부

분은 연간 약 150조 원에 달하는 농협 상호금융에서 조달

하는 방법이 있다. 농협 금융사업 자체가 원래 농협 경제

사업에 필요한 재원조달에 목적이 있다. 이 목적에 부합

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시중금리와 상

호금융 금리 차액 부분 정도만 정부가 이차보전 방식으로

해결하면 된다.

인식의 전환이 첫걸음

먹거리는 국민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높이는데 가장 중요

한 근본이다. 따라서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특히나 전 지구적 식량위

기가 확산되고, 먹거리 위기가 심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는 더욱 국가의 높은 책임성과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그동안 UR/WTO 체제를 핑계로, 시장논리를 맹신하면

서 먹거리에 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방기한 결과가 지

금의 먹거리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

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에 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안의 먹거리 정책 패러다임

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중장기적

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현해 갈 수 있는 대안이다. 결

국, 정부의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인식이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장경호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공동으로 설립한 농업농

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농업의 새로

운 대안 패러다임으로서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을 제도화하는 방안

을 고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 보편적 복지와 같

은 사회적 의제와 농촌/농민문제의 해법을 연계하는 부분도 관심을 갖고

있다.

15참여사회

백 년도 짧다. 사실 농업 계획은 한 천년 쯤 내다보고 세우

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정책 수립은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

기 때문에 우선 100년을 내다보는 농업 정책을 세워보자.

질곡 많은 세월을 견뎌온 우리 농업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하다. OECD 국가의 식량 자급률은 프랑스 320%,

독일 150%, 미국 125% 등으로 높지만 우리는 23%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식량 자급률은 해마다

1%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올해 쌀 자급률은 70% 대로 떨

어질 것이다. 반면, 비료와 농약 사용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가격은 전

혀 예측할 수 없다. 농지는 해마다 줄어들고, 농사짓는 사

람이 아니어도 농지 소유가 자유롭다.

호남의 농지 임대료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에선

시설과 농지가 집중되어 기업농이 생기는가 하면, 또 다

른 한편에서는 평균 경작 면적 이하의 소농들이 고령화의

길을 걷고 있다. 공동체는 붕괴되었고 중소농은 설 자리

를 잃고 있다.

백 년을 내다보는 농업 정책을 세우자

농업은 좋은 농지, 탄탄한 기반시설, 건전한 사고를 가진

농민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 비료와 농약에 찌든 흙에

서 좋은 먹거리가 나올 수 없다. 화학비료에 의존하면 화

학 농약의 사용을 피할 수 없다. 세계에서 질소 사용량이

가장 높았던 네덜란드가 대대적인 토양 관리를 통해 질

소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농지의 안전성을 이룬 사

례는 귀감이 되고 있다. 30년 동안 오염된 농지를 다시 살

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좋은 토양을 만들지

않고서는 100년 농업을 보장할 수 없다.

현재 농산물을 보관하는 각종 창고는 불안정하다.

1950~60년대에 지어진 창고도 많고 최근에는 대부분 얇

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은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

고 있다. 이 경우 화재에 취약하고 내구성이 약해 문제가

된다. 경지정리율이 90%에 달하지만 노후한 농수로는 엄

청난 양의 물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있다. 밭 기반 정비는

더욱 낙후되어 있다. 낡은 농수로와 창고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밭도 수리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지난 20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만났던 농민들의 상당수

농업은 백년대계

유재흠 부안에서 농사짓는 농부

특집

16 2012 11

는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었다. 농업이 경쟁에서 뒤떨어

지고, 생산비는 치솟는데 턱없이 모자라는 값을 받아왔으

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농민들 스스로 미래

를 개척하고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부

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친환경 농업은 지금도 참

어렵다. 하지만 친환경 농업이 되지 않고서는 100년 뒤 국

민의 건강을 기약하기 어렵고, 이는 사회구성원 재생산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곧, 건강한 사회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상품이 아닌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가 있어야 국민이

건강해진다. 현대인들은 먹거리를 통해 삶을 영위하는 것

이 아니라 상품을 소비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100년 뒤 민

족의 건강한 보존을 위해서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농부들

의 의식 혁명이 필요하다. 혹은 강제해야 한다.

농업 정책의 혁신을!

농산물 가격 예측을 위해 정부는 정밀하게 시장을 관리해

야 한다. 계약 재배량을 절대적으로 늘리고 농협의 역할

을 강화하면 가능하다. 가격 안정 기금을 충분히 확보하

여 국가의 농산물 시장 개입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필수

농산물에 대한 계약재배를 철저히 추진하여 10년 정도 훈

련을 한다면 농민들도 계약재배 방식을 선호하게 될 것이

다. 주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의 수는 1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농업 관련 공무원과 농협을 적극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직접지불제와 농가경영체 등록사업과

같은 정책 수단도 있다. 이러한 제도를 계약재배와 연계

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지를 보전하고 경자유전의 소유구조가 되도록 적극

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금의 농지 소

유 구조는 거의 봉건시대 수준이다. 재촌지주와 부재지주

들이 소유하고 있는 땅이 절반이 넘는다. 조선 시대 때 국

가권력이 약해지면 나타났던 병작반수제(농사를 지어서

지주와 소작인이 반씩 나누는 제도. 이때는 그래도 지주

가 퇴비와 일소를 빌려 주었다)도 성행하고 있다. 국가가

재정에서 생산자에게 직접 소득을 지원하는 정책인 직불

제를 악용하여 임대료를 늘리는 편법도 극성이다. 봉건적

구조이다. 혁명을 통한 농지개혁이 불가하다면, 국가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여 소유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의 농지 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농지에 대한 관리 여부를 확인해야 한

다. 임대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편법적인 인상을 막

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농지를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농촌 사회의 역동성이라면 위기 극복 OK!

최근 베이비 붐 세대의 귀농 귀촌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

다. 농촌 내에서 자체적인 세대교체가 어렵다면 귀농자들

은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별적인 귀

농은 실패하기 쉽다. 소비자 조직, 기업 등에서 귀농을 계

획하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농협, 영농법인 등

현장조직과 연계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한국 농민들은 역동적이며 적극적이다. 뛰어난 대응 능

력과 타고난 성실함으로 필요하면 아스팔트를 갈아서라

도 벼를 심을 수 있을 것이다.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짜면 농업의 유지가 가능하다. 농촌 공동체의 회복은 덤

으로 따라온다.

유재흠

26살에 농사를 시작하여 현재 46살이 되었음. 한눈 안 팔고 쭉 농사를

지어 왔음.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 친환경 벼

농사와 밀 농사를 짓고 있음. iCOOP생협 생산자 회원. 미래영농법인 이

사, 부안군 우리밀법인 이사로 일하고 있음.

010-5382-4571. [email protected]

17참여사회

18 2012 11

통인

아웃사이더의 영화, 그리고 사회

영화감독 정지영

글 박유안 기웃기웃 번역가

사진 박영록 사진가

19참여사회

고통의 치유는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확인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 시대를 앓는 사람들 중에는 서슬 퍼렇던 공

안정국에서 온갖 고문에 시달려 간첩으로 몰린 이들도 있

다. 까마득한 옛일처럼 들리는 고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만든 영화가 나왔다. 영화 <남영동 1985>는 올해 초 흥행

한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의 작품이다. 우리가 극

복해야 할 과거의 모습을 정공법으로 담은 화제작으로, 11

월 22일 개봉이 확정된 상태다. 정 감독을 고양에 위치한

영화제작사 아우라픽쳐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남영동 1985>가 드디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래

고 김근태 장관의 수기 『남영동』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데, 주인

공 박원상이 연기하는 역할은 김근태가 아니더라.

굳이 김근태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다. 물론 그가 겪은 22일 간의

이야기를 넣었고 그 후일담도 그의 인생 궤적을 따랐지만, 이 영화

를 그 한 사람의 고통과 고뇌,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나중에 국회의원, 장관이 된 김근태 씨에 비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

지는 등 처참하게 망가진 다른 고문 피해자도 많다. 그런 피해자들

을 많이 인터뷰했는데, 영화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

화에서는 말미에 짧게 밖에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들의 증언을 홈

페이지에 다 올려서 국민들이 낱낱이 볼 수 있게 해드리겠다.

고문 장면을 길고도 고통스럽게 묘사하셨더라.

고문 당한 사람들의 아픔을 관객들도 느꼈으면 한다. 시나리오 쓰

면서 제일 고민한 게, ‘관객이 그 아픔을 같이할까’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알량한 민주주의가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거쳐 이뤄진 거 아닌가? 그러면, 가만히 앉아 있다 민주주의라는

보상을 얻게 된 사람들은 그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이게

소중한 걸 알고, 이게 침해받고 훼손될 때 옳지 않다고 나서지 않

겠는가.

함께 아파해야 함께 지킨다

부산국제영화제 현지의 반응은 어땠나?

생각보다 관객 반응이 뜨겁다. 처음에는 고문이 영화 전체에 걸쳐

다뤄지니까 지겹고 끔찍해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관객들이 같이

아파해주고, 그렇게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울림이 있다니 다행이

다. 그렇게 영화를 봐주시니 고맙고.

감독님은 ‘진보와 보수가 서로 어우러지는 사회’를 희망한다고 하

셨다. 그런데 굳이 대선 전에 옛 과오를 청산하자는 민감한 의도의

영화를 개봉하려 하시는가?

대선 전에 완성되어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대선에 좋은 역할

했으면 한다. 예컨대 박근혜 후보가 이 영화를 본다면, 자신이 말

하는 통합과 화해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실마리를 얻을 것이

다. 과거 반성하겠다, 잘못 인정하겠다고 말만 할 게 아니고, 우리

사회에 엄연히 남아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답안을 찾아야 하는

거다. 그건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재심 청구해서 무죄 입증하고 국가 보상 받아야 할 고문 피해자들

이, 정작 이 사회가 무서워서 ‘재심 청구를 맘대로 해도 되나’ 하며

움츠러들어 못 나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찾아서라도 구제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일 거다.

이 영화가 당면한 대선 국면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보다

성숙하게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시는 건가?

이 영화의 목적이 우리 사회의 성숙에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데

기여를 한다면 감독으로서는 보람이 크겠다.

20 2012 11

영화의 목적은 무엇으로 두고 작업하셨나?

인간을 그리겠다는 것이었다. 피해자나 가해자나,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될 수 있나?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이데올로기

인가? 권력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는 것이었다.

자본에 휘둘리는 영화판

젊어서 잘 만드는 영화, 나이 들어 잘 만드는 영화가 다를 수 있다

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어떤 뜻인가?

사실 한국 영화 산업 환경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대

기업 계열 투자회사에서 작품을 선정하는데, 그 실무자들은 대개

젊다. 그런 사람들이 나이 많은 연출자와 소통하며 영화 만들고 싶

어 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원로들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검증받

은 사람들인데, 이들을 제쳐두고 젊은 감독들만 대상으로 누가 우

리 영화를 잘 만들까를 논하고 있다. 어떤 해는 신인감독 데뷔율이

50%를 넘는다. 그렇게 데뷔한 감독들이 첫 영화를 흥행시키지 못

하면 다시 기회를 얻기 힘들다. 좋은 재목들을 버리고 아직 미완의

재목들을 가져다 쓰고선 또 버리고……. 조금만 더 갈고 닦으면 좋

은 재목이 될 인재들을 왜 섣부르게 미리 뽑아 쓰고선 모가지를 댕

강 잘라버리느냐, 그런 실태가 안타까워 한 말이었다.

<부러진 화살> 흥행 이후에 제작 환경의 변화가 있었나? 후속작

투자가 순조로워졌다든가.

<부러진 화살> 성공했다고 <남영동 1985>에 돈 댈 사람 아무도 없

는 거, 이게 한국 영화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행히 <부러진 화살>

흥행으로 돈을 벌어 저예산으로 직접 <남영동 1985>를 제작할 수

있었다. 사회 정치적 소재는 사람들이 뉴스로 때우지, 굳이 극장까

지 가서 안 본다는 미신이 영화판에 있는데, 그건 그들 얘기다. <도

가니>, <부러진 화살>, <두개의 문> 등으로 이어지는 수요가 있는데

도 영화 산업에 반영을 안 시켜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스크린쿼터 폐지 반대 활동을 하시면서 청와대 앞 1인시위 등 앞

장서서 역할을 하셨다.

분명히 해야 할 말을 사람들이 안해서 내가 해버렸다. 그랬더니 옆

에서 침묵하고 있던 사람들이 네 말이 맞다며 같이 나섰고, 그러

다 보니 내가 영화 운동의 주역 아닌 주역이 되어 있더라. 영화 만

들 때도, 내가 엄청난 사명감을 가지고 <부러진 화살>이나 <남영동

1985>를 만든 건 아니다. ‘왜 이런 걸 안 하지? 이런 게 재미있는

거 아냐?’ 그런 나의 캐릭터가 작용한 거다.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준 내공은 어떻게 다지신 건가?

내공이 아니다. 타고난 거지. (웃음) 청소년기에 신구문화사의 전후

문학전집을 많이 읽었다. 참여문학 대 순수문학 논쟁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내가 참여문학을 옹호하고 있더라.

책을 많이 읽으셨나 보다.

대학생 땐 노느라 책을 별로 안읽었다. 아, 요즘 학생들 끔찍하게

불쌍하다. 내가 좋아하는 홍세화 선생 말에 “대한민국 사람들은 내

일을 위해 산다”는 게 있다. 어릴 땐 대학 가려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 가선 취직하려 공부하고, 취직하면 진급하려고 열심히 일하

고, 재산 좀 모았다 싶으면 애들 위해서 또 정신없이 일하고, 그렇

게 만날 내일을 위해서만 사는 거다.

오늘을 충분히 즐기고 오늘을 알차게 잘 살 때 내일이 있는 거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서 만날 내일만 생각하다 보니, 엉뚱

하게 과거는 잊어버리자고 우기는 사람들도 나오는 거 아닌가.

양극화는 줄이고, 다양성은 지켜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

단연 교육이다. 학교에서 학생들 만나보니 활기가 느껴지질 않는

21참여사회

다. 요즘 아이들은 항상 걱정을 하고 있다. 고생해서 대학에 들어

왔으면 이제 내가 사회에 나가서 뭘 할까를 고민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자기가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그저 스펙 쌓고 취

직 준비만 한다. 이게 뭐냐. 이래서 어떻게 인재를 키운단 말인가.

영화 하다가 MBC에 스카우트 되어 1년 정도 들어가 일했다. 당시

드라마 제일 잘 만들던 PD가 김종학, 고석만 둘이 있었는데, 소위

‘SKY’(서울대-고대-연대) 출신이 아니었다. 그런데 방송국 들어가

보면 입사 시험 방식이 그렇다보니 학벌 좋다는 애들이 대다수다.

선발 방식이 잘못된 거다.

영화판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한데, 어떤 문제가 있나.

누가 대기업에 줄 잘 서느냐를 다투는 분위기다. 투자, 제작, 배급,

상영, 상영 후 부가가치 산업까지 대기업이 다 독점한 상황이어서

대기업에 줄 서지 않으면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도태되기 십

상이다. 올해 한국 영화 점유율이 70% 가까이 되는데, 이런 구조

적 모순 속에서 한국 영화 호황이 오니까 더 염려스럽다. 그런 모

순적 시스템이 한국 영화를 발전시켰다고 오해할까봐 말이다.

대기업의 힘이 강하면 영화계 내부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다양성은

훼손된다. 자본이 선호하는대로 만들어 갖다 바치기 시작하면 다

같이 망하는 거다. 대기업의 힘을 견제하는 시스템이 나와야 한국

영화가 살 수 있다. CJ 같은 대기업이 1등 하겠다는 생각에만 젖어

덩치를 키우는데, 그러다간 자기도 죽고 영화계도 죽는다. 누구는

떼돈을 벌어 건물을 몇 채나 사는데, 어떤 영화 관계자는 생활고에

자살을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남들보다 더 고민하고 한발 앞서 발언하는 영화감독 정지

영. 책상 위에 읽다가 엎어둔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똑똑한 바보들>. 쉬운 길, 편한 길을 두고 “나 스스로에

게 쪽 팔리고 싶지 않다”는 원칙을 지키며 일해왔다는 정

지영 감독이야말로 똑똑한 바보가 아닌가. 사회성 짙은

주제로 꾸준히 우직하게 영화화하는 그가 적지 않은 나이

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반가운 이유다.

만사가 거대 자본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 “좋은 글 나쁜

글을 분간해야 하듯, 좋은 영상 나쁜 영상을 가려낼 안목”

을 교육해야 한다는 정지영 감독의 영화는 우리의 이 알

량한 민주주의를 보다 낫게 하도록 관객을 부추긴다. 지

난해 <부러진 화살>이 그랬고, 이번 <남영동 1985>가 그

럴 것이다.

박유안

‘바람구두’라는 출판사도 하고 있지만, 요즘은 연애, 여행, 혁명, 참선 등

일 아닌 다른 온갖 것들을 읽고 쓰고 옮기는 일에 더 재미가 좋다. “까칠

해도 친절하게”가 삶의 모토다.

정지영

1982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를

시작으로 <남부군>, <하얀 전쟁>

그리고 최근의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에

이르기까지 14편의 영화에서 사회 고발적 소재를

과감하게 다뤄왔다. 올해 3월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미디어학부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하였고,

영화감독으로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참여연대 20년 20장면

Scene #03

거리의 신화, 시민불복종2000 낙천낙선운동

2000년 4월 8일 대학로에서 열린

<가자! 놀자! 찍자! 바꾸자! -

RED 2000 FESTIVAL>에 모인 시민들이

‘OUT’이 적힌 레드카드를 흔들고 있다.

23참여사회

“이 7인의 인물들은 전사입니다. 총과 칼을 지니지 않은

전사들입니다.”

2001년 6월 28일, 당시 서울지방법원 4층의 형사법정에

서 총선연대 사건의 변호인들은 이렇게 변론을 시작했다.

“피고인들은 싸우기 위해 이 재판의 법정에 선 것이 아

닙니다. 피고인들이 이 법정에 서기 전에 행한 싸움의 정

당성에 대한 평가를 받고자 피고인이란 일시적 수식어를

거부하지 않은 것입니다.”

7월 12일, 서울지방법원 제23형사부는 최열, 지은희,

박원순, 장원에게 벌금 500만 원씩, 정대화, 김기식, 김혜

정에게는 벌금 300만 원씩을 선고했다. 죄명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이었다. 7인의 전사는 시민을 대

표하여 정치 행동에 나섰고 시민의 뜻에 부응하는 한 선

거법 위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정치 개혁을 향한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전면에 대신 나선 민주와 참여의

척탄병들이었을 뿐이며, 선거법은 그 행로에 걸린 우연한

장애물에 불과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은 상존하는 구조적 질병처럼 느껴졌

지만, 2000년대를 맞으면서 더 심화됐다. 1997년 연말에

벼락처럼 맞은 국가부도 위기로 인한 IMF 구제금융 조치

의 충격 속에서 국회는 여야 합의로 정치개혁 입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무능한 행정과 정치를 탈피하고

자 하는 자성과 시민단체의 질책에서 비롯한 시도였지만,

불안에서 벗어나리라는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

했다. 정치개혁입법특위는 7차례나 활동 시한을 연장했지

만 상정된 44건의 법안 가운데 겨우 두 건만 통과시켰다.

시민이 감히 국회의원 평가를?

1999년 국정감사를 맞아 <국정감사 모니터 시민연대>가

결성됐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40개 시민단체가 국회의원

들의 의정활동 평가를 목표로 발족했다. 위원회 회의를

감시하여 평점한 다음 베스트와 워스트 의원들의 순위를

매기겠다는 구체적 계획안도 있었다. 하지만 국회 14개

상임위원회 중에서 9개 상임위회가 방청을 불허했고 2개

상임위는 부분적으로만 허용했다. 시민단체가 감히 국회

의원을 평가하는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변

호사였던 K의원은 이랬다. “시민단체가 무슨 권력 집단이

냐? 아예 완장 차고 교통단속도 하지 그러냐.”

상임위의 문을 걸어 잠근 국회의 태도는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반민주적 의식을 드러낸 의

원은 이듬해 선거에서 낙선시켜야 한다는 말이 절로 나왔

다. 그해 10월 하순 지리산에서 열린 국감시민연대 평가

수련회에서 공정선거를 위한 감시 행위가 주가 된 시민단

체의 종전 활동 방식으로는 유권자 심판운동을 전개하기

에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국정감사

모니터를 위해 모였던 단체의 실무자들 중심으로 낙선운

동 기획팀을 구성했다. 국감시민연대의 공동사무국장을

맡았던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이태호는 <부패무능정치

연재 순서

#01 봄은 주총의 계절이었던 시절 - 1997 소액주주운동

#02 법원 하나를 날려버린 고발장 - 1998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03 거리의 신화, 시민불복종 - 2000 낙천낙선운동

월간 『참여사회』는 참여연대 창립 20주년이 되는 2014년까지 참여연대가 이루

어낸 의미있는 성과들을 소개하는 <참여연대 20년, 20장면>을 연재합니다. 참

여연대 창립 멤버인 차병직 전 집행위원장(변호사)이 참여연대 활동 기록과 관

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집필합니다. 이번호에서는 부패 정치인을 몰아내고 맑

은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시민의 열망을 보여주었던 2000년 낙천낙선운동을

복기합니다.

글 차병직 변호사

24 2012 11

심판 시민행동 제안>이란 제안서를 기초했다.

그런데 11월 25일 헌법재판소에서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제87조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했다. 노동조

합을 제외한 단체의 선거운동을 못하도록 규정한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경실련이 제기한 헌법소송

의 결론은 처음부터 큰 장해가 되었다. 12월 17일 걸스카

우트 회관에서 열린 낙선운동 제안을 위한 토론회에는 비

장감마저 감돌았다.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불복종

운동도 불사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여성단체연합이 주축이 돼

2000년 총선시민연대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경실련은

예상대로 위법한 행동을 할 수 없다며 불참했다. 참여연대

의 간사 휴게실로 사용하던 1.5평 정도의 좁은 공간을 준

비위원회 사무실로 삼았다. 준비위원회에서 처음 한 일은

각 단체에 제안서 보내기였다. 조심스럽게 선정하여 작업

하다 보니 정식 발족 일주일 전까지 제안서를 발송한 곳이

50개 단체 미만이었고, 참가단체는 30개 남짓이었다.

총선시민운동의 기획은 치밀했다. 정당성을 확보하고

당위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전 여론조사도 했다. 500명

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낙선운동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79.8%, 불법이라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71.8%였다.

구속도 불사한다는 사전 결의도 있었던 만큼, 소수정예

군단을 꾸리려는 듯한 준비 과정이 불만스럽게 보이는 사

람도 있었다. 2000년 1월 초, 박원순은 실무자들에게 불호

령을 내렸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정면 승부다. 500개

이상 단체가 참가하지 않으면 아예 발족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전략 수정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수도권에 한정하려

했던 낙선운동의 범위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계획은 불안

하고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 300통이 넘는 제안

서를 발송했다. 그 결과는 마치 낙천낙선운동의 결말을

예고하듯 놀라웠다. 매일 100개 단체씩 가입 신청을 했는

데, 1월 12일 출범 선언은 모두 412개 단체의 이름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치개혁 시민선언>이란 제목의 발족선

언문은 이렇게 시작했다. “새 천년은 도래했으나 정치의

새 천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무자격자는 공천해선 안된다

낙선운동의 전단계는 낙천운동이었다. 출마 예상자들 중

에서 무자격자라고 판단되는 사람을 공천해서는 안 된다

는 요구를 각 정당에 하면서, 국민의 호응을 얻기 위한 캠

페인을 펼쳤다. 선정 기준은 7가지로 부패행위, 선거법 위

반, 반인권 전력, 불성실한 의정 활동 등이었다. 방대한

기초 조사를 하였으나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구체적

결정 작업에 들어가서는 애매한 상황도 발생했다. 정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분위기에 촉발된 탓인지 애당초 불참

을 선언했던 경실련이 먼저 기습적으로 낙천자 명단을 발

표하였으나 그 독단적 행위에 대한 큰 반향은 없었다.

본격 활동을 시작 할 즈음 총선연대의 이름 아래 모인

단체는 물경 1,054개였다. 총선연대는 먼저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심사하여 1월 24일 67명, 그리고 쉴 틈도 없이

출마가 예상되는 원외 인사를 대상으로 하여 2월 2일에

42명의 2차 명단을 발표했다. 그때 1차 명단에 6명을 추

1999년 국정감사를 맞아 <국정감사 모니터 시민연대>가 결성됐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40개 시민단체가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를 목표로 구성했다. 위

원회 회의를 감시하여 평점한 다음 베스트와 워스트 의원들의 순위를 매기겠

다는 구체적 계획안도 있었다.

25참여사회

가하여, 낙천 대상자는 모두 105명이었고, 최종 102명으

로 수정됐다.

명단이 발표되기 전부터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도 있었다. 명단이 발표되자 아예 공천

신청을 포기해 버린 정치인도 생겼다. 민주당의 김상현

의원은 한보철강으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 때문에 1심에

서 유죄였으나, 항소심에서 뇌물이 아니라 정치자금이라

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고심

끝에 총선연대는 낙천 대상자로 결정했다. 필사적으로 항

변하던 김 의원은 최종 결정 이후 승복하였고 오히려 총

선운동에 지지의 뜻까지 표시하였다. 지금 대통령인 이명

박도 유력한 대상자였으나, 이미 98년에 의원직을 사퇴했

고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

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출마한 민주당 부총재 이종찬은

낙천·낙선 대상에 모두 포함되었는데, 결국 낙선하자 총

선연대 주요 대표자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

상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다. 하지만 즉시 박원순을 비

롯한 몇 사람을 불러 점심 식사를 하면서 집행 포기 의사

의 표시와 함께 스스로 화해를 청했다.

낙천자 명단 발표 이후 운동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2주 동안 2억 원 가까운 후원금이 들어오고, 수

백 명의 학생과 시민이 자원활동을 신청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과 정치를 바꾸자는 뜻에서 홍보용 노래로

채택한 이정현의 ‘바꿔 바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총선

연대 칵테일’을 만들어 팔아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레스

토랑도 생겼다. 지리산 골짜기에서 녹차 수백 통이 배달

되고, 서울 변두리의 분식집 아저씨는 찐빵을 쪄다 날랐

다. 낙천·낙선 운동을 다룬 MBC의 <100분 토론>은 재방

송되기에 이르렀고, 얼굴이 알려진 총선연대 임원들 중에

택시를 공짜로 탔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낙선운동은 치밀하게, 단호하게, 평화롭게

낙천운동은 낙선운동을 위한 전초전에 불과했다. 낙천운

동과 달리 낙선운동은 해당 지역의 사정과 역량을 고려해

야 했다. 낙천 대상자와 그에 준하는 부적격자를 모두 낙

선 대상자로 할 것인가, 아니면 범위를 축소할 것인가가

논의되었다. 낙천운동의 결과 낙천률이 47%였으므로, 낙

선운동의 효과를 높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격론 끝

에 기준대로 낙천 대상자를 모두 선정하되, 집중 낙선 대

상 지역을 설정하여 상징적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데 합의

<국정감사 모니터 시민연대>의 활동에 대해 국회 14개 상임위원회 중에서 9개 상임위회가 방청을 불허했고 2개 상임위는 부분적으로만 허용했다. 시민단체가 감히

국회의원을 평가하는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26 2012 11

하였다.

낙선 대상자 결정 과정

은 험난했다. 지역과 중앙

의 의견 차이도 많았다. 세

차례에 걸친 대표단과 상임집

행위원장단의 연석회의 다음

에 예비 명단을 확정하는 데에

도 다섯 시간이 소요됐다. 그 다

음에는 또 집중 대상 지역 선정을 하기 위한 토론이

네 시간 동안 벌어졌다. 정책자문단과 변호사자문단 그리

고 유권자100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86명의 최종명단과

22개 집중 지역을 확정했다. 낙선 대상자 명단 발표를 하

기로 한 4월 3일의 바로 전날 밤에는 보안 유지를 위해 참

석자 전원의 핸드폰을 수거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회의 장

소였던 의정부 한마음수련원 건물에 송수신 방지 시스템

까지 설치했다.

다시 정동 이벤트홀, 지은희 대표의 낙선 대상 명단 발

표가 끝나자 이제 남은 것은 전력을 다한 행동뿐이었다. 총

선연대 집행부 주요 임원들은 낙선 대상자를 한 명씩 맡아

맨투맨 낙선운동을 펼쳤다. 모든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

은 거리와 골목을 누볐다. 선거법을 기준으로 정한 낙선운

동 매뉴얼은 원칙으로 하되, 그것이 방해가 되면 물러서는

게 아니라 넘어서기로 했다. 불복종을 선언하고 명단이 수

록된 신문을 만들어 배포했다. 각 지역구에서는 가끔 충돌

이 일어났다. 낙선운동가들이 해당 지역구 후보 지지자들

에게 떠밀리는가 하면, 밀가루 세례를 받기도 했다. 잡음

이 생기면 고스란히 총선연대의 책임으로 돌아올 것이 뻔

했다. 박원순이 기민하게 평화 수칙을 선포했다. “때리면

맞는다. 물품을 빼앗으면 고스란히 빼앗긴다. 폭력이나 욕

설 앞에서는 평화의 마스크를 쓰고 그 자리에 앉는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총결집한 운동이었다. 그 중심에 참

여연대가 있었다. 참여연대의 거의 모든 역량은 총선운

동에 투입됐으며, 내부 업무는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조

정하고 유지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전체 낙선율

68.6%, 86명의 낙선 대상자 중 59명이 낙선했다. 오히려

집중 대상 지역 낙선률 68.2%를 능가했다.

낙선률 68.6%, 놀라운 결과를 따라온 논쟁과 주목

낙천·낙선운동은 그 결과가 놀라웠던 만큼,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적합한 인물을 추천하는 게

아니라 부정적 인물에 대한 비난만 일삼는 네거티브 선거

전이다, 시민단체에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가 등의 비난은

처음부터 있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김대중 정부와 민주당

을 위한 제2중대, 소위 홍위병 논란도 자민련이 거론하면

서 시작됐다. 경이로운 낙선률을 기록하며 총선운동이 성

공리에 끝났는데 과연 그 결과 한국의 정치가 개혁이 되었

느냐는 엉뚱한 책임론도 나왔다.

모든 악의적 공격과 비판에 대한 대답은 마련돼 있다.

하지만 논쟁을 지면에서 다시 반복하는 것보다는, 2000년

총선연대 이후의 국내외 반응을 살펴보는 편이 더 나을 것

이다.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세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NGO가 중앙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이한 현상으

로 서양과 일본의 단체나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

다. 반면 한국 시민단체에 부과된 새 과제는 더 무거워진

느낌이다. 당시 주역의 다수가 정치 현실의 그 무대 위에

서 있기도 하다.

정치 쇄신을 목표로 한 총선연대 운동은 처음부터 보수 세

력이 불법운동으로 왜곡하여 매도했고, 그 과정에서 부분

적 선거법 위반도 불사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불복종 행위

가 부각되었다. 7인의 전사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서

울고등법원은 모두 벌금 50만 원으로 감형했고, 대법원이

확정했다. 선거법 제87조 위반이 아니라 선거운동 방법의

위반으로 받은 유죄의 전과 기록은 정치 개혁을 열망한 시

민들을 대신하여 받은 총선연대의 훈장이나 다름없다. “우

리는 결코 무죄를 구걸하거나 선처를 호소하지 않습니다.”

시민불복종, 그 현실의 신화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7참여사회

당신만의 연말모임을 열어보세요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의 송년회 장소가 필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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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에게 참여연대를 소개하는 자연스러운 기회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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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16 참여연대 1층

시간 평일 19:00~22:00 / 주말 10:00~21:00

인원 최소 6명 ~ 최대 15명

이용료 2시간 1만원, 초과 1시간 5천원

신청 참여연대 웹사이트▷공지사항▷'카페통인전시/소모임대관'에서 신청

대통령 선거 바로 다음날참여연대 송년회에서 모두 만나요

참여연대 임원과 상근자는 물론 자원활동가, 신입회원, 오랜 회원 누구나 함께 하는 송년회입니다.혼자 오셔도 좋고 가족 친구 동료와 함께 오시면 더 좋습니다. 즐거움과 추억을 모으는 송년회에 함께해요.

2012 참여연대 송년회일시 2012. 12. 20 목 저녁 7시부터장소 서울 시내(미정) *12월 초 웹사이트 공지를 확인해주세요

보고싶은 당신을 만나는 날

12.20목요일 7시

♥참여연대 송년회♥

참여연대 공간 나눔

카페통인과 송년회의 자세한 내용은 참여연대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www.peoplepower21.org

문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28 2012 10

쌍용, 강정, 용산의 주민과 노동자, 전국 각지에서 쫓겨나고 내몰리는 차별당하는 사람들, 파괴되는 생명의 목소리에 연대하는 이들이 함께 걷습니

다. 바로 2012생명평화대행진입니다. 10월 5일부터 11월 3일까지 약 한 달간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를 외치며 전국을 걷습니다.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동자들, 강제 철거로 고통받는 주민들, 대형마트로 고통받는 중소상인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반대하는 주민들, 송전탑, 골프장,

4대강 댐 건설과 핵 발전으로 고통받는 주민들. 그리고 파괴되는 자연환경. 이들을 만나며 2012 생명평화대행진은 우리 시대의 절박한 요구를 아

래로부터 모아 서울까지 갑니다. 구성 편집팀 사진 이우기

함께 살자, 함께 걷자2012 생명평화대행진

기획

1. 8일차 10월 12일 밀양

“기름통을 준비해 두었다, 송전탑이 세워지면 그 아

래에서 죽으면 그만이다”라며 7년째 싸우고 있는

밀양 할매를 따뜻하게 안았습니다.

2. 10일차 10월 14일 울산

“장생포 앞바다의 돌고래를 지켜주세요, 제주 강정

구럼비를 살려주세요.”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상인들과 연대

했습니다.

3. 17일차 10월 21일 군산

군산 미군기지 옆 하제마을 주변은 격납고와 탄약

고들이 즐비합니다. 새만금방조제와 미군기지로 인

한 각종 오염과 공해 그리고 공동체 파괴로 주민들

은 이곳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2012 생명평화대행진, 이렇게 걸었습니다

10월

4일 강정 5일 제주 6일 목포, 광주 7일 순천

8일 보성, 벌교 9일 공주 10일 대전 11일 마산, 창원

12일 밀양, 고리 13일 김해 14일 울산 15일 구미

16일 대구 17일 부산 18일 전주

19, 20일 남원 실상사 21일 군산 22일 청주

23일 문경, 괴산 24일 삼척, 동해 25일 춘천, 홍천

26일 원주 27일, 28일 평택

29일 평택-오산 30일 오산-수원 31일 수원-안산

11월

1일 안산-인천 2일 인천-부천-영등포-여의도

3일 여의도-용산-서울광장

29참여사회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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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2 11

1. 11일차 10월 15일 구미 사람이 없는 거리, 사람이 없는 마을. 불산 유출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신음하는 봉산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투쟁하는 구

미KEC 노동자들과 연대의 행진을 이어갑니다.

2. 13일차 10월 17일 부산 부산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의 투쟁 지지 방문 후 희망버스의 길을 따라 한진으로. 이 날,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의

고공 농성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1

2

9일차 10월 13일 합천 죽음의 4대강, 낙동강 합천 함안보를 걸었습니다.

31참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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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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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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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참여사회

1. 18일차 10월 22일 청주 행진 시작 후 첫 비, 그리고 바람. 그래도 우리의 힘찬 걸음은 계속되었습니다.

2. 16일차 10월 20일 지리산 민회 <우리가 원하는 세상, 우리가 믿는 상식!>

8, 9, 10 24일차 10월 28일 평택 민회 <함께 걷자 걷어내자 -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의 행동계획>

행진 중 세 번의 민회가 열렸습니다. 10월 20일 지리산 실상사에서, 10월 28일 평택 쌍용차 앞에서, 11월 3일 서울광장에서. 전국 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한 사람들의 지혜를 모았습니다. 우리의 문제들을 찾아내고, 우리의 가치를 말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연대 방향과

행동 계획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3. 17일차 10월 21일 군산 함께 걷고, 또 걸어

4. 14일차 10월 18일 전주 전북 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삼보일배, 전북고속 노동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5, 7 12일차 10월 16일 경산 청도 송전탑 반대를 외치는 탈핵 할매들, 경산시 민간 위탁 청소노동자들과 생명평화문화제를 함께했습니다.

6. 1일차 10월 5일 제주 강정마을 생명평화대행진 출정! 걷고 걸어, 고통받는 현장의 연대를 모아 갑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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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투표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유권자?

2012년 9월 18일, 그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

위원회는 새누리당 소속 소위원장의 고의적인 회의 지연

으로 끝내 ‘투표시간 연장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 달이 훌쩍 지났고 여론이 들끓는데도 불구하고 국회의

법안 처리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오히려 ‘선거일은 공

휴일인데 투표를 안 하는 것은 성의의 문제’라거나 ‘대선

을 앞두고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근거 없는 반대 의견

을 말하거나, 야당의 대선 전략에 시민단체가 호응하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이까지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할 권리를 달라는데, 이해관계로 주판알을

두드리는 편협함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성의 없는 유권자

를 탓하기 전에, 투표하고 싶어도 못하는 유권자의 현실

을 살피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 아닐까?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겠다 싶다. 당장 내 주변에 투표

장을 찾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스

스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

은 사람들이 마음은 있어도 여건상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

하고 있다. 앞서 인용한 몇몇 이들의 사연은 제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로, 극히 일부에 불

과하다. 지난해 한국정치학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 투표참여 실태조사

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

상으로 설문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총선 당

시 비정규직이었던 678명의 응답자 중,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256명이었고, 그 가운데 64.1%가 ‘참여가 불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응답했다. 세부 사유는 ‘고용계약상

근무시간 중 외출 불가능(42.7%)’, ‘임금이 감액되기 때문

21세기, 참정권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누구를 선택하더라도 투표권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황영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

“선거일에도 택배는 쉬지 않아요. 새벽 5시에 출근해 12시간 이상, 하루 종일 물건을 배송하다보면 투표할 엄두도 나지 않죠. 배달해야 할

택배 물량이 많아 대선에도 일할 수밖에 없을 거에요. 배달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제가 수수료를 물어내야 하거든요.” (고OO, 29세)

“운수업에 근무한지 21년 됐는데 대선, 총선, 지방선거 모두 투표하고 싶어도 한 번도 못했어요. 투표하려고 배차 빼려면 회사 관리자는

‘당신이 투표를 하든 말든 당선될 사람은 되고 안 될 사람은 안 된다’며 빼주지 않아요. 그래도 저는 투표하고 싶어요.” (황OO, 52세)

“저는 건설 노동자예요.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을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나고, 9시까지 연장근무를 할 때도 있어요. 선거일이라도 쉬지 않

아요. 일하느라 좋아하는 후보가 나와도 투표를 못하는 일이 많았구요.” (서OO, 41세)

“저는 양계장에서 일을 해요. 생물을 키우는 축산업계 노동자들은 하루도 쉴 수가 없어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해야 하는데 투

표 시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OO, 40세)

“약국은 약사 아닌 사람이 조제·투약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가 힘들어요. 매번 투표일마다 간신히 투표했는데 투표 시

간이 늘어나면 조금 더 마음 편히 투표할 수 있겠다 싶어요.” (안OO, 42세)

35참여사회

에(26.8%)’, ‘고용주나 상사의 눈치 때문에(9.8%)’ 등 주로

고용계약 관계에 인한 것이었다.

선관위가 매 선거 시기에 조사하는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이전에

실시하는 선관위의 1, 2차 의식 조사에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경우,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 혹은 ‘찍고 싶은 후보자가 없어서’ 등 정치 무관심

과 관련된 대답이 1, 2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선거 이후

조사 결과에서는 사전 조사인 1, 2차 결과와 달리 ‘개인적

인 일/출근 등’으로 참가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위를 차

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유권자가 ‘개인적인 일/출근 등’으

로 투표하지 못한 경우는 19대 총선에서 39.4%, 2010년

지방선거에서 36.6%, 18대 총선에서 27.8%였다. 생각보

다 많은 이들이 선거일에 일하고, 또 투표에 참여할 시간

을 확보해줄 것을 요구하지 못해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

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일을 유급 공휴일로!

우리의 상식은 ‘선거일=법정 휴일’이다. 우리나라의 법정

공휴일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으로 정

해져 있고, 이에 따라 2006년부터 선거일은 공휴일로 지

정되었다. 그러나 사실상 선거일은 ‘관공서와 공무원들에

게만 휴일’이다. 상당수의 사업장에서 단체협약이나 취업

규칙에 이 규정을 준용해 공휴일을 정하고 있지만, 비정

규직, 중소·영세 사업장 등 노동조합을 통해 권리를 요

구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먼 얘기다. 백화점, 마트 등 직

종에 따라 근무를 강제하는 곳도 있다. 지난 9월 26일 한

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총선에서도 직장인의

2012년 10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 투표시

간 9시로 연장’을 기치로 <투표권보장 공동행동>이 발족했다. <투표

권보장 공동행동>은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실련,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전국연맹,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투표시간연장2030공동행

동, 광주전남시민행동, 경남연대회의, 2012부산유권자네트워크 등 전

국의 노동,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결성한 시민사회의 연대 기구다. 지

난 9월 18일, 국회에서 투표시간 연장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자발적

온라인 서명과 1인시위, 촛불문화제 등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여론

이 지속되고 있다.

36 2012 11

절반이 출근했다고 응답했다. 현실에서 선거일은 공휴일

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현행 법률은 고용된 자의 투표 시간은 휴무나 휴

업으로 보지 않도록 하고(공직선거법 제6조), 사용자가 선

거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면 거부하지 못

하며(근로기준법 10조), 이를 위반한 사업자는 2년 이하

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근로기준법

110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조항으로 처

벌한 판례는 단 한 건도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사용자의

보장 의무를 강화하고, 누구든지 위반자를 고발할 수 있

도록 법 조항을 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에

눈치가 보여, 행여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주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어떨까.

우리의 상식에 맞도록 선거일을 유급 공휴일로 지정

하자. 그래서 출근 시간에 쫓겨, 회사 눈치가 보여 투표

를 못하는 유권자는 없도록 해보자. 적어도 우리의 열악

한 노동 현장의 현실이 선진국 수준까지 나아질 때까지만

이라도 편하게 투표할 여건은 보장해 주자. 우리나라 노

동시간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2010년 기준으

로 OECD 평균 연 1,692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2,111시간

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는 정해진 공휴일 횟수라도 지켜 제대로 쉬자는

‘대체공휴일제’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선거일을 유급 공휴일로 하고 마음 편하게 투표에 참여할

자격이 우리 시민에게는 충분하지 않은가.

투표 시간은 9시까지!

그러나 선거일이 유급 휴일로 지정되는 과정이 쉽지는 않

을 것이다. 또 유급 휴일로 지정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근

무해야 하는 이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상 주휴

노동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시민사회 원로 등 각계 인사 230명은 10월 24일(수) 오후 1시 ‘투표권 보장 각계 인사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

에서 각계 인사들은 대선을 앞두고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투표권 보장’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37참여사회

일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유급 휴일로 규정된 ‘근로자의

날’에도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운수나

철도, 유통, 자영업자 등 업종별 특수성과 경제적 이유로

휴일에도 일하는 유권자들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렇

다면 적어도 수십 년간 변하지 않고 있는 투표 시간이라

도 우선 연장해 보자. 오후 6시, 7시에 퇴근하더라도 오후

9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면, 선거일에 근무하는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여유 있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 않

겠는가.

투표 시간의 연장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투표

율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1998년 이후 투표 시간을 2

시간 연장한 일본의 경우 10% 가량의 투표율 상승 효과

를 봤다. 한국의 경우도 재보궐 선거에서 오후 6시부터 8

시 사이에 해당 선거 전체 투표자의 1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낮은 투표율이 초래하는 민주주의 위기를 걱정하면

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 아닐까. 적어도 투표할 시간은 보장하면서 ‘유

권자의 성의’를 기대해야 한다.

1인 1표 보통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한 21세기 참정권 운동

10월 16일,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

하고, ‘투표 종료 시간을 오후 9시로 연장’하기 위한 다양

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유권자들의 서명을

모아 11월 1일 국회에 국민 입법청원하고, 대선 전에 여야

와 대선 후보가 결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1월에는 다

가오는 대선에서 소속 노동자의 투표권을 보장할 것을 약

속하는 ‘개념 기업’을 칭찬하고, 투표권 보장에 소극적인

‘무개념 기업’을 찾아내 감시하는 활동을 벌일 것이다. 이

를 위해 제보센터도 개설할 예정이다.

지난 19세기, 20세기가 1인 1표의 보통선거권을 얻기 위

한 기나긴 싸움이었다면, 이제 보통선거권을 제대로 행

사하자는 21세기판 참정권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권의 변화는 결국 시민의 손으로

끌어내야 한다. 입법 촉구 서명, 라디오 공익광고 모금,

투표권 침해 기업 제보 등 동등한 투표권 보장를 위한 여

정에 함께 해주시길 기대한다.

황영민

의정감시센터에서 5년간 국회를 지켜보며 ‘좋은 정치’의 필요성을 절감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연락은 자주 못해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올해 4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전보임 간사와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

투표권 보장 운동, 참여는 이렇게!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 상황실

02-725-7104 [email protected]

입법 촉구, 웹에서 간편하게 서명하기

nodong.org/everyvote9

라디오 공익광고를 위한 모금 참여하기

농협 302-0614-8912-61 (예금주 김현식)

일부 정치인과 정당은 ‘투표는 성의의 문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식의 정략적 관점으로, 투표권 문제 해결을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topy

만남

38 2012 11

글 호모아줌마데스 애엄마

사진 이병렬 사진가

초보 엄마 펭귄부인의 우당탕탕 육아일기 최현주 참여연대 간사 가족

녹음기의 전원을 켰는데도 자리가 수습되지 않는다. 아이는 돌아

다니고 어른들은 수다를 떨고 서로의 이름을 묻고……. 아, 오늘은

정말이지 정신줄을 꽉 잡고 있어야겠다.

“어휴, 빗질도 못하고 세수만 하고 나왔어요. 이런 옷다운 옷을

입어본 지도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예쁘게 차려입고 내 앞에 앉은 그녀의 이름은 최현주, 나이는

나랑 같은 마흔.

이번 인터뷰이가 정해지고 제일 처음 한 일은 페이스북에 들어

가 그녀에게 친구 신청을 한 것이었다. 돌이 갓 지난 남자아이 사

진으로 도배가 되어있는 그녀의 페이스북 담벼락. 어린 자식을 둔

부모들의 일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는 반전

이 있다. 그녀는 참여연대 회원이 아니라는 점! 그럼 자격 미달이

아니냐고? 아니다. 그녀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자격을 가지고 있

다. 그녀는…, 참여연대 ‘간사’다.

간사 첫 월급 27만 원

“제가 왜 이 인터뷰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전 회원도 아닌데.”

그건 모두 제 덕분이랍니다, 호호호. 『참여사회』의 편집 간사에

게, 왜 만날 회원만 인터뷰 하냐고, 간사나 처장은 안 되냐고, 참여

연대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듣고 싶다

고 격한(?) 항의를 했었거든요.

“참여연대 간사가 된 계기요? 음, 안국역 덕분이라고나 할까요?

호호.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는 참여연대가, 3번 출구에는 현대

건설이 있었죠.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현대건설에서 3년 넘

게 일했어요. 늘 3번 출구로 다니다 하루는 1번 출구로 나가보니

참여연대가 있어 회원으로 가입했죠. 그러다 대학 시절부터 알던

선배가 참여연대 간사가 되었다며 안국동 근처에서 일하던 선후배

들에게 술마시자고 연락을 했죠. 그 술자리에서 참여연대 공채에

지원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어요.”

★★★

그 선배가 바로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 참여연대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너무 유명해서 심지어 네이버 인물검색에

도 나오는 그가 말했다. “원서 접수는 이번 주까지야.” 생각할 시

간은 며칠 남짓. 고민이 많았겠어요.

“마침 회사 일이 점점 시큰둥해지고 있던 때였어요. 학교처럼

반복되는 일상, 매일매일 비슷한 업무들. 그리고 그때 제가 25살이

었거든요. 한참 피가 끓을 때였죠.”

회사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통장에 찍히는 숫자도 엄청 바뀌었

죠?

“현대건설은 보통의 대기업 수준 정도였구요, 1999년 당시 간사

월급이 54만원이었는데, 견습이 두 달 있었어요. 견습 때는 월급의

50%만 나와요, 27만원이죠. 만 원짜리 27장이 든 하얀 봉투를 받

던 날, 전 그날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너무 강렬해서 지금까지도 그녀는 월급을 받을 때마다 깜짝 놀

라곤 한다. 내가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나. 미안해하는 그녀의 마

음이 나는 더 미안하다. 참여연대 회원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지

않을까. 더 주고 싶고 당연히 더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현

실만이 덩그러니 남을 뿐.

“그래도 이런 직장 없어요. 제가 지금 2년 3개

월 째 쉬고 있는데, 안식년으로 1년, 출산휴

가 3개월 그리고 육아휴직으로 1년. 사람

들이 들으면 모두들 놀래요, 정말 좋은

직장에 다닌다면서…….”

게다가 모두 유급이다. 안식년은 참

여연대에서, 나머지는 고용보험에서

급여가 나온다. 입이 딱 벌어져서 듣고

있는 내게 그녀가 흐뭇해하며 말한다.

“그러니까 참여연대 와서 일하라고 꼭 써

주세요.”

넵!

피 끓는 나이에 시작해 장장 12년을 일한 그녀의 직장, 참여연

대. 지겹지는 않았어요?

“그게 참여연대의 장점이죠. 지루할 틈이 없어요. 매일같이 사

건이 터지니까요. 돈 없이 사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

런 상황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바쁘게 지내니까……. 12년 일하

고 나니 만날 친구가 없어지더라구요.”

지금 참여연대에 일하러 오라고 말씀하시는 거 맞죠? 쓰면서도

어째 슬쩍 걱정이 되네요.

“아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없애면서, 미디어 단식도 하고 있어

요. 늘 뉴스에 예민한 참여연대에서 오래 일하다가 쉬게 되니, TV

나 신문도 피곤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바뀐 건 이것만이 아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목소리도 커졌고

무엇보다 전화는 업무와 관련된 일 외에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소액주주운동, 총선연대 활동 등을 포함해 당시에 참여연대에

는 정말 전화가 쏟아졌어요. 이해당사자들의 욕설 담긴 항의에서

부터 각종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까지. 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동시에 다시 벨이 울리곤 했어요. 그러니 일이 끝나면

전화기는 쳐다보기도 싫었죠. 아, 남편이랑 연애할 때, 그때만 빼

구요.”

“순전히 그녀의 미모에 반했어요”

그녀에게 다시 전화기를 들게 한 남자, 이승용. 돌쟁

이 아들을 참여연대에 회원으로 가입시키며 정작

본인은 후원금만 내고 회원 가입을 거부한 문

제적 남편(?).

“참여연대의 활동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

에요. 요즘 들어 집단, 조직, 공동체 문화가 부

담스러워서 아이만 가입시켰어요. 저도 결혼

전에는 그런 운동을 나름 열심히 했던 터라 좀 지

친 것도 사실이구요.”

39참여사회

★육아일기

남편의 말에 옆에 앉아 있던 최현주 간사는 남편이 자신보다 더

열심히 빡세게 운동했던 사람이라며 역성을 든다. 역시 공대를 나

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선박을 설계하며 노조 활동을

했던 그. 근데 울산 남자와 서울 여자가 대체 어떻게 만난 거래요?

“참여연대 덕분이죠. 홍영기, 명광복과 송영민, 이승희, 황지희

등, 전현직 간사 5명이나 도와줬네요. 울산에 문상 갈 일

이 있었는데, 초행이라 걱정을 하니 선배가 현

지에 아는 사람을 소개해줬어요. 사실 저

는 간 김에 여행도 좀 하고 올 요량으

로 버릴 옷을 챙겨 입고 갔었어요.

그런데 그게 소개팅이었어요. 남

편은 알고 나왔다는데, 전 몰랐

었거든요.”

아하, 그럼 입고 버릴 옷을

걸치고 나온 여자에게 반해서

결혼까지 했으니 순전히 미모에

반했다는 거네요? 그러자 그녀의

남편이 그렇다고 해두자며 큰 소리

로 웃어젖힌다. 이후 끈질긴 질문과 설

왕설래 끝에 그녀의 외모에 반한 그가 먼저

대시를 한 것으로 최종확인, 이런 것일수록 분명하

게 해야 한다니까요. ^^

참여연대의 통인동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베이스캠프 프로젝

트’ 모금 당시 지인들에게 ‘난 결혼 안할 테니까 축의금 대신 후원

해 달라’고 했다던 그녀. 근데 그 공약을 깨고 결혼도 하고 아이까

지 낳았다는……. 대체 아내의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드셨나요?

“저도 노조 운동하면서 고민이 많았고 아내도 간사 생활하면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실제로 그런 고민들을 진지

하게 나눌 사람들은 많지 않거든요. 아내와는 그런 깊은 소통이 가

능했어요.”

근데 이분들, 너무 좋았던 건지 아님 급했던 건지 만난 지 200

일 만에 결혼을 하고, 안식년 중에 임신까지 했다. 그 아이가 커서

지금 참여연대 사무실을 걸어 다니고 있다.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다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간사가 아닌 엄마로서의 일

상은 어떤지가 새삼 궁금해졌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 아이의 엄마와 간사 중 어느 게 더 힘드나요?

“당연히 애엄마가 훨씬 힘들죠. 노동 강도가 겪어본 것 중 최고

예요. 제정신으로 사는 시간은 하루 5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 때문에 행복할 때가 더 많잖아요?

“아이가 집안일을 거들어 줄 때요. 어제는 빨래 걷

는 걸 도와주더라구요. 너무 행복했어요.”

엥? 이제 15개월인데 너무하다.

“전 아이에게 일찍 살림을 가르

쳐줄 거예요. 겪어보니 독립하

고 나서 일상에 필요한 것들

을 제 손으로 직접 하면서 철

이 든 것 같아요.”

아들에게만 집안일을 시

켰던 가풍 덕에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그녀는 임신 이후

요리를 배워 『채소가 좋아지는

에코 레시피-부엌 새내기를 위한

실속 친환경 요리법』이란 책을 떡하

니 내놓았다. 하지만 그러고도 여지껏 밥

을 하고나서는 곧바로 뒤집어줘야 떡이 안 된다

는 사실을 몰랐단다. 요리보다 더 자신 없는 건 정리정돈. 나름 정

리하고 사무실을 떠났는데도 사람들은 그녀의 어지러운 책상을 보

고 어디 잠깐 나갔겠거니 했다니, 이쯤에서 슬쩍 남편을 바라보았

다. 괜찮으세요? 남편은, 그저 웃지요…, 다.

“아이 낳기 전까지 전 아무것도 안했어요. 결혼 초기에 출근할

때는 남편이 도시락까지 싸 주었는걸요.”

멸치육수 내는 장면을 보고 ‘아, 멸치국을 끊이는 거구나’ 했다

는 우리의 부엌 새내기 펭귄부인, 남편 복은 타고났다. 근데, 요즘

내 주위에 남편 복 많은 여자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소화제가

어디 있더라?

임신했을 때 걷는 게 펭귄같다고 남편이 지어준 별명, 펭귄부

인. 그런 펭귄 손으로 하는 살림이니 어찌 보면 집안일에 서투른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위손은 아니니 희망 잃지 마셔

요…….

40 2012 11

41참여사회

“근데 요즘 남편이 바빠져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게다가 아

들 녀석이 입맛이 까다로워서 밥도 갓 지은 것만 먹으려 하고….”

초보 엄마의 하소연이 길다. 이제 시작입니다. 펭귄부인,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나저나 아이 낳고 세상이 좀 달라 보이지 않던

가요?

“참여연대에 있을 때는 거대한 담론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봤죠.

근데 아이를 낳고는 작은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아이의 발톱

이 부러지지는 않았나, 밥풀에 뭐가 달라붙은 건 아닌가…….”

참여연대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보던 세상을 아이를 낳고는 현미

경으로 보아야 했다. 간사 시절 전혀 중요하지 않던 먹고 자는 문

제가 아이를 낳고는 최고의 난제가 되었다.

“아이 엄마가 되고나니 참여연대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돼요.

보고 들리는 것은 아이와 나누고 싶잖아요. 참여연대 활동 자료를

보며 어떻게 아이에게 설명할까부터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아마

『참여사회』를 받아보는 많은 부모 회원들도 그러실 거예요. 그래

서 『참여사회』나 <활동보고서>부터 가족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 달에 한 번이나 일 년에 한두 번, 참여연대를 통해 가족이 소통

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맞춰가는 거죠. 미래의 민주시민이 쑥쑥 자

라는 소리가 들리죠? 호호. 그뿐 아니라 지난 활동에 대해서도 달

리 보여요. 일례로 참여연대는 주부 자원활동가를 활성화시키려

고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크게 성공하지 못했어요. 지금보니 그들

의 현실에 대한 이해부터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저부터도 아기와 몇

번 참여연대를 방문하고 나서야 수유할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

요. 주부들의 활동을 위해서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했던 것

이죠.”

아이를 낳으면서 엄마가 된 그녀는 동시에 일하는 여성으로서

도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여성은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 세상에서 여전히 서글픈 약자로 남아있다.

못 다한 이야기

그녀가 들려준 소중한 이야기들을 모두 적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

쉽다. 신입간사 시절 일했던 안국동 사무실의 열악한 근무 환경,

오랜 인연을 맺어 간사, 회원의 관계를 뛰어넘어 가족처럼 느껴지

는 회원들과의 추억, 만 명 째 회원이 가입하던 날 그 주인공을 만

나러 인천까지 찾아갔던 일. 때론 밤을 새워가며 치열하게 일하며

참여연대와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 12년이 그녀에겐 모두가 축제

같던 나날이었다.

그리고 그 축제 끝에 펼쳐진 또 하나의 세상, ‘아이.’ 정작 본인

의 머리는 빗질도 못했으면서 아이의 수저와 물통, 간식으로 먹일

과자는 꼼꼼히 챙겨왔던 그녀. 하나의 생명을 온전하게 길러내는

일, 다른 이들의 평온한 일상을 위해 그 뒤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도맡아주는 일, 그러나 너무 쉽게 잊히고 기억되지 않는 노력들.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정치, 역사, 이데올로기 이런

틀은 때로 너무 크고 먼 관점만을 제공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알게

되는 세상과 삶이 있다는 걸,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돼서야 그

렇게 깨닫는다.

자신의 직장을 “정치적으로 크게 각성된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

아니라 그저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낫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그런 사람들이 간사가 되고 회원이 되는 곳”이라 소개하

는 그녀는 요즘 복직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의 온기가 고스란히 담

긴 손으로 다시 돌아올 그녀. 그 따스한 손길로 보듬는 세상은 오

늘보다 내일 조금 더 훈훈해질 것이다.

★육아일기

42 2012 11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온갖 색깔이 어지럽게 춤추는 대

선 경쟁에 녹색만 빠졌다. 내 보기에 박근혜, 문재인, 안

철수 후보가 녹색을 전면에 내세우면 ‘대박’일 이유를 각

각 지니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녹색’이 이명박 대통

령의 전유물처럼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현 정부의

‘녹색성장’은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엔환경계획 뿐 아니라 버클리의 브리(BRIE, 버클리 국제

경제라운드테이블)가 작년에 펴낸 <녹색성장, 신앙에서

현실로>도 한국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녹색성장의 패러다임 속의 “녹색反혁명”

국내 비판자들의 주장처럼 이명박의 ‘녹색성장’은 사실상

4대강 사업과 핵발전 확대에 덧씌운 ‘녹색 분칠’임에 틀림

없으며 브리 역시 이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

런데도 이들이 한국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녹색성

장을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명시하고 사회 전

반의 녹색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망라했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생태적 목표와 경제적 목표를 양립시키는 것을

넘어서 생태적 목표의 달성을 통해 사회 변혁을 이루겠다

는 야심찬 계획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 따르면 이제

한국에서 생태를 위한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가 되었

다. 이 정부가 “패러다임의 변화”로 무엇을 의미하려고 했

건 이제 한국 사회에서 탄소 배기량 감축은 ‘에너지 시스

템의 전환’을 의미하게 되었다.

에너지 생산의 전환은 분산형 에너지 생산과 ‘스마트그

리드(똘똘한 전력망, 재생에너지의 특징인 불규칙성과 분

산성을 연결하기 위해 필수적이다)’에 의한 분배, 에너지

이용의 효율화를 의미한다. 과거에 석탄과 전기, 그리고

네트워크로서의 철도와 IT 망이 그랬듯이 에너지 체제 전

환은 사회경제를 송두리째 뒤바꿀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의 녹색성장계획에는 이런 인식과 정책, 그리고 이를 위

해 필요한 통계 작성부터 각종 인증 제도까지 망라되어

있다. 이런 계획이 얼마나 착착 진행되고 있는지 의심스

럽지만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 전체의 혁신이 필요

하다는 사고를 보수 쪽에서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가 있다.

이런 대대적 혁신을 위해서는 기득권과의 목숨을 건 싸

움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 기존 화석-핵 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은 우리 사회에 강력한 이익집단을 형성했다. 핵

마피아, 거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에너지집약형 사업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집중 에너지 시스템에 필

요한 대규모 건설을 수행하는 토건 마피아, 수익을 위해

‘투자자국가제소권’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공기업(한전)

까지, 이들은 가히 한국의 지배동맹이다. 이명박 대통령

은 이들과 싸우기는커녕 거꾸로 이들의 이익을 키워주기

위해서 핵발전을 확대하고 대규모의 투자보조금을 대기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경제

대선 단상 ③

대선, 녹색이 빠졌다

43참여사회

업에게 주었고 이들에게 직접 부담을 주는 탄소세를 보류

했다. 녹색과 전혀 무관한 4대강은 더 말해 무엇하랴? 한

마디로 목표는 혁신적이되 수단은 수구적이었다. 특히 재

정이 4대강과 핵발전, 그리고 대기업 보조금에 집중됐으

니 오히려 기존 에너지 체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

다. 녹색 분칠을 넘어 가히 ‘녹색반혁명’이다.

여전히 유효한 녹색 성장 패러다임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패러다임의 전환”은 지금

도 유효하다. 당장 에너지가 필요한 중국도 ‘녹색 혁신’

을 내세워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으니 이 전환은 더욱 시

급해졌다. 시장은 기존의 에너지 체제에 잠겨 있으므로

(lock-in) 기업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긴다면 생태나 경

제 모두 악화될 뿐이다. 정부는 아주 강력하고 단호한 신

호를 보내서 시장 안팎의 모든 행위자가 새로운 경로에

적응하여 스스로 수많은 보완 혁신을 이뤄내도록 해야 한

다. 기존 체제의 시장실패를 정부가 땜질하는 수준, 즉 환

경경제학의 처방으론 턱도 없다. 반대로 ‘탈성장degrowth’이

나 ‘균제상태성장steady state growth’ 등 생태경제학의 ‘강한 지

속가능성’에서 도출된 명제도 에너지 체제 전환이라는 이

행 경로가 필요하다.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폐기,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은

첫걸음일 뿐이다. 은근슬쩍 폐지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분산형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보조금은 대기업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기초 연구개

발과 중소기업네트워크, 그리고 스마트그리드에 지원되

어야 한다. 장기 침체를 타개하려면 민간의 대규모 투자

확대가 필요한데 현금이 넘쳐나는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

는 것은 총수요 확대를 상쇄시킬 뿐이다. 특히 지역공동

체의 협동조합형 재생에너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장려해

야 한다.

기존 에너지 체제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새로운 체제로

갈아타도록 하는 데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탄소세

를 부과하는 것이다. 제본스 패러독스(기술혁신이 가격을

떨어뜨려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는 것)나 녹색 패러독스

(미래의 규제와 세금을 우려하여 현재의 탄소 생산을 늘

리는 것)를 극복할 만큼 단번에 높은 세율을 매겨야 한다.

스마트 그리드의 표준 설정에 전 산업과 시민이 참여해야

하고 나아가서 중국이나 일본 등과 협력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의 국내외 ‘녹색 동맹’ 없이는 이런 기초적인 정책

도 실천할 수 없다.

대선 경쟁, 녹색을 칠하자

박근혜 후보가 이런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정부여당의 ‘녹

색성장’은 비로소 ‘창조경제’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보

편 복지를 하려면 ‘혁신경제’가 필수적이라고 한 안철수

후보야 말로 녹색 혁신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이

그랬듯이 새로운 기술 체제가 사회 안에 자리 잡으려면

크고 작은 혁신 아이디어가 끝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의 ‘공정경제’도 녹색을 빼 놓으면 장기 비전

이 되지 못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 체제에서 에너

지 위기가 닥치면 힘없는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끔찍

한 불공정이 나타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녹색혁신은

새로운 시민 동맹을 만들어 지배층을 일거에 뒤흔들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야당 후보들이 이런 핵심적인 주제를

외면하고 기존 에너지 체제의 언저리만 건드리며 미적거

리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누가 혁신적인 녹색경

제의 비전을 보여 줄 것인가,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선

택 기준이다.

정태인

한미FTA 등 통상정책과 동아시아 공동체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경제학

자. 요즘은 행동경제학과 진화심리학 등 인간이 협동할 조건과 협동을

촉진하는 정책에 관심이 많다.

44 2012 11

있다. 중국 드라마의 최대 화두는 사

랑이 아니라 항일이다. 대개의 드라마

가 일본 침략에 맞서 싸우는 공산당의

활약을 음모와 배신, 액션을 곁들인

프레임으로 그려내고 있다. 천편일률

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황금시간대

를 차지하고 있다. 그 드라마 속의 일

본은 난징대학살, 일본군위안부, 731

부대의 인체 실험 등 온갖 만행을 서

슴지 않는 흉악한 적이다. 이렇게 중

국인의 반일 정서는 일본과의 전쟁 경

험에 대한 기억 속에서 극대화된다.

두 개의 기념일

1995년 8월 15일, 한국은 대대적으로 광복 50주년을 기념

했다. 이 날의 키워드는 민족대화합이었다. 남북공동으로

8·15 대축전이 열렸고 통일축구가 열리는 경기장에는 한

반도기가 물결을 이뤘다. 36년 간 일본 치하에서 받았던

고통을 상기하거나 일본을 경계하는 일은 부차적인 관심

사였던 광복 50주년이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일본 천황이 항복 선언을 한 8월 15

일을 그저 종전일로 기념할 뿐이다. 이보다는 일본군을

중국 대륙에서 완전 축출한 9월 3일을 항일승전 기념일로

기념하며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치른다.

2005년 9월 3일에는 후진타오 주석의 주재로 1,500명이

역사

항일, 전쟁 경험이 낳은 적대 의식

만주사변의 발단이 된 야나기죠코 사건이 발발한 지 81주

년이 되는 지난 9월 18일 중국에서는 50개가 넘는 도시에

서 대대적인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야나기죠코 사건이란

당시 일본이 소유하고 있던 남만주 철도를 일본군 스스로

폭파한 뒤 중국군에게 뒤집어씌운 사건을 가리킨다. 중국

인에게 이날은 국치일이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

유화가 촉발한 중국인의 반일 행동은 일회성 시위를 넘어

일본 기업에 대한 공격과 약탈, 나아가 일본 상품 불매운

동으로 번졌다. 실제 지난 9월 일본 자동차의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했고 항공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인은 일상 속에서 늘 항일의 기억을 곱씹으며 살고

항일과 반일 사이

김정인 춘천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2012년 8월 16일 상하이 일본 영사관 앞에서 열린 항일 집회에서 시위 참가자가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 Rein Johnson

45참여사회

참석한 가운데 항일승전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기념식에는 항일전쟁에서 싸웠던 한국, 북한, 러시아, 미

국 등 20여 개국의 참전용사들과 200여 명의 유족들이 참

석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그렇게 아직도 항일전쟁의 포

화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면하며 오늘을 산다.

전쟁을 겪으며 일본과 적으로 맞섰고 항일승전을 기념

하는 중국인, 식민을 겪으며 일본의 지배를 당했고 광복

을 기념하는 한국인. 양자 모두 일본 침략 야욕의 피해자

이지만, 반일 정서의 결은 전쟁과 식민의 경험의 차이 만

큼이나 다르다. 중국인은 지금도 일본군에 의해 가족과

동족이 무참히 죽어가는 모습을 기억하고 치를 떤다. 중

국인에게는 일본이 아직 ‘적’이라는 정서가 남아 있다. 한

국인은 전통적으로 선진 문물을 전해 받고도 노략질을 일

삼고 왜란을 일으킨 일본을 배은망덕한 오랑캐로 여겨왔

다. 근대 이후에는 일본이 근대화에 앞서면서 한일 간의

역관계와 선진 문물의 전달 통로가 역전되었다. 그로 인

해 식민 경험은 일본에 대한 열등의식과 저항 의식이 결

합된 반일 정서를 낳았다. 그렇게 한국인은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반일 정서를 갖고 있다면, 중국인은 일본에 대

한 적대 의식으로 충만한 ‘항일’ 정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외견상 중국인의 반일 정서가 더 격렬하고 과격하게 표출

되는 것이다.

전쟁과 식민, 과거 청산은 다르다.

일본이 패망한 직후 중국과 한국의 최대 현안은 친일파

(중국에서는 ‘한간’이라 칭함) 청산이었다. 중국의 친일파

청산에서는 그 당위성을 놓고 개인과 집단, 계급과 계층

에 따른 이견이 존재하기 어려웠다. 내 눈앞에서 가족과

동족을 죽인 적국 일본에 협조한 반역자는 응당 처단해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공감대에서 공산당과 국민

당 모두 적극적으로 친일파 처벌과 재산 몰수에 나섰다.

반면 식민으로부터 해방된 한반도에서 북한은 정권 수립

이전에 친일파를 청산했고 남한은 결국 실패했다. 친일파

청산은 친일 행위에 대한 단죄와 함께 재산 몰수를 전제

로 한 것이기에 아무리 인민의 친일파 처단 요구가 높다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식민 경험 속에서 성장한 지주·자

본가 계급과의 계급투쟁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

회주의화를 추구한 북한은 토지개혁과 산업국유화 조치

등을 통해 친일파의 물적 토대를 일소했다. 남한에서는

반공 이념으로 무장하며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했던 친일

파를 미군정과 이승만 대통령이 비호하면서 계급혁명은

무산되고 말았다.

우리는 친일파 청산의 좌절을 탓하며 곧잘 프랑스의 철

저한 과거 청산 사례를 거론한다. 그것은 프랑스 역시 중

국처럼 전쟁 경험에 기원하는 과거 청산이었으므로 철저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간과한 단순비교다. 경험이 다

르고 그에 대한 기억 방식이 다르면 경험과 기억의 청산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오늘날 중국과 한국의 반일 정

서가 다르게 표출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김정인

참여연대 창립 멤버, 현 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근현대사를

전공하였다.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궤적을 좇는 작업과 함께 동아

시아사 연구와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 fuzheado ⓒ fuzheado

중국의 항일 집회에 등장한 피켓

46 2012 11

읽자

사라진 지식인을 찾습니다박태근 알라딘 인문MD가 권하는 11월의 책

용과 지식인의 상에 따라 지식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

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고대에는 보편적 진리에 대

한 탐구가, 중세에는 종교에 중심을 둔 지적 활동이, 르네

상스 시대에는 인문주의가 그리고 18세기에는 계몽주의

가 시대를 이끌었는데, 이런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

식인은 지식과 사회의 상호 관계 속에서 규정되며, 기존

의 지식이 더는 필요하지 않은 때가 오면 새로운 지식인

이 나타나 기존 지식인을 밀어내고 자리를 잡아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인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책에는 그람시와 사르트르에서 바

우만과 촘스키에 이르기까지 20세기의 아홉 가지 지식인

유형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한데 묶는 건 지식인은 사회

의 약자 편에 서서 진리와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믿음

이다. 물론 지식 학문이 아닌 정보 학문의 장으로 변한 대

학, 즉자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만을 요구하는 미디어 환

경, 보편적 지식인이 아닌 전문적 기능인을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의 득세 등 현대 지식인은 그 역할을 위협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포위당한 형국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간

섭이 아닌 연대, 훈계가 아닌 대화로 지식을 나누는 지식

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희망을 찾는다.

지식인의 책임은 무엇인가

이제 구체적 현실의 장에서 지식인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

었는지 살펴볼 차례다. 역사학자 토니 주트가 『지식인의

책임』에서 다룬 세 명의 지식인은 정치가 레옹 블룸, 소설

가 알베르 카뮈, 철학자 레몽 아롱이다. 세 인물은 ‘내부 비

판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데, 프랑스 사회주의의 수

장으로 불리는 레옹 블룸은 비시정권에 맞서 끝까지 저항

한 투사로 존경받지만, 세계주의적 입장에서 현실을 바라

본 탓에 조국 프랑스의 한계를 예민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뮈는 알제리 독립 문제가 불거졌을 때 (완벽하

게 옳은 이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을 보며) 지식인의 책임은

입장을 정하는 게 아니라 입장이 없으면 정하지 않는 것이

지식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구일까.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이나 함석헌 선생을 들 수 있을까. 아마 크게 잘못된

선택은 아닐 테지만, 오늘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지식인

으로 본다면 오히려 스티브 잡스나 이건희 회장이 적합할

지도 모르겠다. 기업 사회와 혁신을 대표할 뿐 아니라 이

들의 생각과 발언이 어떤 지식인보다 대중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래

도 이들을 지식인이라 부르기에는 뭔가 부적합하다는 느

낌을 지울 수 없을 텐데, 그렇다면 도대체 지식인이란 무

엇인지, 어떤 이들이 지식인이라 평가받는지, 지식인으로

서의 삶을 실천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오늘날, 지식인은 무엇인가

비타 악티바 개념사 시리즈 『지식인』은 ‘개념사’라는 시리

즈 이름과 ‘지식인’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지식과 지

식인의 개념 설명에서 시작해 고대부터 근대까지 지식인

에 대한 관점과 그들에게 요구된 역할이 어떻게 변해왔는

지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각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의 내

47참여사회

라는 태도로 침묵하며 독립 지지와 반대 양쪽 세력 모두에

게 비판을 받았다. 우파 철학자 아롱은 냉정한 현실주의로

공산주의와 유토피아적 희망에 빠진 지식인들의 무지와

무책임을 가차 없이 비판했고, 덕분에 프랑스 지성계에서

고립되었다. 하지만 외부 학계에서는 오히려 독특한 지위

를 얻을 수 있었고, 토니 주트는 그가 프랑스 공적 토론의

기틀을 새롭게 세운 사람으로 인정받을 거라 평가한다. 세

가지 경우 모두 지식인이 정치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고,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시대

와 불화했지만 그들에 대한 공동체의 평가는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해질 무렵에 겨우 찾아왔다는 저자의 언급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곱씹어볼 지점이다.

지식인의 표상, 에드워드 사이드

에드워드 사이드는 책 제목 『지식인의 표상』처럼 ‘지식인

의 표상’으로 불리는 사상가다. 그의 지식인론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망명자로서의 지식인과 아마추어로서의

지식인인데, 전자는 팔레스타인 출신인 자신에 대한 은유

이기도 하지만 지식인은 관습의 논리에 함몰되지 않고 끊

임없이 불안정한 상태의 타자가 되어 쉼 없이 운동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후자는 앞서 언급한 전문적 기

능인으로서의 지식인을 거부하며, 이익과 이기심 그리고

편협한 전문화가 아니라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하는 지식

인의 태도를 일컫는데,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행위에서도

그 행위가 국가, 권력, 다른 이들과의 상호작용 속에 놓

여 있음을 이해하고, 그곳에서 발견되는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편 그는 지식인이 세

속적 존재라고 말하는데, 이는 신에 대한 믿음 같은 절대

적 확신에 대한 반대 표시인 동시에, 지식인의 도덕성이

라는 건 결국 그것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누구의 이익

에 봉사하는지, 권력과 정의를 얼마나 적절히 분별했는지

등 현실에서의 활동에 근거한다는 말이다. 결국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실

천하며 지식인을 표상해내야 한다는 말인데, 당연히 말처

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에드

워드 사이드 자신은 그러한 표상으로서의 삶을 살아냈고,

이 책이 하나의 증거임은 분명하다.

한국사회에서 지식인 담론이 사라진 지 오래다. 권력에

복무하며 이익을 좇기 바쁜 지식인에게 사회적 책임을 기

대하거나 요구할 기운조차 사라진 시대이기 때문일까. 오

히려 되새겨봐야 할 건 그들과 우리를 나누며 일방적인

선도를 바라는 태도 아닐까. ‘집단 지성’이 상황을 타개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지식인 사회 내부의 자각과 반성을

넘어선 사회 공동체 속에서의 지식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

한 고민이 문제를 풀어갈 시작이 아닌가 싶다.

『지식인』, 이성재 지음, 책세상 『지식인의 책임』, 토니 주트 지음,

김상우 옮김, 오월의봄

『지식인의 표상』, 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최유준 옮김, 마티

48 2012 11

상상 놀이

‘캔들 나이트’라는 게 있다. 그 밤에 모인 사람들은 전구를

모두 끄고 촛불 속에서 시를 읽고 노래를 부르곤 한다. 화

석 에너지에 의존하는 소비적인 삶을 잠시 멈추고, 느린

호흡으로 지구와 환경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나름

흥미로운 행사이긴 한데, 나로서는 좀 따분하다. 전기 없

는 밤이라고? 좀 더 본격적인 상상력을 발휘해도 좋지 않

을까? 주변에 만만한 친구들, 혹은 꼬마들이라도 있으면

이렇게 운을 띄워 본다.

“그런데 말이야. 지금 남한 전역이 블랙아웃이 되어 전

기를 전혀 쓸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엔 낭만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세상이 깜깜해지니 별은 초롱초롱 잘 보이겠네. 옥상

에 올라가서 은하수를 구경하지.”

“TV를 못 보니 가족들이 대화를 할 수 있어 좋겠지요.”

그러면 내가 못된 말들을 던진다.

“그럴 여유가 있을까? 당장 냉장고의 얼음이 줄줄 녹아

내릴 텐데. 그리고 아직 여기 도착하지 않은 가족들은 어

떻게 만나지? 전철도 못 움직이잖아.”

“자동차를 타고 오면 되잖아요. 그건 전기 없이 가니까

요.”

“그래 똑똑하구나. 그런데 말야. 차의 기름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 주유 펌프도 전부 전기로 움직이잖아. 게다가

전산망 마비로 신용카드도 쓸 수 없어.”

달콤한 낭만은 찌릿찌릿한 공포로 바뀐다. 하지만 모두

들 이 이야기에 쏘옥 빠져든다.

위기를 놀이로

시절이 하 수상하다. TV 뉴스에는 대지진, 화산 폭발, 쓰

나미, 태풍, 원전 고장, 불산 가스 유출 등 재해 소식이 끊

이지 않는다. 최악의 혹서와 혹한, 폭우와 폭설이 매년 기

상 관측사상 최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쯤 되면 마

야 문명의 종말 예언이 아니더라도, 최악의 파국이 도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스며드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신기한 게 있다. 이런 뉴스를 들여다보는 나 자신

이 단지 공포에 떨고만 있는 건 아니란 말이다. 이상하게

도 눈은 초롱초롱해지고 피가 보글보글 끓는다. 어쩌면

나는 이런 상상을 즐기고 있는 건 아닐까?

최근 몇 년간 나는 이런 ‘서바이벌’ 상황에 대해 큰 관심

을 둬왔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

한 대비 훈련이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어떤 희열을 준다

는 사실이다. 심지어 이러한 파국의 상황을 하나의 게임

이나 놀이처럼 다룰 수 있다.

우선 경제적인 파국을 상상하는 게임을 해보자. 예전에

<만원의 행복>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

었다. 연예인들이 단 돈 만 원으로 일주일 동안 생활하는

프로젝트였다. 나는 지금도 가끔 그 프로젝트를 스스로

시행한다. 금액은 유동적이다. 어느 순간 게임 시작을 선

언한 뒤에 집안에 있는 모든 옷을 뒤진다. 그리고 호주머

니에 남아 있는 현금 중에서 천 원짜리 이하만을 모아서

일주일을 살아보는 것이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가급적

걸어 다니고, 문화생활은 몇 년 전에 사두고선 들춰보지

놀자

어느 날 갑자기, 서바이벌 놀이 이명석 저술업자

49참여사회

않은 책을 읽는 걸로 대체한다. 역시 식비가 제일 문제인

데, 냉장고에 있는 썩기 직전의 식품들과 싱크대 선반 구

석에 있는 것까지 깨끗이 청소하는 효과도 있다.

부족하다면 상급 코스로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잠자리는 보장되어 있

다는 조건이 너무 유리해 보인다. 그럴 때는 노숙 게임을

한다. 어느 날 집에 돌아와서는 외투를 입은 채로 씻지도

않고 화장실 구석에 쓰러져 잠을 청해 본다. (본인의 게으

름 덕분에 상습적으로 이런 훈련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밤늦게 바깥에 있다가 대중교통이 끊어졌다면,

근처 24시간 카페 구석 자리에 가서 몰래 잠을 청한다. 이

때 옆자리에 치우지 않은 컵이 있으면, 면피용으로 내 테

이블에 가져오는 것이 좋다. 좀 더 용기가 생기면, 컵을

들고 가 커피 리필이 되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올해 초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노숙인들을 위한

상자 집을 만들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것도 따라 해볼

만하다. 인터넷 쇼핑으로 가정마다 택배 상자가 넘쳐난

다. 이걸 이용해 재난이나 파산으로 인해 집이 없어졌을

때 밤을 지새울 상자 집을 만들어 보자. 웅크려 잠을 청할

공간을 정한 뒤에, 차가운 바람을 막을 벽과 지붕을 만든

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해 비닐로 방수 작업도 해본다. 그

렇지만 완전히 밀폐되어서는 곤란하다. 바깥의 상황을 살

펴볼 구멍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아예 도시에서 살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멀리 피난

을 가야 하면 어떻게 해요?”

좋은 지적이다. 이제 커다란 배낭을 꺼내 놓고, 지진이

나 천재지변으로 집을 떠나야 한다고 가정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챙겨보기로 하자. 랜턴, 라디오, 비상식량, 응급

의료함, 옷가지… 정말 이걸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

다면 바로 시험해보자. 그날 내로 반경 100킬로미터 밖의

지역으로 무조건 이동한다. 거기에서 하룻밤 야영하며 밤

을 새워보는 거다.

서바이벌 놀이는 단순한 즐거움이나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 게임을 통해 밑바닥의 원

초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그것으로 일상의 헛된

거죽을 벗겨낼 수 있다. 게임에서 현실로 돌아오면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이명석

저술업자. 만화, 여행, 커피, 지도 등 호기심이 닿는 갖가지 것들을 즐기

고 탐구하며, 그 놀이의 과정을 글로 쓰는 일을 하고 있다.

50 2012 11

살림

내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문명사회일수록 사고의 영

역이 늘어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특

히 먹거리를 대하는 현대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더욱 절실

하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모처럼 친구와 점심 약속을 했

다. 오랜만의 만남에 바쁜 농사도 미룬 채, 열차 타고 전

철을 타며 강남에 이르렀다. 약속 장소에서 친구는 벌써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의 만남으로 이런저

런 이야기가 많았다. 한참을 가서야 차가 멈추었다. 그런

데 찾아간 집이 문을 닫았다. 자동차는 다시 어딘가를 향

해 달리고 있었다. 한 끼 점심을 위해 굳이 먼 길을 헤매

야 할까?

“밥 때만 되면 고역”

오늘은 무얼 할까? 무얼 먹을까? 현대인들, ‘무얼’에 참 많

은 정성을 들이는 것 같다. 문명의 혜택으로 모든 것이 편

리하게 잘 갖춰진 오늘날, 오히려 그 혜택이나 생활의 편

리를 쉽게 느낄 수가 없다. 과거 내 젊은 시절과는 다르

다. 식사 때면 먹을 것이 없어 배는 허전할망정, 오늘처럼

먼 곳을 찾아다니면서 헤매지는 않았다. 그런데 현대인들

은 한 끼의 식사도 쉽게 결정을 못해 망설인다. 특히 경제

적 여유가 있어 편하게 사는 분들에게선 “때만 되면 고역”

이란 불평을 많이 듣기도 한다. 참으로 행복한 불평이다.

의, 식, 주는 삶에 있어 없어선 안 될 인간 생활의 3대

기본 요소다. 그런 절대적 요소에 경중 비교가 있을 수 없

겠으나, 생각해 보면 음식이 제일이요, 그 다음에 옷과 집

이 있겠다. 음식은 없으면 당장 생명의 위기에 처할 수 있

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 맵시를 가꾸

는 옷이나 생활 공간인 집에 대한 관심에 비하여 음식에

대한 관심이 소홀하다. 아니,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생각이 소홀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먹는다는 것

김융희 서툰 농사꾼

51참여사회

‘음식과 남녀의 정은 인간의 가장 큰 욕정인 만큼 삼가야

한다’고 했다.

편하기를 즐기며 움직이기는 싫고, 날씬한 몸매를 원하

면서 산해진미는 놓치기가 싫은 현대인들의 딱한 처지가

안타깝다. 적절한 때를 맞춰 필요한 만큼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기를 계속하면 평생을 건강할 것이다.

잘 먹고 잘 살기

약식동원藥食同源이요, 우의우식寓醫于食이라, 약과 음식은 같

은 뿌리요, 병을 고치는 것도 먹는 것이니 건강한 삶을 위

해서는 음식의 중요성을 올바로 알고 건강한 식생활을 해

야 한다. 어쩌면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건강 문제는 식탁

의 불안정에서 연유한 듯싶다. 명심하자. 식탐은 우리를

병들게 하고, 먹거리에 대하여 바로 생각하고 ‘잘’ 먹는 것

이 우리의 건강을 지킨다.

무엇이든 먹고, 반만 먹어도

‘음식을 가려 먹지 않으면 장수한다’는 지론으로 유명한

의사 리처드 웨프는 “그럼 무엇을 먹으면 좋겠습니까?”라

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간단하지요, 먹어서

안 되는 것은 부집게, 삽, 부젓가락… 이런 것들은 소화가

어려우니까요. 풀무도 좋지 않지요, 그건 위에 들어가서

바람을 일으키니까. 그 외의 것이면 무엇을 먹어도 좋습

니다.”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으면 건강하다는 익살

일 것이다.

생각난 김에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의 일화

하나만 더 소개한다. 뚱뚱하고 얼굴이 번들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파티장에서 포드는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음식의 양이라면 여러분들이 매일 먹는 음식의 반이면 충

분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좌중의 한 분이 “그러면

나머지 반은 어디에 쓰입니까?”라고 물었다. 포드는 웃으

면서 “그건 아마 의사의 돈벌이를 위해 쓰이겠죠”라며 익

살을 부렸다. 음식하면 늘 떠오르는 싱거운 일화들이다.

‘잘’ 먹기란

오늘도 많은 직장인들은 먹거리로 고민할 것이며, 젊은

남녀들은 몸매 가꾸느라 고생이 많을 것이다. 보릿고개

가 절절했던 지난 어려웠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식탁은

진수성찬일진데, 도무지 무하저처無下著處1)라 탄식하고 불

평한다. 땀 흘려 일하고 욕심을 줄여 정도를 지키면, 밥맛

좋고 몸 관리도 잘 될 터인데 말이다.

천불생무선지인天不生無선之人2)인 것을, 식이부지기미食而不

知其味3)다. 먹거리 욕심으로 생의 대부분을 허비하는 것은

부질없다. 공자는 『논어』 학이편에서 “군자식무구포君子食無

求飽”라 하여 군자는 먹을 것을 탐해서는 안된다 했다. 『예

기』 예운편에도 “음식남녀지대욕존언飮食男女之大慾存焉”, 즉

김융희

화랑을 경영하다가, 지금은 연천에서 조그만 텃밭에 자급용 채소를 가꾸

며 지내는 서툰 농사꾼. 수유너머 회원으로 가끔 공부방에도 들락거림.

<살림>은 네 명의 필자가 번갈아 연재합니다.

1) 먹을 만한 음식이 없음

2) 누구나 먹을 것은 하늘에서 갖고 태어남

3)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모름

52 2012 11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저는 맏이라

는 이유로 어머니의 기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보

니 어린 시절엔 늘 야단을 맞으며 자존감이 무너지곤 했죠. 그

리고 맞이한 사춘기는 너무 외로웠고, 두려웠고, 비관적이었습

니다.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이해받거나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죠. 저는 모범생이나 착한 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머니는 ‘당연히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은 너’였다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 어머니를 이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어머니가 어린 나에게 너무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를 키우면서 육아나 인간관계에 대한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챙겨보는데, 볼수록 어머니와의 갈등은 그 원인이 내가 아니었

다는 것, 그리고 난 정말 잘못 자란 사람이구나, 내 자존감은 짓

밟혔었구나, 어머니는 어린 나에게 그렇게 대하면 안됐구나,라

는 피해의식 속에서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는 환갑이 넘어서도 여전히 저에 대한 태도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어머니에게 사과를 받고 화해하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어린 시절의 저를 위로하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모녀지간의 따뜻하

고 정상적인 대화를 이끌어 갈 자신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저

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부모와 맏이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서로 처음일 수밖에 없으

니까요. 아이의 탄생으로 시간 또는 자신만의 일을 잃게 되

는 우리의 어머니 세대가 느끼는 결핍은 그대로 맏이에게 투영됩니

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커주길 원하는 거지요. 저는 고등학교 때 부

모님과 틀어졌는데, 서로 포기해서 편해지고 다시 인정을 받기까지

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

닙니다. 저희 부모님은 시골에서 장사를 하시던 분들이라 왁자지껄

하면서 속에 있는 말 다 털어놓고 푸는 스타일이라서 금방 싸우고

금세 눈물 흘리며 화해하곤 했지요.

사연을 보내주신 분께서는 자신이 그런 결핍 때문에 틀어졌고 그건

어머니의 잘못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한 아

이의 어머니가 되면서 어머니가 잘못했었다는 확신이 더욱 짙어졌

습니다. 사실 이 결핍의 원인을 찾아 조금이라도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구성할 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쉽지도 않고 그 과

정 또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겠지요. 타인과 대화와 화해를 하는

첫 번째 요건은 바로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지하는 것이지요. 그런

데 사연을 보내주신 분께서는 이미 어머니의 잘못에 대해서 분석하

고 평결을 내리셨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화해가 정말 가능할까요?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의 육아에 대해서 정말 확신을 갖고 계십니까.

그리고 그 확신은 한 세대 전 어머님이 가지고 있던 확신과 정말

다를까요. 어느 날 거울을 봤더니 그곳에서 어머님의 얼굴이 나타

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머니에게 사과를 받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런 답답함

은 저도 느낍니다. 그런데 이 답답함은 아이가 커가면서 자신의 유

년 시절과 비교가 되면서 더욱 심해질 겁니다. 그때부터는 어머니

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문제예요. 아쉽게도 단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주 조금씩만 어머님에 대

한 기대를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조금씩만 가까이 가시구요. 제가

장담을 해드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내려놓고 가까이 가시

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는 본인의 기분이 조금은 편안해 질 수 있

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A

상담

이제는 어머니와 화해하고 싶어요.

김남훈 프로레슬러, 육체파 지식노동자

만평

Try to Remember

고경일 우화

54 2012 11

제 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경제

민주화’, ‘복지국가’, ‘정치개혁’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것을 보니,

확실히 이번 대선은 지난 17대 대선 때와는 자못 다른 것 같습니다. 우

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뜨거워서겠지요.

경제 성장, 무한 경쟁, 개인의 이익 보다는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사는 사

회를 위한 요구가 높습니다. 2012년 3차 회원모니터단 설문은 참여연대

회원님들이 생각하는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과 방향, 참여연대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실시했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는 10월 15

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진행되었으며 회원모니터단 440명 중 226명

(51%)이 참여했습니다. 자, 어떤 의견들이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회원모니터단이란?

거주 지역,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여 추첨으로 구성한 500여 명의

회원모니터 그룹입니다. 회원모니터단은 임기 2년 동안 연 4회 온

라인 설문에 참여합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생각하는 이번 대선 최대 쟁점은 ‘정치개혁’

참여연대 회원모니터단은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을 ‘정치개혁’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경제민주화’와 ‘반부패/검찰개혁’이 뒤를 이

었습니다.

‘일자리’ 때문에 불안해요

우리 사회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일자리 문

제’가 압도적인 1순위로 꼽혔고, ‘교육문제’, ‘주택문제’ 순으로 답해 일

자리, 교육, 주택의 민생 문제가 시민들의 가장 큰 불안요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선 최대 쟁점은? (중복 응답)

응답자수

남북관계 개선

반부패/검찰개혁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경제성장

정치개혁

29

81

113

59

14

123

개혁대상 1순위 ‘검찰’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꼽혔습니다. 다음

으로는 ‘재벌’, ‘국회’, ‘언론’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새 정부가 검찰, 재

벌, 정치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중복 응답)

기타

안보 문제

치안 문제

노인 문제

교육 문제

출산, 육아 문제

주택 문제

일자리 문제

6

9

19

8

77

52

76

176

응답자수

시급히 개혁되어야 할 대상은? (중복 응답)

응답자수

138

131

시민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종교

언론

학교

노동조합

관료

법원

검찰

국회

재벌

00

563

73

928

70

통인뉴스

참여연대 회원, 대선을 말하다2012년 제3차 회원모니터단 설문 결과

참여연대 정책홍보팀

55참여사회

경제민주화·복지국가 위해 ‘비정규직 축소’와 ‘차별 철폐’ 먼저

최근 참여연대가 중소상인, 노동, 청년 단체 등과 함께 결성한 <경제

민주화와재벌개혁을위한국민본부>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13개 과제 중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물었습니다. ‘비정규직 축소 및 차별

철폐’, ‘재벌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감면 폐지 등 공평과세와 조세정의

실현’,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근절’순으로 응답했습니다.

참여연대가 함께하고 있는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가 지난 총선에서

발표한 <민생 복지 12대 요구안> 중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물

었습니다. 회원모니터단은 ‘비정규직 감축 및 차별 철폐’와 ‘기존 감세

철회 및 한국판 버핏세 도입’ 그리고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최저

임금 인상’을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습니다.

경제민주화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중복 응답)

응답자수

재벌대기업 특혜감면 폐지 등 공평과세와 조세정의 실현

기업지배구조 개선

재벌기업집단 내부의 일감몰아주기 근절

재벌기업단의 문어발식 진출 규제

농민 생존권 보장과 식량 주권 실현

청년고용할당제 도입과 최저임금제도 전면 개선

정리 해고 남용 규제

비정규직 축소 및 차별 철폐

노동 시간 단첵을 통한 일자리 창출

소비자집단소송 제도 도입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근절

대형마트의 동네 상권 진출 구제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 적합 업종 보호

11032

2959

3615

12434

4313

88

1657

복지재원 마련, 예산 절감과 부자증세 먼저

다음으로는 복지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 재원

마련에 대한 회원모니터단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번 설문 응답자의

대다수가 복지 확대를 위한 보편적 증세보다는 ‘우선 예산 절감과 부자

증세로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해주셨습니다.

복지국가 방안 중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중복 응답)

142

101

응답자수

GDP대비 공공복지지출 15%확대

기존 감세철회 및 한국판 버핏세 도입

대기업의 중소상인 업종 및 골목상권 진출 규제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및 보육비 부모부담 0% 실현

전월세상한제 도입 및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공기관/대기업의 청년고용할당제 의무화

고용보험 확대 및 구직촉진수당 도입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최저임금 인상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및 대상자 확대

고교 의무교육 및 대학 반값등록금 실현

의료비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및 공공병원 확충

비정규직 감출 및 차별 철폐

38

6636

5710

7411

1159

52

92%, 복지 확대 위해 세금 더 낼 의향 있다

복지 확대를 위해 세금을 더 납부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는 응답이 92%에 달했습니다.

복지 재원 마련에 대한 입장은?

보편적 증세가 불가피

33%

예산 절감과

부자 증세로 마련

67%

복지 확대를 위해 세금을 더 납부할 의향이 있는가?

없다

8%

있다

92%

2012 1156

정치개혁 방향 중 시급한 것은? (중복 응답)

응답자수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강화

사정기관(검찰/감사원/국정원 등) 개혁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공천개혁 등 정당 쇄신

비례대표 확대 등 선거제도 개편

국책사업 책임성 강화

인사제도 개선

정보공개 확대 등 정부 투명성 강화

대통령 권한 축소

5

137

101

34

42

49

50

12

25

회원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상을 주관식으로 물었습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 ‘공평·공정한 사회’,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의료, 노후를 걱정하지 않는 나라’, ‘노동자가 행복한 사회’, ‘보편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등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참여연대 투표권 보장 운동에 집중해야

이번 대선에서 참여연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 회원들이 ‘투

표시간 연장 등 투표권 보장 운동’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참여연대의 역할은?

야권 후보

단일화 운동

19%

후보자 정책

검증 및

정책 제안

26%

투표시간연장 등

투표권 보장 운동

48%

투표참여운동

7%

정치개혁은 사정기관 개혁부터

정치개혁 방향 중 가장 시급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사정기관(검찰/감

사원/국정원 등) 개혁’과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순으로 응답해 시민들이 여전히 국가기관의 개혁과 부정부패 해

결을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제1기 회원모니터단은 연말에 진행될 2012년 참여연대 활동 평가 설문을 마지막으로 2년간의 활동을 마칩니다. 바쁘신 중에도 여러 차례 진행

된 설문조사를 꼼꼼히 챙겨 좋은 의견을 주신 1기 회원모니터단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설문까지 좋은 의견을 들을 수 있기를 고대

합니다. 2013년부터는 제 2기 회원모니터단이 활동을 이어갑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설문응답자 정보

응답자 연령

0% 10% 20% 30% 40% 50%

응답률

제주

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대전/충청

인천/경기

서울

응답률

0% 5% 10% 15% 20% 25% 30% 35% 40% 45%

무직, 기타

시민사회운동가

가정주부

공무원

교사, 교수 등

사무기술직, 경영관리직, 전문자유직 등

판매서비스, 기능숙련공, 일반작업직 등

자영업

33%

67%

응답자 성별

응답자 지역

응답률

50%45%40%35%30%25%20%15%10%5%0%

20대 40대 60대30대 50대

응답자 직업

57참여사회

10~11월의 참여연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통인뉴스

혹시 『참여사회』의 <투명회계> 코너와 함께하는 ‘내 친구

가 회원이 되었어요!’를 보셨나요? 『참여사회』를 꼼꼼히

챙기시는 분들이라면 눈여겨보셨겠지요. 참여연대는 지

난 4월부터 회원님들께 지인 세 분께 참여연대 회원가입을

권유해 주십사 요청했습니다. 세 분을 회원으로 이끌어주신 분께는 감

사의 선물도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세 분 이상을 참여연

대로 이끌어주신 회원들이 계시네요. 누군지 궁금하시죠? 12월 말 참여연대 송년회에서 발표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

릴 예정입니다. 쑥스럽고 민망해서 아직 시작하지 못하셨

다구요? 괜찮습니다. 이제 11월, 시간이 아직 남았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멋진 활동에 회원님들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선후배, 이웃들을 동참시켜주세요. 회원가입은 참여

연대 웹사이트로 간편하게, 또는 시민참여팀에 직접 전화

해서 쉽게 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 02-723-4251

올해가 가기 전, 세상을

바꾸는 활동에 지인들을

초대해주세요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시나

요? 전문적으로, 혹은 취미

로 예술 창작 활동을 하시

나요?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작품들을 전시하고 싶지만 전시장 대

관 비용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셨나요? 그래서!

참여연대가 전시 공간을 대여합니다. 참여연대 1층 카페통인이 지난 6월부터 작지만 아담한

전시장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일반 포스터 크기(A2, 국2절)의 작품은 10여 점, 그 보다 작을

경우에는 15~20점 전시가 가능합니다. 10월에는 경기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진재원 선생님의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팝아트 작가 이하의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 전

시회가 열렸습니다. 11월 하순에는 참여연대 회원이자 사진작가 김영동님의 2008년 촛불집

회를 돌아보는 사진전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비용은 2012년에는 1주일에 10만 원, 2013년 부

터는 20만 원입니다. 정말 저렴하지요? 사회 비판적인 작품도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더 많은 시민들과 작품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전화 02-723-4251

심심한데 나도

전시나 해볼까?

아카데미 느티나무로 모이자~!!

아카데미 느티나무 겨울 강좌

오강남의 독서 특강

시대와 삶, 길을 찾는 그대에게

지금 종교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세상을 사유하며 길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열린 마음과 삶의 자세

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봅니다.

11.27 <종교란 무엇인가>

12.04 <예수는 없다>

12.11 <도덕경>

강사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 대학

명예교수, 비교종교학자)

일시 2012.11.27 ~ 12.11 (화)

총 3회 오후 7시 ~ 9시30분

장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참가비 50,000원(참여연대 회원 50% 할인)

참가신청 academy.peoplepower21.org

아카데미 느티나무 종강파티

일시 12.06 (목) 저녁 7시

장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한 해 동안 느티나무 아래서 삶을

한 뼘 더 성장시킨 길벗님들

소박한 식사가 있는 아카데미 송년의 밤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참되고 즐거운 참여연대 토크쇼 <참쇼>

세 번째 시간

<표현의 자유를 찾는 사람들>

대한민국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2012년, 현 주소는 어디일까요?

일시 2012.11.30 (금) 오후 7시~9시30분

장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초대 손님 박경신 고려대 교수, 최승호 MBC PD

참가비 10,000원

문의 아카데미느티나무

전화 02-723-0580

메일 [email protected]

내 친구가 회원이 되었어요

생명평화대행진단이 순천을 지나는 10월 7일, 참여연대가

순천과 그 인근 지역 회원님들을 만나러 기차타고 갔습

니다. 여름 대학생 인턴 활동을 인연으로 만났던 순천대학

교 학생 회원, ‘10년 지기’로 오랫동안 힘이 되주고 계신 회원,

순천과 광양을 오가며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신 회원, 그리고 순천에서 왕

성한 시민운동을 하고 계신 활동가 회원도 만났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을 꿈꾸고’, ‘댓글을 쓸 때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는 분들이었습니다. 이

번 대선이 끝나면 국민들의 품위가 올라가기를 바라고,

‘묻지마 범죄’가 사라지기를 희망하는 분들이었습니

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생명평화행진의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가을의 멋진 만남이었습니다.

칙칙폭폭~ 가을 기차 타고

순천 회원님들 만나러

갔습니다

가맹점주 착취하는

편의점 사업자를 고발합니다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0월 23일 「가맹사업거래

의공정화에관한법률」을 위반하고 가맹점주에

게 불공정 행위을 일삼은 혐의로 CU(구 패밀리

마트)를 경영하는 ‘BGF리테일’을 공정거래위원

회에 신고하였습니다. 2011년 기준 전국 6544

개 가맹점과 계약 체결한 대규모 (가맹 사업자

인 BGF리테일은 그동안 ▲24시간 강제영업의

무 부과 ▲허위·과장 정보 제공 가맹점 사업

자 모집 시 정보 공개서에 월 최저보장 수입을

500만 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150만 원 안팎

정도임) ▲과다 해지위약금 부과(기본적으로 5

년 계약을 맺고 이를 중도 해지하려는 경우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에 달하는 고

액의 위약금 부과) ▲영업 지역 보호 미설정(동

일한 영업 지역에 다수 편의점을 개설해줘 가

맹점주는 일방적으로 매출 감소의 피해를 겪고

있음) 등의 불공정 행위를 자행해왔습니다. 이

와 같은 불공정 행위는 BGF리테일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보이는 문제입니다. 민생희망

본부는 사실이 확인 되는대로 추가로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며,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

한법률」개정 활동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구호뿐인 경제민주화는 NO!

민생살리기 관련 법안 조속히 처리하라

현재 국회에는 백여 개가 넘는 경제민주화 관

련 법안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통과된

법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최악의 민생고와 양

극화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중소상인, 청

년들은 경제민주화 법안의 통과를 간절하게 요

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경제위원회는 10월

25일 국회 앞에서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유통상

인연합회 등과 함께, 그리고 뜻있는 국회의원

들과 함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

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특

히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

해서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에 대한 허가

제 도입, 의무휴업 확대,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습니다. 최근 대형마트 코

스트코는 전국적으로 의무휴업을 거부하고 있

으며, 홈플러스는 합정역 등지에 추가 출점을

추진하는 등 유통재벌·대기업들은 전국 중소

상인 생존권 말살 행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제대로 된 대책을 내

놓고 입법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경

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입법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즉시 중소상인살리

기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처리에 나서야 할

2012 1158

10~11월의 참여연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통인뉴스

한국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 유엔에서 권고 받아

지난 10월 25일 한국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을

심의하고 권고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국가별 인

권상황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습니다. UPR

심의는 4년 6개월마다 열리며, 한국 정부는

2008년에 1차 검토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번

심의에서는 지난 1차 때 제기되었던 권고 사항

들이 어떻게 이행되었는지를 평가하고 새로 제

기된 인권 이슈들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의 질

의 및 권고가 있었습니다. 총 65개 국가들이 내

린 권고 사항에는 차별금지법 제정, 의사표현의

자유 보장, 성폭력 및 가정폭력 방지, 출생 등록

제도 개정, 주요 국제인권협약 비준 및 유보철

회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동 입양에 관한 규정인

아동권리협약 제21조에 대한 유보를 철회하고

인신매매의정서Palermo Protocol를 비준하겠다는 대

답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권고 사항도 받아들이

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 국가보안법 폐지와 같은 권고 사항

들은 1차 심의 때도 나왔을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국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며, 아직 해

당 이슈에 대해 연구 중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

다는 답변만을 반복했습니다. 인권 문제에 대해

형식적인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한 한국 정부의

행태는 각국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향상시키

고자 하는 UPR의 기본 정신 및 목적과 어긋나

는 것입니다.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이번에 심의에서 제기된 권고 사항들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간담회를 개최하고

권고 이행을 촉구하며 이를 위한 방안을 제안

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59참여사회

것입니다. 시민경제위원회는 이번 정기국회 회

기 안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률의 조속한 통과

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검찰은 ‘조직의 수호자’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10월 14일 <이명박 정부

4년 검찰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검찰 주요

직책에 대한 인사 및 주요 수사에 대한 모니터

를 바탕으로 2011년 검찰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했습니다. 한상희 참여연대 운영

위원장은 “MB검찰 3년을 특징지었던 ‘정권의

전위대’로서의 검찰의 지위가 4년차에 접어들

면서 ‘조직의 수호자’로 격하되었다”고 평가했

습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

후 매년 검찰보고서를 발표하여 검찰의 권한남

용 사례를 조사하고 그 책임자를 밝히는 작업

을 계속해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은 공

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잃고, 정권 실세는 봐

주기 수사로 정부 비판 세력에는 무리한 수사

로 국민에게 피해를 끼쳐왔습니다. 내년에는

이명박 정부 5년 검찰종합보고서를 발표할 계

획입니다. 정기적인 검찰보고서 발표를 통해

권력을 남용하는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개혁의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제18대 대선 후보들

반부패 공약 검증받아야

참여연대, 경실련,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

전국연맹, 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 부패방지

전국네트워크는 10월 10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제18대 대선 후보자들에게 반부패 정

책을 제안하고, 각 후보자들의 반부패 공약 검

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

회견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

보들이 우리 사회의 관행화된 부패를 해결하

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실현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

다. 각 후보자가 자신의 약점을 보호하거나, 다

른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기 위해 반부패 과제

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청렴, 투명 사회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여 국민 앞에 공개하고 검증 받아야 할

것입니다.

공직자는 퇴직해도

공직윤리 탑재해야 합니다

행정감시센터는 지난 10월 18일 <퇴직후 취업

제한제도 운영실태 보고서 2012>를 발표했습

니다. 이 보고서는 2011년 6월 1일 부터 2012년

5월 31일까지(1년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업무 연관성이 없어 취업이 가능하다고 확인한

199명 중 업무내용을 분석하기 힘든 감사원·

대검찰청·법무부·국가정보원 퇴직자 27명을

제외한 172명에 대하여 퇴직 후 취업한 업체와

퇴직 전 업무 연관성을 분석한 것입니다. 조사

대상 172명 중 103명(59.8%)이 퇴직전 부처 업

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 등으로 취업한 것

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61명(35.4%)은 현행법

상 취업제한 대상인 부서 업무와 이해관계를

갖는 업체 등으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

다. 지난해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면서 퇴직후

취업제한제도가 강화되었지만 공직윤리위원회

가 여전히 온정적으로 판단함으로써 공직자들

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감시센터는 2006년부터 <퇴직후 취업제한

제도 운영실태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도적 보완과 공직윤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선 후보님들,

산업재해는 어떻게 하실 건지요?

현행 제도는 일을 하다가 질병에 걸렸거나, 부

상을 당한 노동자가 스스로 질병과 업무 사이

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기업비밀을

이유로 사측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상

황에서 전문지식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동

자들이 이를 증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안철수 후보가 현행 산업재해 보상제도의 문제

점을 지적했고, 이를 계기로 노동사회위원회는

현행 산업재해 보상제도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입장을 확인해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안타깝게

도 유력한 세 후보 모두 구체적인 입장은 없었

습니다. 노동사회위원회는 노동, 일자리에 대

한 각 후보자들의 발언과 행적을 추적하고, 국

회 회의록과 보도자료 등을 검토해 정당들의

공약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겠습니다.

보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

노동시민사회가 함께 뜁니다

보육서비스의 공공성과 공공인프라 확충보다

는 보육료 지원 등과 같은 현금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정부의 보육정책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동안 재정 확보 등 사전 준비 없

는 보육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정부는 급

기야 1년도 되지 않아 정책을 철회하는 무책임

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

정책 이후 민간어린이집, 특히 가정보육시설이

급증하는 등 보육의 공공성은 실종됐고 보육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은 더욱 열악해졌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

이집을 원하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고,

그동안 총·대선에서 공약으로 제시됐던 국공

립어린이집 확충은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는 각 단체의 보육정책을 살펴보고 공동의 요

구안을 정리하는 간담회와 워크숍을 진행했습

니다. 이후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공공대응 기

구를 결성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보육노동

환경 개선을 대선 과제로 제시하고 보육 공공

성 강화를 위해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통인뉴스

60 2012 11

회비와 후원금은 개인소득금액의 30%까지 기부금소득공제 대상입니다 www.peoplepower21.org 운영기획팀 02-723-53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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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를 후원하는 다양한 방법

0607001060

날개를 달았습니다

● 참여연대에서는 문서 업무가 많습니다. 일 더 많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A4 용지를 후원해 주세요!

● 참여연대의 현장 뉴스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시는 피플TV에서 비디오 카메라에 필요한

액세서리 날개 요청 합니다.

•렌즈필터 슈나이더 B+W CLEAR MRC UV2(82mm)

•레인커버 KATA CRC-15PL

● 자료 정리와 보관을 위한 SATA형식 대용량(2TB이상) 하드디스크

● 회의 기록 등의 업무와 자원활동가 지원을 위한 노트북과 모니터

● 라벨 두께 조절이 가능한 라벨프린터

●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 둘 수 있는 어쿠스틱 피아노

집에서 쓰지 않고 뒹굴고 있는 물건도 참여연대에서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만 원, 오만 원, 십만 원의 후원으로 함께해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회원들의 사랑이 담긴 날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후원계좌 하나은행 162-054331-00104 (예금주 참여연대)

•문 의 운영기획팀 오유진 간사 [email protected] 02)723-5304

날개를 달아주세요

● 고소영 님께서 포스트잇 세트 41개를 보내주셨습니다. TV에 나오는 그 분은 아닙니다. ^^;;;;

● 안영택 님께서 컬러 잉크젯 복합기를 보내주셨습니다.

● 정호원 님께서 A4용지 2상자를 보내주셨습니다.

● 참여사회 필자이신 김융희 님께서 직접 농사 지으신 채소를 보내주셨습니다.

고추, 밤, 호박, 토마토, 열무, 가지, 냉이, 그리고 흔하지 않은 생야콘도 있었습니다.

귀하고 몸에 좋은 채소,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었습니다.

● 김상백 님께서 빈대떡을 직접 사오셔서 출출한 오후시간이 즐거웠습니다.

● 박명환 님께서 직접 제조한 핸드크림 55개를 보내주셨습니다. 손 깨끗이 씻고 향기롭게 바르겠습니다.

● 익명을 요청하신 회원께서 A4용지를 무려 33상자나 직접 가져오셨습니다.

숨은 천사의 존재에 대해서는 저희만 알고 있겠습니다.

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날개가 참여연대에는 큰 힘이 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투명회계

61참여사회

지출 (원)

운 영 비

급 여 85,519,462

복 리 후 생 비 11,103,207

퇴 직 급 여 221,918

세 금 과 공 과 금 10,081,700

건 물 관 리 비 1,837,000

이 자 비 용 2,925,890

전 력 비 2,392,200

통 신 비 1,863,500

소 모 품 비 3,030,850

차 량 유 지 비 252,200

사 무 용 품 비 864,320

잡 손 실 54,850

보 험 료 455,800

임 차 료 495,000

사 업 비

사 업 비 31,362,565

여 비 교 통 비 707,560

회 의 비 2,073,290

지 급 수 수 료 6,769,238

도 서 인 쇄 비 209,920

발 송 비 332,410

기 부 금 850,000

잡 비 2,229,400

합 계 165,632,280

수입 (원)

회 비

사 무 처 81,828,699

공 익 법 센 터 1,307,600

민 생 희 망 본 부 4,258,800

사 회 복 지 위 원 회 8,615,600

시 민 경 제 위 원 회 3,867,500

조세재정개혁센터 1,309,000

평 화 군 축 센 터 2,037,700

사 법 감 시 센 터 2,591,400

의 정 감 시 센 터 3,307,500

행 정 감 시 센 터 4,004,700

참 여 사 회 1,570,100

노 동 사 회 위 원 회 1,635,200

국 제 연 대 위 원 회 840,700

도 시 락 325,000

사 업 사 업 수 입 19,626,910

후 원부 정 기 후 원 금 126,990,401

정 기 후 원 금 1,260,000

기 타이 자 수 입 49,710

잡 이 익 62,330

합 계 265,488,850

2012년 9월 참여연대 회계보고 (센터/위원회 포함, 참여사회연구소 제외)

*참여연대 회원이 회비를 납부하면 70%는 회원이 지정한 센터로, 나머지 30%는 사무처로 지급합니다.

*본인의 후원 센터는 참여연대 회원 전용 웹사이트 활기차에 로그인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설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 9월 회비는 2,998,000원 입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회비는 사무처와 분배하지 않고 100% 연구소에 지급합니다.

*부설기관 참여사회연구소는 독립법인으로 재정과 회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창립기념 후원의밤 개최로 부정기후원금이 일시 증가하였습니다.

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는 시민의 후원으로 움직입니다 온라인에서 간편한 회원가입 www.peoplepower21.org 02-723-4251 [email protected]

2012 참여연대 회원확대 캠페인

홍보물을 보내드립니다

친구와 이웃에게 회원가입을 권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할지 어색한가요?

참여사회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연락주시면 참여연대 소개 팸플릿을

보내드립니다.

감사 선물을 드립니다

세 명의 친구를

회원가입으로 이끌어주시면

작은 감사 선물을 드립니다.

참여연대의 힘을 키워주셨으니

보답하려는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달에, 김균, 김수정, 김지화,

나수현, 민예지, 박호성, 유혜선, 이영선,

이태수, 하원상, 허필두 회원께서

친구와 이웃을 참여연대 회원가입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10월 30일

현재 회원은 13,056명,

3년 뒤엔 15,000명 회원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친구, 이웃, 동료에게

참여연대를 소개해주세요

참여연대 공동대표

김균 이석태 정현백 청화

홈페이지 www.peoplepower21.org

대표전화 02-723-5300

트위터 @peoplepower21

페이스북 www.facebook.com/peoplepower21

ARS후원 060-7001-060 한통화 5천원

주소 110-043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9길16 (통인동, 참여연대)

BF 느티나무홀

1F 카페통인

2F 시민참여̇ 아카데미느티나무 사무실

4F 사회경제분야 평̇화국제분야

5F 권력감시분야

3F 운영기획/정책홍보̇ 참여사회연구소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카페통인

영화제 음악회 전시회

및 소규모 모임^

회의공간으로 사용할수

있습니다

2012년 11월호 통권 192호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 참여연대의 역사와

시대를 보는 바른 눈을 담아냅니다.

월간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발행인 정현백

편집인 이태호 (편집위원장)

편집위원 강지나 김상미 김성희 박철 이한나 황지희

편집팀 송윤정 신미지 이지현

등록번호 종로 라00121

등록일자 1995년 06월 17일

발행일 2012년 11월 01일

발행소 참여연대,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16 (통인동)

디자인·제작 the DNC

가격 4,000원

정기구독 및 생활광고 문의

Tel 02-6712-5243 Fax 02-6919-2004

Email [email protected] Web peoplepower21.org/magazine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

시민이 권력 위에 있는 세상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

전쟁과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길에 함께해주세요

1998년부터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회원이 되어주시면,

정기회비로 참여연대 활동을 지킵니다

월간「참여사회」를 받아봅니다

아카데미 강좌 수강 시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회원모임과 회원행사에 참여합니다

자원활동 재능기부로 힘을 보탭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각종 시민 캠페인에 동참합니다

회원모임

산사랑 cafe.daum.net/ilovesanorg

청년마을 youngvillage.cyworld.com

노래모임 참좋다 www.chamjota.com

참여현상소 cafe.daum.net/pspdfilm

마라톤모임 cafe.daum.net/pspdmarathon

음악연주모임 패누카

회원가입 문의, 회원정보 변경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의정감시센터 국회와 국회의원 의정활동 감시, 정치제도 개선안 제시 등

정치개혁을 위해 활동합니다

사법감시센터 사법정의 실현, 시민참여를 통한 검찰과 법원 견제 등 사법개혁을

위해 활동합니다

행정감시센터 부패와 권력남용 감시, 공익제보자 보호 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공익법센터 시민의 기본권 수호를 위한 소송, 공익법제 연구와 공익변호사

양성 등 법을 통한 공익수호 활동을 합니다

민생희망본부 시민의 경제·사회적 권리 확보, 민생 대안 제시 등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사회복지위원회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현실화하고, 복지공공성 강화, 공공인프라

확충 등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노동사회위원회 비정규직 축소, 최저임금 현실화 등 차별 없는 노동, 사회적

약자의 권익 대변을 위해 활동합니다

시민경제위원회 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 대기업 독과점ㆍ담합감시 등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제 질서를 위해 활동합니다

조세재정개혁센터 국가재정 감시, 과세인프라 개선, 조세형평성을 위한 대안제시 등

조세정의 구현을 위해 활동합니다

평화군축센터 국방·외교 정책 감시, 군비 축소, 평화 문화 확산 등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활동합니다

국제연대위원회 국경을 넘어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연대활동, 빈곤과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로 참여민주사회 모델 개발, 대안 정책의

생산과 공론화를 위해 활동합니다

아카데미 느티나무 참여연대 시민교육 기관으로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개설해 함께

공부하고 성찰합니다

2012 참여연대 회원가을여행

황톳길따라 떠나는역사나들이

11.10토~11일

일 시 2012.11.10(토)~11(일)1박2일

장 소 전북 정읍 일대

내 용 역사답사(동학혁명기념관등),단풍구경,

세상살이이야기마당,가을밤별보기

참가비 단체버스이용시6만원(청소년3만원)

개인차량이용시5만원(청소년2만5천원)

입금계좌우리은행082-085833-13-101예금주참여연대

교통편 단체버스(서울출발):오전 8시 서초구민회관 앞 출발

자가차량:오후 1시 황토현전적지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집결

셔틀운행:12:20정읍시외버스터미널12:30정읍역앞

참가신청참여연대웹사이트에서신청

자세한내용은참여연대홈페이지를참조해주세요

www.peoplepower21.org

“참여연대회원님과함께하면더재밌는여행~”

2010,2011년

회원가을여행모습

안녕하세요.상쾌한바람이옷깃에느껴지는가을입니다.

참여연대는세상을바꾸는1만3천회원의힘으로움직입니다.

세상을바꾸는회원들과과거역사속세상을바꾸기위한농민들의저항지남도로가서동학농민혁명지를둘러보고,

세상살이와대선이야기를속시원하게나누는시간을가져보고자합니다.깊어가는가을,황톳길따라역사나들이떠나요~

가족,친구,이웃과함께하면더좋겠지요.뜨거운관심부탁드립니다.

1박2일이 부담스럽다면 답사프로그램또는저녁프로그램(회원교류,이야기마당,가을밤별보기)에만참여하는부분참여도가능합니다

●답사프로그램참가10(토)오후1~5시(1인1만원)●저녁프로그램참가10(토)오후6~10시(1인1만원,저녁식사제공)

●모이는장소는웹사이트에서확인하세요.더많은회원님들을만나고싶습니다~!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가 찾아갑시다_유다* 투표 못하게 일 시

키는 사업장들 혼내야죠_이상* 새지도자를 뽑는데 시간이 부족하면 안되

겠죠_도정* 투표시간 연장 반대? 정말 최소한의 명분도 없습니다!_김* 당연한

거 아닌가요? 꼭 해야 합니다_김선* Global Standard 에는 맞춰야죠. 투표시간 연장하

세요._안종* 언제까지 경제 운운하며 막을건지 궁금하네요_윤진* 당연한 것을 서명까지 하네

요!_김상* 비정규직도 맘편히 투표할 수 있도록_송* 이건 당연한거쥐~~투표시간 연장_신성* 5년을 책임

질 3시간도 국민에게 못 주겠다는거임?_조선* 시간을 늘리면 머가 두려운건지요~서명합니다_유영* 국민으로

서 나의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 _안지* 개표 두 세시간 늦어 져도 큰 상관 없습니다. 수십만명의 투표권이 되살아난다

면._김원* 최대한 많은 사람이 투표해야지요_김오* 투표하고 싶습니다_김* 지난 총선 때 투표 못했어요. 시간만 연장되면

할 수 있었을텐데.._김형* 기본권만이라도 지킬 수 있어야죠._박 현* 항상 투표 마감 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나 생각했어요. 새벽

에 할거 조금 미뤄서 저녁까지 했으면 좋겠어요!_이* 헌법에 보장 된 당연한 권리입니다_김성* 직장인을 위해 시간연장 꼭 필요합

니다_전* 나도 회사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한표 행사하고 싶다_조 현* 서명합니다. 퇴근하면서 넉넉하게 투표하고 싶습니다_민관* 남

들 쉬는 임 시공휴일에 일하는 것도 억울한데 투표까지 못 하게 일찍 끝내버리면 절대 안되죠_장경* 헌법에 명시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세요_윤인* 투표 편하게 하고 싶다!_오미* 다른나라처럼 선거기간 몇일씩 안돼도 선거시간은 조정

해줘 야지_정광* 투표율 낮은 나라에서 벗어나고 싶다_민영* 저 알바하고

그러 면 투표 못했는데 꼭 됐으면 좋겠어요_정수* 시간이 없어서 참정권을

행사하 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_김기* 투표시간 연장 바랍니다. 내 권리입니

다._황 인* 국 민의 요구를 들어주는게 정치입니다_조옥* 누구에게나 투표권은 동등하

게 주 어져야 합니다_김영* 예산드립은 하지 마세요. 투표시간 연장보다 재외국민 투표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높습니다_최선* 6시

정각에 퇴근하는 기업이 몇이나될까요? 현실성 없는 제도...투표좀 합시다_고옥* 노가다 일하는 우리 남편도 투표좀 합시다~_문규* 이거 기본 아

닙니까?_손준* 서명합니다. 아예 24시간 투표해도 모자라는 판에.._허은* 제가 다 니는 회사는 유급휴일이지만 매번 출근합니다_김병* 부재자

투표도 시간 연장 바랍니다_이주* 공평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_이종* 국민들의 평등한 참정권 행사를 위해 서명합니다_김지* 이걸 반

대하는건 미친거지_이동* OECD 국가들 평균이라도 따라가자_지* 비정규직, 심야노동자 투표권 보장하라!_김민* 새벽 출근, 오후 늦

게 퇴근해서 꼭 필요합니다_이영* 24시간 해도 모자랍니다_김기* 9시도 짧아요 10시까지 해야 합니다_구종* 당연한걸 이렇게 청

원까지 해야하나_박재* 직장인들의 고통을 헤아려주세요_최윤* 국회가 알아서 해줄 수는 없는가_김경* 민주주의 꽃, 투표권

을 보장해주세요_이기* 격하게 서명합니다. 투표시간 연장하라_윤은* 알바생도 투표날엔 좀 쉬자_김태* 투표시간을

늘려주thㅔ요!_정주* 하루를 늘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고작 몇시간인데? 성창* 손!_김지* 투표권시간연장되면

투표율올라가는데, why not?_조성* 투표시간 짧아도 너~~무 짧아_이석*

투표권보장 국민청원 온라인 서명사이트에서 시민들의 한마디

nodong.org/everyvote9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시민의 모임인 투표권보장공동행동의 활동에 함께 해 주세요

법을 바꿔요 국민의 의지를 모아 11월 1일 국회에 입법청원 | 국회의원 의견 조사 | 대선후보에게 정책 공약 채택 요구

사장님 투표하게 해주세요 기업들이 투표권 보장에 나설 수 있도록 개념기업^무개념기업 선정 및 감시 | 라디오 공익광고 등 홍보

이메일 [email protected] 블로그 blog.daum.net/everyvote9 문의 02-725-7104 투표권보장공동행동 상황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선거일은 유급공휴일로, 투표시간은 9시까지

누구를 선택하더라도투표권은 보장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