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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2012. 1∙2 www.womenlink.or.kr 민우ing 그날의 마음과 다짐을 잊지 말아요 2011년, 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어렵지, 않/아/요~!’ 2011년 여성노동 상담경향 삶, 나의 노동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기획 올해도 특집은 총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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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woo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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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호

2012.1∙2 www.womenlink.or.kr

민우ing

●그날의마음과다짐을잊지말아요

●2011년, 성폭력상담소의상담통계‘어렵지, 않/아/요~!’

●2011년여성노동상담경향

내삶, 나의노동은존중받을권리가있고인간답게살권리가있습니다!

기획

●올해도특집은총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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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야기

Page 3: womenlink

2012.1�2

42

발행처 한국여성민우회 발행인 김인숙 박봉정숙 편집인 주현정 발행일 2012년 2월 10일 통권 207호

편집위원 강선미 강나 문지은 배범호 오 식 디자인 일탈기획 031-771-8447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전화 02-737-5763 전송 02-736-5766 이메일 [email protected]

�‘함께가는 여성’의 필자명은 실명과 필명을 함께 니다. (단, 필명만 있는 것은 필자의 요청에 의한 것입니다.)

www.womenlink.or.kr

2020

22

42

�그날의마음과다짐을잊지말아요

�2011년, 성폭력상담소의상담통계‘어렵지, 않/아/요~!’

�2011년여성노동상담경향

내삶, 나의노동은존중받을권리가있고인간답게살권리가있습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 무엇이문제인가?

�다큐멘터리 [하얀정 ]의감독송윤희를만나다

�어느레이트어답터, SNS에빠져들다

�2012년어디한번두고봅시다!

올해도특집은총회다!

�총회가이렇게재밌는건지몰랐지이~

�민우TALK!

�2012년‘스위치ON’했어요

�그랬구나…, 내팔자이제알겠다!

�2012년모람들이소망하는이모저모

�나는매일시험보는기분으로산다

�기억으로그리는아빠에게

�우리손으로일궈가는복지, 협동으로해결할수있다

�2012년인천여성민우회가궁금하다구요?

민우ing

민우스케치

민우칼럼창

人터뷰

생생한시각

기획

독자인터뷰n문n답 / 이아이는누구일까요?

문화산책

모람풍경

마포나루에서

나의삶나의이야기

생협이야기

9개의시선

지부소식

민우알림

0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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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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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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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2월은 바쁘다. 「초등학생 상 미디어 모니터링 회」와

「푸른미디어賞」시상식을 동시에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홍보에서 원고, 작품 접수, 3차에 걸친 심사까지…. 11, 12

월은 미디어 운동본부 전체가 비상이다. 하지만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의 소감을 듣고, 열심히 박수를 치는 사람

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이다. 특히 올해는 가슴을 뜨겁게 하는 수

상 소감들이 많았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에게 감

동을 전하고자 한 달이나 지난 기억을 끄집어내어 몇 자 적

어 본다.

# 2011 초등학생 상미디어모니터링 회

「초등학생 상 미디어 모니터링 회」는 2009년 파일럿

회를 시작으로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회이다. 아직 시

작한지 얼마 안 되는 회이어서 인지, 아니면 미디어 속

성평등, 성차별이라는 주제가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인지,

참가 접수를 받는 것이 솔직히 참 어렵다. 하지만 최종 심

사까지 마치고 팸플릿에 실린 아이들의 을 읽어보면 어

려움 속에서도 이 회를 계속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

시 한 번 하게 된다.

올해의 수상작들 모두 훌륭한 비평문들이었다. <남자 아이

가 핑크색, 여자 아이가 파란색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색은 파랑색이야>, <운동하는 여자도 있어요!>, <성차별 문

제점>, <개그, 언제까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를 웃음거리

로 삼을 것인가?> 수상작의 제목이다. 지면이 짧아 모든 작

품을 소개할 수는 없었지만, 제목이라도 소개해 이 회의

높은 수준을 알리고 싶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언제든 연락

주시라.

그런데 모니터링 회에 접수된 원고들을 보면 초등학생들

의 에서 어른들의 흔적이 느껴져 의심스러움과 함께 안

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초등학생이 쓰기엔 너무나 높

은 수준의 들이어서 상을 주어도 될지 고민이 될 때가 있

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상식에서“앞으로도 비판적인 눈

으로 미디어를 바라보겠습니다.”라는 한 아이의 수상소감을

듣고 나니 그 마음들이 모두 사라지는 듯 했다. 앞으로는

어떤 들이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할 지 기 가 된다.

# 작년에왔던그PD

「푸른미디어賞」은 언어상, 어린이상, 청소년상, 가족상, 특

별상 이렇게 5개의 분야가 있다. 다른 분야들은 출품작이

늘 넘쳐나는데 어린이상, 청소년상은 출품작 수가 현저히

적다. 어린이상의 경우 청소년상의 상황보다는 조금 나은

민우ing

이윤소 ● 한국여성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

그날의마음과다짐을잊지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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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3

수준이지만, 어린이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미취학 아동들

을 상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아 초등학생을 상으로 하

는 프로그램이 정말 드물다는 것을 매년 느끼곤 한다.

올해 어린이상 수상작은 EBS의 <TV로 보는 원작 동화>

다. 상패를 만들면서 연출자의 이름이 낯익다 했더니, 수상

소감을 들어보니 작년에 어린이상을 수상한 그 PD가 맞았

다. 이은정 PD는“작년에도 <사이언스 드라마 미래를 보는

소년>으로 상을 받았는데 올해에도 또 받게 되어서 좋긴 하

지만, 어린이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아

쉽다. 상을 받아 무척 기쁘지만 이 프로그램이 사실 시청률

이 좋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

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모든 방송사들이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소위‘잘 먹히는’프로그램을 만들기에 급급해 막장

드라마가 넘쳐나고, 폭력성과 선정성이 도를 지나친 수준의

오락 프로그램들이 범람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좋은 프

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지를 가진 제작자들도 흔들리기 마련

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제 역할을 다해주는 제작

진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래서 이은정 PD에게는 미안하지만 2012년에는 상을 받

지 못했으면 좋겠다. 어린이상 부문에 더 많은 양질의 작품

이 출품돼 어떤 작품에 상을 줄지 몰라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올해에 선정작이 없었던 청소년상 부문도

마찬가지로…….

# 애정할수밖에없는무한도전

그리고김태호PD

평소에 무한 로 애정하는 무한도전(가족상 수상) 김태호

PD의 수상소감은 그가 왜 천재PD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어쩌다 한 번 잘 한 것을 가지고 상을 받게

되니 부끄럽다. 그리고 팸플릿에 실린 초등학생들의 미디어

비평문을 보니 저한테 하는 이야기 같아 찔리기도 한다. 앞

으로 계속 좋은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라고 수상소

감을 밝혔다. 사실 똑똑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서‘성격이 좋지 않을 수도 있겠군.’(나 혼자만의 편견 일

수도 있겠지만 ^̂ ;) 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만나고 보니 겸

손함까지 갖춘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최종 심사를 할 때 무한도전은 만장일치로 통과 했었

다. 2011년 한 해 동안 무한도전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부터 얼마나 많은 괴롭힘을 당했는지 회원들도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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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다. 그래서 심사위원들 모두 무한도전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기죽지 않도록, 그리고 더 좋은 방송을 만들도록 우리 시청자

들이 나서서 상을 주자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감동적

인 소감까지 밝혀주니, 앞으로도 무한도전을 본방 사수할 수

밖에!

# 진심을느끼게만들었던눈물

두 편의 특별상 수상작 중 한 편인 <해방되지 못한 혼, 조선

여자 근로정신 >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잊어서는 안 될

역사에 해 이야기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광주 지역민방인

KBC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어서 더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PD와 카메라 감독 두 분이 시상식에 참석해 주셨는데,

카메라 감독님은 카메라로 연신 시상식을 촬 하고 있었다.

그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더니‘그분들을 잊지 말자’는 말 을

하시며 눈물을 썽이셨다. 개인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은, 특

히 다큐멘터리는 진심이 담긴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다. 카메라 감독님의 눈물은 그 프로그램에 담긴 진심을 내게

전해주었다. 프로그램과 카메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 을 쓰기 시작할 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것 같아 걱정

을 많이 했는데, 쓰면 쓸 수록 할 말이 많아 부탁받은 분량을

금새 채웠다. 현장의 분위기와 감동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

었을까? 부족하시다면 2012년 시상식에 여러분을 초 하니

꼭 참석하시어 함께 환호성도 지르고 박수도 칠 수 있으면 좋

겠다.

윤소 ●

월화드라마 볼 것이 없어서 무척 심심한 TV중독자.

올해도 열심히 보고, 열심히 비판할 생각입니다 :)

미디어 운동본부 사무실 이전하 습니다.

성산동에 위치한 본부 사무실에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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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5

2011년 한 해도 어김없이 열심히 상담 활동을 펼친 한국여

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입니다. 올해는 687건에 한 상담

을 총 1,304회 진행했네요. 한 달 평균 약 109회 정도의 상

담을 진행한 꼴입니다. 상담은 평일 업무시간에 부분 진

행되기 때문에 하루 평균 5회를 소화한 셈이고요. 5명의 상

근활동가와 5-6명의 자원 상담원들이 각자 하루 걸러 1회

씩의 상담을 연중 내내 진행했다고 생각하면 그 규모가 짐

작이 가시겠지요.

이렇게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담 활동에

해 날마다 일기를 쓰지는 못해도, 해마다‘연기年記(?!)’를

통해서라도 내부적으로는 총정리를 해보고, 또 한 해의 상

담 활동을 궁금해 하실 회원들께 생색(?)내볼 수 있는 시간

이 돌아왔습니다~!

<그림1>의 상담 방법별로 살펴보면 2008년도 이후 전화 상

담이 회수와 비율 모두 해마다 증가를 거듭하는 추세이고,

2011년에는 1,056회(81%)의 상담이 전화로 진행되었습니

다. 신 2010년부터 온라인 상담 접수를 공식적으로 중단

한 연장선에서 이메일과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상담은 78

회(6%)로 폭 감소했네요. 면접 및 방문∙동행 상담은 170

회(13%)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담

자와 상담원 상호간의 소통이 가장 원활한 방법은 아무래

도 얼굴을 마주하고 진행하는 면접 상담이겠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아직은 전화 상담이 절 적인 비중을 차

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1년에는 되도록 한 번의 상담에 그치기보다는 연속적으

로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도모함으로써 내담자의 역량 강화

에 보다 기여할 수 있기 위한 노력을 기울 는데, 이를 파

악할 수 있는 지표 중의 하나가 면접 상담의 비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2012년에도 계획적인 연속상담 비중 상

승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표1>처럼 2011년에는 성폭력 상담 외의 항목인‘기타 상

민우ing

2011년, 성폭력상담소의상담통계‘어렵지, 않/아/요~!’

최김하나(하나) ●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1,200

829

1,000 1,056

546

176

421

88

184

전화온라인면접/방문

141170

78173

<그림1> 연도별상담방법그래프

2008년(895회)

2009년(1,338회)

2010년(1,325회)

2011년(1,304회)

1,000

800

600

400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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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담’의 빈도가 2006년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난 103회(96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자녀 성교육 관련

상담 16건, 연애 관련 상담 13건, 피임∙임신에 관한 상담

12건 순으로 나타나네요. 내담자들의 성 관련 관심사항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요? 이런 상담 자료들은 상담소

에서 성 문화 관련 사업을 기획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

답니다. 그런데 기타 상담 중에서도 다시 기타 항목으로 분

류되는 상담이 38건에 달하고 있어 앞으로는 이에 한 체

계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습니다.

성폭력 상담은 총 591건에 하여 1,201회의 상담을 진행했

고, 그 중 피해자가 직접 상담한 경우는 751회(62.5%), 제

3자가 상담한 경우는 372회(31%), 가해자에 한 (교육성)

상담은 78회(6.5%)입니다.

피해자-가해자 관계나 피해 유형과 같은 항목들은 해마다

커다란 변동이 거의 없는 편이지요. 우선 <그림2>의 피해

자-가해자 관계별로는 직장 관계자가 117건(21.5%)으로 가

장 높게 나타났고, 기타 지인이 90건(16.5%), (전)데이트

관계∙배우자 62건(11.4%), 친∙인척 58건(10.6%), 친∙의

부 29건(5.3%), 교∙강사 25건(4.6%), 선∙후배 23건

(4.2%), 이웃 17건(3.1%), 채팅 상 자 11건(2%)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림3>의 성폭력 피해 유형별로 살펴

보면 성폭력 피해 유형이 파악된 상담은 565건이고, 피해

민우ing

<표1> 성폭력상담외기타상담현황

자녀 성교육

16건

(17회)

연애

13건

피임∙임신

12건

성욕구

6건

성매매

4건

(5회)

성병

2건

(3회)

성지식

2건

자위

2건

성 정체성

1건

기타

38건

(42회)

합계

96건

(103회)

성 상담 (61회)

<그림2> 피해자-가해자관계별그래프 <그림3> 피해유형별그래프

기타지인90건(15%)

(전)데이트관계, 배우자 62건(10%)

통신매체32건(5%)스토킹 44건(6%)

미상 26건(4%)

강간222건(32%)

성희롱, 성추행363건(53%)-신체적접촉

-언어성폭력

-음란물보여주기

-성적서비스요구

-신체노출

-카메라등촬

친∙인척58건(10%)친∙의부 29건(5%)

교∙강사 25건(4%)

선∙후배23건(4%)

이웃17건(3%)

채팅상11건(2%)

기타42건(7%)

불명 5건(1%)

모르는사람64건(11%)

미파악 46건(8%)

직장상사, 동료, 거래처 117건(20%)

일반강간 141건

준강간40건

강간미수22건

특수강간 16건

기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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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7

내용을 중복 체크하여 취합한 결과 성추행∙성희롱 피해가

363건(54.9%)으로 가장 많고, 강간 피해가 222건(33.6%),

스토킹 피해가 44건(6.4%), 통신매체 이용 피해가 32건

(4.8%)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준강간사건에담긴‘세상의모든성폭력통념’

<그림3>과 같이 강간 피해 중 준강간 피해 상담은 40건입

니다. 강간 피해의 18%, 전체 성폭력 피해의 5.8%에 해당

하는 수치이네요. 이 준강간 상담 내용 속에는 성폭력 사안

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점이 종합적으로 드러납

니다. 준강간 가해자의 27.5%는 피해자의 상사나 동료 등

직장 관계자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 의한 준강간 피

해 12.5%를 제한 나머지 관계 역시 모두 직∙간접적으로

아는 사이(약 6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 관계자로

부터의 피해는 체로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한

틈을 이용하여 가해를 저지르는 경우들인데, 피해자들은 이

러한 상황에서 술에 취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를 원망하거나 혹은 주변에서 그러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

질 것을 염려하여 적극적인 응을 망설이게 됩니다. 직장

내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사실 자체가 여성의

치부가 되어버리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고, 법적 응을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여 가해자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고,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기

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거나‘너도 즐긴 것 아니었냐’며 피

해자를 매도하는 식의 적반하장 태도로 나오다보니 가뜩이

나 피해 사실 자체만으로도 혼란스러운 피해자는 더욱 어

려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죠. 준강간 행위는 피해자가

술에 취했음을 탓하거나 남성의 취중 가해 행위에 관 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폭력 통념에 힘입어 이루어진다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피해자의 분노, 충격, 고통의 크기에

비해 가해자가 사건을 하는 태도는 너무 가볍거나 아무

렇지 않다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기도 하지요. 피해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피해 자체에 버금가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요. 다시 말해 피해자가 느끼는 사안의 심각성이 사회

적으로 폭넓게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2011년에는 가해자의 직업, 피해자-가해자의 관계,

피해 발생 장소 등에 해 단순 유형별 분류와 더불어 세

부적인 자료 취합을 시도했는데 그 결과가 꽤 흥미롭습니

다. 각 항목에서 집계된 내용이 너무나 다양해서 일일이 언

급할 수가 없을 정도인 것이죠. 다시 말해 가해자의 직업은

각양각색, 피해자-가해자의 관계도 천차만별, 피해 발생

장소 역시 이곳저곳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더라는 겁니다.

여러분이 그 어떤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더라도 전부 집

계된 내용에 포함될 것이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는 수준입

니다.

성폭력 문제가 이렇게 일상 도처에 널려있음을 확인하는

것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몇몇 장소

나 사람을 조심하라고 피해자를 통해 사건을 예방하려는

식의 태도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문제임을 인식하고 하

루 속히 정책의 방향이나 제도가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겠

지요. 성폭력 상담소에서도 일상에서의 인식 전환과 성적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움직이는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2012년에는 조직/공동체에서 성폭

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에 한 단순한 처벌을 넘어

성폭력을 조장하는 문화에 한 성찰과 변화를 꾀할 수 있

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기도

합니다.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성폭력 상담소는 내담자의 역

량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충실한 상담 활동을 진행할 것

입니다.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길!

하나 ●

상담소 활동 5년이면 풍월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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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얼마 전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요즘 새로운 일을 찾

고 있다. 이곳저곳에 취업원서를 내고 있지만 상황이 마음 같지 않다

고 한다. 또 다른 친구는 디자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 아침 8시 30분

에 출근해서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날이 태반이라고 한다. 밤 10시

에 회의를 하자는 팀장, 아무리 일을 해도 쉬는 날은 돌아오지 않고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너무 힘들어서 일

을 그만둘까 싶다가도‘지금 그만두면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취직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꾸역꾸역 출근을 한다고 한

다. 2012년 그녀들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1년 한국여

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의 상담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생

생한 이야기가 되어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아이를낳고키우는일이죄인가요?

왜 내게 임신과 출산∙양육을 주홍 씨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여전히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불이익 상담은 높은 비율을 차

지하고 있었다. 업종도 하는 일도 근무 경력도 제각각이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을 경험하는 여성 노동자들은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

럼 똑같았다.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회사에서 처음으로 사용한다

민우ing

2011년여성노동상담경향

내삶, 나의노동은존중받을권리가있고

인간답게살권리가있습니다!

바람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Page 11: womenlink

2012.1∙2 9

는 몇몇의 그녀들은 법에 버젓이 명시되어 있는 그 제도들

은 내 것이 아니었다고, 산전후휴가를 사용하기까지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까지 험난했던 시간을 말하고 있었다. 또

한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종료 후에도 만만치 않은 난관

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그녀들은 호소하 다. 지금

까지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일로 복직시키거나, 집에서 출

퇴근을 상상할 수 없는 먼 곳으로 발령을 낸다거나, 의도적

으로 일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책상조차 주지 않는 사례들

이 판화를 찍어내듯 반복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는 쉽지

는 않지만 그나마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

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러한 제도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 계약유지가 어려워 질 것이

뻔하기에 임신 사실을 숨기고 악착같이 일을 했다는 사례

도 있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육아휴직기간을 근속기간으

로 보고 있지만, 현실은 육아휴직을 근무경력에

서제외하는요지경세상

얼마 전 법제처에서는 육아휴직을 근무경력에서 제외한다

는 유권해석을 하여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육아휴직

기간은 업무 숙련도를 요구함에 있어서 그 조건을 충족하

는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근무 경력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법제처의 논리 다. 이러한 육아휴직을 근무 경력에서 제외

함으로서 불이익을 겪는 여성 노동자들을 상담을 통해서

만나기도 하 다. A직렬에서 몇 년 일해 온 한 노동자는 B

직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B직렬로 전환

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직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된다. 그녀는 앞으로 자신의 역량을

더 넓은 공간에서 펼치고 싶은 마음에 B직렬 전환 신청을

하 다. 하지만 회사는 그녀가 B직렬로 전환할 수 있는 조

건(A직렬에서의 근무 경력 3년)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B

직렬로 전환할 수 없다고 하 다. 그녀가 A직렬에서 일한

기간은 육아휴직기간을 포함하여 3년 11개월, 3년을 채우

고도 훨씬 넘는 기간이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의 육아휴직제

도는 남녀 노동자가 일정기간 자녀의 양육을 위해 직무에

종사하지 않고 휴직하는 제도로 본질적으로 육아휴직자에

게 승진과 임금 등 인사 상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 아동

양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육아휴직을 근무경력에서 제외한다 함은 육아휴직

으로 인한 불리한 처우에 다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

휴직 기간을 근무 경력에서 제외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며 육아휴직자에 한 명백한 차별이다.

당신은지금건강하십니까?

여성노동자의건강에빨간불이들어왔다.

기획재정부에서 발간한‘국가경쟁력보고서’를 보면 우리나

라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OECD국가

33개국 중 가장 길었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 되

고, 24시간 업을 하는 사업장이 확 되고, 서비스직의

확 등에 따른 과도한 감정노동 등으로 여성 노동자의 건

강은 점점 더 위협받고 있었다. 여성 노동자들은 소규모 사

업장에서, 비정규직의 형태가 많은 까닭에 건강에 한 사

회적 보장에는 더욱이 배제되어 있었다. 2011년 한 해도

2010년 이어 식당 여성 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을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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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식당 여성 노동자 인권 실태조사와

상담 사례를 통해 우리는 식당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간급을 받으며 12시간씩 일하지만 휴가도

제 로 보장되지 않아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고, 건강을 챙

길 돈과 정보를 가지지 못해 병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직장내 성희롱과 폭언∙폭행 상담을

통해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장내 성희롱과 폭언∙폭행을 겪은 노동자들은 상

담을 통해 자신이 겪고 있는 심리적 압박과 두려움을 말하

고 있었다. 직장내 성희롱 상담은 2011년 전체 상담 중

33.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상담 사례를

통해 몇몇 노동자들은 성희롱 사건 이후 스트레스에 시달

리며 추행 장면이 회상되거나 쉽게 놀라고 불면, 우울, 불

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폭언∙폭행은 괴롭힘과 왕따 등이

동반되어 노동자의 정신 건강을 압박하고 있었다. 수직적

관계에서 오는 인격적 무시, 어리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

유로 듣게 되는 비하 발언,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비난 등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밤에 잠이 오지 않고, 우

울한 감정에 빠진다. 마치 정 같은 공간에 홀로 있는 것

같다며 평생 받아야 할 상처를 일터에서 다 받는다며 건강

할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 다.

내삶은, 나의노동은존중받을권리가있고

나는인간답게살권리가있다.

자본은 이윤을 축적하기 위해, ‘돈 버는 것’외의 모든 것은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자본은 노동자를 멈추지 않는 기

계 같은 노동력으로 철저히 환산하며 노동자의‘삶’은 존재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한다. 장시간 노동을 해야지만 한 달

벌어먹고 살 수 있거나, 아이를 낳지 않아야 회사에 계속 다

닐 수 있거나, 여행이나 여타의 충전을 위해 휴가를 사용하

지 않는 자만이 온전한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원하면 아이를 낳

을 수 있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아이를 돌보고 싶으면 그렇

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내 몸을 돌볼 수 있어야 하고, 건강하

고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

어야 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충분히 쉴 수 있는 권리를 요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을 쓰고 버리듯 노동력을 착취하는 편협하고 위험한

문화와 제도 속에서 최소한 삶의 온전함을 되찾고 싶다고

상담을 통해 사람들은 말하고 있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노

동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권리를 요구하며“이것은 내 개인

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동료들의 삶의 조건과 우리 회사에 들어 올 누군가의

삶의 조건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부분의 노동

자들은 말한다. 요지경 세상 내가 겪는 문제는 당신의 문제

이고 우리의 문제이다. 그렇기에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

상담실은 올해도, 우리의 사회적 권리를 사회적으로 요구하

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이 손 잡아 주실거죠?

바람 ●

민우회와 함께 한 시간 정확히 따지면 4년 5개월,

새삼 이 시간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활력이 내 곁에도 당신 곁에도 언제나 머물기를 바랍니다.

민우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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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11

� 2011년 회원 송년회 <민우회 날라리>

70년 무도회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분위기의 송년회 습니다.

모람들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탱고 공연, 춤과 노

래, 콩트, 풍물, 단편 화 상 등. 회원들의 다재다능한 진면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체 빙고 게임을 하면서 처음 보는 회원들과

인사도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날레는 다함께 신

나게 디스코를 추며 송년회를 마쳤습니다. ̂ ̂

12월 2일마을극장

� [논평] 변치않는 여성 임금 비율, 한민국 성평등 수

준은?

여성노동팀은 기획재정부의 2011년‘국가경쟁력보고서’결과 발

표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일과 삶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마련 및 집행으로 사회 변화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주제의 논평을 실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은 54.5%로 OECD 34개

국 중 30위이고, 성 격차지수는 31개국 중 30위 습니다. 그 중

여성 임금비율은 57.2%(2007년 기준)로 OECD 19개중 19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통계들이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

니다. 말 뿐인 개선보다 적극적인 개선 조치가 필요합니다.

1월 11일여성노동팀 (트위터@equallabor)

� [서한] 동국 학생들에 한중징계철회를요청합니다

민우회와 다수의 시민 인권교육 사회단체들은 동국 총장님과 학

생 상벌 위원장님께 보내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학과 구조조정에 반 하는 학생들과 총학생회 회장을 비롯

한 간부 세 명에게 징계 처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

징계 처분은 가혹하며, 동국

학교가 학생의 미래를 제

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

기관으로서 학생들의 미래

를 고려하여 교육적 방식으로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작

성하 습니다. 1월 17일

� [성명] 보편적 시청권 무시한 방송 사업자의 횡포 좌

시할수없다

지난 1월 16일 씨제이 헬로비전 등 케이블방송(종합 유선방송 사

업자)이 28시간 동안 KBS2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하 습니다. 이에 민우회 미디어 운동본부를 비롯한 여러 단

체들이 성명을 발표하 습니다. 1월 30일에는 민우회 미디어 운동

본부가 <시청자 입장에서 본 지상파 재전송 제도 개선 방안> 토론

회도 개최 하 습니다. 시민들의‘보편적 시청권’을 보호하고, 사

태의 당사자들에 한 엄중한 처벌과 감독 당국의 철저한 반성과

재발 방지 책도 강력히 요구합니다.

1월 18일 미디어운동본부

� 민우회트위터의 [3줄논평] 시작!

지난 1월 부터, 민우회 트위터 계정(@womenlink)을 통해 [3줄논

평]을 실었습니다. 앞으로도 [3줄논평]에 관심과 응원 보내주세요!

민우스케치

(사진출처 : 다음아고라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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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민우칼럼 창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논쟁이 점입가경의 지경이었다. 주민 발의

안으로 시의회를 통과한 조례에 해 교육감 권한 행이 거부권(재의요구)

을 행사하더니, 석방된 곽노현 교육감이 재의 요구를 철회하고 조례안을

공표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조례가 위법하다면서 법적 응을 불

사하겠다고 밝혔다. 겉보기에는 지극히 법률적인 분쟁처럼 보이지만, 그 배

경에는 인권에 한 시 착오적 인식이 깔려 있다.

학생인권조례가도 체무엇이길래이리도난리법석일까?

돌아가는 사태를 보면 학생인권조례에 무슨 엄청난 내용이라도 담겨 있을

듯 하지만, 사실 조례에는 그다지 특별한 내용이 없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현장에서 학생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조례’의 형식을 통해

기존의 권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미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되어 있는 학

생의 권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도 틀린 얘기

가 아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첫 발걸음일 뿐이다. 학생인권조

례로 제정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냥 선언적인 규범이 하나 생긴 것에 불과할 수도 있

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헌법 조문 자체는 쓸 만 했다. 학생인권조

례도 얼마든지 그런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되었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이 더

황당한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경기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1년 넘게

시행되었지만, 학생 인권 수준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더욱이 학교 폭력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리는

것은 거의 중상모략 수준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이후, 학교

폭력이 더 확산되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스스로의 인권을 자각

한 학생들은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인권은 상호 존

중과 연 성의 원리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이념 체계이기 때문이다. 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무엇이문제인가?

홍성수 ● 한국여성민우회정책위원

스스로의 인권을 자각한 학생들은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인권은 상호존중과 연 성의 원리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이념체계이기 때문이다. 인권존중의 학교문화가 자리를잡으면, 자연스럽게 학교폭력이 발붙일 곳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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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13

권 존중의 학교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학교

폭력이 발붙일 곳이 사라진다. 학생인권조례만으로 학교폭

력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폭력없는 학교를

만드는데 순기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정부가 학생인권조례에 해 이렇게 극렬하게 반

하는 이유는 도 체 뭘까? 교육과학기술부는

1) 학교규칙의 일률적 규제로 인한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학교 자율성의 침해, 2) 법률의 위임이 없는 학생인권위원

회/학생인권옹호관 설치에 따른 교육감의 인사권/정책결정

권의 제한, 3)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교사의 교육권

을 약화 시킬 수 있는 집회의 자유 조항, 4) 성적 지향 등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조항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먼저, 헌법적 기본권을 구체화한 학생인권조례가 학교의 자

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권의 관점에서 학

교규칙에 한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한 것이 어떻게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논리라면 차라리 학교

의 자율성이 헌법보다 우선하다고 주장하는 게 솔직하다.

조례를 통해 위원회 등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까지 시비를

걸었는데, 그렇다면 이미 여러 자치단체에 설치된 수많은

위원회들이 다 불법이란 말인가?

집회의 자유가 남용될 우려는 그나마 이해할 만하다. 하지

만 학생인권조례도 마냥 낭만적으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다.

조례에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에 해서 학교 규정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하여, 집회의 자유와 학습권/교육권의 조

화를 도모하고 있다. 교육부 주장의 압권은 학생인권조례의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금지조항'이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목이다.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차별 사유로 명시되어 있

다. 일국의 공공기관이 이런 차별적이고 불법적인 생각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이건 거의 해

외 토픽감이다.

아직도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교과

부가 법적 응을 천명했으니, 법정에서 또 지루한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법리 논쟁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이 난리법석을 떨어야 하는 우

리 사회의 인권 수준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인권'마저도 정

략의 상으로 삼고 있는 우리 정치의 암울한 현실이 문제

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어깃장을 놓기 위해 수단과 방

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정부에 몇 가지 묻고 싶다. 그렇게

위법하고 위험한 학생인권조례가 경기도와 광주에서 시행

될 때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왜 느닷없이 서울시 학생인

권조례만 가지고 무슨 국가 변란이라도 생긴 것처럼 이 난

리인가? 서울 시민들은‘특별시민’이라서 위법한 조례로부

터 보호받아야 할‘특별한’이유라도 있단 말인가? 이 위험

한 조례에 환 서한까지 보낸 UN 인권 최고 표에게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항의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한 편의 쓸한 블랙 코메디다.

홍성수 ●

숙명여자 학교 법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법철학, 법사회학,

인권을 연구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ungs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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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人터뷰

작년 12월현직의사가직접찍은다큐멘터리가세상에나왔다.

제목은 [하얀정 ]. 의사의 하얀 가운을 닮은 흰색이지만,

상업화된 의료 산업이 의사들에게 강요하는 경쟁 속에서

약자인 환자들의 건강이 희생되고 있는 정 인

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감독은 의료 생협 의사인 남편에게서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한 환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카메라를들고환자들과의사들을만나기시작했다

상업화경쟁속에서환자들은치료를포기하고,

의사들은환자의병을보살피기보다치료비를먼저요구한다.

이제현직의사도아니고고발다큐멘터리감독도아닌,

하고싶은일을하는사람

송윤희감독과마주앉아

[하얀정 ]의빛과그림자에 해이야기나눴다

●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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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15

[하얀정 ]에는 실제 환자들의 사연이 담겨있다. 인터뷰이 섭

외가어렵지않았나?

다른 인터뷰에서 얘기했지만 인터뷰이 섭외를 성공적으로 하

진 못했다. 다큐에서 흔히 소외 계층이라 하는 사람들이 주된

인터뷰이가 됐는데 그걸 원치 않았고 가장 기피하고 싶었다.

한 중산층이 이를테면 얘들 유학도 보낼 수 있고 해외 여행도

갈수 있는 정도의 탄탄한 한 가정이 심한 병원비 때문에 어떻

게 점점 안 좋아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 하나만 보

여줘도 병에 한 사회 안전망이 제 로 돼있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중산층 섭외가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인터뷰는

섭외 되는 로 했다. 질문은 치료나 의료 사고를 떠나서. 병원

가서힘들었던점, 섭섭했던점을듣고다모아서추렸다.

이번다큐멘터리가첫작품이다. 준비기간은얼마나걸렸나?

명확하게 구분 짓는 건 힘들다. 이전부터 의료 제도에 해 공

부하고 있었다. 공부를 하면서 현재의 의료 시스템 문제를 설

명할 수 있는 동 상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데 설상가상으로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남편에게서 당뇨병이

심각한데도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포기한 환자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때부터진짜만들어야겠다싶어서카메라를들었다.

중들에게 의료 산업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꼭

중에게알리고싶은이유가있었나?

우리나라 의료제도에 해서 포석은 다 깔려있다. 여러 전문

가들이 약점, 취약점 등을 조목조족 얘기 했다. 칼럼, 논문,

보고서도 많다. 그러나 모든 보고서의 엔딩이 중이 얼마나

아는 지로 끝난다. 최종적인 힘은 중이 얼마나 같이 가느냐

다. 중이 자각을 하고 움직일 때 힘이 나오는 거다.

하지만앞서말했다시피다큐에서여러계층을담지는못했다.

사실 더 좋은 다큐가 되려면, 중산층이 얼마나 사회 안전망의

부재로 힘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다.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

기는‘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끝나버린다. 실제 병원비

때문에 몰락하는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걸 못 담은 것은

[하얀정 ]의 가장큰 단점이다. 근데내가 뭔가를 하고자 했을

때 목적이란 게 있다. 완성도를 위해서 6개월 정도 더 작업했

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에 모든 임시국회에서 의

료 민 화, 리법인이 항상 도마 위에 있었다. 시급성이 있었

다. 뭐라도 하나 나오면 주춤하지 않나. 빨리 나와야 하는 시

점이라서인터뷰가부재한상황에서끝을내고발표했다.

개봉 당시 한국판‘식코1)’란 수식어로 매체에 많이 소개 됐었

다. 상 회에서만난관객들은어떤질문을했나?

일단은 흥행하지 못했다. 보건, 진보단체 관련자들 이외에

관객은 적은 수 다. 그래서 질문은 오히려 전문적이고 지엽

적이었다. 하나 느꼈던 게 이 다큐를 정말 정해진 사람만 봤

구나 다. 사실 이 정도 볼 줄 알았으면 굳이 개봉까지 하

지 않았다. 개봉을 한 이유는 관련자들 보다 중이 많이 보

주1) 2008년 제작 된 다큐멘터리다. 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마이클 무어가 미

국민간의료보험조직인건강관리기구(HMO)의부조리적폐해의충격적인

이면을폭로하고비판하는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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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랐다. 왜냐면, 딴 얘기일 수 있는데. 남편이 우연히 어

르신들의 병원 치료 경험담을 듣게 됐다. 듣다 보니 [하얀정

](에 나왔던 사례) 이야기를 하시더란다. 화를 보셨나?

싶어서 계속 듣다 보니 [하얀정 ] 이야기는 아니더란다. 결

론은 뭐냐면, 모든 사람이 ([하얀정 ]의 사례들을) 한 번씩

경험해 본다는 거다.

병원에서 실제로 부당함을 느끼는 환자들도 문제를 파헤치고

목소리를 내긴 어렵다. 그런데 의사가 직접 다큐를 찍는다는

것, 더힘들고두렵기도했을것같다.

나쁘게 말하면 별난 짓을 한 거다. 만약에 누가 했다면 굳이

안 했다. 그런데 정말 전무했다. 하다못해 방송국에서 만든 게

있다면 이걸로 학생들 가르치면 되겠다 생각했을 거다. 하지

만 건강보험제도에 해서 살짝 다루거나 지엽적으로만 보여

줬다. 병원에서 내시경을 많이 시술한다는 정도로만 보여준

다. 환자들은 병원에 가서‘이렇게 진료하는 게 맞나?’‘병원

비가 이상한 거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궁금해지면

검색도 해본다. 그럴 때, 15분 정도의 짧은 상으로 설명해주

는 참고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걸 보

고 의료 시스템에 이런 취약점이 있구나, 의사들이 나쁘기도

하지만이런구조속에서살아가는구나알수있게말이다.

어떤 목표가 생겨도 뭘 해야할 지 막막할 때도 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상상하고만들었다는게흥미롭다.

만약에 그림을 그렸다면 웹툰에 연재를 했을 거다. 작곡 능력

이 있었으면 패러디 곡을 만들었을 거다. 학생 때 화 만든

경험이 있으니까 다큐를 찍었다. 계속 창작을 하고 싶기도 해

서 접목을 잘 했던 거 같다.

[하얀정 ]은 흔히 말하는 고발 다큐멘터리다. 첫 작품이 고

발다큐라니걱정되는건없었나?

몰매 맞을 짓이라고 생각 안 했다. 의사들도 보면 고개를 끄

덕끄덕 한다. 고쳐져야 할 텐데 동감하면서 의사들에겐 (다큐

가)유하게 다가간다. 기본적인 성향이 세상이 무서워서 한 발

자국도 못 나오고 이러지 않는다. 남들 하는 로 하는 성격

이라면 의사를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가지 못 했을 거다.

성향이야기를하니까, 화말고좋아하는게뭔지궁금해졌다.

완전 다른 얘긴데.(웃음) 강아지 키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이

런(의료 관련) 활동 아니면 카라(동물보호 시민단체) 활동을

했을 거다. 다큐 찍을 때 혼자 하지 않았다. 한겨레 문화센터

에 다큐멘터리 창작 반에 있었는데 현직 다큐 감독의 조언을

듣고 작업할 수 있었다. 다큐 기획서를 하나는‘의료제도’하

나는‘유기견’을 냈는데 사람들이 의료 제도를 뽑더라. 그래

서 팀이 꾸려지고 만들어졌다.

다큐를 만들고 상 까지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많

이 가졌던 거 같다. 궁금해지는 게 의사로 환자들을 만나기도

했고, 다큐감독으로도만났다. 어떤생각이들었나?

helplessness(무력감) 같은 거. 병원 안에서도 의사로 할 수 있

는 게 많지 않고. 다큐를 찍으면서도 그분들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나쁘게 말하면 그분들 삶을 이용한 거다. 다큐 감독들은

누구나 이런 딜레마에 봉착한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성장할수있는기회가됐었다.

마지막으로 송윤희라는 사람의 인터뷰에 꼭 싣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뻔한 말이 될 거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쫓는 일

을 하면 좋겠다. 물질적 보상은 적어지지만. 정말 원하는 거

라면 쌓아온 게 아까워서, 경력에 쓰면 안 좋을 거 같아서 라

는 생각으로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정으로 일하는 사

람, 마음을 쫓아서 선택하는 사람들로 사회가 채워지면 조금

이라도 변할 거다. 나도 계속 그렇게 뛰쳐나가고 싶다.

민우회 회원 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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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17

생생한 시각

벌써 일 년 하고도 몇 개월이다. 매일매일 트위터 창에서 세

상 돌아가는 꼴을 확인하고 또 일상을 토해내듯 기록하기 시

작한 것이. 시작은 그저 나도 한번 해볼까 는데 지금은 하

루의 꽤 긴 시간을 타임라인에 접속해 수백 명이나 되는 팔로

워들이 하는 말들을 가능한 놓치지 않고 보려고 애쓰고 있다.

어느덧 트위터는 가장 속 편한 친구이자 화를 하는 수단이

되었다. 알려야 할 일이 있을때는 홍보의 장, 때론 연 와 지

지의 장, 감동의 힘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정치적 수단

이 되었다. 기억을 되짚어 보니 트위터에 재미가 들린 뒤로

는 아예 메신저에 접속을 하지 않고 싸이도 하지 않게 되었

다. 책도 종이로만 읽는 사람인데 어쩌다 보니 손에는 아이

폰과 아이패드가 들려있었다.

소통의장, 가끔은불통

혹자는 SNS2)가 가장 민주적인 소통수단이라고 한다. 스마

트 폰이나 컴퓨터가 있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정보의

어느레이트어답터1),

SNS에빠져들다

트위터는소통의한도구일뿐

가락 ● 한국여성민우회회원

주1)최신 기기 사용을 선도하는‘얼리어답터’의 반 개념이다. 이들은

최신기기를늦게구입더라도실용성과합리적인가격을따진다.

주2)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준말

트위터와 친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자. 트위터를 시작한다는 건, 트위터에 회원가입을

하여 자신의 아이디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지인들

이나 유명인들의 트위터 아이디를

찾아서‘팔로우’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럼 자신의 타임라인(메시지

창)에 팔로우 한 사람이 올리는

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서로의 계

정을 팔로우하는 것을 '맞팔'이라고 한다.

Page 20: womenlink

격차가 없는 공간이니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열정적으로 트위터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활발한 궤적을 보여주는 사람 중 하나가 시사주간지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그는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희롱

가해 경험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낸다. 사실 내 주변에

서는 고재열의 아이디(@dogsul)만 봐도 손사래 칠 만

큼 싫어하는 사람이 다수이다. ‘시사저널’출신으로

오프라인에선 별반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온라

인 세상에서 극과 극의 반응에 직면해 있다. 왜냐면,

블로그, 트위터 등을 재빠르게 이용하는 얼리어답터이

지만‘소통’을 내세우면서 사과 할 줄도, 잘못을 인정

할 줄도 모르는 불통의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력이 필요할 때는 팔로우를 동원하면서 불리

할 때는 그저 힘 없는 한 사람의 목소리인 양 축소하기

일쑤다. 이에 관해 알고 싶다면, 언니네‘채널넷 118

호’에 실린‘사이버 반마초 연 를 상상하며’를 참조

하시라.

트위터로현명하게소통하기

몇몇 단체의 계정을 운 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안

건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지를 알리는 데 급급하기

보다 듣고자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SNS

는‘일방’이 아닌‘쌍방’의 소통임을 잊지 말아야 한

다. 사람들은 얼마나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지를 보고,

이 계정(혹은 단체가)이 얼마나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

는지 금세 알아챈다. 말하는 입만 있고 들으려는 귀가

없다면 온라인 세상의 확성기일 뿐이지 않은가.

드물게는 타임라인이 동단결해 한 목소리로 하나의

18

생생한 시각

안건이얼마나중요하고시급한지를알리는데

급급하기 보다 듣고자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

다는 것이다. SNS는‘일방’이 아닌‘쌍방’의

소통임을잊지말아야한다.

사람들은 얼마나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지를

보고, 이계정(혹은단체가)이얼마나소통하려

는 의지가 있는지 금세 알아챈다. 말하는 입만

있고 들으려는 귀가 없다면 온라인 세상의 확

성기일뿐이지않은가.

Page 21: womenlink

2012.1∙2 19

이슈만 말할 때가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로 희망버스가

부산에서 치 중이던 순간이나 학생인권조례 원안 통과

를 위한 농성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 그랬다. 이럴 때, 트

위터를 보며 현장에 있지 못한 이들은 죄책감에 빠지거

나 다른 할 일을 손에서 놓아버리기도 했다. 자신이 분명

동의하고 함께 해야 하는 액션이라 할지라도 그 상황에

완전히 동일시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경험적으

로 그랬다).

다른 의견이 목구멍으로 치닫을 때는 너무 참지 말자(위

장병 걸릴라).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 할지라도 용기 있게

의견을 설파하고 조목조목 이야기를 나눠 보자. ‘다르

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외엔 아무 이득이 없을 수 있겠

지만 다양한 목소리 자체가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온라인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자

신의 아바타인 양 행동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

겠다. 온라인은 온라인일 뿐, 실제 나와 타임라인의 나

또한 조금은 다른 사람일 수 있다.

SNS의빛과그림자

페이스북보다 트위터를 일방적으로 편애하는 이유가 있

다. 페이스북에서는 거의 실명 기반인 자신의 학연이나

혈연 등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으로 연결된 곳에서 페미니스트 지향이나 다른 소수자의

목소리들을 맘껏 발화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

지만 보통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연동해서 사용할 때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도 있어서

둘 다 쓰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한창 재밌을 때야 다 좋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자신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상 의 감추

고 싶은 프라이버시나 파트너십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이다. 커밍아웃하지 않은 성소수자의 경우 정체성에 관

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조심할 필요도 있다. 때때로 몇

몇의 사람을 모아‘퀴어 친구들’이란 이름을 붙이는 경

우도 보았다.

이러한 그림자들도 있지만 트위터는 좋은 점이 많다.

가장 좋을 때는, 밤새 원고를 써야 하거나 너무 졸릴 때

다. 할 일은 많은데 하기 싫을 때도 트위터는 최고의 친

구이자 도피처가 되어준다. 비록 일의 효율은 떨어지고

잠잘 시간은 늦어진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하지만.

그러니 트위터 세상에 빠져있는 당신!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소통을 하는 중이라고 착각하지

는 말자. 지금 바로 당신 곁에 있는 사람과 직접 나누는

화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요.

가락 ●

아직‘활동가’란 이름이 익숙하고 친근한,

전 언니네트워크 활동가이자

마포 레인보우 주민 연 당번(그러니까 운 진),

화에 빠져드는 중, 파트타이머 차림사입니다.

새해엔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졌으면 :)

트윗은 @ddalkkuk

Page 22: womenlink

20

생생한 시각

2012년이 밝은지 이제 한 달 남짓. 올해의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정치’임이 분명 할거에요. 총선과 선이 한해에

치러지기도 하고, 그 어느 때보다 현 정부에 한 분노가

한계점에 닿아 있는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

까요? ‘정치’에 한 관심도와 표현은 또 다른 모습을 보

입니다. 이전에는 욕하고 관심 끊고 뒤돌고 말았지만 이젠

욕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특히 20 의 적극적

정치참여, 목소리와 행동이 눈에 띕니다. 기존 정치권에서

도 적극적으로 20 에게 어필하며 참여와 지지를 호소하

고 있지요.

그래서이야기해보고싶었습니다.

20 의정치참여, 왜이토록관심을받고있을까요?

저를 포함한 현재의 20 들은 1980년 에 태어나 새로운

문화가 꽃핀 1990년 에 10 를 보내고, 한민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마감된 2000년 에 소위‘성인’이 되었습니

다. 우리를 기다리는 건 세계화 그리고 무한 경쟁의 시

습니다. 취업 전쟁에 뛰어들기 위해 우선 입 전쟁을 치르

고, 거기에서 살아남은 우리를 기다리는 건 학 등록금 전

쟁입니다. 그렇게 겨우 졸업을 해도 사실상의 백수 상태,

혹은 88만원 세 란 이름표를 받습니다.1)

스트레스는정치를타고

이 탈출구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분노하던 20 들 사이

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라며 우리들의 아픔을 당연하다는 양 순응하라며 위로의

2012년, 어디한번

두고봅시다!

김 지(여신) ● 시민정치행동내가꿈꾸는나라

주1) 지식채널e 431회‘2008년 한민국에서20 로산다는것’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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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21

손길을 건네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도서관은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

루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일

련의 상황들 속에서 우리는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 삶의

스트레스가 정치에서 온다는 걸. 우리들의 이 팍팍한 현

재와 암울한 미래들이 그 멀어보이던 정치와 절 무관

하지 않다는 걸 말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질타 당하던 젊은이들이 스스로 정

치의 주체로서 천명하며 적극적인 움직임들을 만들었고,

총∙ 선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2008년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10 와 20 들은 4년간의 경험

들로 정치인들을‘눈치’보게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반값

등록금을 이슈화 시키며 이 미친 등록금의 나라에서 더

이상 등록금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고, 나아가

많은 이슈들에서 더 이상 20 는 스스로를 정치적‘소외

자’가 되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직접나가볼까, 우리?

많은 청년들은 아주 본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

습니다. 총∙ 선을 맞이하여 새로 꾸려질 국회와 정부

에 어떤 식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 케 하고, 우리들

의 문제를 해결하게 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

는 거죠. 총선 출마, 정당 창당, 기성 정당 압박, 특정 후

보 지지 등 그 참여 방식도 다양합니다.

게다가 정치권의 20 유권자에 한 적극적인 구애와

현실 정치로 입하려는 노력 또한 전에 없던 모습들입

니다. 단순히 젊은이들의 표심 잡기 혹은 쇼맨십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20 의 문제를 온전히 전달하고 해결 할

수 있도록 20 표성을 갖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다분히 공감하는 분위기 입니다. 여하튼 20 국회

의원이 올해 총선에서 적어도 몇 명 이상 배출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한나라당은 27세의 이준석을 비상 책위

원으로 선임했고, 민주통합당은 현재 25세부터 35세까

지의 청년 비례 표 지원자를 받고 열린 경쟁을 통해 비

례 표를 선출한다고 합니다. 통합진보당 또한 20 비

례 표 선출 우선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

면 올해는 50년 만에 20 국회의원이 선출되는 역사적

인 해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청년+ 여성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여성청년2)들의 정치 참여

의 모습은 어떨까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청년 정치

행동‘지금,내가,바람’이나

여타 다른 청년 단체들과

의 마주하면 특별히 남성

들로만 이루어진 단체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는 듯합

니다. 그만큼‘정치’라는 현장에서 남녀의 구분은 억지

스러울 수도 있단 말입니다. 실로 많은 청년단체에서 여

성들이 전면에 나서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역시 현실 정치, 정당정치는 조금 다른 결일까

요? 얼마 전 마감된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 표 지원 결

과에선 여성 지원자가 전체의 17%로 집계되었습니다.

주2)여성청년, 남성청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하지만

체할만한단어가없기에아쉽지만그냥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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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물론 전체 19 총선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자 중 여성

이 6%인 걸 감안하면 무려 세배나 높은 수치가 되겠네

요. 일각에선 여성 후보자가 너무 없다며 흥행 실패가 아

니냐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었지만.

쎄, 사실 그게 현실 정치의 현실이자 벽인 게 아닐까

요? 현재의 정치문화가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인 것과 동

시에 여성들에게 현실 정치가라는 직업이 매력적이지 않

을 수 있다는 걸 방증할 수도 있겠죠.

사실 청년이 별도의 정치적 주체로 설정된 지는 얼마 되

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청년 내의 성별 고민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청년이기에 함께 공유하는

고통과 성별로 다르게 공유되는 고통이 있다고 생각됩니

다. ‘청년’이라는 세 문제와‘여성’이라는 젠더

(gender)문제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문제에 해 본격적

으로 현실 정치에서 다뤄진 적은 없죠. 그렇기에 청년들

의 정치 참여 움직임이, 세 별 문제 뿐만이 아니라 젠더

의 문제까지 더 깊이 있는 논의와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다시 새로이 주목받는‘청년’주체인 만

큼 이전의 세 와는 다른, 다양한 주제로 새로운 흐름을

함께 하길 바랍니다.

아프니까바꿔보자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억울함 혹은 거부감이 생긴 우리

들은‘아프니까 소리 질러라’‘아프니까 바꿔 보자’로 바

꾸어 외쳤습니다. 아마 계속 외칠 것입니다. ‘아놔, 이거

진짜 아님. 한 번 바꿔보자’고. 특히 올 양 선거는 지

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던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활용이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선거입니다. SNS 접근성은

다른 세 에 비해 20 가 단연 높고, 이 둘의 만남이 폭

발력을 가질 때에 이들의 목소리가 더 큰 향력을 발휘

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몇 명의 국회의원으로 우리들의 삶이 단숨에 변

화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꾸준한 현실 정치로

의 유입 및 안정적으로 높은 20 의 투표율과 SNS 등을

매개로 한 적극적인 우리들의 목소리 전달이 뒷받침 되

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출판 시장을 휩쓴‘청춘’이란

말이‘정치’로 넘어온 2012년, 우리들은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더 이상‘정치’는‘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며, ‘정치’를 바꿔야 우리들의 삶이 바뀐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게 되버렸으니까요.

2012년,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

생생한 시각

여신 ●

‘내키는 로 살아도 지키리, 내 도리를’이 최근의 좌우명.

어마어마하게 바쁠 2012년에 해 약간의 두려움과

엄청나게 큰 설레임을 갖고 있다.

여신이라는 별칭은 학 동아리에서 얻은 것이며

‘신명’나게 살고자 하는 소망이 깃든 별칭임. 오해하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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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age 26: womenlink

24

기획 스위치 ON

총회재밌더라!

나름 8년차 회원, 그러나 이번이 겨우 두 번째 총

회 참석이다. 사실 참석 요청 전화를 한두 번쯤 받

은 기억이 있긴 하다. 애들을 맡기기 힘들기도 하

고, 오래 묵은 장롱 면허처럼 소극적 비활동 회원

이라는 핑계도 댔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왠지

‘총회’라는 행사의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 때문이었

던 것 같다. 반 로 송년회라면 매번 기어코 참석

했던 이유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 표님

이하 활동가들, 정말 미안해요. 많이 부족했던 회

원 시절 얘기에요;;)

처음 참석했던 2010년 총회는‘총회란 재미없고

지루한 것이다’라는 내 편견을 완전히 깨뜨렸다.

물론 사업 보고, 예산 보고 하는 내용들은 까맣게

잊은 지 오래지만(또 한번 죄송), 톡톡 튀고 창의적

인 각종 상들과‘근육의 숨결’모람의 발표, 뭉클

했던 권미혁 선생님의 환송회 등 중요사항 외적인

것들은 일년이 지난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걸 보면 민우회 총회는 정말 특별하다. 축제

이기도 하고 발표회이기도 하고 특히 뒷풀이가 기

되는 술먹을 건수ㅋ이기도 하다.

2012년총회에도가볼까?

총회 2주 전 활동가 바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명

인이 되어달란다. 그거 뭐 도장 들고 가서 몇 번 눌

러주고 오면 되는 거 아닌가? 며칠 전 반아는 총

회 후기를 써달라고 했다. 민우회에서 뭔가 시키는

일이 많아진다. 나 따위 회원에게 뭐 그런 일들을

시키나 싶으면서도, 반갑고 고맙다. (다만, 쓰는

일만은 제발, 나 쓰기 소모임에서도 안 써오

고 수다만 떤다고 구박받고 있어요.) 총회 직전에

김나현(용가리) ● 한국여성민우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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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25

야 서명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를 알았다.

단, 세 명, 그것도 서명인들의 면면을 쭉 불러주는

데 주눅이 든다. 왜 나 같은 사람을 거기에 끼워 넣

는 거야. 하지만 활동가들이 고민해서 힘들게 부탁

하는 건데, 고따위 사소한 열등감으로 활동가 힘을

뺄 수는 없지. 오케이, 도장 들고 갑니다.

오 맙소사, 총회 전날 밤 남편이 돌연 내일 출근을

해야 한다며, 또 그 놈의‘먹고 사는 게 해결된 다

음 문제’논리를 들먹 다. 이에 나는‘내일 못 가

면 당장 내가 죽을 수도 있는 문제’논리로 맞받아

쳤다. 눈을 부릅뜨고, 턱을 위로 치켜 들고, 배를

힘껏 내 며, 목소리를 두세 배 더 크게 올려서.

“내가 놀러 가냐? 나, 서명인이야, 서명인. 내가 안

가면 총회가 성립이 안돼. 이거 아무나 하는 건 줄

알아? 성폭력 상담소 소장! 미디어 운동본부 소장!

지역여성민우회 표! 정책위원! 이 정도 급은 돼

야 할 수 있는 거야~!”

(나머지 서명인 분들 및 민우회 여러분 용서해주세

요. 꾸벅. 근데 이런 게 살짝 먹어주잖아요, 아시

죠?ㅋㅋ)

나는너의본명을알고있다

우여곡절 끝에 신나게 달려간 총회. 겨우겨우 시작

에 맞춰 도착했다. 간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그래, 이 얼굴들을 봐야 내가 힘이 난다니까, 힘내

서 살아갈 수가 있다니까. 총회에 도착하자마자 가

장 먼저 하게 되는 일. 어색한 본명을 확인하면서

빵빵 터지는 일.

“하하하, 네가 나현이야? 용가리가 낫다. 우하하

하”

“치, 니가 유경이인 것도 웃기거든. 그치 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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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근데, 박정숙이 누구지? (한참 후) 응? 아하! 흐흐흐”

총회 진행의 달인 선생님들의 회를 거듭할수록 능숙한

진행과 간간히 터지는 멘트들. 그리고 역시 일 년 내내

기억될 재기 발랄한 상들. 개콘‘감사합니다’에 맞추

어 활동가들이 회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는

상. 또 빵 터졌다.

만든 사람들은 머리가 터졌겠지만, 우리는 이런 걸 제일

좋아해.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진심으로 감탄하게 된다.

모두 능력자들만 골라 뽑은 거야, 아니면 여기 있다 보면

다들 저렇게 되는 거야? 나가수 경연 무 만큼은 아니어

도, 나름 단상 위에서 긴장될 만도 한데, 실수인지 설정

인지 헛갈릴 만큼 능청스럽게 참 잘한다. 복잡한 숫자도

안 꼬이고, 어려운 단어가 연속으로 나와도 아나운서처

럼 세련되게 발음도 잘한다.

특별 프로그램 진행하신 고양파주 민우회원 최수진님은

유재석 저리 가라, 프로 MC 포스를 풍겼다. 완전 간지나

는 PT는 또 어떤가. 언젠가 활동가로 일하고 싶다는 꿈

을 꾸다가도 그런 초능력들을 보게 되면, 역시 민우회 활

동가는 절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없는 거라고 인정하게

된다.

총회의 하이라이트.

‘눈은 번쩍, 귀는 쫑긋, 입은 아하~’하게 되는 시간. 바

로 일 년 동안 열심히 활동한 회원 및 활동가들을 시상

하는 특별 프로그램 시간이다.

계속 마음 졸이며 기다린 이유는 회원상 수상 후보로 내

가‘물결’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진심‘물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마구 휘갈겨 쓴 추천서. 그 추천서의 일부가

낭독되자 너무 부끄러웠지만, ‘물결’이 민우회에 기여한

어마어마한 업적을 꼭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이 훨씬 더

컸다. 그 많은 기획단과 소모임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중심에서 적극적으로 해낸다는 것이 보통 일

인가. 부러우면서도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모둠상으로는 광스럽게도 소시오 드라마 모임‘얼음땡

2’가 받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수상 소감을 하게

되었는데, 함께했던 모임원들 한 명 한 명 호명해주고 싶

기획 스위치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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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27

었다. 여경, 모후아, 꼬깜, 수풀, 물결, 가혜, 이산.

모두 고맙고 사랑해요.

잘 모르지만 지역에서 회원상, 모둠상, 감사패 등을 받은

분들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다. 그분들이 어떤 분들

이신지,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자세하게 소개가 되었다

면 좋았을 것 같다. 멋들어진 수상 소감도 더 길게 듣고

싶고.

2회, 3회째 평생회원상을 받는 회원들도 정말 단하다.

요즘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국인데, 민우회에 한 애정

과 헌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자리에 앉아있

는 내가 부끄러웠다. 내 맘 로 큰 돈을 쓰지 못하는 경

제권 없는 전업 주부의 처지가 억울하기도 하다. 당당하

게‘이건 내 돈이야’하며 평생회원을 꼭 하고야 말겠다

고 다짐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2012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

다. 작년 한 해, 얼마나 많은 사업이 있었나. 항상 표

와 활동가들이 식당 노동자, 낙태, 반성폭력, 등을 주제

로 캠페인이며 토론회를 하느라 피곤에 쩔어 있던 모습

을 볼 때마다 안쓰러웠다. 이 사람들 올해에도 얼마나 엄

청난 사업을 벌이려나. 그 중에서도 새로 계획된 성평등

복지정책, 이른바‘4W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다. 최근

복지 이슈에 한 사회의 관심이 높은데, 민우회가 또 한

번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큰 일을 해낼 것 같다. 게

다가 올해는 총∙ 선이 있다. 여성 인권이 몇 단계 위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 한다. 나도 뭔가

사소한 거라도 기획단, 소모임 같은 것을 열심히 해야겠

다.

신나게 웃고, 박수치다 보니 순식간에 총회가 마무리 됐

다. 올해는 비교적 짧고 산뜻하게 끝난 것 같다. 이처럼

25주년이 된 올해 가슴 답답한 일 없이 신명나고 상큼한

활동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용가리 ●

민우회 안에서 성장해오다, 드디어 새로운 도전을 꿈꾸다.

상담원 교육부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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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획 스위치 ON

민우회 행사마다 자리를 빛내주는 들통님. 민우회의 가장 중

요한 자산인 회원을 늘리는데 탁월한 능력 정말 부러울 정

도예요.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고 다른 회원과 공유도 하고

싶어요. 예비 회원을 정회원이 되게끔 민우회를 소개하며 반

짝거릴 들통님 정말 고맙습니다. 올해는 사무실에서도 자주

뵈어요! :)

앗, 그렇게 말 해주시다니 부끄럽네요^ ;̂;사실 행사나 총회

참석 외에 민우회 회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을

하는데, 제가 부끄럼쟁이라 혼자서 행사나 집회같은 참여를

하기 어렵단 생각에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여 함께 하자는게

시작 이었습니다. 그분들께 추천하기에 너무 자랑스럽고 한

점 부끄럼 없는 민우회이고 말이지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지인에게 권유하여 다함께 총회 말고도 소모임, 집회

등 더 폭넓게 참여하고 싶네요.

시크한 마력을 가진 로미오님. 지난 해 제 로 히트쳤던 여

성주의 무상교육 <열독>강좌를 무한 재능 나눔으로 이끌어주

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로미오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프

로그램이었어요. 올해도 열독2 진행합니다 :) 민우회에 한

아낌 없는 후원과 관심 올해도 기 할게요!

2012년에도“열독”이 계획되어 있군요~^ *̂

“열독”은 저에게도 의미있고,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려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민우회가 지혜롭고 든든한 친구로 아로새겨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훌륭한 회원분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

기를 희망합니다~♥

민우회

민우회

들통

로미오

바야흐로 웰빙 시 , 고혈압, 성인병 등의 예방을

위해 저염식이 장려된다. 아무리 그래도 소금이

쳐지지 않으면 음식 맛이 없는 법. 맹 맛은 싫어

라. 적당한 간으로 맛과 건강을 좌우하는 소금.

민우회에서 소금은 좀 다르다. 민우회 활동을 더

욱 맛깔나게 해주는 회원들 덕분에 민우회는 진

정 웰빙 할 수 있다. 민우회 운동의 근원이자 든

든한 자양분 그리고 누구에게든 귀감이 되어주는

‘빛과 소금’같은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

했다. 이들의 에너지가 올해에도 이어져 반짝반

짝 빛을 내어주길 바란다. - 편집자 주

2011년을 다양한 방법으로, 열정으로 민우회를 빛내준

회원들과의 친 한 화

민우 카톡에서 만나보아요 ♥

Page 31: womenlink

2012.1∙2 29

자주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안타까운 오서방님. 바자회하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요. 마치 장롱 속을 방출하듯 몇 박스

로 옷을 채워 보내주셨지요.

무엇보다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게 많을 터인데도 민우회

후원을 하라 하셨던 일화는 길이길이 남을 멋진 일이예요!

고맙습니다! 꾸벅 :)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나의 안테나는 민우회를 향해서 열

려 있고 내 청춘은 민우회와 함께 했기에 즐거웠죠

생일이나 특별한 날을 친구들과 의미있게 보내고 싶을 때

기부를 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했는데

다들 좋아해서 저도 기뻐요!

민우회 포에버

조은혜님 안녕하세요. 작년 활약이 많으셨네요. 회원이 되시

자마자(?) 「함께 가는 여성」에 동명이인 조은혜님과 조은혜

vs조은혜를 주제로 인터뷰를 하시고 2011년 문 뉴스레터

번역과 감수를 해주셨죠. 심지어 따님은 미디어 운동본부의

푸른미디어상 수상까지! 단기간 최 활약이 아닐까 싶네요

^̂ 활약에 감사드립니다.

올해 민우회 응원의 한 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민우회와 함

께한 한 해 어떠셨나요?^^

작년은 제게 참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드라마틱한 한 해

어요. 그 시간들 가운데 민우회 활동이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민우회가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의미있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차별 없는 세상이 되는 그날

까지 함께해요^^ Keep up the good work!!♥♥

민우회

민우회

오서방

조은혜

언제나 간지나는 오스칼님. 운동회 등 민우회 행사 때마다

필요 물품을 제공 및 여해주신 덕분에 걱정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평생 회원의 헤트트릭

(앙앙코르!)은 정말 멋져요! 민우회를 향한 오스칼님의 따뜻한

마음을 반사! 고맙습니다. 올해도 잘 부탁해요 :)

크큭 칭찬이 과하지만 들으니 행복해지나이다.

칼~있으마 오스칼! 끝까지 민우회를 따르오리다~

어드리오리다~ 힘닿는 만큼 날라드리오리다~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올해도 민우회를 빛내준 의리의 프마! 오랜 시간 민우회와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두 번이나 평생회원을 하고 바쁜

와중에도 소모임과 민우회 행사에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사람 좋고 사람을 참 좋아하는 프마! 이번 기회에 민우

회에 하고 싶은 얘기나 올해 민우회 활동에 해서 한마디

해주세용~

민우회란 평생친구를 만나서 좋아요.

나에게 핸디캡이 되거나 망설 던 행동들을 다 떨칠 수 있

는 힘이 되어주죠. 혼자여서 여자여서 할 수 없었던 일들

이나 운동... 함께 할 수 있어 힘이 되고 든든합니다.

민우회에 하고 싶은 말... 머, 특별한 거 없는데, 앞으로두

평생 든든한 명품빽이 되어주삼 ㅋㅋㅋ

참.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

민우회 활동 만큼 제가 못따라 주는게 안타깝고 미안하단

거. 응원해주고 함께하고 싶은데 못해서 아쉽고 미안하단

말 하고 싶어요. 꼭!!!

민우회

민우회

오스칼

프마

진심 어린 답을 주신 들통, 로미오, 오서방, 조은혜,

오스칼, 프마 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민우회의 큰 지지 인 모든 회원분들께도

무한한 애정을 표합니다!

Page 32: womenlink

30

2012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흑룡’과‘선

거’이죠. ‘흑색’은 모든 색의 통합이라는 의미로 어느 색으

로도 치우치지 않는 강직함과 고귀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을 흑룡

의 기운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웅을 기 하기도 합니다. 아

마도 선거 때문에 더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겠죠?

올해는 총 선이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선거 정국

입니다. 민우회도 선거 정국을 맞아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

고 무언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과 제안을 많

이 받고 있어요.

민우회가 이러한 선거 정국에서 해야 할 일은‘성평등이 새

로운 정치의 전제이자 기본가치’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환

기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피해자의

요구가 아닌 시민권, 사회권으로 인식되도록 여성의 이야기

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이죠. 2011년부터 해왔던 여

성의 목소리와 삶을 담아내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것

은 계속 해왔던 활동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선거 정국에

민우회가 담아낸 목소리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여성의 삶이 존재하고 있음을 드

러내고 그 이야기가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

니다.그리고 이것들이 총선과 선 공간에서 주요한 이야기

가 되고 정책으로 반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새로운정치의기본가치를말하다.

여성의 건강권 확보가 기본 전제이자 가치이어야 함을 이

야기하려 합니다.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 - 2040 여

성들의 산부인과 경험 드러내기’는 20 - 40 들의 산부

인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몸이 도구화되고 객체화 되

는 현실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안을 모색하는 활동입

니다. 실태 조사, ‘나의 산부인과 사용 설명서’소책자 발간

과 의사 지침서 개발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성노동팀도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에 초점을 맞춰 여성 노

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에 해 이야기합니다.

기획 스위치 ON

주현정(주가이) ● 한국여성민우회사무처장

Page 33: womenlink

2011.11∙12 31

‘건강녀 방해물 소탕작전(가칭)’은 산재신청을 중심으로 여

성 노동자의 건강권을 여론화하고 여성 노동자의 건강보장

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복지도 빠질 수 없겠죠? 새롭게 여성주의 관점으로 재구성

한 성평등 복지 의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려 합니다. 바

로, ‘4W(women, well-made, welfare, well-being)

프로젝트 - 여성의 관점으로 잘 만들어진 복지정책으로 잘

살자’가 그것입니다. 지난 해‘성평등 복지 전략 회의’가

꾸려지고 성평등 복지 전략보고서1)를 발표하여 여기저기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는 전업주부, 여성 노동

자, 비혼, 여성 독거노인 등 다양한 여성들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복지제도를 그려내고 안적인 복지정

책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핵심적 성평등복

지의제를 총 선 국면에서 받아들여지도록 할 것입니다.

운동의심화와제기

지금까지 벌여왔던 운동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애쓸 것

입니다. 여성 노동팀에서는 호칭 공모를 통해 선정된‘차림

사’라는 명칭을 한국직업분류 직업명 등재하고 UCC 등 다

양한 문화 컨텐츠를 통해 사회적으로 알리는 데 힘쓸 작정

입니다. 회원 여러분도 식당에서‘차림사님’이라고 꼭 불

러주세요.

식당 여성 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제

도 개선 활동도 동시에 진행 됩니다. 기획 상담을 통해 데

이터를 확보하고,사회보험료 지원을 위한 정책요구안을

마련하여 총 선에 반 되도록 합니다. 또 실질적으로 노

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조례 제∙개정 운동도 함께

합니다.

일상의 성문화 속 이중적 성규범을 균열내고자 합니다. 여

성의 성욕구와 경험, 의식에 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발

표 문화제(일명 클럽M빠)를 통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에 해 소통하고 결정하는 문화를 확산합니다.

또 성폭력 사건 이후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공동체)을 만들

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 하는 공동체(조직)내 성

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됩니다.

‘검판사 이렇게 할 수 있다2’사업을 통해서는 성폭력 사

건 양형 경향을 분석하여 성폭력에 한 잘못된 인식이 판

결과정에서 감형이나 무죄의 이유가 되는 현실을 드러내어

부적절한 양형 사유에 한 공감 를 확산하고 변화를 요

구할 것입니다.

선거철이 되면 선거 관련 이야기가 모든 매체를 장악할텐

데요. 보도 프로그램 뿐 아니라 후보자가 출연하는 오락 프

로그램 등을 모니터링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활동

을 펼치려 합니다.

또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와 별도로 시민들이 중의

눈높이에 맞는 방송심의를 해보려 합니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방송위원회를 통해 진정한 방송심의가 무엇인

지 보여주려 합니다. 관심 있는 회원님들! 망설이지 말고

많이 참여해주세요!

새롭게말걸기

총 선을 앞두고 사회 전반의 이슈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중적으로 쉽게 풀어내고 공감 를 얻어낼 수 있는 중

강좌‘여성 정치를 말하다 토크 콘서트(가)’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남성의 시각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기존의

토크 콘서트나 강좌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많은 기획이 필

주1)민우회홈페이지에서확인하실수있어요^̂

Page 34: womenlink

32

요한 작업입니다.

‘세줄논평’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말 걸기를 시도합니다. 일

일이 다 꾸하기도 힘들만큼 세상엔 참 많은 일들이 있습

니다. 그때마다 성명서나 의견서를 쓰기도 힘들고 사실 그

럴 필요까지 없는 일들도 있습니다. 민우회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하는 회원, 중, 언론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위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민우회의

생각을 바로바로 전달하려 합니다.(이미 시작하고 있

으니 관심 가져 주세요.)

민우TED2)를 통해 회원, 활동가 등이 직접 경험

하고 느낀 여성 관련 에피소드를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민우TED 어렵지~ 않아요!) 저명한 인사

가 아니어도 달변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편하게 나누고

싶은 생활 속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그리고 정말 민

망하리만치 방치되었던 문 홈피도 올해 새롭게 단장 합

니다

민우회25년, 열정과에너지로함께하기

올해는 민우회가 창립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미지 쇄

신을 위해 기획했던‘별칭짓기’는 25주년을 맞이하여 회원

들, 중들과 함께 합니다. 민우회에 한 이미지도 조사하

고 외적인 공모와 투표를 통해 새로운 민우회의 이미지

를 만드려고 합니다. 회원님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

습니다.

20 여성주의자들과의 네트워크 사업인‘물길’은 새

롭게 여성주의 모임을 시작하려고 하는 이들을 지원하

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보려 합니다. 학 내에서 여

성주의가 확산되는 데 실질적인 밑거름이 될거라 생각

합니다.

지부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지역여성운동을

벌일 수 있도록 지부의 현황과 고민을 집중적으로

토론하는‘지부활동 돋보기 포럼’, 신임 표∙운

위원∙부설기구장을 망라하는 지부 활동가

연수 프로그램으로 함께 합니다

민우회가 생각하는‘난국을 해결해 줄

웅’은바로회원님입니다.

2012년에는 회원 여러분과 함께 하는 재미난 활동이 참 많

습니다. 본부와 지부 회원들이 함께 모이는 재미난‘민우회

회원캠프’가 있고요. ‘25주년 기념 회원 확 캠페인 2500

프로젝트’도 진행합니다. ‘홍보 사 2기’도 많이 많이 신청

해주세요.

재밌는 민우회, 든든한 민우회, 할 말은 또록또록 하는 민

우회가 되겠습니다. 민우회의 2012년도 애정과 열정으로

함께 해주세요.

기획 스위치 ON

주가이●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이란 노래가 나 때문에 만들어진 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민우회에서는 바쁜 총회 시즌이랑 겹칠 때가 많아

그런 자뻑을 즐길 시간이 없네용ㅠㅠ

주2)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미국의 비 리 재단으로 정기

적으로 열리는 기술, 오락, 디자인에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널리

퍼져야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가 모토로 진행되며, 초 되는

강연자들은 각 분야의 저명인사와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부

분인데 이중에는 빌 클린턴, 알 고어등 유명인사와 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있다. - 위키백과발췌

Page 35: womenlink

오매님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해주신다면?

현재 일하는 곳은 살림의료생협이라고

한다. 은평구에있고창립을앞두고있다

많이 바쁠텐데 인터뷰 해줘서 고맙다.

민우회회원이된계기가있나?

예전에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했었

다. 단체 근처에 있다보니 당연스레 가

입하게 됐다.

함여를모은다는이야기를들었었다

단체 소식지를 되게 좋아한다.(웃음) 그래서 함여도 모으게 됐다.

함여의매력을얘기해준다면?

항상 느끼지만. 편집하시는 분이 애정이 넘치는 거 같다. 활자 중독

이 있는 사람이 좋아할만한 구석구석에 작은 씨들도 읽는 즐거움

을 준다. 그리고 내가 후원하고 있는 단체 소식지라는 게 다른 인

쇄물들에 비해 작은 규모일 수도 있고.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평면적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하지만 함여는 어디에 놔두고 누가 건져가서 읽어도 좋아할

만한 내용과 수준을 견지하고 있어서 좋았다.

함여를칭찬해주니힘이난다. 함여 중에좋았던 은?

‘민우ing’ 이 좋다. 담당 활동가가 사업을 하면서 뭘 느끼고, 사

람들을 만나면서 뭘 배웠는지,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다짐까지. 읽

으면서 감동하게 된다. 담당 활동가가 사업에 해 잘 아는 게 당

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제일 많이 고민하기도 하고, 가장 의지

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이라고 생각한

다. 포스터나 자료집도 있지만 다른 모든 것보다 좋은 것 같다.

민우ing를쓸때마다고생하는활동가들이읽으면뿌듯하겠다.

올해민우회활동중에기 되는게있나?

성평등 복지가 기 된다. 여자들이 할 말이 많을 거 같다. 민우회가

여자들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잘 깔아줄 거 같다.

민우회회원들에게해주고싶은말이있다면?

살림의료생협이 창립도 하고 개원도 한다.(웃음) 몇 년 동안 잘 살

아남으면 잘 해나갈 수 있을 거 같다. 은평구랑 마포구는 멀지 않

으니 잘 연결돼있다고 느끼면 좋겠다. 느끼기만 하지 말고 (웃음)

개원하면 많이 애용해달라.

※‘독자 인터뷰 n문n답’도 이번 호가 마지막입니다.

지난호정답은

어린시절에도뿌잉뿌잉귀여운‘폴’입니다.

문자로답변주신회원님들고맙습니다.

2012.1∙2 33

독자인터뷰 n문n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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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봤어!”로 코끝을 찡하게 했던 조정특집, ‘오호호홍’정재형을 발굴한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었던 수능특집, 연말특집

이든 신년특집이든 아무래도 좋았던 나름가수다 등등 2011년에도‘역시 <무

한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특집들 중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를 사로잡

은 최고의 특집은 무한상사의‘그랬구나’ 다. 서로 손을 맞잡고 속마음을 고

백하면 상 는 무조건“그랬구나…. 이제 알겠다.”로 공감해주는‘그랬구나’

화는 비록 <무한도전>에서는 무한 재미를 위한 약점 폭로의 장으로 변질되

고 말았지만 실제로는 서로에 한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훈련하기 위해

부부 상담프로그램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이라고 한다. <무한도전>의

‘그랬구나’를 본 후, 그 즐거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그랬구나”를 남

발하며 다니던 어느 날, 홀연 깨달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사주명리(四柱

命理)가 내 자신과 나누는‘그랬구나’ 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

분은 자신의 사주를 갖고 자신과 화하는 것이 아니라 역술가와 상담을 한

다.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역술가를 찾아

다니며 말이다. 그래도 시원치 않으면 역시 사주는 믿을 게 못 된다며 다른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는다 한들, 자신의 운명에 한 똑떨어

지는 정답을 얻을 수 있을까? 여기서 드리고 싶은 한 말 .

흔히 자기 사주에 좋은 운이 얼마나 있는지 혹은 좋은 운은 언제 들어오는지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 기 를 사주임상가의 말에 의존한다. 이것은 자기 운

명을 하는 좋은 태도가 아니다.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적으로 돈이 언

제 들어오는지, 애인은 언제 생기고 건강은 어떤지를 묻는 것은 자기 운명에

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운명

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결과로 이어지는 촘촘한 원인망을 살피고 주어진 결과

를 몸으로 수용하는 일이다.

(고미숙 외, 『몸과 삶이 만나는 , 누드 쓰기』, 북드라망)

이 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도 분명 돈 써 가며“자기 운명에 한 모독”

을 하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사주명리에 해 직접

공부하기 전에는 그랬다. 돈까지 지불하며 물어봐 놓고는 해준 말에 해 제

로 믿지도 않았다. 내가 내 사주(운명)에 해 제 로 확신(?)을 갖게 된 것

은 사주를 공부한 후, 내 사주와‘그랬구나’ 화를 하게 된 이후부터이다.

그랬구나…,

내팔자

이제알겠다!

김혜미(매미) ● 북드라망 출판사

문화산책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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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란 자 그 로 네 개의 기둥[四柱]이란 뜻이다. 이 네

개의 기둥은 각각 자신이 태어난 해, 달, 일, 시를 가리킨

다. 인터넷 만세력 등을 통해 자신의 사주를 뽑으면 강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나온다.

옆의 네 줄은 내가 태어날 당

시의 하늘의 기운을 담고 있

는 천간(天干)이고 아래는 땅

의 기운을 나타내는 지지(地

支)이다. 오른쪽 끝에서부터

이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쳐

져 하나의 기둥을 이룬다. 그

리고 한 개의 기둥은 두 개의 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기둥이 네 개니까 모두 여덟 자,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익

히 들어온 사주팔자(四柱八字)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어떻게 화를 하느냐고? 여기서 한번 해

볼 테니 눈치껏 잘 보시라!

“그랬구나, 내가 무토(戊土)라서 이렇게 매사가 느긋(혹은

느려터지고, 흠흠)했구나(사주에서 자신을 뜻하는 자는

태어난 날의 천간[일간]이다). 그랬구나, 내가 이렇게 식상

(食傷; 먹을 복, 말재주, 여자에게는 자식을 뜻하는데 위의

그림에서는 하얀색 자들이 식상이다)이 많으니 굶어죽을

일은 없겠구나. 굶어죽을 일도 없는데 쌓아두겠다고 아등

바등하지 말고 나누면서 살아야겠구나. 하, 그런데 식상을

뜻하는 자들이 날카로운 금(金) 기운들이니 내가 하는 말

이 남들을 아프게 할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그렇게들 내가

말만 하면 뒷목을 잡는구나. 그랬구나, 내[戊] 밑에 울 아빠

가 깔려 있구나(‘子’자가 나에겐 아버지다. 사주에서는 재

성이라고 하며 재성은 아버지와 재물을 뜻하고 남자에게는

아내를 의미한다). 사주명리에서 자식은 아버지를 극(剋)하

는 존재, 그런데 하필 나와 가장 가까운 데 붙어 있으니 평

생 치고받고 할 수밖에 없겠구나, 받아들이자. 그랬구나,

나한테는 목(木)이 없구나(목은 파란색이며 나에게는 관성

이다. 관성은 조직이나 직장 등 사회적 관계를 의미하고,

여자에게는 남편을 뜻한다). 그래서 살려고 목 기운을 찾아

서 출판사에 들어갔구나. 또 목은 뻗어나가는 기운인데, 내

가 목기가 없어서 이렇게 추진력이 부족하구나. 그럼 일단

은 지르고 보는 훈련을 좀 해야겠구나. 그랬구나, 내가 인

성(내게는 빨간색으로 된 자들. 인성은 어머니와 공부를

의미한다)이 많아서 엄마 의존쟁이가 됐구나. 엄마한테 그

만 기 고 인성을 공부로 바꿔서 써야겠구나….”

이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사주의 상생∙상극 관계와

합(合)과 충(沖), 도화살이니 역마살이니 하는 살들까지 익

히게 되면 더 속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게 된다. 길거

리에서 2~3만원 주고 보는 사주에서는 절 물을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이야기들을 내 스스로 풀어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 운명을 탐구하는 첫

걸음이다. 물론 여기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내 사주와

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킬은 익혀야 하니까 말이다. 여

기서 잠깐! 위에서 말한 인성이 왜 엄마와 공부를 동시에

뜻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그건 인성이란 것이 나(일

간)를 태어나게[生]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

를 낳아준[生] 존재이고, 공부는 나를 다시 태어나게[生]

해준다. 그러니 명리학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드라망

(http://bookdramang.com/)으로 찾아오시길!

흑, 나 인터넷 못하는데…, 하시는 분들이라면『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과『몸과 삶이 만나는 , 누드 쓰

기』를 추천한다. 블로그든 책이든 임진년 새해에 북드라망

과 함께 사주명리 공부로 다시 태어나실 분이 단 한 분이

라도 생겨나시길 바라며 을 마친다.

매미●

저 처녀보살 아니어요, 북드라망 출판사 편집자여요.̂ ̂

2012.1∙2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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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람풍경

다른사람들은모르는우리들의소소한즐거움을위해모인그

녀들입니다.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2012년 다소는

‘다따!’(다른 소모임 따라하기)라는 계획이 있다고 해요. 생활

쓰기로말하고싶은것들을써보고, 그것을바탕으로시나리

오 작업을 하여 요망단처럼 화도 만들어보고, 사회 이슈, 여

성주의 사안을 개그로 승화하여 표현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해

요. 아이코, 계획을 말하다보니 숨이 다 차네요! 다른 소모임

다따라하겠다는다소의야심찬계획! 기 됩니다.

화가 좋아서, 함께 모여 보기도 하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다가 직접 단편 화를 만들기도 하는 요망단이에요.

화제작을 한다고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화는 여럿

이보고여운을느껴야한다는생각을가지고있다면요망

단으로 오세요. 2012년에는 화에만 제한되지 않고 다양

한 상물( 화, 미드, 일드 등)보며 소감도 나누고 비평도

하며좀더복작복작활동을할계획이라고해요.

작심만 하고 삼일이 훌쩍? 걱정

하지말아요. 작심삼일과함께3

일+3일+3일…무한 라면 365

일 새로운 것들과 함께 보낼 수

있을 거예요. 2012년에는 그동

안 시도 하 던 활동들을 마무

리 짓기가 목표라고 해요. 아직

진행중인‘여성주의사전’마무

리 짓기, 멤버들이 직접 쓴‘굴

업도 특급 살인’소설 결말내기

등 2012년에는그동안결심하여

진행하 던 것들을 하나하나 야

무지게마무리짓는게목표!

모람들이소망하는2012년이모저모

언제나든든한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을쓰고있는오늘은정말‘겨울이구나!’라는말만생각나는날씨예요.

회원님들은어떻게새해를맞이하셨는지, 어떤다짐을하셨을까궁금하네요. 2011년과는다르게여성주의로통하는사람들

과복작이며여성주의에너지를한껏받는한해를보내고싶지는않으신지요? 다양한매력이가득한민우회모람들이여기

있습니다. 자! 때론거창하게! 서로공감하고소통하는마음은소박하게! 하지만내공있는모람들의2012년계획을소개합

니다. (놀라지말아요. 신년계획이라거창하게느껴질수있어요.)

9개모람모두새로운맴버‘ 모집’중입니다! 모람에 해좀더궁금하시다면!

언제든지회원팀- 꼬깜, 모후아, 민트, 여경을찾아주세요. 02-737-5763 / [email protected]

다소

자전거소모임

작심삼일

36

요망단

지은정(모후아)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회원팀

자전거 좀 타실 수 있는 분들, 관심 가져 주세요. 민우회에서 번

개 모임합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코끝을 아릴 때 시작할 예정이

에요. 사전에 공지를 하니까, 관심있는 분들 모여주세요! 자전거

를 타며 민우회에서 진행 중인 캠페인을 할 수도 있고, 캠페인

진행중인곳에자전거를타고줄지어갈수있겠죠?

Page 39: womenlink

(줄여서‘명치’라고해요)

기타치며, 노래도하는명치! 격주목요일

이면 기타를 메고 민우회 교육장으로 모

이는 명치 회원분들. 서로서로 가르쳐주

며, 한곡, 한곡마스터하고있다고해요.

2012년에는‘민우회와 연계된 의미 있는

공연 자주 하자!’는 게 목표인 명치예요.

20인오케스트라(?)를초청해서연주회를

해보자는 부푼 꿈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

또연습중인민우회로맨티스트들!

격주금요일낮모임을하고있는생활 쓰기모람은지금책‘아티스트웨이’를읽으며모닝페이

지, 아티스트데이트등창조성을높여내기위한작업을하고있다고해요. 1년계획을탄탄하게

세워서발표했었지요. 놀라움을금치못했던기억이납니다. 봄에는야유회가서백일장을하고,

5월에는 독서 토론회, 6월에는 민우회 활동가 특강도 듣고, 여름에는 모꼬지까지 계획! 뭔가 든

든하고따뜻한기운이가득한모람이에요.

내면들여다보기가주특기인그녀들이모 습니다. 자신을있는그 로받

아들이고살아가기위해힘과용기를키워나가는모임. 작년 7월에모임을

시작하여 가려져 있던 자신 고유의 색을 찾아가고 있는 그녀들입니다.

2012년에는 책‘아티스트 웨이’를 읽으며‘내안의 창조성’을 깨우는 시간

을보낸다고해요. 어떤공감과소통이있을지궁금한모임이네요.

다양한삶의공간에서, 상황에서여성주의내공이

필요한회원들이모 습니다. 작년하반기부터모

임을 시작하 고, ‘남성성과 젠더’를 읽고 내공을

수련하 다고 해요. 2012년에는‘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읽고 돌아가면서 발제도 하고 토론도 하

며 내공을 쌓는다고 하네요. 더 이상 혼자 외로워

만하지 말고, 함께여서 가능한 여성주의 내공을

쌓고싶으시다면함께해요!

설(雪)로(露)우(雨) 고(鼓)고(GO)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풍물로 여성주의 신명을 내는 모람이

에요. 2010년 송년회공연을시작으로 모이기시작한어엿

한 2년차! 악기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매주 모여야 한다!

라는 강한 실천력을 자랑하고 있는 설로우고고! 2012년 상

반기에는 설로우고고만의 느낌 있는 여성주의 풍물 공연을

해보자는 야무진 계획을 가지고 있답니다. 지금은 장구 연

습을하고있어요. 무언가내안의신명을내고싶으시다면

설로우고고와함께해요!

명치

여성주의내공세미나

생활 쓰기모임

자기성장모임

2012.1∙2 37

설로우고고

모후아●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존재의 의미가

되살아남을

느끼고 있는 요즘.

회원님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Page 40: womenlink

마포나루에서

이제 다섯 살난 아이는 말이 늘어가면서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낸다.

아이를 낳기 전에‘아이의 질문에 가능하면 사실 로, 성

심성의껏 얘기해준다’, ‘거짓 답을 하지 않는다’, ‘모

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한다’, ‘아이가 떼를 써도 사탕이

나 여타의 것으로 현혹하여 넘기지 않는다’등등의 고결

한 결심은 이미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지 오래

됐다.

한동안 거짓 답을 하지 않으려고“엄마도 잘 모르겠는

데?”를 남발하니 아이도 어느 순간 부분의 질문에“나

도 잘 모르겠는데?”로 일관한다.

이건 아니다 싶어, 그닥 뛰어나지 못한 순발력을 쥐어짜

거나 여의치 않으면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리는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여 그때 그때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그러나 순발력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때가 더 많다.

다음의 예를 보라.

38

준 : 엄마, 왜아톰은팬티만입어?

나 : @@ 그.러.네… (아톰은왜팬티만입지? 그러

고보니태권V나마징가Z도팬티만입는다)

로봇들은그런가부다… ^̂ ;

준 : 춥겠다.

나 : 아니야. 괜찮을거야. 로봇이니까.

준 : 로봇사람은안추워? 괜찮아?

나 : 으응~“”

홍지명(날리) ● 한국여성민우회 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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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39

아직까지 경찰은 만화에서 나오는‘로보캅 폴리’처럼 어려운 사

람을 도와주는 착하고 힘센 존재로 인식하는 아이에게 우리나라

경찰은 물 포도 쏘고, 시민들도 때린다는 것을 어찌 설명하리.

현 정세를 설명할 수도 없고, 현 사를 훑을 수도 없고, 모든 경

찰로 일반화시키는 것도 옳지 않고, 직업에 한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세상

은 아름다워~’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현실적이고.

물론 아이는 매일 로봇 장난감으로 놀면서 공격도 하고 무찌르기

도 하지만 그것은 환상의 역이다. 현실에서는 권력과 폭력에 관

해 다섯 살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기란 정말 머리에 쥐나는

일이다. ‘총기 사용의 문제에 해 인간 존엄성에 근거하여 200

자 원고지 10매 내외로 서술하시오’보다 백배는 어렵다. 모범 답

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족보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어찌어찌 잔머리를 굴려서 위기를 넘기고 나면‘이제까지 그 문제

에 해 내가 어떻게 생각 해왔지?’라는 과제도 남겨준다.

시험 문제는 다양하다. 정치 사회분야 뿐 아니라 정서/감정분야.

-나의 욕망과 아이의 욕망이 상치될 때-의 문제들도 매일 매일

풀어야 하는 난이도‘상’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얘기하면 소설책

두 권은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머리가 굵어질수록 아마도 시

험 문제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점점 더 세 하고 논리적인 답들

을 요구하겠지. 아마도 나는 좋은 점수를 받기엔 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이 작은 사람을 존중한다. “시끄러!”

라고 판을 뒤집고 시험 거부를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시험에

한 나의 에티튜드이다. 그러다 보면 20년, 30년 후에는 성인이

된 아이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합격의 광(?)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 를 갖는다.

오늘도 그렇게 시험장에 결연한 마음으로 들어선다.

상황 1

유투브에서 한미FTA 반 시위 로 고 들어오

는 종로서장 동 상을 보고 있는데.

준 : 경찰이야? (경찰복을 본 듯)

나 : 응.

준 : 뭐하는 거야?

나 : ... (허걱! 이걸 어찌 설명 해야하나? 한미

FTA를 설명해야하나? - -;;) 음… 좋은 경찰

만 있는 건 아니야..

준 : 어느 나라야?

나 : (못 들은 척) 호박엿 먹을래?

상황 2

뉴스에서 핵 안보회의를 비한 경찰특공 의 훈

련장면을 보고 있는데.

준 : 나쁜 사람이야? (평소에 총을 들고 다른 사

람을 쏘면 안된다고 했던 말을 기억한 듯)

나 : (침묵) (직업에 한 선입견을 심어주고 싶지

않는데… 나중에 군 에 가게될지 모르는데.)

준 : 우리 공격 해? 죽여? 탱크도?

나 : 아니야~ 전쟁이 안나면 괜찮아. (아, 오버

다… - -;; 전쟁에 해서 물으면 어떻하지?

전쟁이 나지 않아도 총은 위험한데)

준 : 전쟁이면 공격해?

나 : (‘적’이라 해야 하나? 아니야! 그 개념을 심

어주고 싶지 않아. ‘편’이라고 해야 하나? 편

가르면 안될 것 같아. ㅜㅜ) 다른 '쪽'만 ^̂ ;

(다행히 장면 바뀜) 와~ 돌고래다~!날리●

민우회, 여성, 노동, 살사, 기타, 여행, 사진, 그림, 미술치료, 사람들, 엄마….

그 모든 것 이전에 자유롭기를 소망하는 날고픈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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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이야기나의 삶, 나의 이야기

아빠, 아빠를 불러본 지가 언젠지 기억조차 나질 않네. 꿈에서조차 만나지 못해

사진을 보면서 아빠 얼굴을 익히는 딸이지만, 아빠와 함께한 시간은 십년도 채 되

지 않는, 그마저도 너무 어릴 때라 조각난 헝겊을 기우듯 아빠를 기억해내는 딸이

지만 꼭 한 번쯤 아빠에게 긴 이야길 하고 싶었어.

아빠와의추억들

오빠와 두 언니 뒤로 내가 태어났을 때, 아빠는 실망해서 날 보지도 않았다지? 아

들일 거라는 주위 사람들 말에 내심 기 하고 있어서 말이야. 하지만‘내리사랑’

이라고 이내 날 제일 예뻐했다고 했어. 아빠가 술을 마신 날 밤이면 어김없이 우

리 사 남매는 나란히 앉아 혀 꼬인 훈계를 들어야 했고, 목청 높여 답을 하지 않

는다고 벌도 섰지. 그땐 그게 참 싫었는데, 나도 아이를 키워보니 네 명을 주르르

세워놓으면 뭘 시켜도 재밌었을 것 같아. 또, 개고기에 비둘기, 메뚜기까지, 가리

지 않고 잘 먹어야 튼튼하다며 어린 우리들에게 먹게 했지. 하지만 정말 먹고 싶

었던 홍시나 참외 속은 늘 아빠의 몫이었어. 달콤하고 보드라운 홍시는 엄마를 졸

라서야 남몰래 겨우 하나 맛볼 수 있었고, 참외는 흰 껍데기만 우리 차지가 되었

지. 그 때문인지 난 지금도 참외는 잘 먹지 않아.

아빠, 아빠가 아파서 누워만 있을 때 생각나? 좋아하던 술을 돌아가시기 전 날까

지 드셨잖아. 밥은 못 먹어도 술은 약처럼 챙겨 드셨지. 빨 를 꽂아서라도 말이

야. 아빠는 소주를 참 달게 마셨어. 옆에서 술병을 붙잡고 있다 보면 어린 내 눈에

도 그 소주가 얼마나 달게 보이던지, 지금까지도 내 입가에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만들 정도야.

문혜주(베짱이) ● 한국여성민우회회원

40

기억으로그리는아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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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돌아가시던 날도 기억해

그날 저녁, 언니들과 목욕탕에 다녀오면서 늘 사먹던 열 개

들이 미니 약과를 사먹었어. 웬일로 언니들이 남은 하나를

내게 양보해서 날아갈 듯 기뻤지. 약과를 막 꺼내 먹으려는

데, 고모가 헐레벌떡 뛰어왔어. 놀라서 집으로 달려왔지만

이미 아빤 눈을 감으셨지. 난 어리다는 이유로 혼자 다락방

으로 보내졌어. 불도 켜지 않은 다락방에서‘이제 아빠가 없

다’는 사실에 울었어. 울고 또 울다가 눈물이 잦아들즈음,

배가 고팠어. 아주 많이 슬픈데 배가 고팠어. 이런 상황에서

배가 고픈게 너무 말이 안 돼지만. 어린 나에겐 식욕은 슬픔

보다 컸어. 다락방은 어두웠고 작은 창문으로 달빛만 비추고

있었어. 내 손엔 아까 먹지 못한 약과가 들려있었어. 울면서

약과를 맛있게 먹었어. 슬펐지만 약과는 달콤했어. 다 먹고

나서 죄책감에 또 울었어. 배가 부르니 또 울 수 있었어. 아

빠의 염을 할 때도 난 혼자 다락방을 지켰어. 삼일째 되던

날엔 집 앞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았어. 누구도 나에겐

역할을 주지 않았어. 아마 사람들은 나를 보며 철 모르는 막

내딸로 여겼겠지? 그래도 내 나이 무려 아홉 살이었는데. 아

빠를 산에 묻을 때,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슬퍼서 또 울

었어. 어느 정도 울었더니 나는 더 눈물이 나오지 않는데 사

람들은 계속해서 울고 있었어. 명색이 아빠 딸인데 안 울면

이상하다는 생각 할까 봐 거짓 울음을 울었어. 아홉 살은 그

렇게 악할 수도 있는 나이야. 그 후론 잘 울지 않는 아이

가 되었어.

아빠와함께사라진일들

아빠가 돌아가시고 달라진 것도 많았어. 새치가 많은 아빠가

학교에 찾아오면“너네 할아버지 오셨다!”외치는 친구들 말

에 창피 할 일도 없어졌고, 맞고 온 오빠를 위해 득달같이

달려가 혼내주는 사람도 없어졌고, 더 이상 팔 아프게 아빠

의 팔 다리를 주무를 일도 없어졌고, 술 심부름 할 일도 없

어졌어. 아빠 머리맡에 앉아 소리 높여 신문이나 책을 읽을

일도 없어졌고, 우리들 졸업식 사진, 결혼식사진에 아빠의

얼굴이 없어졌고, 가족 사항에 아빠 이름을 적는 일도 없어

졌어.

언젠가부터 아빠가 들어간 노래도 부를 수 없었어. 동요엔

왜 이리 아빠가 들어간 노래가 많은지… 내가 노래를 부르

면 사람들이 '맞아, 쟤는 아빠가 없었지' 하고 잠시라도 생각

할까봐 부르기 싫었어. 아빠와는 달리 술 담배 안 하는 사람

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서야 나의 아이를 위해 아빠

가 들어간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었어. 내 아이에겐 아빠

가 있으니 노래를 부른다한들 아무것도 거리낄게 없었어. 그

래서 참 편했어.

가리지 않고 아무 노래나 생각나는 로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이.

엄마가 아직까지 하는 어릴 적 이야기가 있어. 어린 내가 엄

마는 일하고 아빠는 누워서 TV 보고 있을 때 슬그머니 다가

가“아빠, 내가 노래 하나 불러드릴게요.”말하고는 문 뒤로

가서 고개만 빼꼼 내 고“엄마는 개미고요~ 아빠는 베짱이

래요~”노래를 부르고 달아났다는 얘기를. 언니,오빠가 그랬

으면 아빠가 쫓아가서 혼냈을텐데 막내 꼬맹이가 그러니“허

허, 참!”하며 아무 말도 못 하고 황당해 했다고. 그랬던 내가

이제는 개미 같은 남편을 둔 아빠를 닮은 베짱이가 되었네.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 나처럼 노래를 불러주는 게 아닐까?

아빠…, 오늘도 그냥 액자 속에 가둬 놓을게. 그리고픈 모습

으로만 마음 속에 새겨둘게.

2012.1∙2 41

베짱이●

만년 백수를 꿈꾸며, 남편이 일과 육아, 가사를 모두 맡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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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우리손으로

일궈가는복지,

협동으로

해결할수있다

이슬비 ● 여성민우회생협연합회기획부

생협이야기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뿌리깊은 나무’를 뒤늦게 봤다. 이번 설 연

휴를 빌어 며칠 동안 보며 웃고 울었다. 극 중에서 세종과 정기준이 나눈

화가 인상 깊었다. 정기준은 무지몽매한 백성들이 아닌 소수의 엘리트가 이

나라를 지배해야 한다고 말했고, 세종은 백성들이 자신의 손으로 이 나라를

일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보며 협동복지기금을 떠올렸다면, 조금

억지일까? 하지만 진짜 생각이 났다. 협동복지기금이 바로 자신의 손으로 이

사회를 일구어가는 시민들의 희망이자 노력이므로.

‘협동’과‘복지’가만나서‘협동복지’가되었다.

말 그 로 협동하여 복지를 이루는 것. 정부에서 미처 해주지 못하는 생활

속 불편함을 서로 힘을 모아 협동으로 거들고 돕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만

들려는 노력이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한 명 한 명이 모여 아이디어와 방법을

찾아내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는 이 협동 복지를 위해 2010년 9월부터‘협동복지기

금’을 모았다. 한 달에 1,000원~2,000원씩. 처음 시작할 때는 돈 1, 2천원을

모아 무슨 복지 기금을 마련할까 싶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1년 8월, 협

이슬비●

혼자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약간의 활자 중독증이 있고 무심함.

‘꿈, 자유, 가난, 하늘’의 마음으로

평생‘청춘(靑春)’으로 살 예정.

협동복지기금 배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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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지기금 1천만원이 모아졌다.

2011년 8월 29일부터 9월 22일까지 협동복지기금 사업 배분

공모 신청을 받았다. 여성민우회생협 안에서만 진행하지 않

고, 외부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미 지역 사회에서 협동복지와

비슷한 사업을 꾸리고 있는 단체나, 기금 배분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단체와 활동까지 한계와 제한을 두지 않았다.

첫 공모 사업임에도 모두 28개 사업이 신청했다. 이 중에서

6개 사업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협동복기지금 배분위원

회’에서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은 아래와 같다.

많은 아이디어가 모 다. 살면서 불편한 게 많은 만큼, 지역

사회 시민들에게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육아에

만 매달려야 하는 엄마들이 강좌를 듣고, 화를 볼 수 있는

안적인 모임, 동네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작된 에너지 지킴

이 교육 사업,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할머니 찻집과

청년들을 위한 청년 협동조합 건설 사업,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청소년 요리 강습과 십시일반 행

복 밥차까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은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딛어 보고 있다. 한 달에 천원

씩 모아 만든 기금으로 지역 사회에 지원한다. 평범한 사람

들이 돈을 모으고, 평범한 사람들이 사업을 진행한다. 여기

에 진정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적은 돈이 모여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누군가는 그 돈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이것

이 우리 사회에‘ 안’이 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2012.1∙2 43

1. 우리 동네 녹색 아카데미

<착한 에너지 지킴이>

�사업내용 : 주민 주도형 마을 도서관을

통해 형성된 인적자원을 에너지, 안전

먹을거리, 재난 비 훈련 전문 강사로

양성해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관련 교육

을 진행하는 사업.

�사업권역 : 서울 동작구 상도 3,4동

�지원금액 : 200만 원

2. 할머니 찻집

�사업내용 :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과 손수

끓이는 차가 있는 지역 커뮤니티 찻집

�사업권역 : 서울 등포구 당산동 1가

�지원금액 : 200만 원

3. 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한 육아놀이터 <다행>

�사업내용 : 마을 안 육아 커뮤니티 형성, 엄마

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육아 실현, 보육교사,

조리사 채용 등 여성 일자리 창출 기반 마련

�사업권역 : 서울 도봉구 방학동

�지원금액 : 200만 원

4. 청년 협동조합 건설을 위한

청년호혜기금 모금 홍보

�사업내용 : 신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청년들의

상호 부조 사업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연 하며

자립해나가기 위한 협동조합(가칭 청년 연 은

행)을 설립하기 위한 청년 호혜 기금 모금 사업

과 청년 협동조합 발기인 모집 홍보 사업

�사업권역 : 전국 �지원금액 : 200만 원

5. 어린이 요리 강습

�사업내용 : 어린이∙청소년 상 요리 강

좌를 통해 집에서도 직접 요리를 해 건강

한 식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요리 강좌

�사업권역 : 서울시 양천, 강서, 구로구

�지원금액 : 97만 원

6. 십시일반 행복밥차

�사업내용 : 생협 생활재와 조합원들의

협동(손맛, 입맛, 발품 등)을 통해 지역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안전한 먹을거리

를 제공해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

복지에 기여함

�사업권역 : 서울시 동작구, 관악구 중 1곳

�지원금액 : 103만 원

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한 육아놀이터

<다행>에서 열린 육아 강좌

성 골 어린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착한 에너지 지킴

이’워크숍. 마을주민들이모여강의를듣고토론한다.

아이들이 직접 요리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어린이∙청소년 요리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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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보고있니?

인디언 격언에 어떤 말을 1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광기가

섞이지 않은 위 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열정, 집념, 정

성을 다하면 기적을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기적은 염원

의결집으로만들어지기때문이다.

올해 우리는 많은 부분에 변화를 위한 도전장을 내 었다.

그리고 이루어질 때까지 이 도전을 즐겁게 해 나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1만 번 되풀이하기 혹은 광기!). 인천여성

민우회는지금변화를통한“희망”을바라보고있다.

몇살이야?

우리는 이제 고학년에 들어섰다. 고학년은 스스로 행동할

줄 알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이

다. 그동안은 부모 품에서, 학교 품에서 누군가 보살펴주

고,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봐주어야 살 수 있었지만 더는 아

닌 것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나이

기에 꿈꾸는 로 도화지 위에 재주껏 그림을 그려보고 작

품을만들어평가도받아야한다. 11살, 어리고약한듯하지

만 고학년답게 알아서 헤쳐 나가야 하는 바로 그 지점에

인천여성민우회는 서있다. 우리가 함께 바라보고 있는 희

망이란그림을구체적으로그려가야한다.

누구랑살아?

11년 동안 많은 식구들이 생기고, 떠나고, 들어왔다. 현재

는 230명의 회원, 5명의 팀장, 사무국장과 한부모 지원센

터장, 세 명의 부 표와 표가 함께 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일 것이다.

가족이 많으면 다양한 성격과 행동들을 볼 수 있듯이 인천

여성민우회 식구들도 각양각색이다. 튼실하고 건강한 식

구부터 많이 아파 힘겨워하는 식구, 늘 퍼주고도 즐거워하

는 식구부터 받는 것만 고수하는 식구, 온 몸과 마음으로

9개의 시선

44

2012년

인천여성민우회가

궁금하다고요?

장혜순 ● 인천여성민우회 표

인천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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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쏟는 식구부터 짧은 만남조차 버거운 식구. 얼

굴 모양이 다르듯이 마음의 크기도 다 다른 사람들이 모

여 있고, 기혼∙미혼∙비혼∙돌싱이 섞여 어울리고,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 남녀노소 모두의 왕래가 있는 곳. 다 다

르지만 민우회를 아끼고 좋아한다는 것 하나만은 같은 사

람들이모여사는곳이바로인천여성민우회이다.

뭘좋아해?

다양한 우리 식구들은 첫째, 공부하길 좋아한다. 배워도

늘 지식에 배고파한다. 올해는 배움터를 소모임 형태로 활

성화하여 꾸려 갈 생각이다. 둘째, 놀기를 좋아한다. 그 덕

에 두 달에 한 번씩은 회원들과 여행이나 나들이를 할 예

정이다. 올해는 전보다 두 배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듯하다. 셋째,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가끔 일에 빠질 때

(이 때는 알약으로 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일에 올인 한

다)를 제외하고는 싸고 맛있는 집을 수소문해서 먹으러 다

니기를 좋아한다. 넷째, 밤에 회의하기를 좋아한다. 부

분의 회원들이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분기

별 1박2일 워크숍(향기, 생기, 취기, 훈기: 총 4회)을 열어

민우회 살림에 해 토론할 예정이다. 말하고 보니 우리는

한마디로 베짱이처럼 사는 것 같다. 민우회 식구들 각자가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다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베짱이의

삶을추구하는이런민우회가참마음에든다.

올해의꿈은뭐야?

이렇게 시끌시끌한 에너자이저들 모두가 민우회에서 자신

들의 끼와 바람이 하나하나 이루어지길 소망하고 있다. 우

리가소망하는것은첫째, 사무실이전이다. 지금보다좀 더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소모임을 하면

서 회원들이 오면 떠나고 싶지 않은 사무실을 만들 것이다.

둘째, 사무실에서일하는인원을한명더늘릴것이다. 올해

는반상근이될가능성이크다. 이런변화는여유있게 외

적인활동도할수있고더불어 중견리더로성장할수있는

환경을만들수있기때문이다. 셋째, 소모임“청청”(청소년,

청년으로 구성)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청청”을 통해

인천지역에서 민우회를 홍보하고 모임에 함께하는 회원들

이 부모로써, 자녀로써, 회원으로써 자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것이다. 넷째, 훌륭한강사들을양성할것이다. 올해는

좋은 강사진을 길러 회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에 질

높은 강의도 선보이고, 수익도 만들어 재정도 튼튼히 할 수

있는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다. 다섯째, 올해 모든 활동이 인

천여성민우회 미래의 변화점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의꿈은다이뤄진것이다.

마지막으로저의최종꿈은요~

앞으로11년후(내가63살이되어연금을타는해)에는“깔

깔방”을 마련하는 것이다. “깔깔방”은 추운 겨울에도 따뜻

한방에서먹고, 놀수있는예쁜공간이다. 특별히선배들

을 위한 치매예방 놀이방도 있다. 또 다른 방에는 각자의

집에서공수해온별별종류의차, 장르별 음악과 화, 각

종 책이 가득해 자유롭게 머물며 놀 수 있다. 마지막으로

40~50명이 모일 수 있는 소강당에서는 토크쇼가 벌어진

다. 왕년에 매력 넘치고 똑똑했던 회원들의 이야기를 젊은

친구들은한마디한마디를수첩에열심히메모하고스마

트 폰보다 7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기로 녹화한다. 그리고

인천여성민우회는 11세 이상의 고학년부터 어르신까지 회

원으로 가입된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죽을 때까지 함께하

고 싶은 단체로 부상하여, 정부에서 후원 회원 오만 명으

로 제한을 둔 최초의 여성 단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

다면나는진짜베짱이가되어있을것이다.

장혜순 ●

나이 : 상 방이 보는 나이가 바로 내 나이(아직까지는 40 로 보니까,

이것으로 충분해^̂ 진짜는 52세 소띠) 인생의목표 : 반짝이는 베짱이 되기

현재 : 인천여성민우회 표로 민우회 식구들에게 올인 할 것을 독려하고 있음.

또한 모든 회원들이 민우회 표를 잠깐씩 해 볼 것을 적극 권유^̂

2012.1∙2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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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고양파주

상근활동가 워크숍

[프로그램] 여성주의 타로

�강사 : 지나지산

�일시 : 1월 31일(화) 오후 4:00~8:00

�장소 : 지역아동센터 꿈틀이

정월 보름 굿

소원 깃발 만들기, 당산굿, 달집태우기,

동놀이 등

현장에서 소원지를 적어 깃발에 달고

당산굿에 함께 참여하면서 신명을 나

눕니다.

�일시 : 2월 5일(일) 오후 5:00

�장소 : 백석동 곡산역 뒤 공터

민우홍보 사 발 식

�일시 : 2월 말

�장소 : 민우회 교육장

광주

제12차 정기총회

표 및 이사, 감사 선출, 2011 사업보

고 및 2012사업계획 보고 등

�일시 : 1월 17일(화)

�장소 : 시청자 미디어센터

성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 과정

성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을 위한 교육

�일시 : 1월 31일(화)~2월 14일(화)

총 100시간

�장소 : 시청자 미디어센터

여성주의 상담원 양성 과정

성폭력상담소 자원 상담원 교육

�일시 : 2월 예정

�장소 : 미정

활동가 워크숍

2012년 사업계획 공유 및 소통의 시간

�일시 : 2월 예정

�장소 : 미정

군포

12차 정기총회

2011년 결산, 사업보고 및 2012년 사

업계획 예산안 승인

�일시 : 1월 27일(금) 오후 6:00~9:00

�장소 : 민우회 교육실

남서

남서여성민우회 정기총회

�일시 : 1월 19일(목)

�장소 : 남서여성민우회 교육장

민우 어린이 학교

역사교실 - 양천구, 강서구 탐방

�일시 : 2월 22일(수)

�장소 : 우 바위, 구암공원

동북

총준위 회의

2012년 총회 준비를 위한 회의

�일시 : 2011년 12월 15일

~2012년 1월 12일

(매주 목요일)

�장소 : 민우회 교육장

2012년 정기총회

2011년 평가 및 2012년 계획에 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

�일시 : 2월 2일(목) 오전 10:00

지부소식www.womenlink.or.kr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민우회

군포여성민우회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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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47

�장소 : 도봉구 보육 정보센터

(여성센터 4층)

정월 보름 행사

보름 맞이 지신밟기

�일시 : 2월 5일(일) 오전 11:00

�장소 : 풍물교육장, 도깨비시장 등

원주

제13차 정기총회

2011년 한 해 동안 원주여성민우회가

펼쳐온 이야기를 회원들과 함께 나누

고자 합니다.

�일시 : 1월 27일(금) 저녁 7:00

�장소 : 밝음 신협 빌딩 2층

자녀와 함께 듣는 성교육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교육을 들으면

서 건강한 성에 해서 배워요.

�일시 : 2월 20일(월)~24일(목)

�장소 : 원주여성민우회

민우 시네마 데이

회원들과의 만남을 유지하고자 한 달

에 한 번씩 회원님들과 조조 화를 보

고자 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의 : 원주여성민우회

인천

인천 시민 정치 행동 정치 마당 토론회

문화, 여성 정책 토론회

�일시 : 1월 26일(목) 저녁 7:00~9:00

�장소 : 부평구청 5층 중회의실

제12차 정기총회

인천 여성민우회 정기총회

�일시 : 2월 3일(금) 저녁 7:00

�장소 :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소모임 안내

- 여성학 모임

화‘쓰리’로 문을 열다

�일시 : 2월 16일(목)

오전 10:00~12:00

�장소 :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독서모임

‘폭풍의 언덕’읽기

�일시 : 2월 27일(월) 저녁 7:00

�장소 :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진주

행복한 나들이

친정 엄마와 2박3일 연극 관람

�일시 : 2월 4일(토) 오후 3:00

�장소 : 진주시 문화예술회관

해 솟음 수련회

회원들의 끼와 끈끈한 자매애를 느끼

는 수련회

�일시 : 2월 11일(토)~2월 12일(일)

�장소 : 명석팜스테이

진주여성민우회 생협

제3차 의원 총회

�일시 : 2월 23일(목) 오전 10:30

�장소 : 교 교사 교육관 702호

춘천

신년회

회원들과 새해을 맞이하여 결속을 다

지고 함께 윷놀이도 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 합니다.

�일시 : 1월 6일(금) 저녁 7:00~9:00

�장소 : 사무국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진주여성민우회

춘천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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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강신

강 옥

강인순

강해선

고지연

구정필

기호풍

김건희

김권일

김미애

김민정

김상이

김서윤

김서현

김성숙

김성순

김성엽

김소정

김숙희

김승미

김 희

김은숙

김은희

김창식

김초롱

김현희

김형우

류환욱

문새미

문선주

문정미

박나희

박미숙

박세은

박소

박 숙

박윤정

박주은

박찬규

박창길

박태우

배채은

변화음

신상만

심광주

심숙자

심주희

안점숙

양인자

양주

염미례

염진옥

오현주

우은숙

우해량

윤양숙

이금희

이단아

이덕순

이말다

이미정

이서현

이 숙

이 옥

이 희

이은경

이장의

이정훈

이현정

이혜숙

이혜정

임현주

장도익

장미경

장유미

전다정

정경애

정계숭

정다

정유림

정혜선

제철웅

조건형

조미숙

조혜진

차명옥

차현수

천현미

최애자

최은화

최현나

표소현

한규순

한길순

홍금자

홍소희

황인숙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2011년 11월 말 ~ 2012년 2월 초

평생회원, 회비인상캠페인에함께해주신회원님감사합니다!

■ 2011년 평생회원

김미숙(프마), 박어진, 양정규, 이은숙(오스칼), 장현진(그루), 홍지명

■ 회비인상 2011년 11월 말 ~ 2012년 2월 초

김성숙, 김효진, 박송희, 박현숙, 송 자, 임 미, 장경희, 정하경주

민우알림

Ⅰ. 수입내역

회비수입

후원금

사업수입

기타수입

수입합계

Ⅱ. 지출내역

인건비

복리후생비

사무용품비

사무행정 잡비

사회보험금비

소모품비

연 활동비

제세공과금

지급수수료

지급이자

통신비

회의비

나루운 비

감가상각비

정보홍보사업비

조직활동비

정책연구교육사업

재정사업비

지출합계

Ⅲ. 당기수지차

금액

230,258,020

202,144,312

76,103,110

1,355,958

509,861,400

금액

239,641,470

3,053,690

2,531,070

2,183,510

19,380,895

1,765,760

4,340,628

3,493,790

2,711,895

13,879,250

6,336,170

1,702,790

4,699,546

8,950,000

33,025,729

21,554,090

78,976,980

52,976,980

501,139,903

8,721,497

한국여성민우회4/4분기결산보고서(2011년 1월 1일 ~ 12월 31일)

(단위 : 원)

상담원 교육 많이 기다리셨나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2012년‘17기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

육’을 진행합니다. 탄탄하고 알찬 내용과 즐겁고 유쾌한 사람들

과 함께하는‘17기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에서 만나요~!

�일 시 : 3월 13일~4월 26일 (매주 화/목)

오전 10시~오후 6시 총 100시간

�장 소 : 시민공간 나루 지하1층 원경선홀

지하철 6호선 망원역(한국여성민우회 약도 참고)

�교육비 : 35만 원 (회원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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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 지식백과 395

395는 [함께가는 여성이다]

3만 회원들이 읽고,

전국 9개 지부로 퍼져나가고,

5감을 자극하는 열정과 재미가 있으니까.

‘함께가는 여성’은 395다.

자세한 문의는 민우회 홍보팀으로 연락주세요!전 화 : 02-737-5763이메일 : [email protected]

매력만점<함께가는여성>에

광고를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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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평등상담

T. 02-706-5050

F. 02-736-5766

미디어운동본부

T. 02-734-1046

F. 02-736-5766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T. 02-739-8858

F. 02-736-5766

상담 02-335-1858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

T. 02-581-1675

F. 02-3679-2202

개포매장

T. 02-445-8703

반포매장

T. 02-537-8703

잠실매장

T. 02-417-8703

상암매장

T. 02-304-8703

낙성 매장

T. 02-883-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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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는여성이아름답다! 여성이웃는다! 세상이웃는다!

군포여성민우회

T. 031-396-0201

F. 031-394-2343

상담 031-396-0236

원주여성민우회

T. 033-732-4116

F. 033-744-0113

인천여성민우회

T. 032-525-2219

F. 032-525-2256

진주여성민우회

T. 055-743-0410

F. 055-746-9771

상담 055-746-7462

생협사무실

T. 055-746-7925

평거매장

T. 055-746-7077

춘천여성민우회

T. 033-255-5557

F. 033-243-9746

고양∙파주여성민우회

T. 031-907-1003

F. 031-907-5009

상담 031-919-1366

생협사무실

T. 031-918-9774

주엽매장

T. 031-919-1774

마두매장

T. 031-902-3774

덕양매장

T. 031-938-9774

후곡매장

T. 031-919-9854

광주여성민우회

T. 062-529-0383

F. 062-529-0384

상담 062-521-1366

성폭력쉼터

T. 062-462-1366

서울남서여성민우회

T. 02-2643-1253

F. 02-2643-1252

생협사무실

T. 02-2643-5016

신정매장

T. 02-2643-6060

목동매장

T. 02-2643-6077

방화매장

T. 02-2662-6088

구로매장

T. 02-861-6090

철산매장

T. 02-2682-6073

서울동북여성민우회

T. 02-3492-7141

F. 02-3493-9221

생협사무실

T. 02-3492-7140

방학매장

T. 02-3492-9999

중계매장

T. 02-934-7999

창동매장

T. 02-900-9958

삼각산매장

T. 02-945-8897

Korean WomenLink(121-847)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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