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 2019-11-01 · 데이브 그루신 앤 리 릿나워 (dave grusin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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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I November 2019 www.yonhapimazine.com I 151 갤러리 시네마 뮤지컬·연극 클래식 신간 정아란 기자 [email protected] 개관 5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전관서 펼쳐지는 ‘광장’ 인사동에 몰려온 노란 악당들 노란 몸체에 고글을 쓴 채 통통거리며 돌아다니는 미니언즈는 2013년 영화 ‘슈퍼배드’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끈 캐릭터다. 2015년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미니언즈’가 나왔고, 내년 7월 ‘미니언즈2’가 개봉된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꺼운 ‘노란 악당’들이 인사동에 몰려왔다. 복합문화공간인 안녕인사동과 내부 전시관인 인사센트럴뮤지엄을 알리는 전시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전시는 2천810㎡ 규모의 전시관에서 미니언즈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아트워크와 제작자·배우 인터뷰 영상, 실물 크기의 3D 캐릭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관람객은 방귀 총을 발사하고, 춤을 따라 추거나, 색 드로잉을 즐길 수 있다. 바나나 볼 수만 개로 채운 초대형 풀장도 설치됐다. 수도권 찾아온 ‘레인 룸’ 작가 부산현대미술관 ‘레인 룸’ 전시로 화제 몰이 중인 랜덤 인터내셔널의 예술세계를 올가을과 겨울 수도권에서도 만난다.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랜덤 인터내셔널의 대규모 개인전 ‘피지컬 알고리즘’을 통해서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2005년 한네스 코흐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를 주축으로 결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은 런던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분야 연구자들과 협력해 인간 본능과 의식, 지각, 움직임 등을 탐구한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관람객이 젖지 않고 우중 산책을 즐기는 ‘레인 룸’을 2012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낳은 ‘레인 룸’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전시는 설치 작품 10점을 통해 급속도로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성찰한다. 2층 전시장에 맞춰 제작된 ‘피프틴 포인츠/ Ⅱ’는 한국에서 처음 공개됐다. 관람객이 걸어가는 동작에 따라 작은 빛들이 움직이는 작품으로, 빛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보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이쾌대,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940년대 후반, 캔버스에 유채, 72×60㎝, 개인 소장 과천관《광장》2부 전시 전경 Fifteen Points/ II 1969년 10월 경복궁 뒤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전시관으로 문을 연 뒤 이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한 국립현대미 술관(MMCA) 50주년 기념전 ‘광장’이 최근 개막했다. 사실상 수장고인 청주관을 제외하고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전관 에서 펼쳐지는 것으로, 3관 통합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미술과 사회 1900-2019’라는 부제처럼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돌아보면서 미술이 그 사이에서 어떻게 종횡했는지를 살핀다. 이를 위해 국내외 작가 290여명의 작품 450여점을 선별했다. 덕수궁관 1부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개항, 식민, 분단, 전 쟁으로 점철된 시대에 의로움과 우리 미학을 추구한 이들을 살핀다. 의병 화가 박기정 ‘설중매’, 안중식 아동용 교과서, 월북으로 잊힌 최 재덕 ‘한강의 포퓰러 나무’ 등을 망라한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 가부터 짚는 종래의 접근과는 다르다. 최대 규모인 과천관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오늘날까지 산업화, 민주 화, 세계화가 차례로 휩쓴 70년의 시간을 전쟁과 애도 혁명과 열정 치유와 공존의 주제어에 따라 안배했다. 변월룡, 박수근, 이중 섭, 장욱진, 유영국, 서도호, 이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등 200명의 작 품 300점을 볼 수 있다. 최근 타계한 ‘고바우 영감’ 시사만화가 김성환의 ‘6·25 스케치’ 연작을 포함하는 등 전시 전반에서 미술가를 관습적으로 구분하지 않으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서울관 전시는 오늘날 우리에게 광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 했다. 한국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12명의 국내외 작가가 광장의 정신, 공동체·개인 문제 등을 짚었다. 전시일정(장소) 내년 1월 31일까지(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관람료 무료 1833-8855 전시일정 덕수궁관 내년 2월 9일까지, 과천관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관 내년 2월 9일까지 관람료 각 2천원(덕수궁 입장료 1천원 별도) 02-3701-9500(서울관) 전시일정(장소) 내년 3월 15일까지(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센트럴뮤지엄) 관람료 일반인 1만5천원, 청소년 1만3천원, 어린이 1만1천원 02-325-1077 그루스 랩 Gurs Lab 설치전경 걸즈룸 Girls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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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I November 2019 www.yonhapimazine.com I 151

갤러리

시네마

뮤지컬·연극

클래식

신간

정아란 기자 [email protected]

개관 5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전관서 펼쳐지는

‘광장’

인사동에 몰려온 노란 악당들 노란 몸체에 고글을 쓴 채 통통거리며 돌아다니는 미니언즈는 2013년

영화 ‘슈퍼배드’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끈 캐릭터다. 2015년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미니언즈’가 나왔고, 내년 7월

‘미니언즈2’가 개봉된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꺼운 ‘노란 악당’들이 인사동에 몰려왔다.

복합문화공간인 안녕인사동과 내부 전시관인 인사센트럴뮤지엄을

알리는 전시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전시는 2천810㎡ 규모의 전시관에서 미니언즈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아트워크와 제작자·배우 인터뷰 영상, 실물 크기의 3D 캐릭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관람객은 방귀 총을 발사하고, 춤을 따라 추거나,

색 드로잉을 즐길 수 있다. 바나나 볼 수만 개로 채운 초대형 풀장도

설치됐다.

수도권 찾아온 ‘레인 룸’ 작가부산현대미술관 ‘레인 룸’ 전시로 화제 몰이 중인 랜덤

인터내셔널의 예술세계를 올가을과 겨울 수도권에서도 만난다.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랜덤 인터내셔널의 대규모 개인전

‘피지컬 알고리즘’을 통해서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2005년 한네스 코흐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를

주축으로 결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은 런던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분야 연구자들과 협력해 인간 본능과 의식,

지각, 움직임 등을 탐구한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관람객이 젖지 않고 우중 산책을 즐기는 ‘레인

룸’을 2012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낳은 ‘레인 룸’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전시는 설치 작품 10점을 통해 급속도로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성찰한다.

2층 전시장에 맞춰 제작된 ‘피프틴 포인츠/ Ⅱ’는 한국에서 처음 공개됐다.

관람객이 걸어가는 동작에 따라 작은 빛들이 움직이는 작품으로, 빛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보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이쾌대,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940년대 후반, 캔버스에 유채, 72×60㎝, 개인 소장

과천관《광장》2부 전시 전경

Fifteen Points/ II

1969년 10월 경복궁 뒤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전시관으로 문을

연 뒤 이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한 국립현대미

술관(MMCA) 50주년 기념전 ‘광장’이 최근 개막했다.

사실상 수장고인 청주관을 제외하고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전관

에서 펼쳐지는 것으로, 3관 통합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미술과 사회 1900-2019’라는 부제처럼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돌아보면서 미술이 그 사이에서 어떻게 종횡했는지를 살핀다. 이를

위해 국내외 작가 290여명의 작품 450여점을 선별했다.

덕수궁관 1부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개항, 식민, 분단, 전

쟁으로 점철된 시대에 의로움과 우리 미학을 추구한 이들을 살핀다.

의병 화가 박기정 ‘설중매’, 안중식 아동용 교과서, 월북으로 잊힌 최

재덕 ‘한강의 포퓰러 나무’ 등을 망라한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

가부터 짚는 종래의 접근과는 다르다.

최대 규모인 과천관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오늘날까지 산업화, 민주

화, 세계화가 차례로 휩쓴 70년의 시간을 ▲ 전쟁과 애도 ▲ 혁명과

열정 ▲ 치유와 공존의 주제어에 따라 안배했다. 변월룡, 박수근, 이중

섭, 장욱진, 유영국, 서도호, 이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등 200명의 작

품 300점을 볼 수 있다.

최근 타계한 ‘고바우 영감’ 시사만화가 김성환의 ‘6·25 스케치’ 연작을

포함하는 등 전시 전반에서 미술가를 관습적으로 구분하지 않으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서울관 전시는 오늘날 우리에게 광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

했다. 한국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12명의 국내외 작가가 광장의

정신, 공동체·개인 문제 등을 짚었다.

전시일정(장소) 내년 1월 31일까지(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관람료 무료 ☎ 1833-8855

전시일정 덕수궁관 내년 2월 9일까지, 과천관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관 내년 2월 9일까지 관람료 각 2천원(덕수궁 입장료 1천원 별도)☎ 02-3701-9500(서울관)

전시일정(장소) 내년 3월 15일까지(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센트럴뮤지엄) 관람료 일반인 1만5천원, 청소년 1만3천원, 어린이 1만1천원 ☎ 02-325-1077

그루스 랩 Gurs Lab 설치전경

걸즈룸 Girls Room

152 I November 2019

갤러리

시네마

뮤지컬·연극

클래식

신간

이도연 기자 [email protected]

말이 날아오기 일쑤다. 남성과 동일한 교육을 받았지만, 승진에서는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다. 남성과 똑같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집안일은 여성 몫으로 여긴다. 결혼과 출산에도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남성과 달리 여성 경력은 단절된다.

지영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겪는 여러 일을 통해 김지영 이야기

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기혼 여성은 물론이고 결혼하지 않

은 여성, 심지어 남성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워킹맘이 직장 내

에서 겪는 고충이나 몰래카메라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더 괴로워

하고 두려움에 떠는 현실 등은 지영과 대현의 주변 이야기들로 비

교적 매끄럽게 삽입됐다.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던 지영은 마지막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를 지영의 성장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모습의 지영이 들려주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는 시간

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뿌리 깊은 관념과 사회 구조는 변하지

않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영은 ‘가족을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희생당해야 했고 또 희생당

하는 수많은 여성을 대변한다. 그런데도 영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영의 어머니보다는 지영이가, 그리고 지영이보다는 아영

이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www.yonhapimazine.com I 153

엄마, 나 그리고 내 딸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1982년 봄 출생, 누군가의 딸,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돌 된 딸 아이의

엄마인 김지영(정유미 분). 그의 하루는 집안일과 육아로 시작해서

같은 일로 끝난다. 집안일을 쉬지 못하니 손목이 매일 아프다.

남편 대현(공유)은 육아를 ‘도와준다’지만 실상 육아는 오롯이 지영

몫이다. 자기가 차려준 밥을 남편이 먹는 동안 지영은 자기 밥은 한

술도 뜨지 못한 채 딸 아영 밥 먹이기에 여념이 없다.

명절이 되면 지영은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 시댁에서는 시어머니

와 지영만 일한다. 남편이 설거지라도 거들려고 하면 시어머니는

눈치를 준다. 남편은 시댁에서도, 친정에서도 손님처럼 쉴 뿐이다.

이는 지영이 어렸을 때부터 이어진 일이다. 지영 위로 언니, 아래로

는 남동생 이렇게 삼남매가 있는 지영 집에서는 할머니가 늘 “여자

애들은 엄마 밥 차리는 것이나 도와”, “집안에 아들이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며 남동생과 자매를 차별했다.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하는 지영은 항상 벽에 막힌

것처럼 답답한데도, 유모차를 끌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은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커피나 마신다”고 욕한다.

지영은 어느 날부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는

데, 대현은 아내의 그런 행동에 대해 차마 대놓고 얘기하지 못한다.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다. 상영 시간 두 시간이 조금 못 되는 이

영화 안에는 그동안 의식하거나 낯설게 보기 힘들었던 가부장적 사

회의 여러 관습이 응축돼 담겨있다.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시대에 태어나 가정에서는 당연한 듯 차별

을 받으며 자랐고, 성범죄를 당할 뻔해도 ‘여자가 조심해야지’라는

감독 김도영 출연 정유미, 공유, 김미경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개봉 10월 23일

아담스 패밀리언제나 쿨한 괴짜 엄마, 사고 치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아빠, 부모님이 모르는 많은 걸 가진 딸, 폭발물 실험이

취미인 막내까지 무섭고 사랑스러운 가족 아담스

패밀리가 평범한 마을에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이들이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아담스 패밀리를 괴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샬리즈 시어런, 클로이 모레츠, 폼

클레멘티에프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터미네이터’의 본류(本流)가 28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해

전설로 자리 잡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직접 계승하는 영화로, ‘터미네이터2’(1991)의 후속편이다.

심판의 날 후의 미래는 바뀌어 있다. 스카이넷의 반란은 막았지만 다른 인공지능인 리전이 그 자리를 대체한 상태다. 그

미래에서 인간인 슈퍼 솔져 그레이스는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를 지키기 위해 2020년 멕시코시티로 찾아온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대니를 제거하기 위한 터미네이터 REV-9의 추격도 시작된다.

대니는 1∼2편에서 인류의 희망 존 코너의 어머니였던 사라 코너처럼 터미네이터에게 쫓긴다. 그러나 대니는 주인공이긴

했으나 결국 영웅의 ‘어머니’였던 35년 전의 사라 코너에서 진일보한다.

28년 만에 캐머런 감독의 설득에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복귀한 린다 해밀턴은 물론이고 강화된 정예 군인인 그레이스를

연기한 매켄지 데이비스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뽐낸다.

날씨의 아이국내 관객 371만명을 동원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새 역사를 쓴 ‘너의

이름은’(2016)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어느 여름날, 비가 두 달 동안 멈추지 않는

도쿄로 온 가출 소년 호다카는 비밀스러운

소녀 히나를 만나게 된다. 히나가 기도하면

잠깐 비가 멈추고 하늘이 맑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그 기도를 이용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던 그들은,

날씨와 히나 사이에는 엄청난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소년과 소녀가 등장하고 이 둘의 사랑이

세계의 멸망을 막는다는 전작의 내용을

따르면서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을 담아냈다.

감독 신카이 마코토 목소리 출연 다이고 고타로, 모리 나나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10월 30일

감독 그렉 티어난, 콘래드 버논 목소리 출연 샬리즈 시어런, 클로이 모레츠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 11월 7일

감독 팀 밀러 출연 매켄지 데이비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린다 해밀턴등급 15세 관람가개봉 10월 30일

블랙머니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실화 바탕 영화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돌진하는 양민혁

검사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된다. 누명을 벗기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던 그는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가 자산가치 70조원의 은행이 1조7천억원에

넘어간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지영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이다.

감독 정지영 출연 조진웅, 이하늬등급 미정 개봉 11월 13일

154 I November 2019 www.yonhapimazine.com I 155

갤러리

시네마

뮤지컬·연극

클래식

신간

오보람 기자 [email protected]

영국 일렉트로닉 팝 듀오 ‘혼네’(Honne)가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단독 내한공연을

한다.

몽환적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감각적 비트

를 구사하는 신스팝 선두주자 중 하나로 불

리는 혼네는 프로듀서 제임스 해처와 보컬

겸 프로듀서 앤디 클루터벅으로 구성된 밴

드다.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한 2003년 영

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보고 감명받

아 ‘속마음’이라는 뜻의 일본어 ‘혼네’(本音)

를 그룹명으로 정했다.

2014년 데뷔 싱글 ‘웜 온 어 콜드 나이트’

(Warm on a Cold Night)로 세계적으로 음

악을 알렸다. 당시 소울적인 요소에 신시사

이저를 융합한 몽환적인 사운드로 21세기

로맨스를 대변한다는 평을 받았다.

2015년 EP ‘코스털 러브’(Coastal Love)와

2016년 정규앨범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2018년 정규 2집 ‘러브 미 / 러브 미 낫’(Love

Me / Love Me Not)에 수록된 최대 히트곡

‘데이 원’(Day 1)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본명 김남준·25)과 협업을 통해 ‘크라잉 오

버 유’(Crying Over You)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RM이 발표한 두 번째 믹

스테이프 ‘모노.’(mono.) 수록곡 ‘서울’의 작

곡과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2016년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제

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참여했으며, 지난

해에는 사운드시티 무대에 서는 등 꾸준히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공연일정(장소) 11월 14일(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티켓 8만8천원☎ 1544-1555

영국 일렉트로닉 팝 듀오 혼네

무라 마사(Mura Masa)영국 출신 음악 프로듀서 겸 DJ 무라 마사(Mura Masa)가 내한한다. 지난해 처음 한국을 방문해 월드디제이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클럽 공연을 하는 등 세 차례 팬들과 만났다.

2016년 BBC 선정 ‘사운드 오브 2016’(Sound of 2016)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은 그는 2017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

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임(HAIM)의 ‘워킹 어웨이’(Walking Away) 리믹스로 올해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리믹스 리

코딩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천재 비트메이커’로 불리고 있다.

공연일정(장소) 12월 1일(예스24라이브홀)티켓 6만6천원∼7만7천원☎ 1544-6399

이승환‘공연의 신’ 이승환이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무적전설’을 연다. 이번 공연은 1989년 데뷔한 이승환의 30년 음악 인

생을 집대성한 무대다. 해마다 다양한 브랜드 콘서트를 기획해 총 1천회가 넘는 공연을 진행했다. 가창력을 기반으로

한 히트곡, 창의적 연출,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여오고 있다.

올해에는 9시간 30분간 홀로 93곡을 부른 기록도 세웠다. 그는 2001년부터 개최한 자선 콘서트 수익금을 백혈병 어린

이 재단에 기부했으며, ‘이승환과 아우들’이란 이름으로 인디밴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5년 만의 앨

범인 12집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를 발표했다.

공연일정(장소) 11월 30일∼12월 1일(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티켓 9만9천원∼18만7천원☎ 1544-1555

데이브 그루신 앤 리 릿나워 (Dave Grusin and Lee Ritenour)재즈 음악 거장 데이브 그루신과 리 릿나워가 한국에서 조인트 공연을 펼친다. 두 사람이 음악 페스티벌이 아닌 단

독 콘서트로 국내 무대에 함께 서는 건 2006년 이후 13년 만이다.

1934년생인 데이브 그루신은 건반 연주자, 리코딩 프로듀서, 작곡가, 편곡자 등으로 활동한 퓨전 재즈를 대표하는

음악가다. 그래미상을 10회 수상했고, 영화음악으로 오스카상도 받았다.

1952년생인 리 릿나워는 세계적인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다. 그래미상 후보에 17회 올랐으며 1985년 데이브 그루신

과 함께 발표한 ‘할리퀸’(Harlequin) 앨범으로 그래미 최우수 연주곡 편곡상을 받았다.

베이시스트 멜빈 데이비스, 리 릿나워의 아들인 드러머 웨슬리 릿나워도 함께 이번 무대에 오른다.

공연일정(장소) 11월 12일(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티켓 4만4천원∼11만원☎ 1544-1555

YB최근 6년 만에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을 발매한 YB가 콘서트를 연다. 윤도현(보컬), 박태희

(베이스), 김진원(드럼), 허준(기타), 스캇 할로웰(기타)로 구성된 5인조 밴드 YB는 최근 쇼케이스에서 사람들에게 희

망과 힘이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음악적으로 진화하고자 하는 게 장수 밴드 YB가

사랑받는 이유다.

YB는 지금까지 ‘너를 보내고’, ‘잊을게’, ‘나는 나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공연일정(장소) 11월 30일∼12월 1일(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티켓 11만원∼12만1천원☎ 1544-1555

156 I November 2019 www.yonhapimazine.com I 157

갤러리

시네마

뮤지컬·연극

클래식

신간

박수윤 기자 [email protected]

뮤지컬 ‘아이다’2005년 국내 초연 이후 14년 동안 총 732회 공연, 73만명 관객 기록을

세운 뮤지컬 ‘아이다’가 다섯 번째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에는 윤공주·전나영(아이다 역), 김우형·최재림(라다메스 역),

정선아·아이비(암네리스 역) 등이 캐스팅됐다.

‘아이다’는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제작하고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탄생시킨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다른

디즈니 원작 뮤지컬 ‘미녀와 야수’나 ‘라이온 킹’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고, 디즈니가 오로지 뮤지컬만을 위해 만든 최초의

작품이다.

작품의 핵심은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 세

사람이다. 이집트가 인근의 모든 국가를 식민지화하고 그 백성들을

노예화하던 시절, 이들의 운명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는 결국 ‘사랑’을

말한다.

작품은 아름다운 무대미술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 순수한 하얀

빛의 현대 박물관, 태양신 호루스의 눈, 온통 붉은 빛으로 춤추는 누비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나일강에 반사된 야자수, 주홍빛 큰 돛을

펼치는 노예선과 초호화 왕궁의 화려한 암네리스의 방 등 총천연색의

무대가 압권이다.

디자이너 밥 크로울리는 고대와 현대를 잇는 무대 작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대의 이야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뮤지컬 ‘보디가드’가 3년 만에 화려하게 귀환한다.

1992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팝의 여왕 고(故)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5곡으로

극을 전개한다.

가수 박기영을 비롯해 김선영, 손승연, 해나가 여

주인공 ‘레이철 마론’ 역을 맡았으며 배우 이동건,

강경준이 남주인공 ‘프랭크’를 연기한다.

작품의 중심이 휘트니 휴스턴 곡이다 보니 다른

작품과 달리 극의 넘버(노래) 대부분이 여주인공

에게 집중된다. 여성 배우들이 사실상 홀로 노래

하고 연기하고 춤추며 극을 이끌어야 한다. 관객

이 가장 기대하는 노래는 역시 “앤드 아이아∼”라

는 도입부로 잘 알려진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

(I Will Always Love You)다.

박기영은 “LP가 마르고 닳아서 튈 정도로 휘트니

휴스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좋아했다. 정말 영광

이다. 제게 휘트니 휴스턴은 노래 선생님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보컬리스트가 가져야 할 모든 역량

과 호흡을 따라 배웠다”고 캐스팅 소감을 전했다.

박지훈 협력 음악감독은 “초연 때 무척 행복했던

작품이라 돌아올 ‘보디가드’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연말에 좋은 추억을 함께하며 또다시 행복한 작품

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보디가드’의 귀환

공연일정(장소) 11월 28일∼2020년 3월 23일(LG아트센터)티켓 6만∼14만원☎ 1588-5212

연극 ‘맨 끝줄 소년’연극 ‘맨 끝줄 소년’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2016년 2월 세상을 떠난 연출가 김동현의 유작인 ‘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작품으로, 고인의 연출로 2015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내 초연됐다. 2017년에는 고인의 부인인 손원정이 연출을

맡아 견고하고 조밀한 결과물을 내놨다.

작품에서 고등학교 문학 교사 ‘헤르만’은 학생들의 작문 과제를 채점하며

수준 이하의 실력에 실망스러워하던 찰나, 언제나 맨 끝줄에 앉아있는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 과제에 주목한다.

마치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클라우디오의 글에는 같은 반 친구 ‘라파’의

가족에 대한 은밀하고도 수상한 관찰과 욕망이 담겨있다. 헤르만은

클라우디오의 글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고 소년의 재능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클라우디오는 점점 더 위험한 상상을

현실화하고, 이에 헤르만은 작가적 욕심과 윤리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결국 클라우디오의 행동으로 라파와 크게 다투게 되고, 더는 라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 클라우디오는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날, 헤르만 몰래 그의 아내 ‘후아나’의 갤러리로 찾아간다. 공원

벤치에서 헤르만과 마주친 클라우디오는, 라파의 가족이 아니라 헤르만에게

접근하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음을 밝힌다.

연출은 손원정 씨가 다시 맡는다. 배우 전박찬, 안창현이 클라우디오를

연기하며 초연 때부터 헤르만으로 분했던 박윤희가 출연한다.

공연일정(장소) 10월 24일∼12월 1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티켓 2만∼5만원☎ 02-580-1300

공연일정(장소) 11월 16일∼2020년 2월 23일(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티켓 6만∼14만원☎ 070-4619-2812

158 I November 2019 www.yonhapimazine.com I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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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호이 랑’국립발레단이 신작 ‘호이 랑’을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왕자 호동’,

‘허난설헌-수월경화’에 이어 국립발레단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한국적 소재의

전막 발레다.

작품은 위암 장지연(1864∼1921)의 책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효녀 ‘부랑’

이야기에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 창조했다. 노쇠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하고

군에 들어가 반란군을 물리치고 공을 세우는 소녀 ‘랑’의 효심과 애국심,

사랑을 쟁취하는 당당함을 그린다. ‘랑’은 기존 발레 레퍼토리의 가냘픈

여주인공 모습에서 벗어나 삶의 주체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이 작품은 안무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국립발레단 단원 강효형의 두 번째

전막 발레이기도 하다.

강효형은 국립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에게 안무 기회를 주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안무가로 데뷔했으며 첫 안무작 ‘요동치다’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대본에 한아름, 연출에 서재형 등 실력파 제작진이 힘을 보탰다.

수석 무용수 신승원, 박슬기를 비롯해 박예은, 이재우, 김기완, 허서명,

하지석의 아름다운 비상을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5월 국립발레단 창단 이래 신작 발표 최초로 서울이 아닌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호이 랑’을 초연했다. 이번이 두 번째 전막

공연이다.

국립발레단은 “발레라는 서양의 춤과 동양의 미가 어우러져 세계 관객이 함께

즐길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호두까기인형’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객이 찾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국립국악원 ‘붉은 선비’…함경도 산천굿 신화, 최초로 무대에함경도의 묵은 신화가 2019년 서울에서 베일을 벗는다.

국립국악원이 2년 전부터 야심 차게 기획한 음악극 ‘붉은 선비’는 함경도의

‘산천굿’을 소재로 한다. 산천굿은 함흥지방에서 망자의 넋을 기리는

‘망묵굿’에서 행하는 굿거리 중 하나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함경도의 굿과

신화가 공연물로 제작돼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은 글공부하던 붉은 선비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켜야 하는 네 가지

금기에 대해 듣고, 산에서 내려가는 과정에서 이를 모두 어기게 되면서

출발한다.

용으로 승천하는 데 실패한 대망신(大亡神)이 붉은 선비를 잡아먹으려

하자, 붉은 선비의 아내 영산각시가 기지를 발휘해 대망신을 물리친다. 그

시신을 불태워 재를 팔도에 뿌리니 백두산, 금강산, 삼각산 등 팔도명산이

되고, 사람들은 산천에 굿을 올려 길복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쟁쟁한 제작진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출했던 이종석이 총연출로 참여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작가인 강보람이 대본을 맡았다. 또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음악을 만들었던

이지수가 음악감독으로 활약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최고 스타 였던

‘인면조’를 제작한 임충일은 미술감독을 맡았다.

여기에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4개 악단이

모두 참여해 수준 높은 소리와 무용으로 깊이 있는 국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일정(장소) 11월 19∼23일(국립국악원 예악당)관람료 3만∼5만원☎ 02-580-3300

공연일정(장소) 11월 6∼10일(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관람료 3만∼5만원☎ 02-587-6181

‘지휘자’ 장한나 첫 내한공연

공연일정(장소) 11월 13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4일(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6일(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17일(익산예술의전당)관람료 4만∼20만원☎ 02-318-4301

지휘자 겸 첼리스트 장한나(37)가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해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공연을 한다.

장한나와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서

울과 부산, 대구, 익산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협연한

다. 연주곡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과 그리그 페르귄

트 모음곡 1번,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이다.

장한나는 7년 전 첼로 무대를 떠나 지휘자로 담금질을

거쳤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리버풀 필하모닉, 나폴

리 심포니, 시애틀 심포니, 이스탄불 필하모닉, 도쿄 심

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으며 2013년 카타르 필하

모닉 음악감독을 맡아 클래식 음악축제 ‘BBC 프롬스

(Proms)’ 데뷔를 했다.

2015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현재 최고의 여성 지휘자 19인’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

9월부터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

고 있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이 시대 가장 빼어난 첼리스트

에서 최고의 여성 지휘자로 거듭난 장한나와 깊고 단단

한 음악을 선사하는 임동혁이 협연할 그리그 피아노 협

주곡이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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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이자 답사가인 저자가 서울 안팎을

걸으며 그곳에서 벌어진 갈등의 역사를

조명한다.

고층 빌딩이나 고궁, 문화유적이 아닌

재개발지와 성매매 집결지 등을 돌아보고

건물 건축 양식, 길의 형태, 머릿돌과 비석,

간판과 벽보 등을 살펴본다. 복원이라는

이름하에 21세기 새로 만들어진 도시

공간이 아니라, 19세기 말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물과 도시

공간에 주목한다.

저자는 현대 서울의 역사를 배제와 추방의

역사로 바라본다. 서울이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되고 서울 시민이 보기에 좋지

않은 수많은 시설과 사람들을 경기도로

밀어낸 역사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경계

지대에서 빈민촌과 화장터, 사이비 종교

시설, 군부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힘 있는 자들이 보고 싶지 않아

하고, 시민들로부터 감추고 싶어 하는

시민의 도시 대서울의 진정한 모습은

주변부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적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능력이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암호 해독

담당자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이며 싱크탱크 ‘새로운

미국 재단’의 선임연구원인 저자는 미국 육군과 해군의

암호해독 부서들이 작성한 방대한 기록물을 토대로 여성

암호 해독 요원들의 활약상을 정리했다.

당시엔 드물었던 여성 대졸자들에게 암호해독은 전례

없는 사회 진출의 기회였다. 진주만 공격을 지휘했던

일본 해군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쿠로의 일정을 알아내

그가 탄 비행기를 격추한 것도, 연합군의 선박을 마구

침몰시키던 독일의 U보트를 소탕할 수 있었던 것도, 유럽

전선의 전세를 일거에 역전시킨 상륙작전의 공격지점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흘려 독일군을 교란한 것도 여성 암호

해독자들의 활약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제대로 공로를

인정받지 못했고 비밀엄수 규정 때문에 합당한 보상을

주장하기는커녕 할머니가 되도록 자신이 했던 일에 관해

발설할 수 없었다.

전쟁이 끝난 지 70여년이 지나서야 이들이 펼친 ‘종이

위의 격전’, ‘앉아서 싸우는 전투’의 실상이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당국에 기밀 해제 요청까지 해가며 수백

상자에 달하는 서류들을 분석하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여성 암호 해독자 20여명을 수소문해 인터뷰한 저자의

끈질긴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1983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타임스에서

서평을 쓴 저자가 뉴욕타임스 퇴임 후

내놓은 첫 번째 책이다. 원제는 ‘진실의

죽음: 트럼프 시대의 거짓말에 대한

고찰’. 유명 작가들에게 가차 없는 비판을

쏟아냈던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날카롭기 그지없다.

책은 가짜 뉴스가 판치는 트럼프 시대를

‘진실의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다룬다.

번역본은 역설적인 제목을 달았지만,

원제는 ‘진실의 죽음: 트럼프 시대의

거짓말에 대한 고찰’이다.

저자는 트럼프의 거짓말뿐만 아니라

진실과 이성이 위험에 처한 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파헤친다.

트럼프가 거의 하루 평균 5.9가지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한 저자는 사람들이

선동과 정치 조작에 쉽게 영향받고 국가가

‘예비 독재자’의 손쉬운 희생물이 되게

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저자가 과학자가

되기까지, 그리고 되고 나서 거친 과정과

애환,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관점 등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특히 여성과 엄마이자

과학자로서 겪어야 했던 힘겨운 줄타기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극지 빙하 소멸 지역의 육상 생태계 변화와 습지

툰드라 지역에서 토양 미생물이 이산화탄소와

메탄 발생에 얼마나 기여할지 등을 연구하는

저자는 업무 성격상 길게는 2주 넘게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출장일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없는 동안 가족이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냉장고부터 채운다고

한 저자는 “‘내가 아빠였다면 그냥 가방 싸서

출장을 가면 될 텐데, 어쩌면 가방도 부인이

싸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런 저자에게 노르웨이, 스웨덴 출장 때

목격한 현지 과학자들의 생활상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엄마, 아빠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한 사람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준 뒤 출근하고, 먼저 퇴근한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을 찾고 늦어도 저녁

6시면 가족 모두가 집에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말 그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었다.

김시덕 지음/ 열린책들 펴냄/ 512쪽/ 2만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북아일랜드 무장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간에 테러와

보복이 일어나던 시기를 사실상 소설적

배경으로 삼았다. 이런 폭력적 시대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대 세력이 대치한

마을에 사는 18세 여성의 일상은 은밀하고

불쾌한 긴장에 휩싸인다.

북아일랜드 출신 작가인 애나 번스는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고백한 바 있다.

번스는 번역본 출간에 맞춰 한국 독자에

보내온 메시지에서 “내가 1970년대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살아가는 동안 한국 사람들 역시

극도의 압박과 폭력,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돼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 미국도서비평가협회상, 오웰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영미권에서만 60만부가

팔렸고 세계 35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이유경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264쪽/ 1만5천원

일본 동오사카에서 1990년대부터 전개된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을 다룬

책이다.

‘재일조선인 할머니 학생’들은 명백히

재일조선인 차별의 산물이었던 열악한

교육환경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8년

동안 일본 주류사회 및 교육행정과 맞서

싸웠다. 그 결과 2001년 자신들만의 정식

야간중학교를 쟁취해낸다.

후쿠오카여자대학 국제교양학과 준교수인

저자는 다이헤지 야간중학교 ‘독립운동’을

다각도로 파헤친다. 이는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작은 운동 같지만,

구조적으로 배제된 중층적 소수자인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삶과 투쟁의 주체로

일어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저자는 “이 사건은 전쟁 전부터 일본에

살았던 재일조선인 여성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서아귀 지음, 유라주 옮김/ 오월의봄 펴냄/

368쪽/ 1만9천원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창비 펴냄/

500쪽/ 1만6천800원

리자 먼디 지음, 이순호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612쪽/ 2만7천원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돌베개 펴냄/208쪽/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