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어휘 단일화 - 국립국어원 · 2016-01-11 · 108 새국어생활 제2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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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07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남북한 어휘 단일화 권재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1. 남북한 언어와 관련한 과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였다 . 한반도의 광복은 바로 분단으로 이어졌 . 지난 분단 70년 동안 여러 영역에서 남북한 간에 변화가 있었다 . 어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 첫째 , 남북한 사이에 서로 사용하는 어휘가 달라지기 시작하였으며 , 서로 다른 어문 규범이 쓰였 . 서로 다른 어휘와 어문 규범이 사용되어 이것이 고착된다면 장차 남북통일 이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 둘째 , 남한의 표준어 와 북한의 문화어 확산으로 한반도 각 지역의 고유한 방언이 서서히 사 라져 가고 있다 . 방언은 그 방언을 쓰는 지역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는 것으로 , 방언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정서와 문화를 잃어버리 는 것이 된다 . 따라서 언어와 관련한 이 두 문제는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 이 글은 남북한 언어와 관련한 두 과제 가운데, 서로 다른 어휘와 어 문 규범에 대한 현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남북한이 노력해 온 성과를 살펴보아 앞으로 전개할 남북한 언어 통합의 방안을 제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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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07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남북한 어휘 단일화―

    권재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1. 남북한 언어와 관련한 과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였다. 한반도의 광복은 바로 분단으로 이어졌

    다. 지난 분단 70년 동안 여러 영역에서 남북한 간에 변화가 있었다. 언

    어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첫째, 남북한 사이에 서로

    사용하는 어휘가 달라지기 시작하였으며, 서로 다른 어문 규범이 쓰였

    다. 서로 다른 어휘와 어문 규범이 사용되어 이것이 고착된다면 장차

    남북통일 이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둘째, 남한의 표준어

    와 북한의 문화어 확산으로 한반도 각 지역의 고유한 방언이 서서히 사

    라져 가고 있다. 방언은 그 방언을 쓰는 지역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는 것으로, 방언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정서와 문화를 잃어버리

    는 것이 된다. 따라서 언어와 관련한 이 두 문제는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이 글은 남북한 언어와 관련한 두 과제 가운데, 서로 다른 어휘와 어

    문 규범에 대한 현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남북한이 노력해 온

    성과를 살펴보아 앞으로 전개할 남북한 언어 통합의 방안을 제시하고

  • 10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자 한다. 남북한 언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위하여, 나아가 통일 이후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

    문이다.1)

    2. 남북한의 언어 차이

    먼저 남북한의 언어 차이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보자. 남한말과 북한

    말의 차이가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일까? 그렇지 않다. 남북한의 언어

    구조는 같고, 얼마간의 어휘 차이가 있을 정도라는 것이 정확한 언어학

    적 표현이다. 즉, 현재 남북한 간에는 의사소통에 지장이 될 정도의 언

    어 구조 자체의 이질화는 없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분적인

    차이는 피부로 확인할 수 있다. 음운, 문법, 어휘, 화법, 어문 규범에서

    지난 70년의 차이를 살펴본다.

    2.1. 음운

    자음과 모음을 포함한 음운 체계에서 남북한 언어를 대조해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원래 음운 체계란 짧은 기간에 쉽사리 바뀌는 것이 아니

    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음운 변동 현상도 실제 큰 차이가 없

    1) 이 글은 권재일(2014; 2015a)의 논지와 자료를 바탕으로, “남북한 어휘 단일화”란 제목

    으로 2015년 5월 14일 한글학회 주최 “광복 70돌맞이 말글정책의 회고와 전망 학술 대

    회”(국립고궁박물관)에서, “남북한 언어문화의 현실과 통합 방안”이란 제목으로 2015년

    8월 14일 국립국어원과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공동 주최 “광복 70주년 기념

    겨레말 통합을 위한 국제학술회의”(국립한글박물관)에서 구두로 발표한 내용을 다시

    다듬어 정리한 것이다.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09

    지만, 두음 법칙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왜냐하면 북한말에는 광복 후

    두음 법칙 현상을 없애는 것을 규범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발음

    법 규정에 따르면 한자어는 음절마다 한자어의 현대 소리에 따라서 발

    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ㄹ’은 모든 모음 앞에서 ‘ㄹ’로(예: 로동),

    ‘ㄴ’은 모든 모음 앞에서 ‘ㄴ’으로(예: 녀자) 발음한다. 결국 남북한 언어

    의 음운 차이는 광복 후 북한의 어문 규범 개정의 결과인 두음 법칙 현

    상으로 귀착된다.

    ‘ㄷ’과 ‘ㅌ’의 구개음화 현상은 남북한 언어 모두에 나타난다. 과거 평

    안 방언은 실제 구개음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나(예: 뎐깃불, 둏다), 현재 북한말에서는 구개음화를 적용하여 ‘전깃불, 좋다’로 발음한다. 이를 통

    해 볼 때, 북한의 문화어가 평양말을 기준으로 했다 하더라도, 평안 방

    언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 남한의 표준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

    을 확인할 수 있다.

    2.2. 문법

    남북한 언어의 문법 구조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규범 문법 기술

    에 관한 한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품사 분류를 보면, 북한 문

    법은 다음과 같이 8개 품사를 두고 있다. ‘명사, 수사, 대명사, 동사, 형

    용사, 관형사, 부사, 감동사’. 남한 문법과 차이점은 ‘조사’가 빠진 것이

    다. 북한 문법에서 조사는 체언에 참여하는 문법 형태로 용언에 참여

    하는 문법 형태(남한의 ‘어미’)처럼 품사의 자격을 주지 않는다. 따라

    서 남한 문법의 조사와 어미를 묶어 품사와는 별도로 ‘토’라는 범주를

    설정한다.

  • 11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2.3. 어휘

    북한은 1949년부터 한글 전용이 실시된 이래 언어의 규범성을 높이

    기 위해 맞춤법, 표준어의 보급과 함께 대대적인 말 다듬기 운동을 시작

    하였다. 1966년에는 김일성 교시에 의해 ‘문화어’를 제정하였다. 문화

    어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언어의 민족 특성을 보존·발전시키고, 사회

    주의 국가 건설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북한의

    문화어 제정으로 남한의 표준어와 차이가 점차 벌어지게 되었다.

    남북한은 현재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서로 다른 체제이다. 이 때

    문에 이념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어휘가 서로 다르게 사용되고 있고, 같

    은 어휘라 하더라도 의미가 다르게 쓰이고 있다. 문화어에는 사회주의

    이념이나 북한 특유의 사상, 제도를 가리키는 것이 많다. 정치 분야의

    ‘수령, 교시, 주체, 선동, 선군사상, 원쑤, 정치공작원, 혁명가정’, 경제

    분야의 ‘로동영웅운동, 공훈리발사, 밥공장, 녀성보잡이’, 문화 분야의

    ‘공훈배우, 인민배우’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은 어휘 차이라기보다는 이

    념과 제도 차이가 어휘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남북한에서 형태 차이는 없으나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는 어휘도 많

    다. 정치성이 강한 어휘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 대표적인 예로 ‘동

    무’의 경우, 북한 사전의 뜻풀이는 ‘같이 어울리어 사귀는 사람’이라는

    뜻풀이에 앞서 ‘로동계급의 혁명위업을 이룩하기 위하여 혁명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하게 이르는 말’이라 풀이한다. ‘어버이’ 역시 ‘인

    민대중에게 가장 고귀한 정치적 생명을 안겨주시고 친부모도 미치지 못

    할 뜨거운 사랑과 두터운 배려를 베풀어주시는 분을 끝없이 흠모하는

    마음으로 친근하게 높이여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 남북한 사회의 이념

    과 가치가 어휘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2)

    북한 방언의 상당수가 문화어에 포함되어 ‘채소 → 남새, 거위 → 게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11

    사니, 누룽지 → 가마치, 헐하다 → 눅다’처럼 남한의 표준어와 달라진

    어휘가 있는가 하면,3) 한자어 어휘가 토박이말로 다듬어져서 달라진

    어휘도 ‘객토 → 흙깔이, 표백 → 바래기, 좌익수 → 왼쪽공격수’처럼 상

    당하다. ‘標識: 표지(남한)ᐨ표식(북한), 歪曲: 왜곡(남한)ᐨ외곡(북한), 誤謬: 오류(남한)ᐨ오유(북한)’처럼 동일한 한자어를 남북한이 다르게 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휘 차이를 북한말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한말에는 광복 이

    후 수많은 외래어가 쓰이고 있어서 남북한 어휘가 차이 나는 원인이 될

    것이다. 북한 사람이 남한 사람을 만났을 때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 중

    에 첫째로 꼽는 것이 바로 지나친 외래어 사용, 더 나아가 외국어 남용

    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한 언어 통합을 위해서 우리가 시급하

    게 해야 할 과제는 바로 남한말에 지나치게 많이 쓰이는 외래어, 외국어

    를 다듬는 일이라 하겠다.

    2.4. 화법

    남북한 언어 가운데는 그 뜻은 통하나,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서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아이 뭐 가지가지로 많이 하십니

    다. 일 없습니다. 서울에는 가도 못 봤습니다.’와 같은 예가 북한의 특유

    한 화법이다(양수경·권순희 2008).

    그리고 남한 사람들은 간접 화법에 익숙한 반면, 북한 사람들은 직접

    2) 의미가 서로 다른 예로 ‘선동’의 경우, 남한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나 북한에서는 사

    업을 잘 수행하도록 부추기고 호소한다는 뜻으로 쓴다. ‘바쁘다’의 경우, 북한에서는 힘

    에 부치거나 참기 어렵다, 매우 딱하다는 뜻으로 쓴다.

    3) 몇 예를 더 들면 다음과 같다. [문화어]ᐨ[표준어] 닭알ᐨ달걀, 망돌ᐨ맷돌, 발쪽ᐨ족발, 상기ᐨ아직, 소래ᐨ대야, 아츠럽다ᐨ애처롭다, 어방ᐨ어림, 인차ᐨ곧, 한뉘ᐨ한평생 등.

  • 11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화법에 익숙하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사용하는 화법을 통해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은 남한 사람이 헤어지면서 한 ‘언제 술 한

    잔 해요. 밥 한 번 먹자.’ 등의 인사말을 곧이듣고 연락을 기다린다거나

    ‘나중에 연락할게.’와 같은 완곡한 거절을 알아듣지 못한다. 상대편이

    기분 나빠하지 않게 배려하면서 거절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

    현하기도 하고 사과, 감사, 칭찬 표현을 어색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2.5. 어문 규범

    다음 두 문장의 차이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와 ‘우리 나라’라는 띄어

    쓰기 차이가 있다. ‘아는 것, 중요한 것’과 ‘아는것, 중요한것’도 띄어쓰

    기 차이이다. ‘역사’와 ‘력사’의 차이, ‘올바르게’와 ‘옳바르게’의 차이도

    있다.

    ∙ 남한: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북한: 우리 나라 력사를 옳바르게 아는것이 중요한것이다.

    남북한 모두 1933년에 조선어학회(지금의 한글학회)에서 제정한

    을 광복 후에도 계속 사용해 오다가, 남한은 이를

    수정·보완한 새로운 을 1989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북

    한은 1954년에 을 정해 사용하다가, 다시 1966년에

    으로 바꾸고 그 이후 수정을 거듭하여 오늘날에 이르

    고 있다. 남북한의 표기법은 이처럼 광복 이후 각자 수정하여 시행해

    온 결과 지금은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남북한의 어문 규범

    중 사이시옷 차이가 가장 크다. 그리고 두음 법칙 적용에서는 앞으로

    단일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있다.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13

    ∙ 사이시옷 표기남한: 나뭇잎, 냇가, 귓병, 장맛비, 북엇국

    북한: 나무잎, 내가, 귀병, 장마비, 북어국

    ∙ 두음 법칙 표기남한: 역사, 여성, 노동, 낙원

    북한: 력사, 녀성, 로동, 락원

    3. 남북한의 어휘 다듬기 활동

    광복 후 남북한은 각각 어휘 다듬기 활동을 전개하였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말에 스며든 일본말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첫째 과제였으며, 의

    사소통에 장애가 되는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말로 다듬는 것이 둘째 과

    제였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외래어를 쉬운 토박이말이나 한

    자어로 바꾸는 것도 어휘 다듬기의 주요 과제였다.

    어휘 다듬기 활동을 주로 정부 기관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으로 추진

    한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에서도 전개

    하여 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민간단체인 한글학회가 주로 수행해 오

    다가 1990년 정부에 문화부(지금의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설되고 거기

    에 국립국어연구원(지금의 국립국어원)이 설치되면서 그 활동을 정부

    기관이 가져간 것이라 하겠다. 또한 남한은 느슨하게 어휘 다듬기 활동

    을 전개한 것에 비해 북한은 정부 기관의 강력한 의지로 어휘 다듬기 활

    동을 전개하여 새로운 어휘를 보급하는 데에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 11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3.1. 남한의 어휘 다듬기 활동

    한글학회는 광복 전부터 우리말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였는

    데, 광복이 되자 조선어학회 수난 사건으로 함흥 감옥에서 풀려 나온 애

    국지사들과 전국에서 모여든 회원들이 함께 국어 교과서를 편찬하고,

    국어 교원을 양성하고, 한편으로는 ‘우리말 도로 찾기’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계몽 활동을 펼쳤다.

    첫째, 우리말이 있는데 일본말을 쓰는 것은 우리말로 바꿔 쓴다(예:

    시아게 → 마무리/끝손질, 기지 → 감).

    둘째, 우리말이 없고 일본말을 쓰는 것은 우리 옛말에서라도 찾아 쓴

    다(예: 강키리 → 통오림칼, 이지메루 → 들볶다).

    셋째, 옛말도 찾아낼 수 없는 말은 새말을 만들어 쓴다(예: 벤토 →

    도시락, 사카다치 → 물구나무서기).

    넷째, 한자로 된 일본말은 우리가 전부터 써 오던 한자어를 쓴다[예:

    우케쓰게(受付) → 접수, 가이단(階段)] → 층층대].

    한글학회의 이러한 노력과 활동이 없었다면, 짧은 기간 안에 일본어

    잔재를 몰아내기 어려웠을 것이고, 무수히 몰려오는 외래어 홍수를 막

    아 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국어연구소 시절부터 시작한 정부 기관의 국어 순화 활동은 국립국어

    연구원이 출발하면서 본격화되어 생활 외래어를 비롯하여 전문 용어에

    이르기까지 순화어를 제정하여 보급하였다. 국립국어연구원이 이렇게

    순화한 말은 40여 분야에 2만 1,000여 어휘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국립

    국어원의 국어 순화 활동은 제시하는 순화어에 비해 언어생활에 정착되

    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일

    반 대중이 직접 순화어를 제안, 선정할 수 있도록 2004년에 ‘모두가 함께

    하는 우리말 다듬기, 말터’를 개설하였으며,4) 더 나아가서 2011년부터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15

    는 국민이 제안·선정한 순화어의 타당성과 소통성을 전문적으로 검증

    하여 순화어의 질을 높이고자 말다듬기위원회를 출범시켰다.5)

    3.2. 북한의 어휘 다듬기 활동

    북한의 어휘 다듬기 활동은 전적으로 정부 기관에 의해 추진되었다.

    현재 북한에서 국어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기관에는 사회과학원

    소속의 언어학연구소와 내각 직속의 국어사정위원회가 있다.

    북한의 문화어 다듬기 활동은 김일성의 두 차례 교시를 통해 전개되

    었다.6) 북한에서는 각 분야 전문 용어 분과위원회에서 말 다듬기 대상

    이 되는 어휘를 파악하여 집체적으로 심의를 수행한 다음 국어사정위

    원회를 통해 확정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법적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결과로 1978년에 사전 형식의 어휘 4만 개를 실은 ≪다듬은말묶음≫

    을 발간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컴퓨터 용어와 같은 전문 용어에 이르기

    까지 계속 추진하였다.

    말 다듬기 과정에서 ‘주체적 언어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정치사상 사업을 전개하였으며, 다듬은 말 가운데 문제성이

    있는 말들을 골라 한 번에 15개 정도씩 중앙과 지방의 신문, 계간지에

    내고 독자들 의견을 듣는 지상 토론을 진행하였다. 1966년 7월부터 12

    4) 지금까지 300여 어휘를 순화하였으며 이 가운데 ‘리플, 웰빙, 파이팅, 네티즌, 스크린도어’

    를 다듬은 ‘댓글, 참살이, 아자, 누리꾼, 안전문’ 등은 정착되어 현재 널리 쓰이고 있다.

    5) 맨 먼저 트위터 용어인 ‘팔로잉, 팔로어’를 ‘따름벗, 딸림벗’으로 다듬었다. 그 이후 ‘벤치

    마킹’을 ‘본따르기’로, ‘워터마크’를 ‘식별무늬’ 등으로 다듬었다.

    6) 제1차 교시(1964), “조선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몇가지 문제”(≪문화어학습≫ 1968년 제2

    호). 제2차 교시(1966), “조선어의 민족적특성을 옳게 살려나갈데 대하여”(≪문화어학습

    ≫ 1968년 제3호)이다. 문화어라는 말은 1966년 제2차 교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 11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월까지 166회의 말 다듬기 지상 토론을 통하여 1,590어휘를 토론 대상

    에 올렸는데, 이때 ‘노크’, 축구의 ‘벌축’, 배구나 권투의 ‘타격’을 ‘손기척,

    벌차기, 때리기, 치기’ 등으로, ‘편람’을 ‘알아보기’, ‘간식’을 ‘새참’으로

    다듬었다. 이렇게 20여 년간 다듬은 한자어와 외래어는 대략 5만여 어

    휘였다. 그러나 1986년 10월에 이러한 5만여 어휘를 대대적으로 정리

    하였다. 널리 쓰이는 용어 2만 5,000어휘만 남기고 절반을 폐기하였다.

    그 결과는 1992년에 발간한 ≪조선말대사전≫에 반영하였다. 이때, 다

    듬은 말 ‘얼음보숭이’가 사라지고 ‘아이스크림’이 되살아났다.7)

    이상과 같이 북한의 말 다듬기 활동은 고유한 토박이말을 지키려는

    의지와 의사소통의 편리를 위하여 ‘계획’에 따라 어휘 정리를 수행한 것

    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지상 토론을 통하여 언어 사용

    자와 교감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남한에서 ‘말터’를 통해 시도한 언어

    사용자와 함께하는 국어 순화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계획

    적인 사업에 문제점이 없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5만여 다듬은 어휘 가

    운데 1986년에 그 절반을 폐기한 데서 알 수 있다. 다듬은 말이 지나치

    게 생소하여 일반 대중이 수용하기 어려웠다. 언어의 인위적인 개혁이

    성공할 수도 있지만, 당연히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7)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에서 아이스크림을 무엇이라 하는지 아느냐’라 물으면 거의 대부

    분이 ‘얼음보숭이’라 대답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북한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아이스

    크림’이나 ‘에스키모’라 한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서 ‘에스키모’를 “소젖, 닭알,

    사탕가루, 향료 같은것을 섞어 한데 풀어서 크림 비슷하게 하여 얼음같이 차게 하거나

    얼음과자처럼 만든 음식의 하나. 제조기에서 균질화하여 잔이나 종이에 싸거나 종이고

    뿌에 담아낸다.”라고 풀이한다. 북한에서 외래어 다듬기를 하면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얼음보숭이’를 제시한 바 있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쓰이지 않았다.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17

    4. 남북한의 언어 통합을 위한 노력

    남북한의 언어 통합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 통일 이후 언어생활과 관

    련된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특

    히 어휘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과 어문 규범의 단일화를 위한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남한의 국립국어원과 북한

    의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사이에 열린 일곱 번의 학술회의와 남북

    한 언어학자들이 여러 차례 직접 만나 논의한 어휘 통합의 대표적인 노

    력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겨레말큰

    사전≫ 편찬 사업은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남북한 언어학자 교

    류의 큰 성과라 평가한다.

    4.1. 국립국어원과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의 교류

    국립국어연구원은 1996년 중국 창춘에서 열린 언어학자 학술토론회

    의에서 북한의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학자들을 처음 만난 이래 학

    술 교류 차원에서 남북 언어 학술회의를 모두 일곱 차례 개최하였다.

    그 목적은 남북한 언어학자가 직접 교류하여 남북한 언어 문제에 대해

    서로 이해를 증진하는 동시에 남북한 언어 통합에 대한 연구와 이와 관

    련한 추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었다.8)

    8) 국립국어원과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가 함께한 학술회의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일곱 차례였는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제1차] ’96 코리언(Korean) 언어학자

    국제학술토론회의(1996년 8월 5∼7일, 중국 창춘), [제2차]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

    한 제1차 국제학술회의(2001년 12월 14∼16일, 중국 베이징), [제3차]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2차 남북 국제학술회의(2003년 11월 5∼9일, 중국 베이징), [제4차]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3차 남북 국제학술회의(2004년 6월 22∼25일, 중국 베이징),

    [제5차] 민족 방언 연구와 조사 및 코퍼스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2004년 12월 20∼25일,

  • 11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일곱 차례 학술회의는 모두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주제가

    중심이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어휘 통일 방안, 언어 자료의 교류와 말

    뭉치 공동 구축 방안, 민족어 보존과 공동 지역어 조사 방안 등이 논의

    되었다. 회의를 거듭할수록 남북한 언어 문제에 대한 토론은 ‘국어 전산

    화’와 ‘지역어 조사’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

    국어 전산화에 대해서는 우리말 어휘 자료를 어떻게 전산화하며 이

    를 어떻게 서로 교환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그 결과 상당

    량의 말뭉치 자료를 서로 교환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지역어 조사에

    대해서는 남북한 방언을 공동으로 조사하여 보전하기 위한 방법을 집

    중적으로 논의하였다. 공동 조사란 같은 질문지, 같은 장비, 같은 방법

    으로 남북한 각 지역의 어휘를 조사하는 것이다. 실제 2004년부터 남북

    한이 동시에 각 지역의 방언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여러

    여건으로 조사를 계속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어 조사 중심

    의 남북 언어 학술회의는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국

    립국어원과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사이의 학술회의는 동력을 잃게

    되어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이다.

    4.2. 남북 공동 ≪겨레말큰사전≫ 편찬

    ≪겨레말큰사전≫은 남한과 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하여 남북한의 언

    어 차이를 극복하려는 최초의 우리말 사전으로, 분단 이후 남북한에서

    달라진 어휘를 뜻풀이에 반영하는 사전이다. 그리고 남북한의 언어학

    중국 선양), [제6차]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5차 남북 국제학술회의(2005년 12

    월 12∼15일, 중국 선양), [제7차] 민족어 발전의 현 실태와 전망 남북 국제학술회의

    (2007년 11월 16∼18일, 중국 옌지).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19

    자들이 함께 단일 어문 규범을 작성하여 편찬하는 사전이며, 기존의 남

    북한 사전에 수록되지 못했던 지역어 및 문헌어를 광범위하게 조사하

    여 수록하는 사전이다. 수집한 어휘 자료 가운데 남북한이 공통으로 쓰

    는 말은 우선적으로 올리고, 차이 나는 것은 남북한이 단일화하여 약 30

    만 개의 올림말을 실을 대사전이다. 이러한 내용을 2005년 봄 남북한

    학자들이 합의하여 현재 추진 중에 있으며, 해마다 네 차례씩 남북한 학

    자들이 사전편찬회의를 개최해 오고 있다.9)

    먼저 일반 어휘의 단일화는 ≪겨레말큰사전≫의 올림말 선정 과정

    에서 이루어졌다. 남북한이 서로 다른 형태인데 단일화한 어휘 몇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단일안] [남한말] [북한말]

    거북이 거북이 거부기

    걸죽하다 걸쭉하다 걸죽하다

    널찍하다 널찍하다 널직하다

    더욱이 더욱이 더우기

    이빨 이빨 이발

    일찍이 일찍이 일찌기

    하마터면 하마터면 하마트면

    9)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 외에도 민간 차원에서 수행된 남북한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

    다. 첫째는 컴퓨터 용어를 단일화하기 위한 노력인데, 그 성과는 홍윤표·진용옥, ≪컴

    퓨터 처리 분야 남북한 언어동질화 방안 연구≫, 사단법인 국어정보학회·문화체육부,

    1996에 보고되어 있다. 둘째는 남북한 및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같은 언어로 소통할 베이

    징올림픽을 앞두고 체육 용어를 단일화하기 위한 노력인데, 최기호, ≪남북 체육용어 통

    일을 위한 국제학술회의 결과보고서≫, 국립국어원·국어단체연합, 2008에 보고되어

    있다.

  • 12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외래어 표기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차이가 있는 것은 세 가지로 나누

    어 단일안을 마련하였다. 즉, 남한 외래어로 단일화한 것, 북한 외래어

    로 단일화한 것, 제3의 안으로 단일화한 것이다. 다만 필요한 경우, 둘

    다를 인정하여 복수로 둔 것도 있다. 그 몇몇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남한 외래어로 단일화한 것[단일안] [남한말] [북한말]

    나일론 나일론 나이론

    디자인 디자인 데자인

    라듐 라듐 라디움

    매스컴 매스컴 매스콤

    아마추어 아마추어 아마츄어

    저널리즘 저널리즘 져널리즘

    ∙ 북한 외래어로 단일화한 것[단일안] [남한말] [북한말]

    런닝 러닝 런닝

    로보트 로봇 로보트

    본네트 보닛 본네트

    색스폰 색소폰 색스폰

    알콜 알코올 알콜

    잠바 점퍼 잠바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21

    ∙ 제3의 안으로 단일화한 것[단일안] [남한말] [북한말]

    기아 기어 기야

    다이알 다이얼 다이얄

    리야카 리어카 리야까

    메세지 메시지 메쎄지

    몽따주 몽타주 몽따쥬

    ∙ 복수 표기로 한 것[단일안] [남한말] [북한말]

    그래프/그라프 그래프 그라프

    라디오/라지오 라디오 라지오

    레슬링/레스링 레슬링 레스링

    배드민턴/바드민톤 배드민턴 바드민톤

    에너지/에네르기 에너지 에네르기

    ≪겨레말큰사전≫ 편찬과 관련하여 남북한의 어문 규범을 단일화한

    성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과정

    에서 맨 먼저 논의된 것은 사전의 자모 배열 순서였다. 남북한의 자모

    배열 순서는 초성, 중성, 종성 모두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초성의 ‘ㅇ’

    위치이다. 초성 순서에서 ‘ㅇ’ 위치는 잘 알다시피, 남한에서는 ‘ㅇ’의

    순서가 ‘ㅅ’ 다음에 놓이지만 북한에서는 ‘ㅅ’ 다음에 ‘ㅈ’이 오고 ‘ㅇ’은

    자음 글자가 다 끝난 다음 맨 뒤에 놓인다. 이러한 차이를 단일화하기

    란 쉽지 않다. 양측 모두 합당한 언어학 이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

    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남한의 순서대로 초성에서 ‘ㅅ’ 다음

  • 12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에 ‘ㅇ’을 두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남북한의 띄어쓰기에서 ‘단어 단위로’ 띄어 쓴다는 원칙은 일치한다.

    그러나 이 원칙에 따르되 북한은 붙여 쓰는 경우를 넓게 잡아 규정한 반

    면, 남한은 극히 일부에 한해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먼저 의존

    명사 띄어쓰기를 보면, ‘것, 바, 줄, 수’ 등과 같은 의존명사를 남한에서

    는 ‘갈 바를 알 수 없다’로 북한에서는 ‘갈바를 알수 없다’로 쓴다. 이 문

    제는 단어 단위로 띄어 쓰는 원칙을 존중하여 ‘갈 바를 알 수 없다’처럼

    띄어 쓰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다음에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띄어쓰기

    를 보면, 남한에서는 ‘가고 있다, 읽게 하였다, 오지 않았다, 먹어 버렸

    다’처럼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북한에서는 ‘가고있다, 읽게하

    였다, 오지않았다, 먹어버렸다’처럼 붙여 쓴다. 이에 대해 남한처럼 보

    조용언을 띄어 쓰되, 용언에 붙는 토 ‘ᐨ어’ 바로 다음에 오는 보조용언을 앞말에 붙여 쓰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5. 남북한 언어 통합을 위한 방안

    남북한 언어 차이를 줄이고 민족어를 통합하는 것은 남북한 통일의

    기반이다. 이제 앞으로 전개할 남북한 언어 통합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

    고자 한다.

    첫째, 남북한 어휘 통합과 어문 규범 단일화를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

    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성과와 조직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다. 그간 남북한의 언어 정책 기관인 국립국어원과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가 학술회의를 통해 교류하면서 주로 어휘 문제에 대해

    학술 토론을 이어 왔으며,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회가 실제로 남북한

  • 특집

    [특집]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 123

    어휘 통합과 어문 규범 단일화를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존의 기관들로 하여 협의 기구를 조직하여, 이론 측면은 두 기관이 학

    술회의를 통해 제시하고, 실질적인 통합 작업은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

    회가 추진하도록 한다. 그리고 민간단체 또는 개인들로 언어 통합 검증

    단을 구성하여 단일화한 어휘와 어문 규범이 일상 언어생활에 적합한

    지를 검증하도록 한다.

    둘째, 언어 통합의 실질적인 방안은 ≪겨레말큰사전≫의 올림말 선

    정 기준을 따를 수 있다. 즉, 남북한의 큰사전을 바탕으로 공통적인 것

    은 그대로 단일화한 어휘로 삼고, 형태나 의미에서 차이 나는 것은 협의

    하여, ① 남한 어휘로 단일화하거나, ② 북한 어휘로 단일화하거나, ③

    제3의 새로운 어휘를 제시하거나, ④ 남한과 북한의 어휘를 복수 어휘

    로 선정하는 것이다.

    셋째, 단일화한 어휘와 어문 규범은 실제 남한과 북한에서 함께 사용

    하도록 적극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사용하지 않는다

    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

    다. 학교에서는 단일화한 어휘와 어문 규범을 교육하고, 언론은 이를

    널리 보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어의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국외에도 보급해야 할 것이다. 외국어로서 한국어

    를 학습하는 외국인에게는 물론이고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국외 교포들에게도 보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남북한 언어 통합은 어느 날 우리 앞에 나타날 통일의 날에 바

    로 활용할 수 있는 규범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으로, 값으로 따지기 어

    려운 언어학적인 의의일 것이다.

  • 12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4호(2015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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