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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연구소 웹진 Vol. 68 (2010.12.31) 도서관현장발전우수사례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KRILI) 1 도서관 현장 발전 우수사례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가산정보도서관 김 은 진 · 김 미 진 현황 및 소개 금천구립가산정보도서관은 타 지역 에 비해 문화시설이 부족한 금천구 지 역주민의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2007 3월에 개관한 유비쿼터스 도서관으 로 다양한 도서와 멀티미디어 자료를 구비하고 있으며 전자책을 통한 전자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지적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함은 물론,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국내외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 보 제공자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 육까지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여나 가는 중요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하 여 노력하고 있다. 2008년 도서관 개관시간연장사업 우수도서관으로 선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였 고 또한 서울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책 읽는 서울 -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사업 최우수 도 서관으로 2008~20092년 연속 선정되어 서울시장상을 수상하여 전국 많은 도서관의 벤 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공단밀집지역에 위치해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점에 착 안하여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에 다문화도서코너를 마련하고 어느 한 계층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 되고자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 제공하고자 한다. 우수사례 개요 가산정보도서관이 위치한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3번째로 등록외국인 인구와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역 복지관 및 자원봉사 센터 등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다문 화인들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동화시키려는 데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다문화 사회로의 올바른 진입을 위해서는 한국 사회 전체 구성원들이 여러 민족과 인종의 다양한 문화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공존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역할을 지역민이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에서 해낸다면 그 효과는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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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연구소 웹진 Vol. 68 (2010.12.31) 도서관현장발전우수사례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KRILI) 1

도서관 현장 발전 우수사례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가산정보도서관 김 은 진 · 김 미 진

현황 및 소개

금천구립가산정보도서관은 타 지역에 비해 문화시설이 부족한 금천구 지역주민의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2007년 3월에 개관한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다양한 도서와 멀티미디어 자료를 구비하고 있으며 전자책을 통한 전자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지적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함은 물론,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국내외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보 제공자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육까지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중요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하

여 노력하고 있다.

2008년 도서관 개관시간연장사업 우수도서관으로 선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또한 서울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책 읽는 서울 -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 최우수 도서관으로 2008년~2009년 2년 연속 선정되어 서울시장상을 수상하여 전국 많은 도서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공단밀집지역에 위치해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에 다문화도서코너를 마련하고 어느 한 계층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 되고자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 제공하고자 한다.

우수사례 개요 가산정보도서관이 위치한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3번째로 등록외국인 인구와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역 복지관 및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다문화인들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동화시키려는 데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다문화 사회로의 올바른 진입을 위해서는 한국 사회 전체 구성원들이 여러 민족과 인종의 다양한 문화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공존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역할을 지역민이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에서 해낸다면 그 효과는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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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다문화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소개시켜줄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각 나라의 주한 대사관과 연계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인도대사관을 시작으로 일본, 터키,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미국,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대사관에서 가산도서관을 방문하여 어린이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신의 나라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마음을 열어가고 있으며 각 나라의 책과 전래동화를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이야기를 발견하는 등 책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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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추진배경

어린이자료실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한 아이가 조용히 다가와 속삭였다.

“선생님! 저기 얼굴 까만 아이요. 냄새가 나는데, 다른데 가서 책 읽으라고 해 주세요.”

처음엔 그저 도서관에서 일어난 작은 일이려니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어느 곳을 막론하고 이국땅에 살고 있는 이들에겐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 풍습 등을 배우고 익혀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다문화프로그램 역시 자연스레 그에 초점이 맞춰져 한글교실, 한국문화체험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들이 한국 땅에 빨리 적응하며 불편 없이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다문화인들이 한국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한국사회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힌 민족주의 성향과 단일문화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오는 차별이라고 한다.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단일민족’이라는 단어를 민족의 큰 자랑거리로 삼아왔다.

이러한 자부심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인종차별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표출되어 다문화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고민에 고민을 더 하였다.

다문화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생활 적응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한문화인들(기존한국인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할 줄 아는 관용의 힘을 길러주는 인식개선의 프로그램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인종과 민족에 대한 편견이 심한 아이들이 성장하여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성인이 된다면 어떠한 사회가 될 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유아에서 어르신까지 이용하는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사회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다문화 이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인권존중이라는 다소 정치적이고 딱딱한 접근이 아닌 도서관을 통한 문화를 매개로 타문화 존중이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고민과 여러 시행착오 끝에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이라는 다문화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고 2009년 2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다문화프로그램’이라는 역발상과 함께 문턱이 높게만 보이는 세계 여러 나라의 대사관들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주민의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시작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조금씩 우리의 노력을 통해 변화되어가는 지역주민들의 모습을 하나씩 지켜보며 그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그램을 더욱 내실 있게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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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추진개요 및 추진방법1. 추진 개요

프로그램 명 :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운 영 기 간 : 2009년 2월~ 2010년 4월(현재) 프로그램진행 : 각국의 주한 대사관 운 영 장 소 : 가산도서관 6층 문화강좌실 운 영 시 간 : 매 월 1회 저녁 6시 참 여 대 상 : 지역주민(어린이 및 학부모 등)

2. 추진 방법

1) 대사관, 도서관에 오다 처음 다문화 인식개선이라는 큰 뜻을 품었고 서로 다른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고자 함에 있어 어떠한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뜬구름을 잡는 기분이었다. 도서관에는 다른 나라 언어로 된 도서라고 해 봤자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료뿐 이었고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나라를 소개해 줄만한 진행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책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답을 찾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곳, 우리 가까운 곳에 바로 대사관이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우리의 뜻을 전하면 대사관에서도 흔쾌히 승낙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용감하게 대사관 문을 두드렸지만 대사관과의 연계는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았다. 단순하게 대사관의 한국 직원에게 문의해서 일정만 잡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큰 오산이었다. 현지인이신 영사님, 참사관님을 직접 만나 서울의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구립도서관에 그것도 이용자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저녁시간에 오셔서 진행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 드려야 했다. 영어로 공문을 작성하고 우리 사서들의 진심어린 생각을 담아 이메일을 보내고 용기를 내어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눈 끝에, 바야흐로 대사관 연계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였다.

2) 도서관다운 프로그램 진행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및 문화행사를 기획함에 있어 간과해선 안 될 점이 있다.

바로 도서관의 성격과 역할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매우 간단하면서도 당연해 보이는 이치이지만 도서관이 문화센터 및 평생학습기관으로의 역할을 요구받으면서 원치 않게 도서관 자원이나 책과 관련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한다. 가산도서관에서는 도서관의 책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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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되지 않은 문화프로그램은 최대한 배제시키고 있으며 대사관 프로그램도 이러한 기준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사서들은 대사관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부터 초청 대사관 관련 나라의 도서를 전시하고 국기, 천연자원, 시차, 인구 수, 주요수출품 등 각 나라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 정리하여 벽면에 부착하는 등 도서관 자원을 활용하여 프로그램 시작 전에 먼저 해당 나라를 만날 수 있게 하였다.

또 대사관에 프로그램 진행시 반드시 해당나라의 책을 소개하고 모국어로 구연해줄 것을 요청하여 책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했다. 이러한 계기로 일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사우디아라비아어, 방글라데시어 등 다양한 언어로 동화를 들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땀과 깜’ 이야기는 우리의 콩쥐팥쥐, 인도네시아의 오이공주는 우리의 여우누이 등 서로 다른 모습과 문화를 가진 나라와 우리나라 전래 동화의 비슷한 내용을 발견하면서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 1]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행사 모습

3)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 우리의 목표가 다문화 인식개선인 만큼 대사관 프로그램을 1회성 행사로 끝낼 수는 없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장기적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자고자 매 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했으며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하여 다문화 인식 개선을 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평일 저녁 시간에 진행하고 있다.

저녁시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니 아이들도 학원이 끝날 시간이고 엄마, 아빠도 퇴근 후 참여할 수 있어 다문화를 이해하는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저녁시간에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결과 우리의 예상대로 가족이 함께 대사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필기까지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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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운영 현황 가산도서관에서는 다문화 인식 개선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2009년 2월부터 시작하여 각 나라의 주한 대사관 및 문화원을 매달 1회 초청하여 그 나라의 책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대사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회 일시 초청대사관

1회 2009년 2월 19일 (목) 18시 인도대사관

2회 2009년 3월 16일 (월) 18시 일본대사관

3회 2009년 4월 1일 (수) 18시 터키대사관

4회 2009년 5월 18일 (월) 18시 스웨덴대사관

5회 2009년 6월 25일 (목) 18시 독일대사관

6회 2009년 7월 9일 (목) 18시 이탈리아대사관

7회 2009년 8월 20일 (목) 18시 미국대사관

8회 2009년 9월 21일 (월) 18시 몽골대사관

9회 2009년 10월 13일 (화) 18시 베트남대사관

10회 2009년 11월 16일 (화) 18시 인도네시아대사관

11회 2010년 1월 12일 (화) 18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12회 2010년 3월 15일 (월) 18시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

13회 2010년 4월 27일 (화) 18시 방글라데시대사관

1. 인도대사관 편 2009년 2월 19일 인도대사관을 시작으로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인도대사관 영사부인이신 시마바제씨를 비롯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100여명의 인도 여성들로 구성된 인도 레이디스 클럽에서도 참여하여 인도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인도를 소개하는 책 내용을 전시하여 참여하는 지역 주민들이 책을 통하여 인도를 먼저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전시된 책 내용을 살펴본 부모들은 인도 관련 책의 소장위치를 묻기도 하면서 관심을 보였고 함께 온 자녀에게 책 내용을 설명해 주기도 하였다.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사리를 입고 등장한 인도인을 보면서 아이들의 눈빛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들어오자마자 아이들의 미간에 복을 기원하는 인도 전통 장식 ‘빈디(Bindi)’를 붙여주어 참여자들이 인도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후 인도의 지리적 위치, 언어, 문화유산, 오늘날의 인도 등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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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대한 설명을 쉽고 자세히 알려주었다. 지역마다 입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인도의 전통의상인 사리(Sari)를 직접 입혀주며 어린이들에게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인도에 대한 신비감을 더욱 더 깊게 만들어주는 전통의상 사리는 사실 옷이기 보다는 길이가 5~6m정도 되는 한 장짜리 천으로, 이 천을 몸에 둘둘 말아 아름다운 옷맵시를 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인도의 전통 춤을 직접 보여주며 어린이들이 함께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으며 대사관에서 가져온 인도에 관한 책도 소개해주었다. 여성들의 손에 식물성 염료로 그림을 그리는 헤나 즉 ‘맨디(mehndi)’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금천구 통계연보 외국인 등록 현황에는 인도인들의 분포가 적지만, 가산디지털단지에는 많은 인도인들이 IT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가산동에서 지역주민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한 이용자는 예전에는 이러한 인도인들을 볼 때,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과 함께 더러운 갠지스강을 생각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에 그들을 다시 보니 자신이 직접 체험해보았던 빈디(bindi)와 사리(sari), 맨디(mehndni)가 떠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 2] 인도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2. 일본대사관 편

2009년 3월 16일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편에는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오가타 요시히라씨와 남경주 선생님이 도서관을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도서관 종합자료실과 어린이자료실에 소장되어 있는 일서를 행사장에 함께 전시하여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도착한 참여자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행사 시작 전에 책을 관심가지며 읽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인도대사관 편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일본관련 도서의 내용을 정리하여 전시해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이 책을 통하여 일본을 먼저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오가타 선생님은 일본의 자연, 음식,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해 주었다. ‘가미시바이(かみしばい)’를 통해 일본의 전통설화인 ‘카구야히메(かぐやひめ)’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동시통역하며 들려주었을 때 귀를 쫑긋 세우며 진지하게 들었다. ‘가미시바이(그림연극)’는 쇼와시대 초기에 탄생한 일본의 독특한 전통 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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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일종의 변사역할)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 내용에 맞는 그림을 한 장씩 바꾸어 가며 보여주는 방법이다.

‘가미시바이’를 활용하여 ‘카구야히메’를 들은 뒤, 일본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보았다. 설명을 들으며 입고 즐기는 사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전통 놀이도 직접 체험함으로써 일본과 한국이 많이 닮았음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림 3] 일본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3. 터키대사관 편

2009년 4월 1일 터키 문화원의 월칸 밴리 선생님이 직접 방문하여 터키와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기존의 대사관 편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터키를 소개하는 책 내용을 전시하여 참여하는 지역 주민들이 책을 통하여 터키를 먼저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월칸 밴리 선생님은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소개한 후 왜 ‘형제의 나라’가 되었는지 의미를 어린이들에게 물었을 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은 참여한 어머님 중 한분이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던 일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었다. 상세한 지도를 보여주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사이에 있는 터키의 각 지역에 대해 소개해 주었으며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 작가인 ‘오르한 파묵’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지리학상으로 동서양의 교차로에 있어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터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서 참여자들은 함성을 터뜨렸고, 터키의 대표음식인 캐밥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참여자들을 위해 월칸 밴리 선생님이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터키 캐밥의 맛집도 함께 알려주는 센스도 발휘해 주었다. 그 밖에 터키의 전통의상인 하렘을 참여한 어린이에게 직접 입혀주며 소개해 주었다. 의미도 모른 체 형제의 나라라고만 알고 있던 터키! 하지만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나라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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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웨덴대사관 편

2009년 5월 18일에는 스웨덴을 만나보았다. 스웨덴 대사관 아이다 박스홀름 선생님이 방문, 흥미로운 진행으로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함께 푹 빠져 볼 수 있었다. 특별히 스웨덴대사관에서 자체 제작한 지도를 모든 참여자에게 배부해 더욱 관심을 높였는데 그 지도 한 장에는 스웨덴의 역사, 기후, 흥미 있는 동식물, 사물, 사건들이 총 망라되어 있어 마치 스웨덴에 관한 소개가 되어 있는 책을 한 권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단순히 복지정책이 잘 되어있는 북유럽 국가 정도로만 알고 있던 스웨덴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코카콜라 병을 만든 사람, 지퍼를 만든 사람의 나라로, 또 ‘삐삐’의 고향으로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또한 한국인 입양아가 스웨덴에 만 여명 가까이 꾸준히 입양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교적 쉽게 해외입양아뿐 아니라 장애아도 받아들여 친자식 같이 기르는 스웨덴사람들과 스웨덴의 전혀 다른 사회여건은 우리가 본받아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린이들에게 ‘암소 무’라는 스웨덴 동화를 스웨덴어로 구연해주어 반응이 매우 좋았다. 삐삐를 탄생시킨 아스트린느 린드그렌 선생님의 다른 도서들도 함께 찾아보며 책을 통해 스웨덴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 4] 스웨덴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5. 독일대사관 편

2009년 6월은 독일편으로 진행되었다. 독일문화원내 도서관 바바라 관장님과 이인구 사서선생님과 함께 책 여행을 떠나보았다. 독일문화원 도서관에서 소장중인 다양한 독일 도서를 직접 준비해주셔서 프로그램 시작되기 전부터 전시하여 참여자들이 모두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독일의 작가 그림형제, 미하엘엔데, 에리히케스트너 등의 작품을 독일 원서와 가산도서관에 소장중인 우리말 번역본을 함께 전시하여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고 그 관심은 바로 도서대출로 이어져 도서관에서 체험한 대사관 행사의 내용을 집에 돌아가서도 독일작가의 책을 읽는 것으로 연계되었다. 영화로도 제작된 에리히케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을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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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진행 전 독일을 소개하는 내용을 정리하여 부착하였는데 1960년대 독일에는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간호사들이 많이 파견되었던 곳이기도 하다는 내용을 넣었다. 지금은 이렇게 도서관에서 독일의 문학과 문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지만 불과 40여년 전 독일의 이주노동자로서 간호사들이 파견된 모습과 현재 우리나라에 파견 나와 있는 여러 나라의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이 겹쳐 떠오르기도 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인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6. 이탈리아대사관 편

이탈리아문화원 마리아 교수님께서 오셔서 이탈리아의 지리적 위치, 문화, 전래동화 등을 만나보았다. 이탈리아는 유럽 문명의 요람지로서 예부터 에트루스트, 그리스, 로마 등의 발자취가 어우러졌던 곳이다. 오랜 역사와 풍부한 관광자원을 자랑하는 국가인 만큼 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다룰 수는 없었다. 전반적인 이탈리아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콜로세움, 피사의 사탑 등 세계적인 문화재에 대해 알아보았다.

마리아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고 하는 동화 피노키오의 고향이 바로 이탈리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접 이탈리아어로 피노키오를 들어보고 피렌체 옆 작은 마을인 콜로디에 있는 피노키오공원을 사진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어 어릴 적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봤을 피노키오를 마음속에 되새기며 이탈리아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7. 미국대사관 편

2009년 8월 20일에는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그 일곱 번째 시간으로 미국편을 진행했다. 미국대사관자료정보센터의 조명준 선생님께서 오셔서 미국의 주요도시, 미국 전래동화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미국 국기가 상징하는 바와 미국의 50개 주에 대해 또 미국의 유명인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미국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보여주셔서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Joseph Bruchac 작가의 “The milky way”라는 미국 동화도 직접 영어로 일고 또 번역까지 2개 국어로 들어보는 기회도 가졌다.

[그림 5] 미국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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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몽골대사관 편 2009년 9월 21일 출란바트르 선생님께서 가산도서관을 방문해 몽골의 지리적 위치, 국가, 자연환경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다. 먼저 몽골을 부를 때 부디 나쁜 뜻이니 ‘몽고’라고 부르지 않길 당부하셨는데 아마도 앞으로 대사관과 함께 하는 세계 책 여행에 참여한 사람들은 몽골을 몽고라고 부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타국에서 자신의 나라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알리고 싶은 점들을 도서관에서 소개하고 또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통해 다시금 ‘꼭 필요한 일을 우리가 하고 있구나.’ 라는 뿌듯함이 새삼 느껴졌다.

몽고의 문자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또 참여자들이 우리말로 이름을 쓰면 몽골어로 표기해 주며 몽골의 언어에 대해 알아보았다. 몽골의 전통놀이인 ‘샤가이’도 함께 해보았다. 동물의 뼈를 가지고 하는 우리의 윷놀이와 비슷한 놀이였다. 몽골의 전통 옷 ‘델’도 입어보았으며 우리가 이렇게 ‘델’을 입고 나서면 몽골인으로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몽골인과 한국인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고 사는 모습도 많이 닮았다고 한다.

몽골의 가장 큰 잔치 ‘나담’ 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나담의 유래가 담긴 내용의 책을 읽어주어 더욱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몽골 하면 사람들은 보통 끝이 안 보이는 사막, 드넓은 벌판을 달리는 말, 칭기즈칸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몽골에도 텔레비전, 지하철, 아파트 등이 있다는 설명을 통해 우리가 모르던 몽골에 대해 좀 더 알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9. 베트남대사관 편 2009년 10월은 베트남대사관 편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베트남의 지리적 위치, 기후, 자원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베트남에서는 우리처럼 쌀로 만든 음식을 주로 먹기 때문에 우리가 베트남에서 살더라도 음식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친근하게 이끌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베트남쌀국수 등 베트남 음식이 큰 인기이기 때문에 서로 음식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 전통 옷 ‘아오자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웃옷이라는 ‘아오’ 와 길다라는 ‘자이’를 더한 말이라고 한다. 교복으로 아오자이를 입기도 한다는 말을 듣고 ‘한복으로 된 교복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통해 베트남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 베트남 전래동화 ‘땀과 깜’을 읽어주셨다. 놀라울 만큼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와 비슷한 내용인 점이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베트남의 돈을 보여주기도 하였는데 베트남의 지폐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잘 구겨지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퀴즈를 통해 베트남 지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되어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과 국제결혼을 아주 많이 하는 나라 베트남. 오늘 프로그램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베트남에 대해 알고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와 비슷한 내용의 전래동화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이를 통해 베트남을 친숙하게 여기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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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인도네시아대사관 편 2009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을 진행하였다. 아그마드 무리아 가르니다 참사관님과 빅가롬피스 삼등서기관님께서 직접 프로그램시작 전부터 인도네시아 전통 인형, 의상, 도서를 전시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위치를 시작으로 생활모습, 동물, 전통염색기법, 전통악기 등의 설명으로 이어갔다. 특히 참여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인도네시아의 동물이었다. 무려 30만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동물은 ‘코모도 드레곤’ 이었다. 침 속에 세균이 있어 자신보다 훨씬 큰 동물을 물은 뒤 그 동물에 세균이 퍼져 죽을 때까지 기다린 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그 외의 다양한 동물의 세계에 푹 빠져 동물에 대한 도감을 읽은 듯했다. 뒤이어 그림자 인형극 ‘와양’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대사관 프로그램의 백미인 인도네시아의 책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빅가 서기관님께서 인도네시아 전래동화 ‘오이공주’도 직접 읽어주셨는데 우리나라 전래동화 ‘여우누이’와 그 내용이 흡사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생김새와 사는 곳은 달라도 사람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림 6] 인도네시아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11.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편 사우디아라비아문화원 투르키 파하드 알 아이야르 원장님께서 가산도서관을 방문하여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보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리적인 위치,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종교, 또 사우디아라비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석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의 석유 주요수출국가이며, 사우디는 우리의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수입한다고 해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직접 사우디아라비아의 의상을 입고 오셔서 입는 방법과 명칭에 대해 설명해 평소 궁금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생활모습과 의상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아랍어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접하는 기회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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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전래동화를 읽어주어 감동을 주었다.

12.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 편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잘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러나 아프리카 하면 부쉬맨, 사파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금번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에서는 월드컵으로 더욱 큰 관심이 모이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빌레미나티페 일등서기관님을 초청해 우리가 모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 하면 가장 유명한 세계적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와 세계 최대의 보석 보유량, 흑백 인종이 공존하는 나라라는 점, 또한 17세기 중반부터 서양문물이 유입되어 ‘아프리카의 유럽’이라고 불릴 만큼 경제, 문화 다방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룩한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넬슨 만델라의 일대기를 그린 그림책도 직접 구연해주어 만델라가 어린 시절 당했던 인종차별과 그로 인해 당시에 흑인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맞서 싸우다 감옥까지 들어가게 되지만 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된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어 더욱 실감났고 아프리카 대륙이 우리의 마음속으로 성큼 다가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림 7] 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13. 방글라데시대사관 편 2010년 4월 27일에는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그 13번째 시간으로 방글라데시대사관편이 진행되었다. 방글라데시대사관 사예드 나시르 에르샤드 일등서기관님의 부인이신 해피 에르샤드 님께서 오셔서 방글라데시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해주었다.

방글라데시의 지리적 위치, 국기, 전통의상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고 방글라데시 동화 ‘The thirsty crow and the jug of water(목마른 까마귀와 물주전자)’를 방글라데시어로 함께 읽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방글라데시에는 한강과 같은 강이 100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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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만 산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로인해 국토의 2/5가 물에 잠길 정도로 장마철 침수의 피해가 매우 크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에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방글라데시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보통 이러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을 맴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긍정적인 방글라데시인들의 삶의 자세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직접 준비해 오신 전통 스프를 ‘달’을 함께 맛보는 시간도 가졌다. 방글라데시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음식까지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림 8] 방글라데시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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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 효과

1. 참여자 반응

[그림 9] 금천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글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나라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책 열 번 보라고 하는 것보다 도서관에 와서 대사관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욱 유익했고 실질적인 교육이 된 것 같다.

- 독산1동 박미영 이용자님-

그동안 별 관심 없던 국가들이었는데 도서관에 오신 대사관 분들 때문에 많이 알게 되었고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 권혜심(가산초 6학년) -

인도편부터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대사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가산도서관의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뜻 깊은 프로그램이다.

- 가산동 이정희 이용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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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오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도네시아의 정글에 오랑우탄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그렇게 클 줄은 몰랐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 기쁘다.

- 김준모(문성초 6학년) -

처음에는 엄마의 권유로 억지로 도서관에 왔다. 그런데 대사관에서 오신 외국분이 신기했고 다른 나라를 얘기해줘서 재미있었다. 나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재미있다. 대사관 선생님 말씀이 끝나고 아쉬워서 도서관에서 그 나라가 나온 책도 같이 빌려왔다. 다음에는 어떤 나라를 만날 지 기대된다.

- 권예은 (가산초 4학년) -

2. 언론반응

[그림 10] <2009년 11월 17일 문화일보>

[그림 11] <2010년 1월 20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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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2009년 9월 28일 뉴스와이어>

[그림 13] <2010년3월15일 소년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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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2009년11월 금천구청인터넷방송국 GBN뉴스>

3. 다문화 사회 네트워크의 중심에 선 도서관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우리보다도 더욱 큰 관심을 보이며 열심히 준비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아그마드 무리아 가르니다 참사관님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나갈 미래의 리더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문화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도서관에서 세계 여러 나라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이다.’

라고 말씀하셨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빌레미나티페 서기관님께서는 ‘내 나라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매우 기쁘다. 길에서 우연히 한국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고 넬슨만델라의 나라라고 알려야만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가산도서관의 대사관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제 “남아프리카공화국” 하면 “아~ 도서관에서 만났던 그 나라!” 라고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매우 보람된다.’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다문화인들에게 이 땅에서 살려면 우리의 것을 익혀야 한다는 명목 하에 한복을 입히고 김치 담그기, 한국문화체험 등의 행사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진행해왔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빌레미나티페 서기관님의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 및 다문화인들은 자신들이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 문화와 예절에 대해 공부하는 것처럼 한국인들도 자신들의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가산도서관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이용자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정확히 계량적으로는 나타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문화인들과 지역주민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가교역할을 하고자 노력해왔고 참여자 작은 반응들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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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그들의 생각이 조금 씩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도서관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만나고 보고 느끼면서 이용자들의 다문화애 대한 인식이 점점 향상되고 마음속에 다양성과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으리라.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머리의 생각이 가슴으로 내려오기까지 7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들 머리의 생각이 가슴으로 내려오기까지 추기경님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러한 도서관의 작은 노력을 통해 금천의 지역주민들은 오늘도 세계를 향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Ⅴ. 결론 - 도서관에서 세계와 소통하다 다문화 인식개선사업의 새로운 방향 모색은 외국 관광객부터 이주 노동자, 결혼이민자, 때로는 새터민까지 모든 이방인은 우리 문화를 풍성하게 살찌우는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타국 문화와 이방인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또한 전시성 행사보다는 지역 주민과 어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필요로 하였다. 우리는 이를 염두에 두고 실천하면서 여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첫째는 사업추진을 가능케 했던 우리의 가설, 즉 ‘다문화는 하나로 통합되고 어느 한쪽이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합해져서 더욱 풍성하게 되었을 때만이 의미가 있다’는 인식의 확산이었다. 그것은 지역주민과 어린 학생들이 각 국의 문화를 접하면서 피부색과 종교, 부국, 빈국에 상관없이 그 문화 자체에 대한 흥미와 높은 관심에서 알 수 있었다. 그 속에서는 편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즉, ‘대사관과 함께하는 세계 책 여행’ 프로그램을 통하여 문화는 충돌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며, 합해져서 우리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다문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올바른 인식이 확산 되어 가고 있다.

둘째, 도서관이 살아있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교육적 기대와 문화적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는 어린 학생들의 사교육비 문제에서부터 지역 도서관을 바라보는 시각의 긍정적 변화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은 성과를 이루어 가고 있다.

셋째,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에서 비롯된 인권침해와 그로인한 사회적 갈등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권존중이라는 다소 정치적이고 딱딱한 접근 보다는, 도서관을 통하여 문화를 매개로 타문화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자연스럽게 사회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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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지역 도서관과 한국 주재 각국 대사관들의 교류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 더 풍성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한국 사회구성원 전체에 대하여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다문화 이해 교육 프로그램을 도서고나 속에서 진행하여 한국의 부모와 자녀들이 타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자세를 사전에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제44대 대통령 Barack Obama는 도서관은 단순히 책이나 자료를 보관하는 장소를 넘어서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는 창구이며, 한 아이를 도서관이라는 마법의 턱에 들어서도록 설득하는 순간 우리는 그 아이의 삶을 영원히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의 삶을 영원히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곳! 바로 도서관이다. 이러한 편견과 배타적 태도를 없애고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역의 공공도서관이 앞장서서 그 발판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